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정계야화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 불온문서 투입사건 전모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불온문서 투입사건 전모
1971.01.30 방송
70년 10월 5일 밤 10시 5분부터 방송을 시작한 ‘정계야화’는 동명의 대담프로그램을 드라마 타이틀로 부활시킨 20분짜리 실록구성물로 6·25이후 한국정치사의 이면에 갇혔던 뒷얘기를 캐내 대단한 청취율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73년 1월 당국의 규제조치에 따라 폐쇄되었으며, 80년 4월에 부활될 때까지 7년 동안을 동면해야 했다.
(음악)

- (마이크 음성소리)우리 민국이 새해를 맞이하여 정부 전체를 대표해서

우리 전국 남녀 동포에게 신년만복을 축하하는 바입니다. 우리 우방이 우리를

협조해서 이만치 지낼 수 있게 해준 것을 감사하게 여기는 동시에 그보다 더

급하고 더 참기 어려운 문제는 우리의 남북통일...

1955년 새해, 을미년이 됐습니다. 그 파란만장의 역사를 기록한 1954년은 갔습니다.

캄캄하고 우울한 정국이 새해에는 조금이라도 밝아지려는가.

- 어.

- 각하, 새해 복 많이 받으소서.

- 복 많이 받아.

- 각하.

- 마리아는 나이가 먹어도 더 젊어졌구먼.

- 아...

- 아름다운 여인은 나이가 들수록 더 젊어진답니다.

- 아...

- 마리아, 우린 안으로 들어가지.

- 예.

- 설날에는 손님에게 떡국을 내놓는 거요.

- 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

(문 여닫는 소리)

- 기붕이.

- 예, 각하.

- 새해에 소원 성취해야지. 우선 올해에 건강을 완전히 회복할 것이고.

- 예, 각하. 계속 각하를 보좌할 수 있도록 건강에 유념하고 있사옵니다.

- 아하하하... 내 새해에는 기붕이의 소원 한 가지를 들어주고 싶은데.

- 아, 저한테 무슨 소원이 있겠사옵니까...

- 그래도 말을 해봐. 내 들어주지.

- 음... 기러하오면 각하.

- 소원이 무엇인가?

- 이번 개헌에서 국회의원을 단 한 명이라도 입각시켜 주시옵소서.

- 국회의원 입각?

- 아, 예... 제 개인적은 소망은 아무것도 없사옵니다.

- 국회의원들을 통솔하는 입장에서 단 한 명이라도 입각이 실현되면 제가 매우 편할 듯싶습니다.

- 기붕이의 소원이 정 그렇다면... 내 들어주지.

- 각하.

- 자유당 국회의원 중에서 그러면은 몇 명을 장관으로 기용하지?

- 각하.

(음악)

- 이쪽으로 잠깐 와주십쇼.

- 왜?

- 글쎄요.

- 흐흠.

(발자국 소리)

- 똑바로 서주십쇼.

- 아니, 이 무슨 짓인가?!

- 죄송합니다.

- 뭔가?! 이게!!

- 규칙상 어쩔 수 없습니다. 누구를 막론하고 몸을 수색하라는 명령입니다.

- 누구 명령이야?! 대통령의 명령인가?!

- 경호실의 명령입니다.

- 에이! 나는 예의를 지켜 대통령께 세배를 온 사람이야! 내가 누군지 몰라?!

- 죄송합니다.

- 그만둬, 이놈들!!

(발자국 소리)

(음악)

- 아하하하하하하...

- 아, 왜 웃어? 남은 분통이 터져 있는데!

- 아하하하하하하하...

- 난 이래도 전 국회의장이야. 내가 대통령을 암살이라도 한단 말인가?

가기 싫은 걸 억지로 참고 세배를 간 사람을 그렇게 대접을 해?!

- 비서실 녀석들을 해공은 통 모르는구먼.

- 에이... 예년엔 없던 짓 아닌가.

- 인의 장막을 치고 있어. 이 박사한테 접근시키지 않을려는 수작이야.

- 그러면 면화사절을 할 일이지.

- 세배를 왔으니 안 들여보낼 수는 없고 하니 그렇게 약을 올려서 돌아가게 만드는 게야.

- 저런 녀석들을 봤나...

- 나라 망칠려면 무슨 짓이든 못하나?! 화낼 것 없어요.

- 으음...

- 이 박사 만나면 또 뭘 하나? 해공이 하는 얘기는 다 거짓말이고 자기를 공격하는 소리로 돌려버릴걸.

이미 틀려먹은 나라야.

- 에유...

(음악)

- 어, 자유당에서는 정당정치 실현을 위해서 자유당원 중에서 입각할 것을 바라고 있고

대통령께서는 거의 안 된다고 언명하셨는데 결국 어떻게 될 런지요?

