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11월 29일, 월요일 아침. 국회. 정각 10시가 지나도 회의는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 음, 이자들이 어쩔려고 이런답니까?
- 무슨 묘책이 있을라구, 일단 부결을 선포한 개헌안인걸.
- 심상치가 않습니다.
- 아, 의장단 올라옵니다.
- 오...
10시 44분. 부의장 최순주가 비장한 표정으로 의장석에 나타났습니다.
- (마이크 음성 소리)제91차 회의를 개회합니다. 제90차 회의록을 낭독하기 전에
정정할 사항이 있어서 여러분에게 성명합니다.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지난 11월 27일, 제90차 회의 중에 헌법개정안 통과 여부 발표 시에 가에 135표,
부 60표, 기권 7표로 부결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정족수의 계산착오로서
이것을 취소합니다.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가만히 계세요. 재적 203명의 3분지 2는 135표로서-.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통과됨이 정당함으로서 헌법 개정안은 헌법 제98조 제4항에 의하여
가결 통과됨을 선포합니다.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의사자 존중을 소망합니다.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경위, 경위 나와서 잡아.
- 어, 뭐야?! 뭐야!!
- (마이크 음성 소리)최 부의장이 그저께 회의에서 부결이라고 선포한 것을 이제 와서 취소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의장인 나 곽상훈은 그저께 결정된 것이 옳다는 것을 여기서 선포합니다.
(의사봉 두드리는 소리 및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자, 조용히 해주세요. 자, 방청석에선 퇴장해주세요.
방청석 퇴장 명령합니다. 경위들 어디 갔어? 방청석 퇴장시켜! 의사진행을 하겠는데 앉아 주십시오.
- (마이크 음성 소리)조용히 앉아주세요. 회의를 계속하겠습니다.
- (마이크 음성 소리)여러분, 나는 지금-.
- (마이크 음성 소리)가만히 계세요. 곽 부의장. 곽 부의장, 가만히 계세요. 나중에 말씀하실 수 있지 않아요.
앉아들 계세요.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가만히 계세요. 말씀할 기회가 있어요. 회의록을 정정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여러분이 토의하시면 되는 것이에요. 이러니 과히들 흥분하시지 마시고 거기에 대해서 주의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 의장!! 규칙이오. 규칙!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 곽상훈 의원, 말씀하세요.
(사람들의 고함 소리 및 의사봉 두드리는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여러분! 자유당 여러분! 야유를 하는 것은 얼마든지 받겠십니다.
나는 몸이 조그맣지마는 비록 말에는 지지 않는단 말로-.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그러니까는 조용히 하란 말이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여러분, 최 부의장께서 역사적인 헌법 개정에 관한 결정을 취소한다 했소.
이것이 법리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의사 진행으로나 말이 되는 건가. 여기는 정의와 대도를 걸어야 할
의사당 아닌가. 나는 여기서 통곡하고 싶소, 여러분. 흐흐흑... 최 부의장!! 다시 나가서 취소하고
아까 취소한다는 그 말이 불법이라고 다시 인정을 하고 취소를 다시 취소해!!
- (마이크 음성 소리)최 부의장이 하신 일에 대해서는 좀 추궁을 하시더라도 회의록의 정정을 하느냐
안 하느냐를 먼저 결정을 해놓고 추궁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의장!!
- (마이크 음성 소리)예?! 아, 조병옥 의원, 말씀하세요.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의장,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이 순간 우리 국회를 위해서, 이 나라를 위해가지고
침통한 시간입니다. 최 부의장, 당신 잘못했어!! 나이는 적지만은 내 존경하는 친구야.
학식으로나, 관록으로 내 존경하는 친구야. 왜 공연히 자기가 의장이면 회의록 낭독을 하고!
보고사항을 듣고 정정당당히 수정할 일이면 왜 수정하지 못해!! 법을 위해서 수정할 일이 있거든 할 수 있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회의 벽두에 있어가지고 불쑥 취소한다고 선포를 하느냔 말야!! 날치기 국회야, 뭐야!!
- 우, 우,
(사람들의 야유)
- (마이크 음성 소리)뭐야!! 박찬성이는 왜 이래, 어, 정의선은 너 자유당 감찰부장이지! 내가 알아, 느그들 깡패지!!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조용히 해!! 이런 졸렬한 방법으로 해나간다면은 이 나라 민주주의 역사에 일대 치욕을 만드는 게야.
여러분들 말야, 이런 행동으로다 저기 2층 방청석에서 폭도들을 불러다놓고 이런 짓을 하자는 게야?!
그런고로 나는 선언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의사 진행이고 토론이고 안 돼요!!
나는 대의합니다. 우리 야당 의석에 앉아 있는 의원들!! 지금 퇴장하기로 선언합니다!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발언 통지가 있습니다. 조용히들 해주세요.
(사람들의 고함 소리)
- 거 저놈 잡아내!! 저 방청석에 있는 놈 말야!!
(사람들의 야유 및 의사봉 두드리는 소리)
- 국회의사당의 권위라는 게 뭐야?! 깡패들이 소리를 지르고 있어!!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신이 아니고 인간인 이상-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신이 아닌 이상 착오가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먼저 선포된 것이 틀렸다면 또 정정해서 선포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 못할 사실인 것이에요.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203명에 대한 3분지 2는 135라고 하는 숫자예요. 이것은 천진난만한 수학생들에게
물어봐도 다 시인하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래서 원의로서 그저께 선포한 것을 다시 정정해서-.
(사람들의 고함 소리 및 물건 던지는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여러분, 발언 취소를 요구했으니 죄 분명히 말씀해주소!
발언 취소한다고 하면은 회의를 계속할 끼고 취소 못한다카면은 우리는 죄 나가겠습니다!!
발언 취소하라!!
- 여러분, 퇴장합시다!
- 우리 야당은 퇴장합시다!
(사람들의 고함 소리)
(음악)
이 무슨 불상사인가. 비록 7년밖에 안 된 의회의 역사지만 1954년 11월 29일,
의사당에서 일어난 사건은 너무나 졸렬하고 한심한 사건이었습니다.
사회를 맡은 부의장 최순주는 의사 진행을 할 듯 의장석에 올라가자마자
그저께 선포한 개헌안 선포가 잘못되었다고 일방적으로 정정을 선포했습니다.
이른바 날치기식 선포. 이 나라 국회에서 날치기가 시작된 1954년 11월 29일.
방청석에서는 깡패들이 앉아서 야유를 던지고 방청인들을 제압하고 사사오입을 한
135표가 3분지 2선인 것이 진리라 하더라도 이런 방식으로 정정하고 선포해야 하는가.
(음악)
정부와 여당은 무엇 때문에 그리 당황을 했던가.
국회의 표결결과를 통보받지 않은 그 전 날. 공보처장 갈홍기는 다급하게 담화를 발표.
- 『27일 국회에서 개헌안에 대하여 135표의 찬성표가 던져졌다. 물론 반대표 60표는
3분지 1에 훨씬 미달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주의해서 보아야 한다. 민의원의 3분지 2는
정확하게 계산할 때 135.3분지 1인 것이다.』
사사오입의 이론. 국회에서 결정되고 정부에서 통보된 다음에 발표돼야 할 것인데
정부 측에서는 무엇이 그리 급한가. 서둘러서 사사오입 이론을 펴고 있는 것입니다.
정국의 혼란이 초래됩니다. 걷잡을 수 없는 혼란. 그것은 망국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
(음악)
(입력일 : 201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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