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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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정계야화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 국회 4사5입개헌안 통과 공방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국회 4사5입개헌안 통과 공방
1971.01.16 방송
70년 10월 5일 밤 10시 5분부터 방송을 시작한 ‘정계야화’는 동명의 대담프로그램을 드라마 타이틀로 부활시킨 20분짜리 실록구성물로 6·25이후 한국정치사의 이면에 갇혔던 뒷얘기를 캐내 대단한 청취율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73년 1월 당국의 규제조치에 따라 폐쇄되었으며, 80년 4월에 부활될 때까지 7년 동안을 동면해야 했다.
(음악)

서울 29일발 AP합동.

- 『이승만 대통령은 29일 현 대통령의 중임제를 철폐하는 헌법 개정안이

민의원에 의하여 합법적으로 통과되었다는 정부의 주장을 재확인하였다.

즉, 이 대통령은 AP통신이 제출한 질문서에 대답하면서

‘개헌안 통과되었다는 것이 정부가 신중히 고려한 결과의 견해이다.??

그런데 동 개헌안은 지난 27일 민의원에서 한 표의 차로 부결되었다고 발표되었었다.』

개헌안이 통과되었다는 것이 정부가 신중히 고려한 결과의 견해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외국 통신사의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한 것.

이승만과 자유당 측에서 주장하는 사사오입 이론을 자세히 좀 살펴봅시다.

자유당의 이재학 원내총무의 담화문.

- 『현 재적의원인 203명 중 3분의 2의 정확한 수치는 135.333인데 자연인을 정수 아닌 소수점 이하까지

나눌 수 없으므로 사사오입의 수학적 원리에 의하여 가장 근사치인 135명이 의심할 바 없다.

개헌에 필요한 3분지 2 이상이라는 것은 3분지 2 초과라는 것과는 다른 의미의 법률용어로서

3분지 2를 포함해서 3분지 2의 수와 그보다 많은 수를 지칭하는 것이며 이것을 전술한

수학방법에 의하면 135명의 찬성으로서 개헌안은 가결되는 것이다. 국민학교 교과서를 보더라도

인간의 수를 셈하는 경우, 135.333이라는 불가상의 수가 나오는 것이 아니고 135명이라는 수가 나오는 것이다.

이 결론은 최윤식, 이원철 박사 등 수학계의 최고 권위도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

(음악)

대한민국의 헌법을 기초한 당시 고려대학교 유진오 총장은 헌법학자의 처지에서 논평했습니다.

- 『헌법에 규정된 재적 3분지 2 이상이라는 말은 이번 경우에 있어서 135.333을 최저로 한

그 이상의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개헌 가표라는 135는 3분지 2의 최저선인 135.333에 0.333 부족으로

3분지 2가 못되는 것이다. 법 이론상 0.01이 부족하다 해도 부족은 부족인 것이다.

그리고 독일을 위시한 기타 여러 나라는 이런 경우를 고려해서 기권, 무효표까지 포함한 부표 전체가 3분지 1이

넘느냐 못되느냐를 명백히 하기 위해서 정확한 부표 수에다 이를 가한 숫자, 즉 이번 경우 67. 6666에서 소수점 이하 대신

2를 가산한 68이 전체 203에 3분지 1을 넘느냐 못되느냐로 가부를 결정하는 것을 아무 분쟁도 없이

통례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번 경우 사사오입이란 있을 수 없으며 개헌은 부결된 것이다.

가령 한국의 헌법위원회나 탄핵재판소는 11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에 3분지 2 이상을 8명 이상으로 하고 있는데

만일 자유당 이론을 여기다 적용하면 11의 3분지 2는 7.333이니 7명이 3분지 2 이상이라는 결론이 서는 것이다.

결국 처음 국회 부의장이 선포한 대로 이번 개헌은 부결이다.』

(음악)

하여간에 자유당 측에서는 203의 3분지 2 이상의 수는 135라고 우겨댔습니다. 11월 29일의 국회.

11시 28분에 야당 의원들은 모두 퇴장. 자유당 의원들과 무소속의 강세형 의원만 남은 채 회의는 계속됐습니다.

- (마이크 음성 소리)최 부의장, 말씀하세요.

- (마이크 음성 소리)곽 부의장과 조병옥 의원이 제가 아까 선포한 발언을 취소하라는 말씀에 대해서

대답하겠습니다.

그날의 히어로 최순주는 야당 의원들에게 멱살을 잡히고 넘어지고 했으나 이제는 기운을 되찾았는가.

악이 받친 것인가.

- (마이크 음성 소리)저는 취소 안 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이것이 자연인으로 앉아서 실수를 할 수 있고

과오를 범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내가 그 정족수를 셀 적에 203명에 대해서 3분지 2가 135명인지 136명인지를

확실히 몰랐습니다.

정치 초년생으로 정계에 들어와 국희의 부의장으로 출세한 이 인물은 사사오입 개헌의 책임을

혼자 도맡아 질려는가.

