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 (마이크 음성 소리)현 대통령에 한해서 중임제를 철폐하자, 이 조항. 사실은 우리가 이런 얘기를
의정단상에서 운운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불미스러운 얘깁니다.
대체토론에 들어가서 나오는 얘기들. 야당 의원들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 (마이크 음성 소리)현 대통령이란 물론 이 대통령을 두고 하는 얘깁니다. 그러니 이 조항을 논하자면
자연히 그분이 정치를 잘했다는 등 못했다는 등 시비가 나오게 됩니다. 그러니 이런 조항이
안 들어 있어야 하는 것인데 이왕 제안되었으니 어떻게 할 도리가 없습니다. 자고로 노불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늙은 사람을 믿지 말라는 것입니다. 심불신, 마음을 믿지 말라. 추불신, 가을을 믿지 말라.
삼불신이 있습니다. 요새 그분께서 120살까지 사신다는 점쟁이 말도 떠돌아 댕기고 있습니다마는
이거 모르는 말씀입니다. 과연 이 어른이 정치가로서 6년 동안 집정하신 결과가 훌륭했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많은 의심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첫째, 그분의 정치력이 너무 강하셨다 이 말씀이에요.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아, 정숙해주세요. 얘기를 듣고 말씀을 해주세요.
- (마이크 음성 소리)난 지금 심각한 얘기를 할 터인데 좀 떠들지 말고 들어주세요.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조용히 해주세요. 아, 여러분. 여러분!
(사람들의 고함 소리)
(음악)
- 음... 각하에 대한 공격을 하다니, 이를 어쩌지?
- 에... 입들만 살아 있는 자들이니 내버려두면 아니 있겄습니까.
- 어떻게 막지? 이 총무... 어떻게 좀 각하에 대한 중상만은 못하도록 할 수 없을까요?
- 아... 해공이나 유석에게 타협을 해보시는 게 어떨지...
- 내가?
- 타협할라고 들겄습니까?
- 그러나 그 방법밖엔 없지.
- 음, 지금 두 분 나와 계신가?
- 예, 의석에 있습니다.
- 그러면 나 좀 보자구. 어, 아니야. 내가 직접 찾아가야지. 음...
(발자국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오늘날 양심적 탐관오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이냐. 박봉으로는 도저히
생활을 유지해 나갈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은 양심에 꺼리낌이 없어 도둑질을 한다 이 말씀이야.
결국 양심적으로 탐관오리가 될 수 있는 세상이라 이거예요. 그래서 오늘날 정부는 너무나 부패했고
그 양에 있어서 너무나 과합니다. 이것은 정실인사를 통해서 너무나 불필요한 많은 사람들을
정부에 넣어가지고-.
- 의장.
- 응? 오, 웬일이시오.
- (마이크 음성 소리)이 사람들이 국민에 대해서 나라에 친화적인 존재가 돼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 유석.
- 쉿.
- 유석.
- 아, 왜 그래.
- 얘기 좀 합시다. 두 분.
- (마이크 음성 소리)그런데 이 개헌안을 통해서 정부의 권력을 더욱 강화하고-
- 왜? 개헌안 철회하게?
- 아니 좀... 두 분 잠깐 좀...
- 행정력을 강화한다. 그래, 아니 그걸 어쩌자는 얘깁니까?
- 무슨 말씀이신고.
- 복도에라도 잠깐...
- 음.
(발자국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정부의 권력을 더 강화한다. 행정력을 강화한다. 아니, 그래. 어쩌자는 겝니까?
- 의장실로 좀-..
- (마이크 음성 소리)현재 정부의 권력은 작아요?!
- 무슨 말씀이시오?
- 아, 예... 다름이 아니라 토론과정에서 자꾸 대통령 각하의 인신공격을 하는데-.
- 인신공격? 아, 누가 인신공격을 했어?!
- 야당 의원들이지. 누구야.
- 거 난 못 들었는데.
- 유석.
- 그러니 우리더러 막아 달라?
- 예, 그렇죠.
- 사람, 그러면 쓰나? 아, 종신집권을 할라면은 욕먹을 각오해야지. 욕 안 먹고 종신집권 할 수 있나!
욕먹기 싫거든 개헌안 철회하면 그뿐이고.
- 아아아.. 유석.
- 아이구, 왜 그래? 이거 무슨 짓이야!
- 국회의원은 민중의 대변자니 이것이 민중의 소리겠거니 하고 들으시오. 이 의장.
- 아... 그러나...
- 말도 안 되는 소리 말아요. 들어갑시다.
(발자국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음...
(발자국 소리)
- 아, 글쎄. 제가 뭐라고 그랬십니까.
- 이렇게 쌀쌀하게... 자기들은 백로처럼 순결한가.
- 참, 거 정말. 지들이 무슨 예수그리스도라고. 음, 부탁하신 거이 잘못이야요.
조런 자들은 그저 목을 콱콱 눌러버려야 돼. 음...
(음악)
- (마이크 음성 소리)대한민국을 창건한 분은 이승만 박사십니다.
자유당의 김성호 의원. 개헌안 토론은 이승만 론으로 발전되고 있습니다.
