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 (마이크 음성 소리)나는 대통령 각하를 뵀을 때 가슴 깊이 우러나오는 말씀으로,

혹은 표현으로 그가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개헌안 토론에서 제안자 측인 자유당 황성수 의원의 답변.

- (마이크 음성 소리)대통령께서는 내가 대통령이 아니라면 국민운동으로 나서서,

국민운동을 일으켜서라도 우리국가는 정말 민주주의 국가인 것을 세워놔야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언제부터 국민투표제를 생각하셨느냐, 제가 외람되나마

추측하건대 그분이 청년시절, 우드로 윌슨에게서 정치학을 배운 프린스턴대학 시절부터

대통령 각하께서는 이러한, 국민에게 기초를 두는 민주주의 정치를 구상하신 거라고 저는 추측합니다.

(음악)

- (마이크 음성 소리)조재천 의원, 질문하세요.

질의 이틀째인 11월 19일.

- (마이크 음성 소리)질의를 하겠는데 그 질의의 순서를 1번부터, 2번, 3번, 이렇게 순서적으로

질의할 예정이니 따라서 답변을 하실 때에도 본 의원이 질문한 순서에 따라서 1에 질문에 대해서 이렇게 답변한다.

2에 질문에 대해선 이렇게 답변한다, 이런 식으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종이 넘기는 소리)

조재천 의원은 대단한 각오를 하고 나온 듯.

- (마이크 음성 소리)첫째 질문은 헌법을 개정할려면 민의원과 참의원, 양원이 각각 3분지 2 이상의

찬성으로 개정을 해야 되는데 지금 참의원을 구성치 아니 하고 헌법을 개정할려 하는 것은

헌법 정신의 위반이 아니냐, 둘째 질문은 국민투표제에 관한 질문이올시다. 이 개헌안에 있기를,

영토의 제약, 또는 주권의 제약 또는 영토의 변경이라는 문구로 표시돼있습니다.

제약이란 말은 축소를 의미하는 것인가. 영토의 경우에는 제약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변경이라는 말을 써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재천 의원은 이런 식의 질문을 무려 39항목이나 들고 나왔습니다. 한 시간 반 동안에

걸쳐 질의했는데 39항목 중에서 13개 항목만 우선 질문하고 나머지는 다음 날로 미루었습니다.

그 중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추려보면은-.

- (마이크 음성 소리)과거에 나폴레옹이 대통령으로부터 황제의 지위에 오르기 위해서

국민투표제라는 것을 이용했습니다. 그때 민의를 조장하고 국민투표를 해서 그 야망을 달성했습니다.

나치스 히틀러가 역시 국민투표에 의해서 독재정권을 합리화했습니다. 국민투표제란 민권을 확장한다는

허울 밑에 실제에 있어서는 민권을 억압하고 백성을 노예화 시키는 도구로 사용됐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유명한 것으로 워프라는 말이 있습니다. 워프라고 하는 것은 더블유, 오, 피올시다.

워프는 무엇을 의미하느냐?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윌 오브 피플, 민중의 의사, 민의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그 워프라는 것을 외국 사람이 평하기를, 워프는 워프지만 그것은 윌 오브 피플이 아니라

윌 오브 폴리스-.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 경찰의 의사라 이것이올시다!

답변에 나선 사람은 와이마루 헌법의 대가라는 장경근 의원.

- (마이크 음성 소리)음... 에 지금 조재천 의원께서 학구적이고 세밀한 항목 별로 질문을 하셨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대단히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본 의원도 타당적 견지에서가 아니라

한 국가, 한 민족을 위한 그러한 초당파적인 견지에서 순리적으로, 성의가 있는 답변을

해드리는 기회를 얻은 것을 저로서는 흔쾌히 생각하는 바입니다. 음, 에, 제일 첫째 문제.

주로 국민투표제에 대한 답변을 장경근 의원 또한 기다랗게 했습니다. 그 중 재미있는 명언.

- (마이크 음성 소리)조 의원께서는 윌 오브 피플이 아니라, 윌 오브 폴리스다, 이런 말씀을 했는데

물론 국민투표제는 기권자가 남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한 남용을 못하도록 막아야 할 것이고

또 남용을 한다면 탄핵이라든지 기타의 구제하는 방법이 있는 것입니다. 에, 우리가 남용의 경우가 있다고

해가지고 무슨 제도를 못 만들어서는 안 되는 거야요. 모든 법률이나, 헌법이나 남용을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음, 옛적에 윌슨 대통령에게 어느 정치가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미국에서

럭비라는 거이 좋기는 하지만 그거이 야만적인 스포츠가 되나서 청년들이 일 년에도 수천 명씩

부상당하고 죽으니 럭비를 미국에서 배제합시다. 음, 기래니까니 윌슨 대통령의 명답이 있었댑니다.

