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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태평양 전쟁
제22회 - 미,일의 첩보전
제22회
미,일의 첩보전
1967.11.30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 태평양 전쟁의 승패에 크게 작용한 첩보전. 미국과 일본의 첩보전은 이미 오래전 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 돌려봐. 더 돌려. 안돼? 없어? 빨리 빨리 돌려. 잠깐. 없구나 없어. 또 돌려봐. 가만. 아... 없군 없어. 또 돌려봐. 가만. 없다. ...과 구축함 밖에는.

- 어떻게 된거야, 헐 무스.

- 죄송 합니다, 부장.

- 아니, 벌써 일주일 째요. 일주일 씩이나 일본 항공 모함이 안 잡혔어. 도데체 일본 항공 모함들이 어디 하늘에라도 올라갔단 말이오. 땅 속에라도 숨어 버렸단 말이오.

- 처음 며칠 동안은 일본 남부 해역에서 일본 항공 모함의 호출 부호가 잡혔습니다만 그 뒤 그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 전함과 구축함은 잡히오?

- 아, 잡힙니다. 지금 일본 사세오와 후레 가까운 해역에 있습니다.

- 호출 부호는 풀렸소? AD암호 말이오.

- 아직 못 풀었습니다. 단서도 못 잡았습니다. 더구나 일본 해군은 지금 호출 부호로 변경된 것과 낡은 것을 섞어 쓰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전함이나 구축함 소재도 혼란에서 갈피를 못 잡고.

- 그래요? 아무튼 항공 모함이 문제요. 빨리 호출 부호를 풀고 항공 모함을 포착 하시오.


- 야마모도의 AD암호 변경과 항공 모함의 통신 봉쇄는 미국 통신 정보 기관을 극도로 당황하게 만들었다. 해군 함대 소재는 함대 사이의 호출부호를 캐치해서 알 수 있다. 호출부호 AD암호 라고도 한다. AD는 제독 에드미럴의 약칭인 것이다. 미국 해군 통신 정보부대 로즈포드 중령 이하 100여명의 통신원들이 일본 항공 모함 소재와 변경된 AD암호 해독에 도전 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태평양 전쟁이 일어나기 20일 쯤 전인 11월 중순에 긴박한 시기다. 이 때 일본 항공 모함군은 야마모도의 시간표 대로 지시마 열도 히도 파프만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북태평양 짙은 안개속을 숨소리 조차 죽이고 달리고 있었다. 한편 잠수함 부대는 태평양 깊은 물속을 일로 진주만을 향해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서고 있었다.


- 부장, 일본 첩보원들의 연락이 더욱 활발해 졌습니다.

- 캐치했소?

- 네. 첩보 뿐이 아니라 외교 통신도 긴박해 졌습니다.

- 매직은 어떻소.

- 지금 100퍼센트 완전 합니다. 모조리 해독하고 있습니다.

- 어디 들어 봅시다.

- 네.

- 호놀룰루 요시카와 소위, 호놀룰루 요시카와 소위. 일본과 미국 관계 지극히 잘못함. 비관의 진주만 함정 상황 보고 일을 불규칙하게 하기 바람. 단 주 2회의 빈도로 하기 바람. 비관도 이미 알고 있겠지만 비밀 유지에 특히 유의하기 바람. 이상.

- 이게 도쿄 본부에서 보낸 지령문 입니다. 이번엔 호놀룰루의 보곤데.

- 도쿄. 도쿄. 지시상황 알았음. 1. 12월 15일 토요일. 진주만 정박 함대 보고 제 219호. 진주만 C수역 오쿠라호와급 전함은 1척 입항. 오후에 당커 1척 출항. C수역 중순양함급 3척 정박중.
2. 11월 17일 월요일 C수역 항공 모함 인테프라이스호 1척. 기타 구축함 수척. E수역 4척의 상선 정박중. KS포커 시카고급 중순양함 2척 맨솔프라급 순양함 1척 수리중. 진주만 내의 전함 사라도바를 볼 수 없음. 오후 8척의 구축함 입항. 입항 사항 각 항 거리 1천 미터, 속도 3루트, 만 내에 들어와서 다섯번 변침, 방향을 바꿨음. 이 변침에 소요되는 시간 약 1시간.

- 그만. 진주만 보고만 들어왔소?

- 아닙니다. 말레이, 빌빈, 홍콩 모두 들어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시드니 항구와 ...국 까지 보고하고 있습니다.

- 알았소. 다음 외교 암호를 들어 봅시다.

- 네.

- 이 먼저것이 도쿄에서 도고 외상이 보낸 것입니다.

- 음. 11월 4일에 보낸건데요.

