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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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태평양 전쟁
제5회 - 일본 군부의 움직임
제5회
일본 군부의 움직임
1967.11.10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 한 제국이 어떻게 패망해 갔던가. 일찍이 아세아의 맹주라고 하던 한 제국이 어떻게 패망해 갔던가. 이 얘기는 그 생생한 증언 입니다.

- 북은 발틱해 남은 흑해 국경선을 돌파한 독일군은 파죽지세로 소련군을 섭권해 갔다. 그 무렵 어느날 밤 마쓰오까 외상 관저에 육군송 군무국장이 찾아왔다. 군무국장 육군소장 부도아키라. 그는 육상 도조의 직게 부하며 육군송 소장 장교들의 중심적 인물 이었다. 도조 그룹 중에서 뛰어난 이론가 였고 그의 주장은 간결하고 논리적 이었다.


- 어쩐일이시오?

- 네. 밤늦게 죄송 합니다. 요건만 간단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내일 정부와 통소고 연석회의가 열릴 예정인데 알고 계십니까?

- 오늘 연락이 왔더군요.

- 아, 네. 그 회의에 대비해서 우리 육군측의 의견을 미리 전해드리려고 왔습니다.

- 육군측의 의견을?

- 네.

- 어떤 의견인데 그러시오.

- 오래전 부터 현안 중이던 불령인도지나 진주를 이번 단행할 계획 입니다.

- 불령인도지나라.

- 그렇습니다. 각하. 내일 연석회의 때 각하께서 육군에 이 불령인도지나 진주 문제를 찬성해 주시길

- 아, 잠깐.

- 네.

- 아까 육군측의 의견이라고 했는데 전 육군의 의견의 그렇단 말이오?

- 무슨 말씀인지.

- 아니 육군 참모본부 하고 의견 일치를 봤소? 참모본부는 스기야마 총장 이하 젊은 망요들이 모두 소련과 대절하자는 북진론이 압도적인데.

- 아니, 아직 합의를 못봤습니다. 그러니까 내일 각하께서 불령인도지나 진주 문제를

- 그럼 육군 전체의 의견은 아니군. 누구 노조육상이오?

- 그렇습니다. 각하. 우리 대신께서 오늘밤 안으로 각하께 부탁드리고 오라는 분부 십니다.

- 내일 불령인도지나 진주 문제가 나왔을 때 나보고 찬성해 달라고.

- 그렇습니다. 각하.

- 난 찬성 할 수 없소.

- 네?

- 난 반대란 말이오. 불령인도지나에 진주하는데 반대란 말이야.

- 아니, 남방 진출을 안하면 지금이 난국을 타계할 길이 없지 않습니까. 지나사 됨이 4년째, 이제 석유, 고무, 식량 부족은 얼마 안가서 한계점에 이를 것입니다.

- 그걸 모르는 바 아니오. 그렇지만 난 반대요. 불령인도지나에 진주하는 날엔 싱가폴과 마레 태국이 직접 위협을 받게 되니까 영국이 가만있지 않을거요. 그 뿐 아니라 필리핀도 위협을 받으니까 미국과 일전을 벌일 각오 없이는 안돼요. 지금 이 시기에 미국과 무력 충돌은 절대 피해야 하오. 이 마쓰오까가 외상으로 재직하는 동안 남부 불령인도지나 진출은 절대 안될테니까 그리 아시오. 일·미 전을 피할라고 하면서 미국에 개전 할 구실을 주는 어리석을 짓을 할 생각이오?

- 그렇지만 각하는 언젠가 싱가폴을 왜 점령 안하느냐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 뭐라구? 사사로운 자리에서 한 방담과 사실을 혼동하지 마시오. 이건 국가존망에 관한 엄연한 사실이오. 군무국장, 난 예언 하겠소. 남방에 진출하면 틀립없이 결정적인 사태가 벌어진다고. 내 예언이 언제 틀린 일이 있었소? 똑똑히 명심 하시오. 남부 불령인도지나 진주는 절대 반대요.


- 이튿날 정부와 통수부 연석회의는 예상했던대로 심각한 논쟁으로 일대 혼란을 빚어냈다. 먼저 총리 고노이가 남부 불령인도 진주에 대한 제안 설명을 했다. 고노이는 이날 회의가 큰 혼란을 야기 할 것을 미리 예상 했던지 약간 초초하고 신중했다. 고노이 뒤를 이어 흥분한 마쓰오까가 굵은 검은테 안경을 번뜩이면서 일어섰다.


- 꼭 불령인도지나 진주 해야 할 이유가 뭐냐! 이 점 먼저 통수부의 의견을 묻고 싶다. 통수부를 대표해서 스기야마 참모총장이 답변해 주기 바란다.

- 대체 불령인도지나는 우리 일본을 모욕하고 있다. 불령인도지나에 쌀, 고무가 우리 일본의 절대 불각의 하나란 것을 외상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환영 인도의 서기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 일본은 약 900만 석의 쌀을 불령인도지나와 태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런데 불령인도지나는 일본 불임경제 협정을 무시하고 쌀 수출을 반으로 줄인다고 통보 해왔다. 한편 고무도 마찬가지다. 고무 수출을 제안해 왔다. 이 비협조적인 태도는 미·영과 현지 화개들의 책동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니까 이 기회에 단연 우리 일본의 실력을 보여주고 응징 해야 한다. 마쓰오까 외상은 이 불령인도지나 진주에 대한 외교적 절차를 밟아주기 바란다.

- 진주에 대한 구체적인 작전을 듣고 싶다.

- 진주 준비에 약 20일 비행장에 약 2개월 내지 3개월 걸린다. 현지에 비행장이 있지만 상업용이고, 중 폭격기 편대가 착륙 하자면 포장을 요한다.

