- 금세기 초엽 1909년 미국에서 `우자의 용기` 라는 조그만 책자 하나가 발간됐다. `우자의 용기`. 미욱한 자의 용기라는 뜻이다. 작자는 호머 리라 적혀 있었다. 호머 리는 흡사 노틀담의 곱추처럼 기괴하게 생긴 사나이었지만은 일찍이 중국에 건너가서 의용군으로 횡포한 서태후 군과 싸우기 까지한 기묘한 경력의 소유자였다. 호머 리는 이 책에서 놀라운 예언을 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1941년 일본군은 실지로 비일빈에 쳐들어 갔지만 우자의 용기는 그것을 정확하게 예언햇던 것이다. 일본군이 비일빈 어느 만 어느 해변에 상륙할 것이라는 것까지 분명하게 예언했던 것이다. 그는 강결한 필체로 담담하게 써 내려갔다.
- 아메리카와 스페인 전쟁 때 아메리카 군은 견고한 요새지는 모두 피하고 인적이 드문 해변에 상륙 했다. 그래서 쉽게 큐바를 공략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앞으로 그와 꼭 같은 전법으로 비울근이 일본군의 손에 점령될 것이다. 일본군은 로손도 북방 해변 링가엔 만이나 동쪽 포류만을 상륙 지점으로 선택할 것이다. 일본군 병력을 포류만과 나고판에 동시에 상륙시키고 스세에 몰린 아메리카 군으로 하여금 지탱할 수 없는 위치에 몰아넣을 것이다. 그리고 일본군은 마닐라를 향해 진격할 것이다. 아메리카 군은 선전포고 2주일만에 압도적으로 우세한 일본군에게 포위되고 말것이다.
- 이 경탄할만한 예언은 태평양 전쟁 때 그대로 들어 맞았다. 호머 리는 무서운 사나이었다. 1935년 맥아더 장군은 마닐라에 왔다. 마닐라 시민들은 열광적으로 그를 환영했다. 장군의 몸에서는 무슨 후광이라도 비치는 듯 했다. 제1차 대전 때 다섯번이나 큰 작전에 참가한 경력 레인보우 스탄을 이끌고 불란서 전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영광, 웨스트펀트 미 육군사관학교 교장, 미 육군에서 가장 나이 젊은 육군 참모총장의 경력, 맥아더 장군이 비일군에 와서 처음 착수한 일은 50만 비일빈 인을 강력한 군인으로 훈련시키는 일이었다. 그것은 궁극 침략주의 일본의 성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일빈을 현대 무기로 무장하는 것이었다. 특히 공군의 증강은 절대 필요한 조건 이었다. 1941년 7월 27일 맥아더 장군은 미국 극동 육군 총사령관에 임명됐다. 그때까지 지내던 비일빈 대통령 고문이라는 직책을 떠나 현역에 복귀한 것이다. 한편 1941년 이 무렵 히틀러는 모스크바를 향해 파죽지세로 진격해 갔다. 일본 소장 군인들은 히틀러가 소련 전역을 섭권할 것을 의심치 않았다. 10월이 가고 11월이 가고 12월 초에 접어 들었다. 그 무렵 어느날 미국 아세아 함대 사령관 토마스 하트 제독이 맥아더 장군을 방문했다. 일본군은 서남 태평양 전역에 걸쳐 병역을 전개하고 있었다. 이 육군과 해군의 두 장성은 사태가 지극히 긴박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전쟁이 불가피 하다는데에 의견을 같이 했던 것이다.
- 그런데 다글라스, 지금 우리 방어링 말이야. 육군은 어느정도지?
- 뻔하지. 수에 있어서는 5,6만쯤 되는 셈이지. 그런데 문제는 3분의 1은 그런대로 쓸모가 있지만은 나머지는 그저 열심히 격리를 붙이는것 뿐이지.
- 그럼 공군 병력은 어떻게 생각하지?
-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네. 공군이라고 나을건 없다고 봐. 서류상으론 277대로 돼있지만은 그 중 폭격기 B17은 35대, 전투기는 100여대 그런데 이 전투기들 쓸 만한 것은 반쯤 될까?
- 어. 그런데 하트?
- 음.
- 자네 우미유카바를 알겠나?
- 우미유카바? 응? 어디 말인가 그게?
- 비일빈 다카르코언가?
- 아니야. 보게나, 하트.
- 뭔데?
- 음. 바다로 가면 물 속에 잠긴 죽음, 산으로 가면 풀 속에 잠든 죽음, 폐하를 위해 죽는 이 몸 뒤를 돌아보지 않겠네.
- 데체 뭔가 이게? 그 시라는 건가?
- 번역이 좀 서툴게 됐지만은 바다로 가면 그저 바다로 간다는 것이 아니라 바다 멀리라던가 여러 바다라던가 그런 뜻이 있다네.
- 음.
- 그리고 사능로 가면 또 마찬가지지. 그저 산에 간다는 것이 아니라 먼 산 또는 많은 산 그런 뜻이라네.
- 음.
- 그리고 끝에 줄 뒤로 돌아보지 않는다. 이건 후회하지 않는다 미련이 없다 그런 뜻이지.
