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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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정계야화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 자유당 단독국회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자유당 단독국회
1971.01.18 방송
70년 10월 5일 밤 10시 5분부터 방송을 시작한 ‘정계야화’는 동명의 대담프로그램을 드라마 타이틀로 부활시킨 20분짜리 실록구성물로 6·25이후 한국정치사의 이면에 갇혔던 뒷얘기를 캐내 대단한 청취율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73년 1월 당국의 규제조치에 따라 폐쇄되었으며, 80년 4월에 부활될 때까지 7년 동안을 동면해야 했다.
(음악)

- (마이크 음성 소리)제92차 회의를 개회합니다.

11월 30일. 개헌안 부결 선포가 가결로 바뀌어 선포된 다음 날. 국회는 자유당 의원들만으로

열렸습니다. 야당 측은 곽 부의장실에 출석하고 본 회의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 의장!

- (마이크 음성 소리)박영출 의원, 말씀하세요.

(발자국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음, 어제는 신성한 국회의사당에서 유감스러운 일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

제가 의장에게 주의를 드려서 여기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싶습니다.

자유당 소속으로 국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영출 의원의 말.

- (마이크 음성 소리)어제 의사 진행 중에 정체불명의 청년 하나가 웃통을 벗고 의사당 내에

들어와서 의사 진행에 혼란을 일으켰습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신성한 의사당에 뛰어 들어온 사람이 누군가. 의장께서는 사직에

의뢰해서 그 정체불명의 청년이 누구인가를 찾아서-.

- 이봐!!

- 우물쭈물하지 말어!! 정체불명이 뭐야, 뭘 그걸 가지고!

- (마이크 음성 소리)이 의사당 내에 들어올 수 없는 청년이 들어와서 야유를 했다는 것은

우리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올시다!

- 아! 웃기지들 마시오!

- 거참, 조용히 좀 하시오!

- 왜 깡패들을 불러들였어?!!

김두한 의원은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자유당 소속 의원이로되 그는 거침없이 반발하는 것.

- (마이크 음성 소리)그러니 사직 당국에 의뢰해서 그 청년을 엄중 처단할려고 하는 것입니다.

조사를 시키겠습니다.

- 잘들 해봐! 잘들!! 제기랄!!

- 음, 아니 저저, 저 친구가 돌지 않았어?! 이 총무, 이거이 뭐 주먹 없는 사람은 서러워 살겠어?!

- 대책을 세워야죠. 저 사람도 자포자기한 모양이니까.

- 국회꼴이 이거이 뭡니까?! 이게!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의장.

- (마이크 음성 소리)네, 구흥남 의원 말씀하세요.

(발자국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저는 운동선수가 아니올시다만 과거에 경기장에 나가본 경험이 있습니다.

어떤 경기든 간에 승패를 가릴 때에는 사력을 다해서 싸우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 승패가

가려진 다음에는 승자나 패자나 화목한 기분으로 백지 환원해서 신사적으로 대해 나가는 것이

선수다운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야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해서 곽 부의장실에 모였다고

하는데 의장께서는 야당 의원들에게 한번 권해보시는 게 어떨지 다 같이 국회를 여는 것이

국민들의 소망이 아닐까 해서 말씀 드립니다. 그래서 저는 야당 의원 출석 권유를 동의합니다.

- (마이크 음성 소리)구흥남 의원의 동의에 대해 재청 있으십니까?

- 재청이오!

- (마이크 음성 소리)삼청 있습니까?

- 삼청이오!

- (마이크 음성 소리)그러면 표결에 부치겠습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네, 그러면 제가 잠깐 댕겨 오겠습니다. 그동안 한 10분간 정회를 하겠습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야당 의원들을 출석하도록 권유하라. 그즈음 야당 의원 61명은 곽상훈 부의장실에 모여 있었습니다.

- 우리로서는 저 자유당의 일당 독재를 견제하기가 매우 힘이 듭니다. 우리가 무소속동지회다 순 무소속이다

또는 민국당이다, 분열돼가지고서는 도저히 상대가 몬 됩니다. 뭉치자카는 것입니다. 내 뜻은.

(문 여닫는 소리)

- 저, 잠깐. 이기붕 의장이 오셨습니다.

- 응?

- 아니, 뭣 하러 왔대? 정탐하러 왔나?! 들어오라 그래!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무슨 일인고?

- 어찌 할까예? 우리 회의를 잠시 중단하고 들어오라 칼까요?

- 들어와 보래지.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그럽시다. 들어와 보래요.

- 들어오시라카소.

