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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태평양 전쟁
제19회 - 미,일의 첩보전
제19회
미,일의 첩보전
1967.11.27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 태평양 전쟁의 승패에 크게 작용한 첩보전. 미국과 일본의 첩보전은 이미 오래전 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승리와 패부, 위스턴 처칠은 그 방대한 2차대전 회고록에서 꼭 한번 미국이 가지고 있는 매직, 빨간 기계와 자주빛 기계에 대해서 언급 했다.


- 1940년 무렵 부터 미국측은 일본이 중요한 암호 그리고 군사 위계상 일체의 비밀 전보를 해독하고 있었다. 미국의 비밀 기관에서는 이 시설을 매직이라고 불렀다. 이 매직이 개최한 비밀 정보는 우리 영국측에도 보내왔다. 그러나 우리 손에 들어오기 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어떤 때는 이틀이나 사흘씩 걸렸다. 그러니까 루즈벨트 대통령이나 헐 국무장관이 알고있는 일체의 사실을 언제나 우리 영국측에서도 알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에 대해서 불평을 말하지는 않는다.


- 불평을 말하지는 않는다. 처칠이 암담한 마음으로 이런 불평 아닌 불평을 말할 무렵의 영국은 큰 위기에 처해 있었다. 히틀러의 V2기는 연일 런던시에 무차별 폭격을 가하고 있었다. 끊임없이 포성이 울리는 대서양, 처칠은 순양함 데끼를 두 손으로 짚고 지긋이 대서양 푸른 물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거센 해풍이 처칠의 흰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대영제국의 운명이 처칠의 양 어깨에 걸려 있었다. 처칠은 위험을 무릅쓰고 루즈벨트 대통령을 만나러 대서양을 건너가는 길이었다. 루즈벨트를 설득하고 그 지원을 바라는 것 만이 대영제국을 구하는 길이었다. 뉴 파운드 랜드 섬 푸가센 자만의 정박한 함성에서는 찬송가가 은은히 퍼지고 있었다. 처칠은 루즈벨트와 나란히 앉아 찬송가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조국의 운명을 제촉하는 히틀러의 V2기와 포성을 멀리 뒤로 남기고 찬송가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던 것이다. 포성과 찬송가는 기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 대통령 각하, 내 생각은 이렇습니다. 미국이 우리 영국에 대해 지금보다 몇 갑절 되는 보급을 해주고 선전포고를 하지 않는 상태를 계속 하기 보다는 미국이 지금 당장 선전포고를 하기 바랍니다. 미국이 지금 당장 선전포고를 한다면 그것이 그 뒤 6개월 동안 우리 영국에 보급을 안해주는 것 보다는 우리 영국엔 훨씬 더 유리 하겠소.

- 수상 각하, 내국이 스스로 선전포고를 하는 일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전쟁에 말려 들어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러나 처칠은 미국이 참전하지 않을 것을 알았다. 신이 미국을 참전 시키지 않는 한 또 히틀러가 그 어처구니 없는 공격을 미국에 가해오지 않는 한 미국이 구주전쟁에 참전하지 않을 것을 알았다. 이것이 태평양 전쟁이 일어나기 1년전 1940년 8월 대서양에서 열린 미·영 양국의 대서양 회담이다. 처칠은 미국을 참전 시키는데는 실패 했지만 대서양 헌장이라고 하는 미·영 공동선언을 채택했고 미국과 영국은 서로 필요한 정보를 교환 한다는데 합의를 봤다.
처칠은 곧 정보 교환에 착수했다. 미국주제 영국대사 시언경에게 비밀 훈령을 내렸다.


- 시언 대서. 시언 대서는 처칠 영국 수상의 이름으로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요청 하시오. 미국이 가지고 있는 암호 해독기에 대한 기술 및 정보 기타 전파 무기 일체를 우리 영국과 교환해 주신다면 우리 영국으로써는 지극히 감사 하겠습니다. 그 교환을 대통령께서 승인해 주신다면 영국 정부로써는 이 정보가 전국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2,3명의 관리와 민간 과학자를 미국에 파견할 용의가 있습니다. 우리 민간 과학자들과 미국 육해군의 전문가들이 기술적인 문제의 회의를 가지기를 바랍니다.


- 처칠의 이 제의는 미·영 양국의 정보 전문가들의 심한 반발에 부딪혔다. 영국측으로서는.


- 안 될 말이야. 우리 영국엔 독일군의 암호 해독기 애니구마가 있다. 이 밖에 전파 무기로써 레이다 수중 전파 탐지기 등 영국이 제공하는 것 보다 미국이 제공하는 것이 적기 때문에 불공평 하다.


- 미국측 정보 책임자들은.


- 매직은 우리가 20여년 동안 피흘린 노력을 쌓은 끝에 이룬 성과다. 그것을 영국에 줄 수는 없다. 이것은 우리 국가 이익을 포기하는 것이다.