- 그럼 무역에 의한 점령이 아니냐. 점령 하는데 외교적 교섭을 필요 없지 않은가.

- 먼저 외교적 교섭으로 시작해서 듣지 않을 때는 무력 점력할 생각이다.

- 그러면 미국과 영국을 자극하면 영국과 미국 두 나라와 무력 충돌을 하게 된다. 이 점 스기야마 참모총장의 의견은 어떤가.

- 기우에 불가하다. 그런 상황으로 판단 할수도 없다.

- 그럼 도조 육상의 의견은 어떤가. 불령인도지나에 진주 해도 미국과 영국이 출병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 스기야마 참모총장과 같은 의견이다. 미·영이 움직일 기미는 없다. 아직까지 그런 정보를 입수한 일도 없다. 불령인도지나에 군사기지를 만드는 것은 절대 필요하다. 이를 방해하는 자는 단호하게 쳐해야 한다. 칠 필요가 있을 때는 쳐야 한다.

- 스기야마 참모총장과 도조 육상의 견해는 너무 낙관적이다. 본 대신 생각으로 미국과 영국은 절대 수수방관 하지 않는다.

- 지금 독일군은 소련 전선에서 파죽지세로 진격하고 있다. 이 기회에 차라리 북진 하는것이 어떤가. 소련과 일전을 벌일 용기가 없는가.

- 외상, 그 말이 진정인가?

- 그렇다.

- 바로 일·소 불가침 조약을 맺고 돌아온 마쓰오까 외상이 진정으로 소련을 치라고 하는가.

- 그렇다.

- 외상은 머리가 돌지 않았는가.

- 돌지 않았다. 난 머리가 나쁘다. 그러나 돌진 않았다.

- 그럼 속심이 달라 졌는가?

- 속심도 달라지지 않았다. 나는 수년동안 예언에서 적중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남방에 손을 대면 반드시 결정적인 사태가 온다는 것을 예언해 준다. 미국 영국이 가만히 있는다고 통수부와 도조 육상을 언제까지 보장 할수 있겠는가. 영웅은 머리를 동서남북으로 회전 시킨다. 난 일찍이 남진론을 제찬한바 있지만 지금은 머리를 북쪽으로 돌리고 있다. 이 점 명기해야 할 것이다.


- 마쓰오까 외상의 이 마지막 발언은 태평양 전쟁이 끝난 후 까지도 그 당시를 아는 정치인들과 일본 국민들 사이에 잊을 수 없는 인상으로 남아 있었다. 그날 밤, 총리 고노이는 마쓰오까 외상을 총리 관저에 불렀다.


- 다름이 아니라 오늘 연석회의 때 외상 발언 인데요.

- 네.

- 그것이 문제 됐습니다. 육군과 통수부에서 심한 반발을 보였습니다.

- 네.

- 나도 얘기하기 거북 합니다만 외상 얘기는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예요. 남진론을 주장하는가 하면 또 갑자기 북진론을 들고 나오고, 일국의 외상으로서 그럴 수가 있느냐 이 초비상 시국에 외상의 그런 무정견은 곤란하다는 것이죠.

- 총리, 그럴줄 알았습니다. 미리 다 짐작했던 일 입니다.

- 하아...

- 총리, 일부에서 나를 머리가 돈 사람이라고 하는것도 알고 있습니다. 미친 사람이라고 수근 거리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내가 히틀러고 비밀리 북진을 약속한게 아닌가 하는 뒷소문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총리, 평범한 술책으로써 이 난국을 돌파해 나갈 수가 있겠습니까?

- 젊은 장교들을 관저에 까지 불러가지고 자꾸 소련하고 일전을 벌여야 한다고 선동 했다는 소문까지 있더군요.

- 사실 입니다. 그렇습니다.

- 무슨 뜻 입니까. 정말 소련하고 전쟁을 원하는 건 아니지요?

- 물론 입니다. 오직 군부의 불령인도지나 진출을 막기 위해서 취한 말하자면 위장 입니다. 지금 아무리 소련을 치라 소련에 침공하라 해도 결국은 소련과 일전을 벌일 수 없는것이 아니겠습니까?

- 음...

- 참모본부 극단 분자들이 아무리 대소전을 외쳐 봐도 결국은 그럴 수 없는 것입니다. 시베리아에 진격해 들어가자면 우선 영하 40도에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무기가 필요 합니다. 지금 일본의 온갖 무기용 기름은 영하 40도에서 모조리 얼어 버립니다. 특수한 부동에 얼지않는 기름이 필요 합니다. 모든 대포와 소화기 자동차 까지도 모두 그 자리에서 얼어 버립니다. 그에 못지않게 방한용 피복은 전혀 준비된 것이 없습니다. 만주만 해도 그렇게 추운데 시베리아에 출병 하자면 대체 얼마만한 방한 피복이 필요하겠습니까.

- 그렇군요.

- 그러니까 일·소 전쟁은 제가 아무리 젊은 장교들에게 선동을 해도 불이 붙을 염려가 없습니다. 겨울이 올 것을 생각하면 자연적으로 소멸되지 않겠습니까? 거기에 비하면 난방은 아주 쉬운 얘깁니다 군복은 거의 필요없다시피 하고 지금 북부 불령인도에 진주하고 있으니까 거기서 남부 불령인도지나를 지향해 진격을 개시하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금 중국에 있는 병력 일부를 돌릴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총리께서 폐하께 잘 진언 하셔야 합니다. 남부 불령인도지나 진주는 절대 안된다고.

-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날뛰는 군의 압력을 무슨 힘으로 막습니까? 독일군의 진격을 보고 군부의 극단 분자들이 더욱 흥분한 모양인데.

(입력일 : 200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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