당신은 수천 명의 사상자가 나는 것만 생각하지 수백 명의 청년이 건전해지는 것은 모르느냐!

바로 이것입니다. 좋은 약도 부작용이 있는 법입니다. 그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거야요!

조재천 의원과 같이 남용만 주시한다고 할 것 같으면 자동차는 어떻게 탑니까? 자동차 때문에

사람이 얼마나 치여 죽고 부상당합니까?! 기렇다고 해서 자동차를 폐지하라고 주장하겄습니까?!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음악)

- 국회에서는 지금 뭣들을 하고 있나?

- 예, 질의 답변을 하고 있는 중이올시다.

- 야당에서 예리하고 질문을 해온다지?

- 예, 그러하오나 저희 여당 측에서 논리 정연한 답변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아, 여기 장경근 의원을 비롯해서 이론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 오... 그래.

- 아, 각하께서 가르쳐주신 바대로 답변을 하면 국회가 엄숙해지곤 하옵니다.

- 이... 내가 가르쳐 주다니.

- 아, 아니, 저... 각하께서 개헌안에 대해서, 특히 국민투표제에 관해서 말씀하신 것을 지들은 가끔

깊이 새겨들었던 바 있사옵니다.

- 기렇사옵니다. 각하. 어젠 황성수 의원이 국민투표젠 각하께서 옛날 청년시절부터

구상해오신 것이라는 얘기를 했사옵니다. 그랬더니 의사당에 있는 전 의원이

옷깃을 여미고 숙연해졌사옵니다.

- 오... 그러면은 이제 통과는 문제가 아니로구만.

- 예, 마음껏 질의하라고 내버려뒀다가 표결로 들어가겠사옵니다.

- 자유당 내에 반대는 아직도 있다지?

- 아... 아니올시다. 반대는 없사옵니다.

- 김두한이, 그리고 그 젊은이...

- 아, 김영삼 의원 말씀입니까? 아, 김두한이는 원래가 무식한 사람이고 김영삼이는

아무래도 철이 좀 없습니다. 잘 타일르면 들을 줄 믿습니다.

- 잘해봐...

(음악)

- 아하하하하, 이보라요. 김 의원. 에, 내레 선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야요.

대한민국에서 이 박사를 등지고 어떻게 살아가겠다는 거요?

- 개헌 반대하면 죽이기라도 한단 뜻입니까?

- 아! 그게 무슨 말씀. 이 박사는 우리 국부 아니요? 아버지를 배신하는 아들이 돼서 쓰갔소?! 아하하하.

- 배신해서 안 될 사람이 진짜로 아이십니까?

- 아, 그거이 누군데?

- 국민이죠. 대통령 각하는 한 분이지만 국민은 삼천 만입니다.

- 아... 삼천 만...

- 지는 삼천 만을 배신하지 않기로 작정했십니다. 설득할 단계를 이미 지났으니

장 의원님, 그만 끝내줬으면 고맙겠십니다.

- 아하하하하, 김 의원 성격 온순한 줄 알았더니 보통이 아니로구만. 아하하하하, 좋아, 좋아, 좋아.

그 기백 기백 기백 살려야지. 기러나, 이봐. 젊은 의원님.

- 예?

- 젊을수록 앞길을 조심해야지. 과거는 지나갔으니 미래는 앞에 있는 거야. 미래를 겁낼 줄 알라

이거야요. 김 의원. 응? 하하하하...

- 미래를 겁내니까 이러는 겁니다.

- 아이, 내레 못 당하겄어! 하하하하하, 이 수족을 꽉 묶을까?

- 예?

- 아니야요, 반대를 해도 많이 반대하는 거이 아니고 보석공작 벌리고 댕긴대니 하는 얘기외다.

김 의원 수족 꽉 묶어놓으면 간단하지. 어? 아하하하, 공상해봤어.

- 현실적으로 그리 한다 케도 마찬가집니다.

- 아하하하, 농담이라니까. 아하하하...

- 여, 오신 손님을 가라케서 안됐십니다.

- 아... 그만 가보라...?

- 예, 죄송합니다.

- 야야야... 아이, 난 정말로 못 당하겄는데. 음, 알았수다. 투표하는 날은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

- 개헌안을 처리할 시간이 아직 있습니다.

- 뭣이? 아하하하하하... 알았수다.

(음악)

(입력일 : 2010.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