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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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정계야화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 자유당내 개헌반대 김두한 의원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자유당내 개헌반대 김두한 의원
1971.01.02 방송
70년 10월 5일 밤 10시 5분부터 방송을 시작한 ‘정계야화’는 동명의 대담프로그램을 드라마 타이틀로 부활시킨 20분짜리 실록구성물로 6·25이후 한국정치사의 이면에 갇혔던 뒷얘기를 캐내 대단한 청취율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73년 1월 당국의 규제조치에 따라 폐쇄되었으며, 80년 4월에 부활될 때까지 7년 동안을 동면해야 했다.
(음악)

- 우남은 제정신이 있는 건가? 정신이 나간 건가?

- 아직 멀쩡할걸.

- 멀쩡한 사람이 그래, 자신의 종신집권을 헌법에 보장 받을려고 그래?!

- 이 박사 성질 잘 모르는구만.

- 흠...

- 하와이에 있을 때 무슨 횐가 만드는 데 그 회칙에다가 ‘본회의 회장은 이승만이다

’라는 조항을 넌 사람이에요.

- 아하하하, 아니, 그 회 회칙에다가 그렇게 넣었더란 말이지?

- 어. 아, 그러니 그 회 회장은 이승만이밖에 못해먹는 거예요.

- 아하하하하, 그러면은 우리 헌법에다가도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이승만이다’ 하고 못을 박아 넣고

싶어하겠구만.

- 아, 밑에 있는 놈들이 말만 똑바로 해도 이렇게까지는 안 되는 건데.

- 음...

- 나라가 망할려니까 아첨배들만 득실거린단 말씀이야. 근데,

지난번 이 박사 생신 때 들어갔던 얘기 안 했든가?

- 아, 자세히는 못 들었지.

- 응, 자세히 하지.

(음악)

조병옥이 이승만을 찾아갔던 얘기. 3월 26일이 이승만의 생신. 조병옥도 축하객으로 찾아갔다가

대통령에게 할 얘기가 있으니 시간을 좀 내달라고 비서에게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뜻밖에

그 이틀 뒤인 3월 28일 오후에 시간을 내주었습니다. 그래서 조병옥은 장관을 그만둔 이래

오래간만에 이승만과 단둘이 마주 앉을 기회를 가졌습니다. 1954년도에 이승만과 그 부하들의

면모가 나타나는 좋은 예입니다.

- 대단히 오래간만이로구만, 닥터 조.

- 네, 선생님. 오늘 선생님을 뵈러 온 것은 두 가지 목적 때문입니다.

- 음... 두 가지.

- 첫째는 선생님이 지도하시는 자유당에 관해서 말씀을 드리고-.

- 그리고?

- 둘째는 이, 저, 제가 속해있는 민주국민당에 관해서 말씀을 드리려고 왔습니다.

- 얘기를 해봐.

- 선생님이 귀국하신 이래에 한민당 결성 당시에 있어가지고 저희들은 선생님을 총재로 모시려고

여러번 간청을 드린 바 있습니다.

- 음... 그랬었지.

- 그때 말씀하시기를 ‘정당이라고 하는 것은 사색당파 같은 것이다. 나는 가입하지 않겠다.’

그러시면서 선생님은 거부하셨습니다.

- 음... 그랬었지.

- 그래가지고 저희 한민당과는 길이 갈라져 가지고서 6년을 지내왔습니다. 근데 선생님은

별안간 ‘정당을 해야겠다’ 말씀을 하셨습니다. 조병옥 개인은 물론이요 민주국민당으로서는

만세를 부르고 환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은 민주주의의 생생한 발전은 오로지 수개의 정당이

있어가지고 서로 절차탁마해가지고서 견제해야 되기 때문이올시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정당을 하시는 것을 찬성하고 축복한 것입니다.

- 오... 하하, 그래.

- 그래서 현재 선생님께서는 자유당의 총재로 계시는데 제가 거기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처지는 아니고

민주국민당에 관해서 하소연을 하겠습니다.

- 음...

- 선생님 앞에서 실례될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우리 민주국민당 못해먹겠습니다.

- 왜... 왜 그래?!

- 여당과 야당이 공존한다는 원칙은 선생님도 긍정하시니까 더욱 그런데 정말 야당 못해먹겠습니다.

- 무슨... 이유에서인가?

- 선생님, 사람이라는 것은 자유를 좋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민주국민당에 있는 사람에게는

사찰이 뻗친단 말씀입니다.

- 경찰의 사찰이-.

- 민국당 당원이면은 그 친구를 조사하고 그 사람의 왕래를 조사하고 아, 이러니 누가 민국당 당원이

되겠습니까?!

- 뭐... 그래.

- 제가 대구 여행할 때에, 광주 여행할 때 겪은 일이올시다. 소위 과거에 경무부장을 지냈고

대통령특사로 외국에 두 번이나 갖다오고 내무장관을 지낸 저에게 경찰이 따라다니고

쑥덕거리고 합디다. 저 같은 지위에 있는 사람을 경찰이 졸졸 따라다니고 조사하거늘

저의 지위만 못한 민국당원에게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선생님.

- 그것은 안 돼. 내... 조사를 하지.

- 둘째로 민주국민당에 있는 사람은 사업을 못합니다.

- 왜?

- 재무장관의 특명 때문에 대부를 못 받습니다.

- 그럴 수가 있나?

- 사실이 그렇습니다. 제가 뭣 때문에 없는 사실을 가지고 선생님을 괴롭히겠습니까?

- 그것도 조사를 하지.