- (마이크 음성 소리)그 후에 밖에 나가보니까 국회의원 아닌 다른 분들이 말씀하기를, 135명이면은

203명의 3분지 2가 되는데 왜 안 되느냐는 말을 듣고 저는 정신이 났습니다. 그 후에

수학의 권위자 혹은 법조계의 권위자에게 물어본 결과, 135명이 된다는 확실한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과오 범한 것, 착오가 있었다는 것을 갖다가 깨닫고 심사숙고한 결과 오늘 아침에 내가

발언을 한 것입니다. 나도 곽 부의장이나 조병옥 씨와 마찬가지로 미력하나마 이 국가, 이 민족을

위해서 이때까지 투쟁해온 사람이고 감옥에서 콩밥도 먹어본 사람이고 정의를 위해서 싸워본 사람입니다.

또한 양심적으로 살아볼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또 살려고 결심한 사람입니다. 제가 사적으로나 공적으로

이때까지 살 적에 제 의식적으로 비양심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말씀 드립니다.

만일 203명의 3분지 2가 135가 아니라 할 것 같으면 내가 그 발언을 안 할 것입니다. 내가 내 목숨을 걸어가지고

내 발언한 것을 취소할 생각이 조금도 없습니다. 이것은 삼척동자나 가감승재를 아는 사람이라든지

수학의 권위자에게 물어보십쇼. 또 다른 나라의 전례를 보십시오. 어떻게 단수를 가지고 사람을 칩니까?

이것은 내 목숨에 신변에 아무리 위험이 있다 하더라도 내놓고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을 내가 말씀 드립니다.

그 다음에 착오난 원인은 여하를 막론하고 내가 사회를 잘못했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생겨서

여러 가지 분란을 일으켰기에 어제 날짜로 제가 의장 이기붕 씨에게 사표를 냈습니다.

널리 제자신의 주의가 불충분했다는 것을 책임을 심심히 느끼므로 여러분에게 사과하는 동시에

여러분의 용서를 빌 뿐입니다.

(사람들의 박수 소리)

목숨까지 걸고 나서겠다는 최순주의 발언. 한 정권과 거기 기생하는 집단의 단말마적인

과오에 대한 책임을 혼자 짊어지겠다는 이 인물의 충성심. 3분지 2 이상이라면은 하여간에 3분지 2 이상의 숫자를

의미할 텐데 3분지 2의 숫자에서 0.333이 모자라는 숫자, 135를 3분지 2 이상이라고 우겨대는

판에서 벌어지는 이상스러운 충성심 경연대회인가.

자유당 단독국회에서는 별의별 얘기들이 다 나왔습니다. 김철주라는 여수 출신 의원.

- (마이크 음성 소리)저는 의사올시다. 이러한 일을 보았어요. 이웃집에서 해산을 허니께

의사 선상님 곧 와주십쇼 하기에 가방을 챙겨가지고 갔더니 그 집 주인이 ‘오실 것 없십네다.

이미 죽었십니다.’ 그래요. ‘죽다니, 아까 오전에 진단을 해보니께 애기가 건강했는디 죽었다는 말이

무엇이오? 어디 좀 봅시다.’ 가봤더니 애기가 죽었다고 해서 보자기에 싸놓았단 말씀이에요.

산파 얘기도 ‘죽었어라우.?? 그런데 떠들어 보니께 이것은 죽은 것이 아니라 소위 가사라고 하는 것입니다.

숨만 쉬지 못하고 맥이 있더라 이 말이에요! 척 두 다리를 치켜들고 궁뎅이를 툭툭 치니께

으엥~~ 하고 살아났단 말이에요.

(사람들의 박수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개헌안도 마찬가지라, 죽은 것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가사 상태에 있었는디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겄소!

(사람들의 웃음소리 및 박수 소리)

(음악)

- 아...

- 음음...

- 가만히 있을 수 없제! 나라의 기강이 무너지고 있는 이때에!

곽상훈 부의장실. 본 회의장에서 퇴장한 야당 의원들은 곽 부의장실에 모였습니다.

- 생명을 걸고라도 투쟁을 해야겠습니다! 우리가 민주주의의 장송곡을 부르고 있을 순 없습니다!

- 호헌투쟁을 해야죠! 저 정신병자 같은 놈들을 가만히 내버려둘 수는 없습니다!

- 여러분들, 우리가 흥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올시다. 우리 60명이 뭉쳐서 호헌을 위하여.

우리의 신성한 헌법 소원을 위하여 어떤 지부를 창설해야 될 때가 왔습니다.

- 예!! 옳습니다! 싸워야 합니다!!

(사람들의 고함 소리)

- 해공, 말씀 좀 해보소.

- 내... 에... 하도 어이가 없고 숨이 막힐 듯 답답해서 얘기가 다 안 나옵니다.

그러나 여러분! 이 나라는, 이 대한민국은 어느 개인의 것도 아니요, 그 개인의 부하 것도 아니올시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일개인의 것이 아니에요!

(사람들의 박수 소리)

사사오입 개헌 파동은 야당연합에 하나의 전기를 만들었습니다. 전화위복인가.

지리멸렬하던 야당대열이 활기를 띄게 되는 것입니다.

(음악)

(입력일 : 201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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