이성계가 이씨조선을 창건했다 할 때 창건이란 말을 쓰고 있습니다.
- (마이크 음성 소리)대한민국을 창건하신 분은 이승만 박사십니다. 누구나 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팔십 평생을 조국광복에 몸을 바치시고 8.15 해방을 맞아 대 군정, 또 멸공투쟁에 여러 가지
신상곤란을 겪으시면서 대한민국을 수립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렇다고 할 것 같으면
적어도 그이한테 대한 우리 국민으로서의 정치상 예의로서 그이 한 분에 대해서, 그이한테 한해서
중임 또는 3선, 4선, 그이를 받들기를 원한다고 국민 전체가 원하고-.
(음악)
- (마이크 음성 소리)이러저러한 얘기 다 빼고 이제 이만하면 이 대통령께서 고만 하는 것이 좋지 않으냐
정도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결국 다른 것이 아니고 행정가로서 그분이 실패를 많이
했다는 것입니다. 미국 사람들도 여러 가지로 비평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 중 하나를 예로 들 것 같으면
미국에서 제일 큰 뉴욕타임즈라는 신문에 논설이 실렸어요. 서명까지 한 논설입니다.
로버트 알렌이라는 일류평론가예요. 이 대통령에 대해서 아주 솔직한 평을 하고 있는데 인격적인
모욕이 될 만한 그런 비평까지를 하고 있단 말이에요. 고집이 많다는 둥, 너무 고압적이라는 둥
또 권력에 연연, 집착한다든지 자기 경쟁자에 대해서 질투심이 많고 의심이 많다는 둥
나 개인으로 볼 때에도 이 대통령은 대내, 대외적으로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범했다는 것을 단정합니다.
그분이 외교에 귀신이라는 등 칭찬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입니다만 이분의 외교라는 것은
덮어놓고 뱃심만 내밀면 되는 것이다. 떼만 쓰면 미국 사람들도 우릴 따라올 것이다.
이런 정도로 아시는 것 같습니다.
(음악)
- (마이크 음성 소리)신도성 의원께서는 외국에서 이 대통령을 대단히 나쁘게 생각한다,
그 증거로서 뉴욕타임즈 논설을 예 들었는데 신 의원께서는 금년 1954년 정월 뉴욕에 있는
아메리칸 인스튜티드 퍼블릭 오브 오피니언, 즉 미국여론협회에서 발행한 핸드북 알마네,
즉 포켓백과사전이에요. 635페이지나 되는 사전이에요. 이 책을 사가지고 껍데기를
한번 슬쩍 넘겨보십쇼. 뭐라고 썼는가. 세계의 위대한 인물을 적어놓았는데 셋째 번에
적혀 있습니다. 이 온 세계 20억 중 위대한 인물 스무 사람이 기재돼있는데 셋째 번에
우리 대통령이 적혀 있어요.
(음악)
- (마이크 음성 소리)그분이 지금 팔십을 넘으셨는데 우리나라에 여러 가지 법규를
보면은 대법관이라든가 검찰관이라든가 너무 나이가 들면 좀 망령기가 생겨서
심판을 잘못 내릴 우려가 있다고 해서 정년제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은
백오십 세나 이백 세가 되도 정신이 말짱하고 노망도 아니 한다고 하는 이런 이론이 어디서
나오는 것입니까? 그리고 헌정 7년 간 그분이 선정을 하셨으니 이분을 끝까지 모시자!
여기에 일일이 그분의 치적을 들어서 말씀 드리지 않겠습니다마는 몇 개의 사실만
들어볼지라도 6.25동란 때 저는 서울에 있었습니다. 5.30 선거 때 경찰, 헌병에게
뚜드려 맞고 낙선이 돼서 서울에 와서 댕길 때 의정부를 탈환했으니 서울 시민은 꼼짝 말고
안심하고 있거라, 국회는 사수를 결의했으니 안심하거라, 그런데 중앙청에 와봤더니
뻘건 깃발만 꽂혀있고 아무도 없습니다. 9.28 수복이 되더니 어찌 됐습니까? 안심하고
있거라 해놓고 도망가더니 돌아와서는 ‘이놈, 너 부역을 했지.’하고 쓸 만 한 집은 다 뺏고
죽이고 하지 않았습니까? 공비 소탕한다고 해서 거창 사건이 일어났으며 경찰이 총을 들고
국채를 사라, 채권을 사라 해서 그 돈을 가지고 은행부정사건이 일어났으며 국민방위군에서
백만 이상의 청장년을 몰아서 거지 떼 모양으로다 끌어다가 굶겨 죽이고 얼어 죽이고, 때려서 죽이고 한
희생자가 수만이에요! 그 청년들과 부모들은 원수의 방위구나, 생기지나 않았으면 일선에 나가서
총이나 한방 쏴보고 죽을 것을 하면서 죽어간 원혼이 갈 곳이 없어 이 이상한 천공에서 여러분 앞에
하소연하는 이 원한의 소리가 여러분 귀에는 안 들립니까?!! 우리 국민이 첫째 살아야겠어요!
대통령 개인이 살기 전에 국민이 살아야 하는 거예요!!
(음악)
(입력일 : 20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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