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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태평양 전쟁
제23회 - 미,일의 첩보전
제23회
미,일의 첩보전
1967.12.01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 태평양 전쟁의 승패에 크게 작용한 첩보전. 미국과 일본의 첩보전은 이미 오래전 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일본의 진주만 기습 열흘 쯤 전인 11월 하순, 이 무렵의 일본 노무라 대사와 구루스 대사의 입장처럼 기묘한 것은 세계 외교 사상 일찍이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일본은 이미 태평양 전 해역에 걸쳐 출격을 개시하고 있었지만 노무라와 구루스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다만 도쿄에서 시시각각으로 날아오는 도고 외상의 훈령으로 말미암아 사태는 지극히 긴박하다는 사실만은 알고 있었다. 노무라와 구루스는 초조했다. 구루스의 관측으로는 루즈벨트 대통령이나 헐 국무장관이 가장 꺼리고 있는 것은 일본의 삼국동맹이라고 생각 했다. 그래서 구루스는 헐 국무장관 사저를 방문 했다. 한번 흉금을 털어놓고 얘기해 보자는 것이었다.

- 국무장관 각하, 삼국동맹 때 본 대사도 일본 대표 중 한 사람 이었다는 것을 각하 께서는 기억 하십니까?

- 하하하. 구루스 대사, 새삼스럽게 무슨 말씀 이십니까. 마스오카 외상과 대사가 히틀러 무소리니와 손을 잡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설마 잊기야 하겠습니까.

- 고맙습니다. 그래 그 삼국동맹에 조인한 대표중의 한 사람으로서 각하께 긴히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일본, 독일, 이태리 간의 삼국동맹에는 전혀 비밀 협정 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 호오, 그랬던가요?

- 제 말씀을 믿어 주십시오. 없었습니다. 따라서 귀국이 앞으로 구주 전선에 참가할 경우 말씀 입니다.

- 우리 미국은 지금 구주 전선에 참가할 의사가 없습니다.

- 아니, 만약의 경우 말씀 입니다.

- 좋습니다. 말씀 하십시오.

- 아, 그런 경우 귀국이 독일이나 이태리 측에 공격을 받고서 참전 했는가. 혹은 귀국이 자진해서 참전 했는가. 그것을 판단하고 해석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일본 자신이 우리 일본이 자주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는 것입니다.

- 무슨 뜻 입니까.

- 다른 연맹국들 독일과 이태리 말씀 입니다만 독일과 이태리의 해석에 우리 일본은 구속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흠.

- 다시 말하면 일본은 독일과 이태리의 뜻에 따르지 않고 어디까지나 중립을 지킨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구주 전선에 참전할 경우라도 중립을 지키고 미국에 적이되는 편에 협력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건 내 개인의 안 입니다만 각하께 보여 드리겠습니다.

- 아, 그러세요?

- 내 개인의 사안이기 때문에 아직 서명은 안했습니다. 이것으로 삼국동맹과 일본 관계가 명백해져 일·미 교섭을 앞으로 더욱 촉진시킬 필요가 있다고 각하가 인정 하신다면 각하가 보시는 이 앞에서 이 안에 서명해 드리겠습니다.

- 구루스 대사, 대사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 하겠소. 이 안을 나한테 맡겨 주시겠소? 꼭 보이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데.

- 누굽니까. 대통령 각하 입니까?

- 물론 입니다. 그리고 마셜과 스타크 제독에게도 보이겠습니다.

- 각하, 영광으로 생각 합니다. 제가 바라는 바 이올시다.

- 고맙소. 구루스 대사. 우리 우정이 다시 회복 될 것 같소. 하하하.

- 고맙습니다.

- 구루스 대사가 먼 길을 찾아 왔으니까 만찬이나 골프에 초대해야 겠지만 너무 바빠서 구루스 대사. 골프는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 우리 외교하고는 양립 될 수 없다는 것을 최근에야 발견 했소.

- 각하, 고맙습니다. 각하의 호의 알겠습니다.


- 헐 국무장관 사저를 나온 구루스는 기뻤다. 이제 구름이 걷히고 푸른 하늘이 보이는 듯 했다. 그날 밤 구루스는 희망에 차 도고 외상에게 보낼 비밀 전문을 발송했다.


- 1. 본 대사가 관측하는 바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과 헐 국무장관은 일·미 간의 발협에 충분한 열의를 보이고 있음. 따라서 한국의 제의가 곧 성취되지 않을 경우에는 그것을 미국측에 지연책이라고 속단하지 말기를 바람. 속단해서 결정적인 사태에 돌입하지 말기를 바람.
2. 미국의 환심은 지금 대서양에 있는 듯 함. 그러므로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대일전을 처리하지 않을 것임. 대통령과 국무장관은 삼국동맹에 대해 난색을 보이고 있음. 따라서 본 대사는 삼국동맹에 비밀 협정이 없다는 사실을 본 대사의 재량으로 전명했음. 미국 국민들의 삼국동맹에 대한 인상을 냉각 시키고 일본의 평화 의도를 품행할 수 없는 도조 총리의 메세지 같은 것을 보내는 것이 어떨까 사안이오. 이상 워싱턴 구루스 대사.

