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제국이 어떻게 패망해 갔던가. 일찍이 아세아의 맹주라고 하던 한 제국이 어떻게 패망해 갔던가. 이 얘기는 그 생생한 증언 입니다.
- 소용하던 바다를 수십 척의 함대가 뒤흔들어 놓았다. 함대는 거센 물결을 차며 남부 일권의 사이끼, 가고시마, 가노야칵 항구에 속속 집결해 있다. 전투 준비를 완료한 일본의 대함대다. 이윽고 함대는 실재 전투와 꼭 같은 상황 아래 맹렬한 포격전을 돌렸다. 폭격기대와 내격기대는 맹렬한 급강하 폭격 훈련을 했다. 이 해군 함대와 공군 폭격기는 앞으로 있을 남방 작전이 참가할 예정인 전투 부대였던 것이다. 한편 해군대학 넓은 뜰에서는 3명의 대장과 7명의 중장과 6명의 소장과 27명의 좌관급이 모여 비밀 작전회의를 열고 있었다. 이 때가 언제일까. 9월 6일 그 운명의 어전 회의와 꼭 같은 시기. 대장 중 한 사람이 작전 회의 중간에서 자리를 떠 어전 회의에 참석 했다. 이 대장은 다른사람 아닌 바로 해군군령부총장 바로 나가노 오사미 였다. 한편 스끼야마 육군참모총장도 육군 작전 회의중 어전 회의에 참석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해군과 육군은 이미 작전에 참가하고 있었다. 전쟁은 시간의 문제 이제 움직일수 없는 사실이었다. 천황 히로히도가
- 전쟁이냐 평화냐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이때 책임있는 통수부가 하등 책임있는 답변을 하지 않는 것은 심히 유감된 일이다. 통수는 이 비상시국을 뭘로 알고 있는가.
- 그 때 아무도 대답을 못했다. 사실은 대답을 못한것이 아니라 안한 것이다. 잠시후 일어선 해군군령부총장 나가노가
- 폐하, 통수부에 대한 힐책의 말씀 신 나가노 황공 하옵기 이를데 없사옵니다. 실은 아까 해군대신이 답변한 것이 정부와 통수부를 대표하는 의견이라 사려 하옵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통수부로써도 해군대신이 말한 것 처럼 외교를 위주로 한다는 취지에는 변함이 없사옵니다. 폐하.
- 스기야마 총장은 어떤가.
- 하. 나가노 총장 말대로 추어도 다름이 없사옵니다. 폐하.
- 한편에서 비밀 작전 회의를 주저 하면서 참석한 어전 회의. 개전은 이미 움직일수 없는 사실로 생각하는 나가노와 스기야마. 그들은 천황 히로히도를 속이고 있었다. 놀랍게도 속이고 있었던 것이다. 천황 히로히도가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것은 총리 고노이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천황은 헌법의 규정대로 군림은 하지만 통치 하지는 않는 존재. 신하들의 의견을 듣고만 있었지 막을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러면 고노이 자신은 어떤가. 고노이도 전쟁을 원치는 않았다. 그런데 고노이는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 등에 군부의 거대한 무거운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한가지는 고노이 자신의 성격 우유부단과 소극성 이다. 거대한 힘에 대한 귀족적인 허무와 태만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백성들은 고노이를 그들의 뜻을 반영 시키고 침투 시킬수 있는 정치가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고노이는 처칠이나 루즈벨트에게 비해 소심하고 과단성 없는 백면재상에 불과했다. 그래서 어전 회의는
- 외교 교섭에 있어 10월 상순에 이르러서 까지도 아국 일본의 요구를 관철시킬 목표와 방도가 없을때는 지체없이 미국, 영국, 화란과 개전을 결의 한다.
- 이 하나의 엄연한 사실만이 뚜렷하게 살아서 남게 됐다. 태평양 전쟁이 일어나기 석달 전 1941년 9월 6일 운명의 어전 회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지체없이 개전을 결의 한다.
- 고노이는 어쩔 수 없는 궁지에 몰렸다. 이대로 가다간 어쩔 수 없이 전쟁 책임자가 되고 만다. 고노이는 초조하고 불안했다. 어전 회의가 끝난 직후 고노이는 미국 주제 노무라 대사에게 호소에 가까운 비밀 훈령을 내렸다.
- 노무라 대사, 이제 지체할수 없다. 노무라 대사는 지금 이 시기가 말할수 없이 중대 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루즈벨트 대통령과 총리 회담을 꼭 성취 시켜라. 1초에 시급하다. 회담 장소는 루즈벨트 대통령이 제안한 아라스카의 제노라스조타. 꼭 성취 시키라. 그리고 일본은 불령인도지나에는 진주 했지만 그 인접 지역에는 절대로 군사적 진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라. 미국이 만약 유럽 전선에 참석 할 때라도 일본의 삼국동맹을 크게 우려하지 말라는 보장 아래 일본은 자존자의를 위해서 밖에 움직이지 않는다. 일본은 서남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필요한 물자를 획득 하는데 협력한다. 노무라 대사 지체없이 회담을 성취 시키도록 하라. 하루가 급하다. 노무라 대사.
- 조급한 고노이는 그날 밤 비밀리에 쿠로우 미국 대사를 찾아갔다.
