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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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정계야화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 불온문서 투입사건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불온문서 투입사건
1971.01.25 방송
70년 10월 5일 밤 10시 5분부터 방송을 시작한 ‘정계야화’는 동명의 대담프로그램을 드라마 타이틀로 부활시킨 20분짜리 실록구성물로 6·25이후 한국정치사의 이면에 갇혔던 뒷얘기를 캐내 대단한 청취율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73년 1월 당국의 규제조치에 따라 폐쇄되었으며, 80년 4월에 부활될 때까지 7년 동안을 동면해야 했다.
(음악)

(문 여닫는 소리)

- 들어오셨지?

- 네, 5시쯤 들어오셨어요.

- 그래?

(문 여닫는 소리)

- 음, 신문 왔구나.

(신문 펼치는 소리)

- 아유, 여태 신문도 안 갖다 드렸니.

- 응? 아까 갖다 드렸는데요.

- 그래? 동아일본데...

- 인제 오나?

- 아... 네. 동아일보 보세요.

- 아까 봤는데. 이거 뭐 이리 두둑한고? 연말이니 달력이 껴 왔나?

(신문 펼치는 소리)

- 어?! 이게 뭐야? 어? 대한민국 국회의원 김상돈 귀하.

인민위원회 최고회의? 이게 뭐야, 이게?!

- 네? 인민위원회?

12월 18일 저녁 8시부터 9시 사이 김상돈 의원의 집에 배달된 것 같은 문서가

야당 의원들 집에 일제히 배달됐습니다. 소위 인민위원회 최고회의의 이름으로

보낸 문서. 겉면은 동아일보로 되어 있고 내용은 남북협상을 하자는 문서였습니다.

이른바 불온문서 투입 사건.

(음악)

- (마이크 음성 소리)의사일정에 의해서 국회의원 보수에 관한 법률 중 개정안을

상정하겠습니다. 운영위원장 나와서 설명해주세요.

- 의장, 보고사항이 있습니다!

- 김준연 의원, 말씀하세요.

(발자국 소리)

12월 20일, 월요일의 국회.

- (마이크 음성 소리)본 의원은 동아일보를 계속해서 보고 있는 까닭에 매일 저녁

배달이 됩니다. 그저께 볼일이 있어서 전 대전에 내려갔었습니다. 그날 집사람들은

저녁 때 동아일보를 받아 보았는지 밤 9시쯤에 또 동아일보 한 장이 들어왔더란 것이에요.

그래, 그걸 펼쳐 보니께 인민위원회라고 프린트가 아니라 아주 선명한 인쇄를 했더랍니다.

김준연 의원이 국회에서 문제 삼기 시작했던 불온문서 사건.

(음악)

- 어찌 된 일입니까? 도대체.

- 뭐가?

- 인민위원회 문서 못 받으셨습니까.

- 오, 아, 참. 우리집에도 들어왔더구만.

- 내 집에도 들어왔습디다. 유석 댁에는 안 왔소?

- 음, 글쎄 말이야. 이 녀석들 섭섭하게시리 나만 빼놨더구만 그래.

- 아하하하하하...

- 조금... 심각한 일 아닌가 모르겠소...

- 글쎄... 또 남북협상 운운한 문서라며? 아... 더군다나 그것이 야당 의원들 집에만 배달된 이유가 뭔고?

- 아, 뭐, 심각한 게 아니겠지.

- 아, 아니올시다. 조 박사는 안 받으셨으니 괜찮으시지마는-.

- 아니야, 우리집에도 경찰이 그 이튿날 새벽에 들이닥쳐서 무슨 문서 못 받았느냐 어쩌고

따지는 통에 잠도 못 잤어.

- 제2의 뉴델리 사건이 아닌가 모르죠.

- 장난기가 있긴 있는 것 같더라.

- 아하하하하,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격으로다 나는 가슴이 좀 뜨끔하더구만.

- 음, 야당분열작전 아닙니까. 흑색작전이라는 게 있죠.

- 아, 정보전에 쓰이지. 흑색문서라고.

- 어... 우리 신당 못 만들게 하는 거 아이가?

- 심각하게 되면 따집시다.

(음악)

- (마이크 음성 소리)현 국회의원으로 계시는 모모인사 댁에 소위 호소문이라는

이러한 문서가 투입됐다는 정도로 듣고 있습니다.

국회에 나온 내무장관 백한성의 답변.

- (마이크 음성 소리)여기에 대해서는 기왕에 여러분이 다 아시는 거와 마찬가지로

금년 9월 중에 괴뢰집단에서 소위 방송, 이것은 남북협상을 하자는 방송이었던 것이

사실이올시다. 그런데 그 후에 있어서도 괴뢰집단에서는 계속해서 혹은 해안으로,

혹은 육상으로 그 호소문을 각계 저명인사들에게 보내오는 사실이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우리 선원이 조난을 해서 이북에 끌려갔다가 돌아오는 귀향 편에 그 호소문을

탁송해온 사실도 있어서 현재 그 서류를 우리가 보관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18일에

배달된 그 문서로 말하면 그 투입자가 누구인가 내사 중에 있습니다만 지금 현재로서는

최근 이북의 간첩, 혹은 공작원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까닭에 혹은 이자들의 행상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마는 현재 적극 수사 중에 있으니만큼 불온 간 명백해지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내무부장관에게 질문하겠다는 발언통지가 들어와 있습니다.

