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정계야화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 4사 5입 개헌일지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4사 5입 개헌일지
1971.01.29 방송
70년 10월 5일 밤 10시 5분부터 방송을 시작한 ‘정계야화’는 동명의 대담프로그램을 드라마 타이틀로 부활시킨 20분짜리 실록구성물로 6·25이후 한국정치사의 이면에 갇혔던 뒷얘기를 캐내 대단한 청취율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73년 1월 당국의 규제조치에 따라 폐쇄되었으며, 80년 4월에 부활될 때까지 7년 동안을 동면해야 했다.
(음악)

개헌. 이승만의 종신집권을 헌법에 보장하는 개헌이 1954년에 있었습니다.

이 역사적인 사건. 그 치욕의 사건. 136석을 확보하고 개헌을 추진한 자유당이었지만

자유당 의원 중에서도 개헌 반대 세력은 컸습니다. 우선 김두한 의원.

(음성 녹음)

- 대통령이 노망을 했구나, 노망을 했어!

- 그 어른이 나쁜가. 그 아랫놈들이 나빠서 그렇지.

- 아랫놈들이 아무리 나빠도 그렇지. ‘난 안 해! 절대 안 해! ’ 하고 버텨봐!

나라꼴이 이게 뭐야...!

시장의 평민들도 비웃은 이 종신집권 개헌안. 당시에 스물다섯 살 난 최연소 국회의원

김영삼도 자유당 의원으로서 이승만에게 직접 개헌 반대론을 폈다고 증언합니다.

(음성 녹음)

(음악)

- (마이크 음성 소리)친애하는 민국당 동지 여러분, 본당은 창당 이후 원세훈, 김약수 등의 탈당사건이

있었고 노일환, 김약수 등의 국회 프락치 사건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도 더 중대한 사건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제3세력이 본당에 침입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뉴델리사건. 전 국회의장이요 민주국민당 위원장인 신익희가 세계여행 중 북한에 가있는

조소앙과 뉴델리에서 만나 남북협상을 했다는 함상훈의 고발. 그것은 자유당이 개헌 공작을

한참 벌이고 있던 때.

(음성 녹음)

발설한 주인공 함상훈은 자유당에 이용당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하지마는

자유당으로서는 야당붕괴작전의 일환으로 이 사건을 최대한으로 이용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은 야당의 거물, 신익희와 조병옥의 사이를 미묘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 남이 시켜서 했으면 바보요 자기 스스로 했다면 소인배지.

해공 신익희는 대인기질을 발휘해서 사건의 확대를 막을려 애를 썼고

본의가 아니건 간에 한때나마 해공의 뉴델리 회담설을 믿고 있던 유석 조병옥 또한

대정치인답게-.

(술 따르는 소리)

- 드시오, 형님.

- 응?

- 형님, 술 한 잔 받으오.

- 무슨 소린가? 유석?

- 형님!

(음악)

나이도 동갑이오. 정치적 관록으로도 막상막하인 해공과 유석. 그러나 유석은 이 사건을

자신의 과오로 인정하고 형님.

- 유석! 개헌을 저지시켜야 해.

- 저지시켜야지, 힘을 뭉쳐서 깨트려 버려야지!

야당과 대다수 국민의 반대를 받으면서도 그러나 개헌안 통과를 위해 자유당 측은

발버둥 쳤습니다. 금전과 폭력, 회유, 온갖 수단을 다 써서 통과시키려던 개헌안.

11월 27일 표결. 그 결과.

- (마이크 음성 소리)재석 202명, 가 135, 부 60, 기권 7표로 개헌안은 부결됐습니다.

(의사봉 두드리는 소리)

3분지 2에서 1표가 모잘라 부결된 개헌안. 의사당에서 가득찬 방청객이나, 태평로 의사당 앞에서

마이크로 듣고 있던 시민들이 만세를 불렀고-. 그러나 하나의 치욕적인 희극이

계속해서 일어났습니다.

- 각하, 저를... 죽여주십시오...

- 개헌안은... 135표를 얻었다지?

- 예...

- 한 표가 모자라서 그만...

- 1...35표... 그만하면은 충분하지. 뭘 그러나?

(음악)

‘그만하면 충분하지.’ 이승만의 말 한마디.

- 사사오입, 사사오입 모르십네까?! 소학교 산수에도 나오는 겁니다. 사사오입이야요.

개헌안은 통과예요!!

(음악)

개헌안이 부결됐다고 선포한 다음다음날, 11월 29일.

- (마이크 음성 소리)제91차 회의를 개회합니다. 90차 회의록을 낭독하기 전에 정정할 사안이 있어서

여러분에게 성명합니다. 지난 27일, 본회의에서의 헌법개정안 통과 여부 발표 시에 부결을

선포했습니다. 이것은 정족수의 계산상 착오로서 이것은 취소합니다.

(사람들의 고함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가만히 계세요! 재적 203명의 3분지 2는 135표로서-.

(사람들의 고함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통과됨이 정당함으로서 헌법개정안은 헌법 제98조 4항에 의하여 가결, 통과됨을 선포합니다.

(의사봉 두드리는 소리)

- 야!! 뭐야!! 어?! 들어와!!

- (마이크 음성 소리)동시에 회의록의 정정을 요망합니다.

(사람들의 고함소리)

- 이 천인공노할 놈아!!

-이놈아!!

- 야!!

(사람들의 고함소리)

(음악)

사사오입이론. 203의 3분지 2는 135이니까 소수점 이하를 사사오입해서 135로 할 수 있다는

기상천외의 수학. 그저께 부결을 선포했던 최순주 부의장이 다시 정정선포를 하는 이 어처구니없는 풍경.

그렇게 자유당은 밀고 나갔습니다. 야당 의원들이 펄펄 뛰고 대다수의 국민이 비웃고 있어도

자유당은 눈 하나 까딱 않고 개헌은 통과됐다고 했습니다. 이 역사적인 과오.

이 나라 헌정사에 길이길이 남을 오점을 1954년 자유당이라는 여당에 의해 찍어놨던 것입니다.

당시의 주역인 이재학 씨는 지금 뭐라고 하는가.

(음성 녹음)

(음악)

그러나 이 개헌안 통과를 계기로 야당세력은 뭉쳤습니다.

- 음, 우리는 헌정 수호를 위해서 뭉쳐야 합니다! 자유당의 일당독재를 막아내야 합니다!!

- 예, 옳습니다!!

(사람들의 박수소리)

- 이다음에 우리는 재야세력을 뭉쳐서 하나의 당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수호할라 카면은 야당이 뭉쳐야 하는 깁니다!!

- 옳소!!

(사람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

1954년은 격동의 해. 사건, 사건의 연속이었던 해.

(음악)

(입력일 : 201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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