- 대사, 귀 대통령 루즈벨트 각하와의 회담을 꼭 성취시켜 주십시오. 대사, 대사께서는 지금 이 내각이 아니면 귀국과 일본의 교섭이 성립 될 기회가 없다는 것을 명심해 주십시오. 대사, 지금 이 기회가 아니면 교섭 성립은 바랄 수 없는 것입니다. 대사, 하루속히 귀 대통령과 본인이 회견에서 서로 의견을 교환 할 기회를 만들어 주십시오.
- 각하, 기꺼이 전하겠습니다. 총리 각하의 뜻을 기꺼이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전달 하겠습니다. 그리고 각하의 국가에 대한 그 지극한 충성에 본 대사로서도 경의를 표하는 바 이올시다. 각하의 뜻은 오늘 즉시 미국 대통령에게 전보를 치겠습니다. 이 전보가 본 대사의 외교관 생활 중 가장 중대한 것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각하.
- 고맙습니다. 대사.
- 고노이는 또 그날 밤 중으로 도요다 외상을 불렀다. 도요다 외상은 마쓰오까 외상이 물러난 뒤 새로 임명된 외상이다. 미국을 잘 알고 있었고 외상으로 임명된 초기 일본군의 남부 불령인도지나 진도를 적극 반대한 사람이다.
- 외상, 그 제3항을 다시 한번 자세히 읽어 보시오.
- 아, 네. 전항 외교 교섭으로 10월 상순에 이르러서 까지도 아국 일본의 요구를 관철시킬 목표와 방도가 없을 때는 지체없이 미국, 영국, 화란과 개전을 결의 한다.
- 목표와 방도.
- 그렇습니다. 총리.
- 목표와 방도라. 목표와 방도. 있다고 생각하면 어떻소. 외상.
- 네?
- 외상 생각은 어떻소. 목표와 방도가 있다고 생각 할수도 있지 않겠소?
- 무슨 말씀 입니까.
- 아니 목표와 방도가 없을 때라고 했으니까 그 때 가서 목표와 방도가 있다고 생각 할수도 있지 않겠소? 있다고 해서 개전 결의를 하지 않아도 무방하지 않겠소.
- 그야 그렇습니다.
- 그렇지요? 그리고 또 개전 결의를 한다고 했으니까 개전 한다는 뜻과는 다르지요.
- 물론 입니다.
- 그러니까 개전을 결의 하고서도 개전을 안 할수 있는 것이지요.
- 그렇습니다. 각하. 그렇지만.
- 그렇지만 뭡니까.
- 외교 교섭이 성립 될 목표와 방도가 있느냐 없느냐는 판단을 내리는 것이 각하나 제가 아니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 판단을 내릴 사람은 총리나 제가 아닌 딴 사람 입니다. 교섭이 성립 될 가망이 보여도 없다고 우길 수 있는 사람들 그것은 육군과 해군 입니다.
- 군부란 말이지.
- 그렇습니다. 총리.
- 그러나 외교적 교섭은 근본적으로 성립 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약간 수수께끼 같은 얘기지만 매직이라 불리는 기묘하게 생긴 기계가 그 중요한 원인이었다. 매직이라는 기계를 미국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 1. 일본은 북방선행과 전쟁을 하지 않았다. 2. 일본은 남태평양 진격 준비를 강화 한다. 3. 다음 공격 목표는 화란령 인도일 것이다. 그것은 석유 때문이다.
1. 독일은 일본에 대해 극동에서 대소련전에 참가 할 것을 요청 했지만 일본은 거절했다. 2. 일본은 미국, 영국 격멸을 외치고 있다.
1. 일본은 전쟁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2. 많은 병력이 동원 됐다. 3. 일본은 실전 훈련을 하고 있다.
1. 도조는 불령인도지나 진주군 사령관에게 비밀 지령을 내렸다. 2. 도조는 마레 싱가폴에 있는 정보원들에게 비밀 지령을 내렸다. 미국에 있는 정보원에게도 내렸다.
- 매직, 일명 자주빛 기계 암호 해독기라는 것이다. 미국에 암호 해독기는 모든 정보를 찾는 것은 물로 일본의 모든 암호 연락 까지도 샅샅이 잡아 해독하고 있었다. 그 결과 매직은 일본의 외교 교섭이 전쟁 준비를 위한 속임수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었다.
- 격멸하라 미·영.
- 군국의 앞길을 막는자 누구냐!
- 물러가라. 이제 우리 차례다. 우리가 한다.
- 시시한 외교 따윈 집어치라.
- 그렇다. 감상적인 총리를 없애라.
- 중족의 에네르기는 감상이 아니다.
- 그렇다. 한 칼로 베어 버린다.
- 그날 아침, 고노이 총리는 여느날과 다름없이 별장 데끼가이소우에서 지병에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부인의 웃는 얼굴, 딸의 다녀오라는 인사도 여느날과 다름 없었다.
- 각하, 자동차가 준비 됐습니다.
- 경호원의 절도 있는 경리도 여느날과 다름 없었다. 고노이는 잠시 하늘을 우러러 봤다. 9월 18일 초가을 맑은 날씨다. 경호원이 도어를 열어주는 차에 탔다. 개솔린이 없는 코민. 그러나 일국의 재상. 최신형 포더는 쾌적한 소리를 내며 미끄러져 나갔다.
- 이치로.
- 저 놈 잡아라!
(입력일 : 200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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