- 워싱턴 구루스 대사. 본국 정부에 사전 협의 없이 대사의 사안을 미측에 제시한 사실 지극히 유감스러운 일이오. 그것은 본국 정부의 사태를 전혀 대사가 모르고 있다는 증거임. 이제 다시 정세를 완화 시키고 회담을 진전시킬 시간적 여유는 없음. 사태는 지극히 긴박함. 이미 수차 지시한 바와 같이 모든 교섭이 11월 29일 까지 타결되지 않을 때 사태는 발생 하는데로 자동적으로 진행 됨. 이 이상 미국측의 지연 전술에 속을 수는 없는 것임.


- 태국 정보 통신소는 이 구루스와 도고의 비밀 전무를 남김없이 캐치했다. 암호 해독기 매직은 또 충실하게 해독 했으며 이 정보는 지체없이 헐 국무장관에게 보고 됐다.


- 음. 혼데크 박사를 곧 부르게.


- 헐 국무장관은 불쾌한 마음을 억누르고 국무성 직속부와 혼데크 박사를 불러 일본 대표에게 수교할 새로운 안을 작성할 것을 지시했다.
1. 만주국을 포함한 중국 및 불령인도지나에서 일본 육해공군과 경찰의 전면 철퇴.
1. 일본과 지나 특수 권익 관계의 포기. 일본, 독일, 이태리 삼국동맹의 실질적인 포기.
1. 중국에 있어 장계석 정권 2회 정권에 일체 부인.
이상 4개 조항을 포함한 전문 10개조로 된 새로운 제안이다. 미국과 일본의 외교 교섭에 결정적인 계기가 된 이른 바 헐 노트라는 것이다. 일본의 진주만 기습 12일 전인 11월 26일 헐 국무장관은 노무라와 구루스 양 대사를 국무성에 직접 불러서 미·헐 노트를 수교했다.


- 장관, 긴급히 보고할 일이 있어 왔습니다.

- 뭔가. 프라톤 대령?

- 일본군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 졌습니다.

- 그래요? 어딘데.

- 오늘 해군 정보부가 캐치한 통신 입니다만 일본 구축함 20몇 척과 수송선단이 해남도 해역에서 발견 됐습니다. 여긴데요. 해남도 이 서마학 이라는데서 발견 됐습니다.

- 확실한가?

- 틀림 없습니다. 영국 정보부에서 일본군 일개사단을 세운 수송선단을 해군이 호위하고 있다는 정보를 보내 왔습니다만은 아마 같은 선단일 것입니다.

- 아...

- 또 한가지는 불령인도지나에 진주하고 있는 야마시다 장군군이 지금 당장이라도 출동할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은 상해 우순 기지에서 해군 선박들 활동이 아주 활발 하답니다. 상해 우순 여깁니다.

- 어떻게 들은거요?

- 상해 해군 무관 한테서 보내 온 것입니다.

- 음. 그래요?

- 수송선 10척, 1만톤 이상 되는 큰 수송선도 포함돼 있는 모양 입니다. 그 중 8척이 군대 수송선 이라는 것입니다. 그 뒤를 많은 상륙용 주석이 따라서 떠난 모양 입니다.

- 알았소.


- 스팀슨 육군 장관은 프라톤 대령의 보고서를 들고 곧 화이트 하우스로 향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그 날 주치의 한테서 충농증 치료를 받고 자리에 누워 있었다. 프라톤 대령의 보고서를 읽은 루즈벨트 대통령은 침울하게 말했다.


- 세 가지 방법이 있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하나 일본측에 이 이상 더 나오면 세 가지 방법이 있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하나. 일본측에 이 이상 더 나오면 전쟁을 한다는 최후 통첩을 내는 것이 그 둘째 그리고 지금 즉시 개전 하는것이 그 하나요.

- 각하,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 문제 될 수 없습니다. 다른 방법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우리 미국의 안전이라는 견지에서 일본에 경고하는 일이 없이 기선을 재해 공격하는 것입니다 공격이 최선의 방비라는 것을 각하께서도 잘 아실 줄 믿습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편에 서서 적의 선재 공격을 받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일 입니다. 이미 일본이 지난 8월에 불령인도지나에 진주 했을 때 일본에 통고한 일이 있으니까 그것으로 최후 통고라고 간주하면 지금 당장 공격해도 우리 정당성은 인정 될 것입니다.

- 아니오. 육군 장관. 우리가 먼저 공격할 수는 없소. 난 기회 있을 때 마다 국민들 앞에 미국은 절대 전쟁을 안한다는것을 맹세해 왔소. 내가 재임하는 기간 절대로 전쟁을 않는다고 우리 미국의 아버지와 어머니들에게 다짐해 왔소. 그런 내가 전쟁을 할 수는 없는 것이오.

- 그럼 각하, 지금 당장 개전 한다는 제 주장은 철영 하겠습니다. 그 대신 사태는 대단히 긴급 하니까 태평양 연안 일대 지휘관에게 긴급 경고를 낼 수 있는 권한을 저에게 위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 뭐라고. 마셜 장군이 할 일 이지만 지금 마셜 장군은 육군 작전 훈련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 좋아요. 육군 장관의 요구를 전면적으로 승인 하겠소.


- 이 전보는 전쟁의 경고라고 생각해야 할 것임. 태평양에 있어서의 재해받은 상황의 안전을 위해 계속됐던 미국과 일본의 교섭은 마침내 결렬됐음. 일본군의 침략 행동이 수 일 안으로 예상 됨. 이미 제정 된 방위계획에 따라 임무 수행에 필요한 방위 태세를 행하기 바람. 이상. 국방장관 스팀슨.

(입력일 :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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