- 셋째, 정당의 목적이라는 것은 선거구에 입후보해가지고서 의원을 많이 보내서

의정 단상에서 국책을 논하는 것이 목적인데 오늘 같은 정치 분위기 같애서는 민국당 사람 하나도 안 뽑힙니다.

- 어, 왜 그래?

- 안 뽑힙니다! 내무장관이 도지사를 통해가지고 저 면장까지 통해놓고 설랑 치안국장은 경찰국장을

통해서 지시를 해놓고, 그리고 거기에 청년단원, 소방단원까지 죄다 동원을 해가지고 간섭을 하는 판이올시다.

- 그럴 리가 있나. 내 당장에 세 가지를 다 조사해서 조처를 하지.

(음악)

- 통쾌하게 얘기를 해줬구만 그래, 하하하하.

- 그런데 거 그 결과가 어찌 됐느냐.

- 응.

- 대통령은 총리를 불러서 ‘조병옥이가 이러이러한 얘기를 하는데 어찌 된 일이냐, 엄중히 조사를 해서

보고를 해라.’ 호통을 쳤지. 국무총리는 내무장관에게 그 엄명을 전했고.

- 그래서-.

- 내무장관은 전국 경찰서 사찰계에 명을 해가지고 설랑은 각 지방에 명망 있는 유지

8, 9명씩 불러다가 세 가지 사실을 묻게 했어요. 아... 첫째, 우리 경찰이 민국당을 사찰하는

것을 아시오?

- 음.

- 둘째, 재무부에서 민국당 사람에게 대부를 해주지 말라 하는 것을 아시오?

- 어.

- 셋째, 경찰이 선거 간섭하는 것을 아시오?

- 아하하하하. 그런 설문을 돌렸구먼.

- 그러니 어느 지방, 어느 유지가 안다고 하겠어?

- 내무장관, 꽤가 아주 많군 그래. 하하하하하.

- 그래서 그 내무장관은 그것을 자료라고 만들어서 대통령께 들어갔지. 가서는 ‘읽어보십쇼.

조병옥이가 말하는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 하하하하하하하!!

- 대통령은 또 ‘그래? 거 조병옥이 정직한 사람인 줄 알았더니 실없는 사람이로구만.’

- 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

- 대한민국의 권력구조라는 것이 이렇게 돼있더란 말씀이야.

- 음...

- 대통령이 대꾸 보신탕 얘기를 슬쩍 했더란 말야. 아직도 우리 국민이 개고기를 먹느냐.

농담 삼아 한마디 하는 걸 치안국장이라는 자가 엿들었단 말야. 나와서 담화를 발표했지.

보신탕을 먹지 말라고.

- 하하하하하!

- 아, 치안국장이 개고기 먹는 거 간섭하는 자린가?!

- 하하하하하!

- 이번 개헌만 해도 그래. 이 박사와 그 밑에 놈들이 호흡이 그런 식으로 맞아 들어간단 말씀이야.

- 흠... 우남과 그 부하들이야 재미로다가 그러고 있는지 모르나 우리 불쌍한 국민이야 무슨 죄가 있나.

(음악)

- 내가 종신집권을 한다고 해서 국민들이 들고 일어났다지...

- 예?! 그것이 무슨 말씀이오니까?

- 개헌안에 그러한 조항이 있다면서? 초대대통령에 한해서는 차안에 부재한다. 즉, 나 개인에 한해서만은

중임제를 철폐한다.

- 아, 예. 그것은 온 국민의 소망이옵니다. 각하를 국부로 모시기 위한 전 국민의 간절한 소망이옵니다.

- 기렇사옵니다. 각하.

- 아니, 내가 권력에 연연한 사람 같아 보이는 것은 싫다 이런 말이야.

- 각하, 각하가 아니면 이 나라를 누가 통치하겠사옵니까?

- 기렇사옵니다. 지금 전국 방방곡곡에서는 개헌을 날레 통과시키란 민중의 여론이 들끓어 오르고 있습네다.

벽보, 삐라, 없는 거이 없으요. 국민들은 오로지 각하의 만수무강과 영원한 통치를 소망하고 있습네다.

(음악)

- 아니! 길 가는 사람 붙들고 아무한테나 물어보쇼! 개헌 찬성하나 안 하나.

- 아, 김두한...

- 아, 저는 할 말은 하고 사는 놈입니다!!

- 글쎄, 그 정의감을 좋소만, 지금 당장 이 박사께서 물러나시면 대통령 할 사람이 있소?!

- 예?!

- 그렇지 않으냔 말야. 거 왜 쓸데없이 개헌 반대, 개헌 반대 떠들고 댕기느냔 말이오.

- 아, 아니 그러면 다음 대통령 할 사람이 없어서 개헌을 합니까?!

- 음, 그거야 뻔한 일 아니오?

- 예?! 으, 아하, 수작이야! 할 사람이 없으면 지가 하지요!

- 응? 뭐요?!

- 선생님, 전 무식은 하지만 사리판단 할 줄 압니다. 대통령 할 사람이 왜 없습니까?! 당장에 선생님이 하십쇼!!

개헌 안 하고 선생님이 자유당 후보로 나서면은 제가 밀겠습니다!!

- 그런 농담할 때가 아니오.

- 농담이 아니올시다!! 대통령께 들어가서 좀 똑바로 말씀을 드리세요. 개헌, 종신집권 개헌,

전 국민이 반대합니다. 우리 자유당 몇몇 사람 빼놓고는 다 반대합니다!

- 아, 이봐. 김두한 씨.

- 아이! 지가 답답해 죽겠습니다!!

- 음...

- 이래가지고 나라꼴이 됩니까?! 뭐예요?! 도대체 이게!!

(음악)

(입력일 : 201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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