- 아니, 도데체 이게 무슨 소린가? 누구 시란 말인가? 재패니슨가?
- 맞았어. 일본 시가 아니라군가라네.
- 군가?
- 그래. 재패니스 방송이 하는건데 우리 참모들이 녹음해 두었다네. 한번 들어 보겠나? 우미유카바.
- 아니 괜찮아. 뭐 들을 것 까진 없는데 뭣때문에 재패니스 군가를 녹음해 뒀나?
- 음.그게 말이야 일본인들의 심리나 성격을 판단하는데 좋은 참고가 된다는걸세.
- 음. 그래?
- 우리 참모들이 녹음 해서 가사를 번역까지 했는데 말이네. 뭐 대수롭지 않은 군가지만은 난 요즘 이따금 이걸 꺼내 볼 때가 많지.
- 호오?
- 일본인들은 전장에갈 때 모두 이 우미유카바를 부르면서 나간다네. 죽을때도 우미유카바를 부르고.
- 음.
- 그런데 여기 일본 군인들이나 일본인들의 성격이 잘 나타나있단 말이야. 한마디로 지극한 천황 숭배사상인데 천황을 위해 기꺼이 죽을 수 다는 것일세. 천황을 위해 죽는 것은 후회가 되지 않는다고 말이지.
- 음. 재밌군.
- 그리고 일본인들의 천황에 대한 충성심은 절대적이야. 그렇지. 내가 소위때던가 중위때던가 내 선친 아더 맥아더 장군을 따라 만주에 간 일이 있었다는 얘긴 하트 자네도 들었지?
- 그럼, 들은 일이 있지.
- 마침 러·일 전쟁땐데 난 그때 관전 부관으로 갔단 말이야.
- 음.
- 그때 일본군내 소장 장교들이 조그만 반란 사건을 일으켰는데 지휘관이 천황의 뜻이라고 하니까 그대로 주저앉아버리지 않겠나. 아무 소리도 없이 저항을 그만두고 말이야.
- 음.
- 그래 다시 이 우미유카바 얘긴데 이 노래에는 일본인들의 천황숭배사상 이상의 깊은 시사가 있단 말이야.
- 시사.
- 그렇지.
- 뒤집어서 생각 하면은 일본인들은 그만큼 고집 세고 융통성이 없다는 뜻일세. 천황을 숭배한다는 생각은 강하지만은 천황 명령이라면 불합리한 것도 서슴치 않고 맹종한단 말이야.
- 재밌어.
- 일본인이란 것이 한번 생각하면 그것을 변경하지 않는다네. 융통성이 없단 말이야. 그것이 무서운 힘이 되기도 하지만은 그 반대로 일본의 전략을 아주 경화된 것으로 만든단 말이야. 사태에 따라 임기응변으로 변할 수 있는 융통성이 있고 기밀한 두뇌를 지니지 못했다는 걸세.
- 으흠.
- 일본인은 한번 주먹을이렇게 꼭 쥐고 있으면은 끝까지 늦출 줄 모른다네. 가령 말이네, 하트.
- 음.
- 스포츠 레슬링 경기를 알겠지?
- 그래. 어서 말하게.
- 레슬링은 참 변화 많은 수법이 있는 모양인데 주먹으로 치기도 하지만은 이따금 주먹을 펴서 밀기도 하고 손바닥으로 견제 하기도 하고 걸어 쥐고 당겨도 봐야 할 것 아닌가?
- 그렇지.
- 그런데 일본인들처럼 끝까지 그저 주먹을 쥔채로만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 하하. 그래.
- 이 우미유카바에는 또 일본인의 성격 이상의 상징적인 예언도 있지.
- 예언?
- 무슨 뜻인고 하니 호머 리 말이야.
- 음. 호머 리가 우자의 용기에서 예언한 비일빈 작전을 일본 전략가들은 틀림없이 고집할 걸세.
- 음. 여기 루손도 링가엔 만과 포리오 만 같은데에 틀림없이 상륙할 걸세.
- 음.
- 그럼 일본군의 전략은 소모전이고 보급전이 되지. 생각해 보게. 일본 본토에서 여기 비일빈 까지 그 넓은 지역의 전쟁 물자를 일본의 수송 능력으로 보급할 수 있겠는가?
- 아, 그렇지.
- 그렇다면 우미유카바대로 일본군 전승은 길게 늘어지고 보급이 안되고 따라서 탄력성이 없게 된단 말이야. 우미유카바 대로 보급이 안되니까. 먼 바닷속에 시체가 쌓이고 산과 들에 시체가 쌓이는 걸세.
- 으흠.
- 그리고 우리 미군이 일본군 뒤로 돌아가도 일본군은 돌아다 보지 않을걸세. 이것이 우미유카바의 예언이라네.
- 다글라스, 과연 명언이야 명언.
- 지금 여러분들이 들으시는 이 노래는 방금 위에서 맥아더 장군이 풀이한 일본인들의 우미유카바의 한 소절이었습니다. 일본인들은 우미유카바를 소리 높이 부르면서 자바 스마트라 말레이 비일빈으로 진격해 갔다. 맥아더 장군이 말한 우미유카바의 예언은 알 까닭도 없으면서
(입력일 : 200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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