- 입각... 되리라고 봅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몇 사람이 될 런지는 가늠키 어려우나 다수는 들어가게 될 것이 확실합니다. 이것은

정부조직법이 통과되고 공표된 뒤에 실현될 것입니다.

- 곽상훈 부의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가 이루어져 있는 상태인데요. 요즘 원내에서는 그 불신임을 반환한다는

소문이 나있는데 의장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주십쇼.

- 네, 일단 결의한 이상 그 문제는 곽 부의장 본인에게 달렸습니다. 본인이 사표를 내줘야 하겠지요.

물론 불신임 결의가 법적 구속력은 못 가지고 있습니다만.

- 신당에 대한 견해는 어떠신지?

- 글쎄올시다. 신당에는 거물급 인사들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곤란하지 않습니까?

(사람들의 웃음소리)

- 제 개인이나 자유당으로선 건전한 신당이 생기기를 열망하고 있습니다. 거물급 인사들이

뭉치셨으니 훌륭한 정당이 될 줄 믿습니다.

(음악)

11회 국회는 다시 개회됐습니다. 안건은 정부조직법 중 개정 법률안. 그런데 14일 금요일.

- (마이크 음성소리)김상돈 의원으로부터 발언통지가 들어와 있습니다. 말씀해 주세요.

- (마이크 음성소리)몇 가지 불초한 사람의 의견에는 긴급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말씀을 여쭈어

여러분의 동의를 얻고자 합니다. 전번 야당 의원 몇몇에게 불온문서 투입 운운하는 문제로 인해서

굉장한 논란이 있었던 것이올시다. 그 진상이 곧 발표된다고 하더니 여기에서는 저리 미루고,

저기에서는 이리 미루고 하더니 어제 신문에 대서특필로 난 것을 보니 헌병 내지 소위 문관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소행이라 이자들이 공산당의 불온문서를 가지고 누구누구를 갖다가 그 애국심이

어느 정도인가 테스트를 했다고 국방부장관이 발표를 했다 이 말이에요! 이러니 도대체 도깨비한테

홀린 것 같애서 우리로서는 알 수가 없단 말이에요!

불온문서 사건. 지난해 12월 18일, 신익희, 곽상훈, 김준연, 김상돈 등 야당 의원 집에 투입되었던

소위 인민공화국 최고회의 명의의 불온문서. 이것이 해를 넘겨 다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

(음악)

1월 13일. 손원일 국방장관은 불온문서 투입 사건에 대한 진상을 발표했습니다.

- 『불온문서를 조작하여 투입한 혐의로 치안국에서 구속한 헌병총사령부 제5부 소속 임시문관

이형진, 권석인 양 인을 육군특무대에서 위촉받아 수사를 진행한 결과-.』

북괴의 간첩이 투입됐으라고 추측되는 이 사건의 범인은 헌병총사령부 소속 문관 두 사람이라는 것.

- 『전기 양 인은 헌병총사령부 제5부장 육군중령 김진호, 동 육군소령 이애택과 공모하여-.』

공모자는 또 현역 육군중령과 소령.

- 『북한공산당에서 대한민국의 주권을 변란할 목적으로 국내 각 정당, 사회단체 대표 및

저명인사에게 남북협상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보내온 것을 압수하였음을 기환. 동 불온문서에서

국회의원 신익희, 김상돈, 김준연, 정일형, 곽상훈, 소선규 등 여섯 명에게 가는 것을 모방.

이를 이용해서 상기 의원들에게 대한민국의 충성심을 시험한다는 명목 하에 상기 불온문서를

여섯 명의 의원 댁에 각각 투입한 사실이 판명됐으며-.』

현역 군인들과 문관에 의해서 조작된 사건.

(음악)

그래서 김상돈 의원은 의사일정 변경 동의를 했던 것. 그러나 자유당 측으로서는

다수의 횡포를 부렸습니다. 동의에 대한 표결. 재석 127명 중 가에 49명밖에 없어서 미결.

그리고 2차 표결에서도 가에 63명밖에 안 돼서 역시 미결.

- (마이크 음성소리)이로서 김상돈 의원의 동의는 폐기됐습니다.

(사람들의 고함소리)

- 의장!!

- 의장!!

- (마이크 음성소리)아, 조용히 해주세요.

(사람들의 고함소리)

- (마이크 음성소리)조병옥 의원, 말씀해주세요.

(사람들의 고함소리)

- (마이크 음성소리)의장,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음악)

(입력일 : 2010.11.30)
프로그램 리스트보기

(주)동아닷컴의 모든 콘텐츠를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무단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by donga.com. email : newsro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