- 예.

- 들어오십쇼.

- 음.

- 안녕들... 하세요.

- 흥!, 으흥!!

- 어찌 오셨소?

- 해공 선생, 유석 선생.

- 음. 어찌 오셨소?

- 곽 부의장.

- 예, 말씀하소.

- 지금 원의로서 결의가 됐습니다.

- 원의라뇨?! 자유당 당의죠!

- 음, 예. 지금 본 회의에서 결의가 되기를, 여러 야당 의원님들이 지금부터

본 회의에 출석해 주십사 하는-.

- 아, 출석해서 뭘 하게요?!

- 아, 여러분. 저희들은 성의껏-.

- 아, 이 의장.

- 예, 안됐소마는 지금 우리는 회의 중이에요. 현재 회의 중이니까 이 회의가 끝날 때까지는

출석 여부를 결정할 수가 없소이다.

- 아... 그러십니까.

- 이 의장.

- 예...

- 명확하게 듣고 좀 전해주소.

- 예...

- 우리는 심장이 끓어오르고 있습니다. 심장이 끓어오른다 이 말씀이오. 그래 출석을 몬하고 있는 기라.

3분지 2 이상의 동의로서 결정된 회의록을 단 123명이 수정해서 통과 운운하다 카는기 불법이오? 합법이오?

- 음,

- 이 의장. 십만선량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전해주소.

- 예, 잘 알았십니다.

- 뭘 잘 알아? 불법이라는 것을 알았단 말요?!

- 음, 하여간에. 그러면 전. 음.

- 하앗, 저런 팔불출 같은 자들이 있나?! 체, 이거이거이.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음악)

(발자국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좌석 정돈해주세요.

본 회의장에 들어온 이기붕 의장.

- (마이크 음성 소리)지금 야당 측 동지들이 모인 곽 부의장실에 갔었습니다. 회의들을 하고

계시는 중인데 날더러 들어오라고 해서 들어갔습니다. 회의를 급히 중단하고 의장이 왔으니까 대접으로 잠시나마

시간을 빌려주었는데 여러분의 뜻을 전달했더니 잘들 들었다고, 그리고 퇴장하라고 해서

돌아왔습니다.

한나라의 국회와 그 의장. 그것이 아이들의 싸움이거나 화해가 아니라 한 나라의 국회에서

십만선량이라는 어른들이 하는 일들.

(음악0

- 각하, 각하의 뜻을 세계만망에 알리는 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 아하하하하...

사사오입 개헌의 공신, 최순주 부의장. 그는 개헌안 부결을 정정 선포하는 사명을 완수하고

이번엔 유엔총회에 한국대표로 출발하게 됐습니다.

- 아... 최 부의장.

- 각하, 저는 부의장 자리를 내놓았습니다.

- 음, 그래.

- 그러나 각하의 뜻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 이 국가의 민족을 위해 분골쇄신하겠습니다.

- 최 부의장의 애국심은 내가 알아.

- 황송합니다. 각하.

- 이번 유엔에 가서 그 애국 애족하는 마음을 변치 말고 이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일을 잘해봐.

- 아, 네. 각하.

- 음, 내 자네를 신임하는 마음에 변함이 없어.

- 네. 각하. 황송하옵니다.

이승만의 신임이 생겼다면은 그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개헌안을 일단 부결이라고 선포했다가

다음다음 날에는 ‘부결이 잘못된 것이다. 사실은 가결된 것이다??라고 번복 선포하다가

야당 의원들에게 멱살을 잡히고 끌려 내려온 주인공. 그러나 그것이 이승만 각하의 마음을

기쁘게 해줘 각하의 신임을 더욱 받게 된 계기가 됐다니 얼마나 즐거운가.

(음악)

국회에도 최순주는 기분 좋게 들렸습니다.

- (마이크 음성 소리)좀더 일찍 와서 의원 동지들께 인사를 드리려고 했으나 경무대에 들어가서

이제야 나오게 됐습니다. 저는 여러분과 우리 국민, 그리고 대통령 각하의 뜻을 따라 지금

유엔총회에 가고 있습니다. 부족하나마 전 그 뜻을 따라 애국 애족하는 마음으로 일하겠습니다.

제가 없는 사이라도 우리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많이 노력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애국, 애족,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모든 행동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한다는 사람들.

사사오입 개헌도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그리고 유엔총회에 가는 것도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오로지 국가의 민족을 위해서 일해 온 정치인들이 이 나라를 그렇게 끌고 온 것입니다.

(음악)

(입력일 : 201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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