김철안 의원, 나와서 말씀해주세요.

(발자국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방금 내무장관님 답변, 잘 들었십니다. 그런데 그 정도의 답변으로서는

서울에 대한 치안대책이 의심스럽습니다. 이렇게 치안대책이 미비하다면, 만약에 적들이

어떤 무기를 가지고 서울에 잠입해서 우리 정부 요인들에게 무력적 행사를 한다고 할 때에

어쩔 작정입니까? 밤 8시, 9시라 카는 늦은 시간도 아닙니다. 그러한 시간에 괴뢰들의 앞잡이가

그런 문서를 가지고 돌아다니면서 국회의원 집에 갖다 넣었고, 그 뒤에야 경찰이 쫓아와서는

그런 것이 왔드냐, 안 왔드냐. 이렇게 물으니. 지 역시 오늘밤 11시쯤 어떤 순경이 와서 저의 수행원을 찾기에 밤늦게

무슨 일이냐, 내일 오라 했더니 부득부득 들어와서 하는 얘기가 그런 문서 받은 일 있느냐?.....
그래서 지는 화가 벌컥 나서 적어도 수도 서울에 그런 일이 어째서 일어나느냐고 소리를 쳐서 보냈십니다.

도대체 우리가 어찌 정부의 치안상태를 믿고 살아갈 수 있겠십니까?

수도 서울에서 간첩단이 어느 정도 활약하기에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치안담당인

경찰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이 불온문서 투입 사건은 생각할수록 이상한 데가 있었습니다.

박재홍 의원의 발언.

- (마이크 음성 소리)이상한 사건입니다. 금번 개헌파동 이후부터 모든 과정에 있어서

그야말로 민심이 지금 사사오입판에 들어가고 말았는데, 여러분 이것은 반드시

별안간에 생긴 사건으로서 어떤 정치적 음모에서 생긴 것이 확실하니까 내무장관께서

좀 정신을 똑똑히 차리셔야 합니다. 나는 내무장관께서 양심이 있다고 하는 것을

존경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 이면에 있어서 이상한 점이 있으면은

솔직히 말씀을 하셔야 합니다! 자유당 의원들 믿고 국회에 나와 보면은 그 늘 우물쭈물 답변하고

끝내고 하는데 남을 여러 번 믿지 마세요! 자유당만 너무 믿다가는 거 내무장관도 사사오입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단단히 정신을 차려서 완전히 범인을 잡아 내놓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음악)

- 도대체 어떤 자들의 소행이오? 내무장관.

- 글쎄, 현재 맹수사중입니다.

- 범인을 못 잡으면 곤란합니다.

- 그렇지 않아도 개헌을 하고 나서 인심이 이 모양인데, 더군다나 난 깡패를 동원했다,

무슨 치사한 짓을 했다, 야당 의원들에게 밤낮 당하고 있는 중인데 이런 불온문서 사건까지

일으키면 어떡하오?

- 아, 내무장관께서 하신 일이야 아니겠죠.

- 정치적으로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것쯤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 기러면 진짜 간첩이 문서를 배달하고 댕겼단 말이오?

- 제가 아는 바로는 경찰이 조작한 일은 아닙니다.

- 기러면 누가 했어?!! 우리 자유당에서 했나?!

- 그런 말씀이 아닙니다. 군관계가 좀... 이상합니다만.

- 군? 근데?

- 아직 확답은 드릴 수가 없습니다. 한 가지 명확한 것은 이 문서가

남쪽에서 인쇄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 기러면 북쪽에서 인쇄해서 가지고 내려와서 배달을 했단 말이오?!

- 배달한 것은 누군지 모르지만 인쇄만은 남쪽에서 하지 않았단 뜻입니다.

- 제발 좀 똑바로들 해 나가세요. 괜히 우리당만 인심을 되지 않소. 더군다나 내 개인이 이게 뭐요?!

아주 치사한 짓만 다하는 놈 같지 않소.

- 의장님께서 이 사건에 관련이 없으시다고 모두 알고 있습니다.

- 인심을 너무 잃고 있어.

- 하필 지금 이런 사건이 난 게 잘못이에요. 개헌파동 여파가 조금 잠잠해 질려고 그러니까

또 이런 사건이 나서 야당 의원들에게 공격 자리를 제공했단 말씀이에요.

- 음, 범인을 꼭 잡으세요. 그래서 모든 것을 석연치 않게 처리하지 말고 똑바로 밝혀야 합니다.

- 알았습니다.

- 거, 어느 철없는 놈이 이런 짓을 했노?

하여간에 제가 책임을 지키고 있으니까 조금만 참아주십쇼.

- 정치 좀 잘합시다. 제발. 음.

- 그리고 백 장관,

- 예.

- 경찰이 오히려 야당 의원들을 이번 통에 괴롭힌 게 잘못입니다.

- 그간 진상을 파악하고 불온문서가 몇 통이나 들어왔나 통계도 내야 하고...

- 통계가 문제 아니에요! 범인을 잡으세요! 범인을!

- 예, 알겠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0.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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