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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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정계야화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 자유당 탈당붐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자유당 탈당붐
1971.01.21 방송
70년 10월 5일 밤 10시 5분부터 방송을 시작한 ‘정계야화’는 동명의 대담프로그램을 드라마 타이틀로 부활시킨 20분짜리 실록구성물로 6·25이후 한국정치사의 이면에 갇혔던 뒷얘기를 캐내 대단한 청취율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73년 1월 당국의 규제조치에 따라 폐쇄되었으며, 80년 4월에 부활될 때까지 7년 동안을 동면해야 했다.
(음악)

- 『일단 부결된 개헌안을 다시 번복한 것은 정신병자 아니고는

할 수 없는 짓입니다. 나는 자유당에서 컸고 자유당 공천으로 당선된 국회의원이지만

이러한 사실을 용납할 수 없어 자유당을 탈당하는 바입니다.』

자유당 탈당 제1호. 전북 완주 을구 출신 의원 손권배.

- 『당내는 당과 조직을 방패로 삼는 몇몇 분자 때문에 전횡을 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고위층의 요구에 무조건 추종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다. 이를 시정키 위하여

여러 번 진언해보았으니 소용이 없고 제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삼남일보 사장을 지낸 40살의 손권배 의원.

(음악)

- 징계라면 우리 그이가 의장직은 물론, 의원직까지 박탈당하게 되는 건가요?

- 아하하하하하, 그렇게까지야 될 리 있습니까? 사모님.

- 징계동의안을 냈다며?

- 아, 그거야 야당 측에서 최후의 발악을 해본 거지요.

- 흥, 자유당 내부에서도 동조자가 아주 많다고 그러더군.

- 아하하하하, 그럴 리가 있습니까.

- 사모님, 그 문제는 염려 마시고 저희들께 맡기십쇼.

- 반란을 일으킨다고 그러더군. 자유당에서도 모두들 탈당한다면서요?

- 음.

- 예, 불평분자 몇몇이 탈당할려고 그러는 건 사실이올시다.

- 몇 명이에요?!

- 한... 20명 정도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 음, 20명이래야 그까지거이 뭐 새발의 피지요. 137명 중에서 20명쯤 떨어져 나간다고

무슨 일 나겄습니까?

- 정치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믿을 수 있어야지, 여기선 이 얘기하고 저기 가선 또 딴소리,

두 분은 탈당 안 하세요?!

- 예에?!

- 아하하하... 거 사모님 아주 농담 잘하십니다. 징계동의요?! 야당에서 괜히 한번

내본 거 아니겄시요? 사모님, 심각한 일이 아닙니다. 피를 믿으시라요. 징계동의 같은 거,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음악)

- (마이크 음성 소리)자기가 하고 싶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헌법도 없고,

국회도 없고, 양심도 없다.

이기붕 의장의 징계동의를 제안한 유진산 의원의 연설.

- (마이크 음성 소리)29일 날, 이 개헌 파동이 생긴 이후에 이상한 동요가, 동화가 나돌아 다니고 있습니다.

너 사사오입을 모르니, 또 외부에서는 자네 수학을 아는가? 알죠. 소학교에서도 배우고 중학교에서도

배우게 하는데 수학을 모를까봐 그래? 아니다, 이 사람아. 저 대한민국 수학 말이야. 이러한 야유!!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이 망신을 당한 이 책임을 누가 져야 합니까?! 자유당 의원 동지 여러분, 이기붕 의원이 아깝고

의장 이기붕 씨의 존재가 크므로 매우 가슴 아픈 일인 줄 압니다. 그러나 이기붕 의원보다도, 자유당 출신

이기붕 민의원 의장보다도! 우리 국가의 위신과 의사당의 체통과 존엄이 더 크고 중요하다는 것은

부인 못할 것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 본 의원 외 40여 명이 비통함과 쓰라림을 참고 제출한 본 징계의 동의에 대해서

용기 있게 찬동해 주실 것을 나는 믿어 마지않는 바입니다.

- (마이크 음성 소리)이기붕 씨로 말하면은 내 30년간의 친구요 그이 개인의 인격도 이 나라를 근심하는

충정에 대해서 내가 의심은 안 합니다. 그런데 이번 개헌안 표결, 그리고 번복선포 과정을 통해서 볼 때에

사람 좋다는 이기붕 씨의 면목이 바뀌어 버렸어요!! 의장으로서의 그런, 그 모의를 통일시키기 위하여!

한편으로는 국무회의에 연락을 하고, 한편으로는 의원부총회를 연 것뿐 아니라 그 이튿날 29일 아침에는

완력으로 번복선포를 시도해가지고 2층 방청석에다가 자유당 간부이며 주먹 쓰는 이정재란 사람과!

그 일파 이삼 명을 집결해갖고 회의록을 수정했습니다. 그래가지고 국민은 국민대로

이 정부에 대한 신뢰감을 더 한층 잊어버리게 되고 국제적으로 이 나라 명예가 떨어지게 되었다, 이 책임을!

이 의장은 면치 못하는 것이에요!!! 대통령의 총회반문 신안으로 거기에 만족해가지고 이와 같은 광경을

빚어낸 책임, 면할 수가 없습니다!!