- 이 정보 책임자들의 강력한 주장 때문에 처음엔 암호기와 전파 무기 교환을 찬성하던 마샬 장군과 스타크 제독 까지도 반대를 하고 나섰다. 그러던 중 마침내 아주 강력한 명령이 화이트 하우스에서 내렸다.


- 아메리카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명령한다. 육해군 정보 책임자는 미국의 암호 해독기 매직 그리고 암호를 조직하는 체계, 암호를 분석하는 기술, 기타 암호에 대한 일체를 영국과 교환 하기를 명령한다. 그리고 독일, 이태리, 일본의 외교 육군, 공군, 해군에 관련된 기술적 통신의 일체의 정보를 교환할 것을 명령한다.


- 루즈벨트의 이 명령은 그 시기에 있어 지극히 적절하고 현명한 조치였던 것이다. 이 조치는 일본의 침략적인 기도와 계획에 대한 모든 움직임을 도와 계획에 대한 모든 움직임을 영국과 공동으로 알게 됨으로써 미국 자체에 정책과 결단을 내리는 데도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처칠의 불평도 즉시 해소 됐음은 다시 말 할 것도 없다. 처칠은 미국과 정보 교환을 하기위한 제 2단계 사업에 착수를 했다. 스테인슨이라는 사나이를 다우닝가 10번지에 불렀다. 스테인슨, 캐나다 태생이고 1차 대전 때 전투기 비행사로 활약을 했고, 사진 전송 기술을 발명을 해서 30전에 이미 억만장자가 된 사나이였다.


- 스테인슨, 워싱턴이 군을 기다리고 있네. 군은 워싱턴으로 가지 않으면 안되네. 대영제국이 군의 활약을 바라고 있네. 군의 의무는 미국을 전쟁에 참가 하도록 설득 하는것. 루즈벨트 대통령과 나 사이 정보를 직접 교환해 주는 것이다.

- 각하, 영광으로 생각 합니다.


- 워싱턴에 도착한 스테인슨은 30전에 억만장자가 된 그 박력으로 맹활약을 개시했다. 미국의 큰 재벌, 문필가들, 외국 대사들 이르는 곳 마다 첩보원들을 침투 시켰다.


- 부에노스 아이레스 지부. 부에노스 아이레스 지부. 워싱턴 주제 일본 대사관 근무 일본인 히라자와. 히라자와. 히라자와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선편으로 도착할 것이다. 히라자와를 체포하라. 히라자와를 체포하라.


- 체포된 히라자와는 워싱턴 지구 방첩기관 책임자 였다. 히라자와의 이중으로 된 백 속에서는 지도가 나오고 미국과 영국에 해군 기지가 기입돼 있었다. 그 밖에 많은 정보 자료와 4만 달러의 현금도 나왔다. 그 중 1만 5천 달러는 히라자와 부인의 핸드백 속에 실로 꿰메져 있었던 것이다. 그 무렵 매직은 일본의 구루스 대사가 워싱턴에 파견 된다는 정보를 캐치했다. 스테인슨은 그 당시 미국에 머무르고 있던 영국에 유명한 노학자를 찾아갔다. 이 노학자는 일본에 50년 동안이나 살았고 도쿄대학 교수를 지냈다. 그리고 구루스 대사를 수행하는 일본 외무성 미국과장 유키 시로지는 노교수의 제자였던 것이다.


- 유키 시로지를 아십니까?

- 유키 시로지라니.

- 일본 외무성에 있는 미국과장 유키 시로지 말씀 입니다.

- 아, 아다마다요. 유키는 내가 도쿄대학에 있을 때 가장 아끼던 제자 중 한 사람이오.

- 유키 시로지를 만나게 해드리겠습니다.

- 아니, 유키가 미국에 온 단 말씀이오?

- 그렇습니다.

- 예. 꼭 만나고 싶구 말구요.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 며칠 후 워싱턴의 조용한 아파트에서 유키 시로지는 옛 스승을 만났다.


- 오! 유키 군. 유키 군. 틀림없는 유키 군 이군. 반갑네. 반가워.

- 선생님, 만나뵙게 돼서 기쁩니다.

- 기연일세. 여기서 유키 군을 만나다니. 유키군, 난 아직도 일본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네.

- 고맙습니다. 선생님.

- 유키 군, 내 자네 일을 도와줄 수 있네. 우리 영국대사 한테 얘기해서 미국 대통령에게 일본과 잘 교섭 하도록 자네를 도와줄 수 있네.


- 스승과 제자는 흉금을 털어놓고 얘기했다. 유키는 교착된 미·일 관계를 얘기하고 구로스가 가지고 온 정보 일본이 점점 전쟁으로 다가서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매직이 찾지 못한 귀중한 정보까지 털어 놨다. 이튿날 스테인슨은 도청기가 기록한 정보를 화이트 하우스와 다우닝가 10번지에 연락했다.

(입력일 : 2007.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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