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1년 12월 8일 도쿄. 군함 마치는 하늘에 물결 퍼지고 거리에는 사람의 물결 그리고 또 사람의 물결 멸망에 이르는 제 일본은 광란과 환희로 시작됐다. 이 날 천황 히로히도는 다른날 보다 일찍 잠이 깼다. 8일을 기해서 개전 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전쟁이 어떤 상태로 시작 되는지 히로히도는 불안하고 초조해서 잠도 제대로 못 잤던 것이다. 총리 도조의 표현을 빌면 신이 심여를 끼치고 있는 셈이다. 히로히도는 창을 열어봤다. 초겨울 맑게 개인 하늘, 지저귀는 새 소리, 도쿄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이 궁성 깊숙한 내전 부굴은 조용하고 평화롭기까지 했다. 북풍이 오기전의 조용함 이라고 할까. 도쿄가 불바다로 변하고 쑥밭이 되는 비극의 화살은 이미 몇 시간 전에 쏘아졌던 것이다. 이윽고 시녀가 조간을 들고 들어왔다.
- 폐하, 일본이 미국과 전쟁을 시작했다 하옵니다. 그리고 저 도조총리 하고 기도 국내 대신이 지금 아련소에서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 폐하, 삼가 개전 상황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국 해군 기동부대는 근 발입미명 3시 25분을 기해서 하와이 방면 진주만 미 해군함정 그리고 항공 병역에 대해 결사적인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서전을 장식 했습니다. 전과는 현재 확인된것만 해도 전함 2척 침몰, 2척 대팍 그 밖의 많은 적추상기를 격파 했습니다.
- 아군 피해는 없었는가?
- 아직 돌아오지 않은 항공기가 다수 있습니다만 피해는 경미한줄로 아옵니다.
- 서전에 큰 전과 가상하게 생각하오. 더욱 불려 하도록.
- 황공 하옵니다, 폐하. 따라서 오늘 중으로 선전 조선을 내리시옵기 재갈을 바라는 바 이옵니다. 이 조서는 이미 국내 대신으로부터 보셨을줄 믿사오나 특히 이 이 한귀절을 선입 했습니다. 지금에 이르러 불행하게도 미·영 양국과 개전하기에 이르렀나니 참으로 부득이한 일이며 이 어찌 짐의 뜻이겠는가. 끝에 이 어찌 짐의 뜻이겠느냐 하는 귀절 말씀 입니다.
- 나도 거기에는 좀 석연치 않게 생각 했소만.
- 폐하께서는 워낙 전쟁을 원치 않는데 미국과 영국이 도전해 오기 때문에 만 부득이 폐하의 뜻은 아니지만 개전 한다는 것을 강조 했습니다. 그러면 아국이 개전하는 명분도 더욱 분명해질 줄로 사려 되옵니다.
- 알았소. 지체없이 선포 하도록.
- 다음 또 한가지 폐하께 아뢰올 일이 있습니다.
- 무슨 일인지 어서 말해보오.
-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이 폐하께 메세지를 보내 왔습니다.
- 루즈벨트가?
- 그러하옵니다, 폐하.
- 오!
- 일본국 천황폐하, 약 1세기 전 아메리카 대통령은 아메리카 국민의 우정을 일본 국민에게 드리는 메세지를 천황께 드린바 있습니다.
- 아니, 어쩌자고 루즈벨트는 지금에야 이런것을 보내는가. 도조 총리, 이 메세지가 언제 왔소?
- 네. 오늘 아침에 크루 미국 대사가 보내 왔습니다.
- 이 때 도조는 히로히도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메세지가 전신국에 도착한 것은 12월 7일 정오였다. 그런데 이것이 크루 미국 대사에게 전달된 것은 밤 10시 30분 이었다. 이렇게 늦게 배달된 이유는 참모본부의 한 장교가 도쿄 전신국에 와서 10시간이나 늦게 배달 하도록 강요했기 때문이었다. 한편 메세지를 받은 크루 미국 대사는 밤 12시 30분에 이르러 도고 외상을 방문 했다.
- 외상 각하, 우리 아메리카 대통령께서 귀국 천황폐하께 드리는 메세지가 왔습니다. 아 본인이 직접 폐하를 뵈옵고 드리고 싶은데 어떻습니까? 이 메세지의 중요성을 위해서 입니다.
- 물론 찬성 합니다만 우선 이 메세지를 우리 일본 정부로써 연구해 봐야 겠습니다.
- 그럼 연구한 다음에라야 폐하께 드리는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뜻입니까?
- 아닙니다. 폐하께는 틀림없이 드리겠습니다. 염려 마십시오.
- 크루 대사가 히로히도를 직접 만나겠다는 것은 메세지가 정말 히로히도에게 전달 되는가를 확인하기 위해서 였다.