유진산 의원이나 조병옥 의원의 공격은 가혹했습니다. 이윽고 표결로 들어가-

- (마이크 음성 소리)아... 시방부터 가부표결로 들어가겠습니다. 그런데 이 동의표결에 있어서

여러분이 다른 제의가 없으면 이전과 마찬가지로 거수표결을 했으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고함 소리)

- 어디서 거수표결을 해!

- 의장, 규칙이오!!

- (마이크 음성 소리)아, 양일동 의원, 말씀하세요.

(발자국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지금 의장께서 거수표결을 말씀하시는데 이것은 국회법 53조에 규정이 돼있습니다.

인사문제에 있어서는 무기명투표를 하라고 되어 있어요! 이것은 징계라는 인사 관계 문젭니다.

국회법에 어긋나는 일이에요.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아, 여러분께서 투표방식을 말씀 안 하셨기 때문에 제가 거수표결을 선언했습니다.

아, 그리고 양일동 의원이 말씀하시는 것은 이제 징계위원회 넘어간 뒤에 아마 무기명투표로 될 것 같습니다.

아, 여기에서는 거수표결이 관계가 없을 것으로 보고 또 여러분의 승낙을 얻어서 하는 것입니다.

- (마이크 음성 소리)의장, 그렇게는 안 되는 거예요!! 이 징계회부 자체가 인사 문제예요.

여기서부터 무기명투표를 해야 하는 거예요!

- (사람들의 고함 소리)

- 안 돼, 안 돼!!

- 의장!!

- (마이크 음성 소리)아. 박순석 의원, 말씀하세요.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거수로 이기붕 의장의 징계동의를 표결할려 하는 자유당 측.

- (마이크 음성 소리)국회법대로 해야 됩니다. 국회법에는 엄연히 비밀투표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 이상 더 토론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아아, 알겠습니다. 그러면 비밀투표로 들어가겠습니다. 감표위원을 선정하겠습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음악)

- (마이크 음성 소리)투표수를 보고 드리겠습니다. 총 투표수 174. 가가 66표. 부가 99표. 기권 9표. 부결됐습니다.

(사람들의 함성 소리 및 박수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그러면 이기붕 의장 징계에 대한 동의는 불가하다는 것으로 결정됐습니다.

(음악)

- 내가 아무래도 중도파 같으이. 중재를 하지. 요는 범야당이니께 조봉암 씨고, 장면 씨고 재야세력을 다 넣느냐

아니면 제3세력 파동도 겪고 했으니 죽산 같은 이는 빼느냐 하는 대립 아니오?

- 한마디로 말해서 그렇구만.

- 한마디로 말은 할 수 있다 해도 심각하기는 보통이 아닌 일이에요.

- 그래도 반공은 우리가 끝까지 내세워야지. 야당 하다가 이런 일, 저런 일 우리가 못 겪어봤소?

애초부터 화근을 지울 수는 없는 것이에요.

(문 두드리는 소리)

- 에, 누구야?

(문 여닫는 소리)

- 전홥니다.

- 나?

- 네.

- 누구한테서?

- 이 의장신데요.

- 만송? 없다고 그러지 뭐.

- 꼭 좀 전화를 받아주십사 하고.

- 나, 그 사람... 그럼 나 잠깐.

(발자국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전화 수화기 드는 소리)

- 에.

- (전화 음성 소리)유석.

- 웬일이야?

- (전화 음성 소리)사람이 그럴 수가 있소?

- 나 요새 바빠서 그래.

- (전화 음성 소리)신당을 만들고 있다지? 잘돼가나?

- 덕분에.

- (전화 음성 소리)나 좀 만날 수 없소? 유석.

- 왜, 자유당 탈당하고 신당 가입할려나?

- (전화 음성 소리)나, 섭섭했어.

- 어?

- (전화 음성 소리)내가 깡패를 동원했다니, 내가 언제 깡패를 동원했어?!

- 아, 아까 국회연설 말인가? 이정재라는 자가 그럼 깡패가 아니던가?

- (전화 음성 소리)내가 동원한 것이 아니야. 그래, 국회의사당에서 날 그렇게 망신 주긴가?

진산이 그러는 것도 좋아. 그러나 유석이! 유석이 날!

- 알았어, 알았어.

- (전화 음성 소리)알다니? 난 유석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 알았다니까!

- (전화 음성 소리)유석, 난 괴로워...

- 어, 참내.

- (전화 음성 소리)몸도 이렇고...

- 그래서 날더러 어쩌라는 게야. 이게 개인 인신공격하자는 게 아니라 도대체 나라꼴을 이렇게

만든 것이 한심하다는 뜻이었어. 하여간에 징계동의안 부결됐으니 기쁘겠구만. 앞으로도 계속

의장 자리를 지키면서 잘해봐. 사사오입도 하고, 뭣도 하고.

- (전화 음성 소리)유석.

- 난 바빠.

- (전화 음성 소리)우리 만나서 오해를 풀자구. 정치는 정치고 인간은 인간이야.

- 알았어.

- (전화 음성 소리)유석, 바쁘니 그럼 전화를 끊고.

- 어.

(전화 수화기 세게 내려놓는 소리)

- 나, 참. 왜 어울리지도 않는 감투는 쓰고 그 고민인고. 어린애야, 뭐야. 나라 다 망쳐놓고

뭐? 인간이 어떻고, 정치가 어때?! 에이이이.

(발자국 소리)

(음악)

(입력일 : 201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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