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전전야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하기 전 일주일 동안 전파는 불꽃을 튀기고 사태는 숨이 막히도록 긴박했다.
- 만주국은 일본의 쟁용설이다!
- 만주국은 오죽처파에 만물이다!
- 중국 대외군은 한 발짝도 양보할 수 없다. 격렬하라 미·영!
- 미·영이야 말로 우리 일본의 적이다!
- 일본인, 이 조그마한 섬나라 인종들은 나면서 부터 전쟁을 밥보다 더 좋아했다. 약한자를 짓밟고 번영해다. 태평양 전쟁은 일본 군벌들이 일으켰다고 했다. 그러나 과연 군벌들만의 책임이었을까.
- 아국 일본의 적은 누구냐. 지나사변이 이제 5개년. 우리 일본의 전 국력을 기울여 싸우는 지나사변 5개년을 통해 일본의 틀림없는 적은 누구냐. 국민 여러분은 본인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그것은 미국과 영국이다. 비단 지나사변 뿐 아니라 만주 본국이래 동아의 맹주인 우리 일본의 앞길을 막는자는 미·영 이라는 것을 미·영은 우리 적이라는 것을 국민 여러분은 가슴속 깊이 다짐하고 맹세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단연 궐기 할 때다. 지금은 우리 영령들 앞에 맹세하고 단연 궐기해서 원수의 가슴에 일격을 가해야 할 때다.
- 도쿄 십이야 공회당, 어떤 청년 정계의 연설이다. 도쿄 제국의회 의회당, 입추에 여지없이 모여든 방청객 앞에 일본 시마내깽 출신 국회의원 시마다 도시요가 등단했다. 66세 일본 의회정치의 중진이다. 시마다는 먼저 눈 안에 나란히 앉아있는 국무총리 도조이하 전 각려를 한 바퀴 휘둘러 봤다.
- 종국 함모관. 각오가 서 있는가? 국민은 정부 당국이 대반석 같은 결심으로 전진 일보 할 것 같으면 전광석화 순식간에 이에 호응해서 용왕 매진할 각오가 서 있음을 정부당국은 아는가 모르는가. 아등은 이 시점에 이르러 정부 당국이 우리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주저하고 무엇을 꺼려하고 무엇을 두려워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다. 정부당국은 모름지기 전쟁목적수행 오직 한 길로만 가기를 우리 국민은 열망한다. 이 이상 주저하는 따위의 짓은 집어 치우기를 바란다. 차대 적성국가 정계와 재계의 불순분자들을 철저히 응징해야 한다. 고노의 메시지안은 태평양에 암이라는 말이 있지만은 태평양의 암은 다름아닌 미국인 것이다. 그 암에 대해 지체없이 파사현정의 매스를 휘둘러야 한다. 그 매스를 휘두를 시기는 언제인가. 정부당국은 책임있는 답변을 하기 바란다. 그 시기는 언제인가!
- 장내는 터질듯한 함성과 박수로 변했다. 이 국민들이 전쟁은 군벌들이 일으켰다고 했다.
- 도쿄 다마카와 전차 연근 어떤 골목길, 몸빼를 입고 머리에 수건을 두른 부녀자들이 열심히 반공호를 파고 있었다. 마침 어떤 장년 신사 한 사람이 골목길에 접어 들었다. 12월 이라는데 흰 양복에 검은 소프트 가슴을 펴고 꽤 빠른 걸음걸이다.
- 모두 수고가 많으시군요. 반공호를 파는군요.
- 그렇습니다. 전쟁이라잖아요. 미국과 전쟁을 할지 모른다잖아요.
- 큰 일 이군요. 미국과 전쟁을 하면.
- 아휴 뭘. 우린 벌써 각오가 다 서 있는걸요?
- 그럼요. 태평양에 우리 무적해군이 있으니까요.
- 해군에 야마모도 대장이 있거든요? 야마모도 대장은 일·러 전쟁 때 도고 은수보다 더 신나게 미국 태평양 함대를 해치울 거에요.
- 그럼이요.
- 그럼, 수고 하십시오.
- 그는 다시 발길을 옮겼다. 이윽고 어떤집 현관 앞에 섰다.
- 여보세요? 여보세요? 나를 알겠소?
- 아니, 각하가 아니십니까.