- 총리 각하.
- 아, 도조요?
- 지금 막 크루가 다녀갔는데요.
- 크루가 왠일이오?
- 네. 루즈벨트 메세지를 폐하께 전해 달랍니다.
- 루즈벨트 메세지?
- 그렇습니다, 총리.
- 도데체 그 메세지라는게 무슨 얘긴데 루즈벨트가 크게 양보라도 했단 말이오?
- 아니, 그런게 아닙니다. 그저 친선이 어쩌고 했습니다.
- 집어치우시오, 외상. 그 따위가 지금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이오. 전보가 늦게 오기 다행이야. 하루 이틀 일찍 왔다면 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겠어. 외상, 만일이라도 폐하께 메세지가 오늘 저녁에 왔다간 사실은 말하지 마시오.
- 알았습니다, 총리.
- 이렇게 해서 루즈벨트 대통령의 메세지는 개전 전에 히로히도가 볼수 없게 됐다. 마침내 11시 45분, 천황 히로히도의 조소가 내렸다. 전우를 보유하고 만세 일기에 황조를 계승한 대일본 제국 천황은 분명히 충성 용맹스러운 너의 유중에게 고하노라. 청취자 여러분, 여러분이 듣고 계시는 이 일본어 방송은 바로 개전 하던 날 일본 NHK가 방송한 녹음 입니다. 이어서 총리 도조 히데키는 조서를 받자옵고서 라는 전국 방송을 했다. 지금 선전에 어 조서가 환달 됐습니다. 정예한 제국 육해군은 결사적인 전쟁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동아 전국의 평화는 이를 염원하는...... 청취자 여러분, 여러분이 듣고 계시는 이 일본어 방송도 당시 총리 도조 히데키의 육성 입니다. 대번영 해군부 발표 제국 해군 항공 부대는 금 8일 미명 결행한 하와이 방면 공습에 있어서 지금까지 판명된 전과는 다음과 같다. 전함 침몰 2척, 대파 4척, 순양함 대파 4척. 이 대번영 발표가 나중에는 조작과 허위로 일관 했지만 개전 초 만은 얼마만큼 사실이었다. 태평양 전쟁이 끝난 뒤 도고 재판 때 히킨스 검사는 진주만의 비애를 전함 4척 침몰, 4척 대파라고 해서 오히려 일본의 발표 보다 더 많은것을 지적했다. 진주만 기습이 전략적인 입장에서 미국측에는 어떤 결과를 나타 냈는가. 태평양 전쟁이 끝난 뒤 미국 해군의 니미츠 제독은 다음과 같이 증언을 했다
- 에 미국측 인원의 손실은 모두 3681명 이었습니다. 이중 2434명이 전사하고 나머지가 부상잡니다. 이 막대한 인명의 손실은 일본으로부터 기습을 당한 전쟁을 미국이 강력하게 수행하는데 있어 미국 국민들의 마음을 한데 뭉치는데 큰 효과가 있었습니다. 미국의 관점에서 볼 때 진주만의 참담한 피해는 당초에 생각했던것 보다 크지 않으며 도 상상보다 훨씬 경미한 것이었습니다. 진주만에서 침몰한 구식 전함은 이미 속도나 장비가 모두 낡은 것이었습니다. 그 중 아리조나와 오크라호머를 제외한 모든 전함은 인양해서 수리했고, 이 전함은 전쟁이 끝날 무렵의 2년 동안 지상 목표를 포격 하는데 사용 했습니다. 한편 침몰된 전함의 승무원들은 곧 새로운 항공모함에 근무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미국은 훈련된 승무원이 아주 부족했던 것입니다. 또한 공격 목표를 군함에만 집중시킨 일본군은 기계 공장을 무시하고 수리 시설에는 사실상 아무런 공격도 가하지 못했습니다. 일본군은 진주만 내에 함정수리 복구와 연료 탱크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연료 탱크에는 450만 발여의 증유가 저장돼 있었는데 이것은 여러해 동안 걸려 저장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일본군이 이것을 공격 했더라면 적어도 미군은 수 개월 동안은 전쟁할 수 없었을 것이고 또 파괴된 함정이 다시 살아나 전열에 참가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미국으로써 더욱 다행스러웠던 것은 항공모함이 하나도 손상되지 않았다는 사실 입니다. 그 당시 사라도가는 미국 서해안에 있었고 렉싱톤과 엔터프리이크호는 비행기 수송을 위해 미트웨이와 웨기섬에 나가 있었던 것입니다. 태평양 전쟁에 있어 가장 강력한 무기였고 또 전쟁을 승리로 이끈 항공모함은 이 진주만에서 하나도 손상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진주만 기습은 미국에 있어 오히려 결전의 단을 내리게 하고 승리의 요인이 됐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입력일 : 2008.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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