- 워싱턴 노무라 대사. 워싱턴 노무라 대사. 일본 내외의 제반 정세에 지극히 긴박함. 이 이상 치열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음. 이것이 최후의 노력임. 현재 하고 있는 교섭의 성패는 제국의 운명에 지극히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임. 제2신 도조 총리의 최후 제안을 다음번 97형 B암호기로 연락 하겠음. 이것이 앞으로 일어날 모든 사태를 져지하기 위한 최후의 노력이오. 제3신 11월 5일 제반 상황을 참작해서 금월 25일 까지 일·미 동의서에 서명을 얻을 것이 절대 필요함. 이것이 지극히 어려운 일인지 10분 이해 하나 제반 정세상 부득이한 일임. 이상.

- 도고 외무대신. 도고 외무대신. 모든 지시사항 10분 알았음. 미국측이 한국의 의도를 간파할 우려 있음. 한국이 최후의 결단을 내렸으면 침묵을 지킬 필요가 있음. 이상.

- 워싱턴 노무라 대사. 워싱턴 노무라 대사. 지금 이 시기가 지극히 중대함. 모든 상황은 이제 정점에 도달했음. 시간이 지극이 짧아지고 사태가 절박해서 일본의 비밀 암호기는 절대 안전하오. 그렇지만 귀 대사는 기밀 유지에 더욱 유의하기 바라오. 이상.


- 야마모도는 지시마 열도 히도 카프만에 있는 기동 부대에 명령을 내렸다.


- 나구모 제일 함대장. 나구모 제일 함대장. 비밀 작전 명령 제1호. 비밀 작전 명령 제1호. 제1 함대는 예정대로 히도 카프만을 따라 출격하라. 날짜는 11월 26일, 11월 26일 적에 발견되지 말고 전진 하라. 12월 3일, 12월 3일 예정 지점에 집합하라. 해 뜨는 시기는 산형이다. 해 뜨는 시기는 산형이다.

- 해 뜨는 시기는 산형. 암호였다. 해 뜨는 시기는 개전하는 시기 그리고 산형은 12월 8일 산 모습처럼 아래가 벌어진 팔자를 산형이라 불렀던 것이다. 야마모도의 이 비밀 명령은 모두 사전에 약속한 완전한 암호 였다. 그러니까 해 뜨는 시기와 산형의 암호는 암호 중의 암호인 셈이다. 미국의 암호 해독기 매직도 이 야마모도의 작전 명령 암호만은 풀 수가 없었다.


- 도고. 도고. 일·미 교섭 동의서에 서명하는 것 11월 25일로 날짜를 제안한 이후 알 수 없음. 시급 하교 바람. 워싱턴 노무라 대사.

- 워싱턴 노무라 대사. 워싱턴 노무라 대사. 11월 25일 날짜를 제안한건 귀 대사 에게는 추측할 수 없는 이유가 있음. 그 이유를 간단히 전할 수 없는 거이 유감이오. 11월 25일 까지 동의서에 서명을 받을 수 없을 경우 다시 날짜를 연장 하겠음. 나흘만 더 연장 하겠음. 11월 29일까지 실현 가능성이 있으면 기다리겠음. 29일 까지 서명을 받는데 성공 못했을 경우 모든 사태는 발생 하는데로 자동적으로 진행 됨. 모든 사태는 발생 하는데로 자동적으로 진행 됨. 이상 도고 외상.

- 도고. 도고 외상 귀하. 11월 29일은 워싱턴 시간인가 도쿄 시간인가. 이상 워싱턴 노무라 대사.

- 워싱턴 노무라 대사. 워싱턴 노무라 대사. 11월 29일은 도쿄 시간임. 워싱턴 시간이 아님. 따라서 워싱턴에서는 11월 28일 일것임. 이상. 도고 외상.

- 음. 29일, 29일. 홈스 소령, 이게 어느 날 캐치한 암호 문서요?

- 22일 입니다.

- 22이 부터 29일 까지면 일주일 사이.

- 그렇습니다.

- 29일과 일본군 행동에 중대한 연관성이 있을 것 같소.

- 그렇습니다. 처음에 25일로 정했다가 29일로 연장 했고 한편 진주만 함정 보고도 더욱 빈도가 잦아졌습니다.

- 홈스 소령, 이 정보를 지금 곧 정보부 극동 과장 프라톤 대자에게 보고 하시오.

- 알았습니다.


- 프라톤 대자는 또 곧 육군장관 스팀슨에게 보고 했다. 그리고 일본군이 아세아의 여러 해역에서 움직이고 있는 사실까지 보고 했다. 일본군의 거대한 수송 선단이 중국 연안을 따라 남하하고 해군 함대가 대만 방면으로 남하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팀슨 육군 장관은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보고 했다.


- 여보세요?

- 시급히 보고해야 할 일이 있소.

- 뭐요. 육군 장관.

- 일본군 대함대가 대만 해협을 향해 남하하고 있소.

- 뭐라고? 그게 사실이오?

- 의심 할 여지 없는 사실 입니다.

- 아... 알았소. 일본은 정보 없이 공격하는 명수요. 빠르면 다음 일요일 쯤 공격해 올지 모르겠소.

(입력일 : 200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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