- 어머머 각하네. 각하야. 아이고 어서 오세요. 기다렸어요. 아휴.
- 당분간 오지 못할테니까 떠나기 전 선생님 영전에 인사나 드리려고 왔소.
- 아휴 그러세요? 잠깐 향을 피우셔야지요.
- 어. 그래.
- 그는 다른사람 아닌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도 이소로쿠였다. 야마모도가 옛 국민학교 때 스승 오토나베 선생의 영전에 작별인사를 드리러 왔던 것이다. 그리고 이 부인은 이미 출가를 했지만 선생님의 외동딸 이었다.
- 어서 차 드세요 식기전에. 어떠세요, 각하. 미국도 이젠 우리하고 전쟁을 할 각오가 서 있는가 보지요?
- 이젠 아마 없을거요. 선생님 같이 훌륭한 분.
- 네? 하하. 아버님은 돌아가시기 전까지 각하가 보낸 메론 얘기를 늘 하셨어요.
- 음. 이제부터 우리 일본도 어려울 때가 됐소.
- 역시 미국과 전쟁을 하는거죠, 각하.
- 지금 올 때 저 골목길에서 반공호를 파고 있더군.
- 네. 요즘 베일이에요.
- 앞으로는 모두 몹시 곤란해 질거요.
- 그럼, 우리 도쿄에도 적기가. 아휴 저...
- 아무튼 싸우면 이겨야지. 나도 야마모도 가문 후손이니까 조상을 봐서도.
- 각하가 계승한 야마모도가의 당주도 명치유신 때 전사 했다면서요?
- 음.
- 아버님 한테 말 들었어요.
- 그렇소. 야마모도 다이토우 21살 때 장렬하게 전사했소. 비단 야마모도 가문 뿐 아니라 모든 집안이 대대로 전란을 겪었지. 그 뒤 명치대정 지금 소와 역시 마찬가지지만은 내 생가 고노가는 할아버지가 일흔여덟, 할머니가 예순아홉 이었는데 직접 전투는 못했겠지만 감자밭에서 두 분이 함께 총을 손에 잡은 채 돌아가고 말았소.
- 아이 참.
- 끊임없는 전란과 시달림 그것이 수백년 내려온 역사요. 음. 우리 조상은 고노가 그런데 고노가와 야마모도가는 전쟁 때 서로 죽어서 후손이 없으면은 남은 자식을 양자로 보내기로 약속도 했다는군. 지금부터 백년도 더 옛날 얘긴데.
- 어머나.
- 그래. 고노 이소로쿠가 야마모도 이소로쿠로 바뀐것은 지금부터 30년 전인 대정 5년이요. 그러니까 나는 태어난 곳도 전쟁 내 이름이 바뀐것도 전쟁 하하하하.
- 각하, 이번 떠나면 좀 오래 걸리시죠?
- 아 그럴것 같소.
- 각하, 기념으로 뭐 한 수만 적어 주세요. 네?
- 하하하하. 그러지.
- 보는 사람의 마음 마음에 맡겨 두고서 높은 영에 걸린 가을 달.
- 됐어?
- 하하하. 끝이에요?
- 흐흐. 그래.
- 무슨 뜻이에요, 각하?
- 읽는 그대로 뜻이지. 아마 선생님이 살아 계셨다면은 지금 내 심정 누구보다도 더 잘 아실거요. 가을달이 아름다운가 아름답지 않은가. 그건 모두 보는 사람 뜻이란 말이지. 자, 그럼 난 가보겠소.
- 아니 각하, 차 한잔만 더 들고 가세요. 한잔이면 좋지가 않대요.
- 아니야. 모르는 소리. 난 뭐든지 하나야. 하나 하나 하나가 전부야. 하나밖엔 없어. 부인, 아이들은 잘 키우시오.
- 고마워요, 각하.
- 만주국은 일본의 생명선이다.
- 중국 대륙에서는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 격멸하라 미·영. 미·영이야 말로 우리 일본의 적이다.
- 하늘을 대신해서 불의를 친다. 하나님을 대신해서 불의를 친다. 한국을 짓밟고 만주를 짓밟고 중국 대륙까지 짓밟은 이 일본인들은 그것을 하늘을 대신해서 불의를 친다고 했다.
(입력일 : 2008.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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