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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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정계야화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 뉴델리 사건과 조병옥의 관련 내용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뉴델리 사건과 조병옥의 관련 내용
1970.12.28 방송
70년 10월 5일 밤 10시 5분부터 방송을 시작한 ‘정계야화’는 동명의 대담프로그램을 드라마 타이틀로 부활시킨 20분짜리 실록구성물로 6·25이후 한국정치사의 이면에 갇혔던 뒷얘기를 캐내 대단한 청취율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73년 1월 당국의 규제조치에 따라 폐쇄되었으며, 80년 4월에 부활될 때까지 7년 동안을 동면해야 했다.
(음악)

(신문 만지는 소리)

- 음...

-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의장님.

- 나도 읽었어.

- 신문에까지 내고... 이분들 너무하지 않습니까?

- 너무했어. 유석을 불러.

- 예.

(전화 다이얼 돌리는 소리)

국도신문에 난 기사는 신익희를 흥분하게 만들었습니다. 당내 문제로 해결 지으려 했는데

결국은 신문에까지 났다. 뉴델리 회담설은 이제 민국당 내부의 일이 아니라 전

국민에게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 전화 넣었습니다.

- 음. 아, 유석. 읽었어? 이런 법도 있는가! 좋아, 하여간에 모여서 얘기를 해.

- 음...

민국당 간부들의 모임. 이정래의 사랑방.

- 어째서 신문에 났소?! 당내 문제로 해결하자는 사람은 누군데?! 신문에 공개했느냔 말요!

유석, 대답해보시오.

- 신문에 난 경위에 대해서는 나도 전혀 몰라.

- 함상훈 씨.

- 예.

- 대답을 해봐요. 어째서 신문에 공개를 했어요?

- 글쎄요.

- 그런 불성실한 대답이 어디 있소?!

- 함상훈 씨가 잘못인 게라. 당사자인 신 의장의 해명도 안 듣고 신문에 내면 어찌 하노.

- 제가 낸 것이 아닙니다.

- 그라믄 누가 냈노?

- 신문에 내고 안 내고 간에 이 문제를 주동적으로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 당신이 아닌겨?! 해공과는

의논도 없이 무조건 그라믄 어찌 하노!

- 해공은 언제 의논하고 행동하셨소?

- 응? 그게 무슨 소린교, 낭산.

- 서 선생, 경우가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 당을 깨고 조봉암, 장면하고 신당 만들자고 그럴 때

언제 우리당 간부들하고 의논했습니까?

- 여보, 낭산. 설사 내가 그런 짓을 했다고 합시다. 그러나! 이번 신문에 난 일과 그 일은 관계가 없지 않소?!

- 어째서 관계가 없습니까?

- 어허, 그만들 해두소. 참말로 당신들 우리당을 깨부술 참인겨?

- 음...

- 당의 내분을 노출시킬 참이오? 인자 얼마 안 있으면 당 대회도 있는데 이라고 싸움만 하고 있을라요?! 해공.

- 네.

당 고문 서상일이 양쪽의 대립을 중재하고 나섰습니다.

- 해공은 화를 푸시고-.

- 개인적으로 화가 난 것이 문제 아니올시다. 시방 자유당에서는 개헌안 통과를 앞두고 별별 짓을

다하고 있지 않습니까. 야당세력을 깨부수려고 수단 방법을 안 가린다 말씀이에요! 있지도 않은

뉴델리 회담이다 뭐다 그것도 당내에서 간부라는 사람이 이럴 수가 있습니까?

- 그러니까 답답하단 말이오. 이러다가는 자유당에 이용당하는 꼴만 안 되나.

- 아니? 이용은 누가 이용당한다는 말씀입니까?

- 결과적으로 이용당한단 말이오. 함 선생.

- 알겠습니다.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 제가 직접 신문에 기사를 제공한 것은 아니지만

하여간에 이 사건의 주모자는 저로 돼있지 않습니까? 제가 당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저는 민국당을 누구보다도 당 위원장이신 해공에 못지않게 전 우리당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제가 해당 행위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결과가 증명할 줄 믿습니다!

- 그라믄 해공이 뉴델리에서 조소앙이를 만났다는 게 사실이란 말인겨?

- 이제 곧 증명될 줄 믿습니다.

- 아... 현재로서는 함 부의장이 책임을 지는 것으로 일단락을 지읍시다. 당을 깰 수는 없으니까.

해공, 본인도 그럴 의사고 하니 근신하는 정도로 끝을 맺읍시다.

- 좋습니다. 당직을 사퇴하고 평당원으로 돌아가겠습니다.

- 제발 이이상 문제가 확대되지 않도록 합시다. 여러분.

(음악)

주인공 함상훈 씨가 증언합니다.

(음성 녹음)

- 아... 아니, 함상훈이 이 사람 미친 놈 아니가?

- 음...

- 자유당의 앞잡이는 아니가?

- 음...

- 유석, 어찌 된 영문인겨?

- 음... 모르겠습니다. 저두.

- 자유당 돈, 돈 먹은 거 아니가?

- 음음.

회의석상에서 조병옥은 난처해했습니다. 그때까지 함상훈이라면 조병옥의 측근인물.

당사자인 신익희는 그 자리에서 천정 쪽을 바라보고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함상훈이라는 인물에 대한 분노의 말도 일체 없었습니다. 그러니 더욱 난처해진 것은 유석 조병옥.

- 친애하는 전 민국당원 동지 여러분, 우리당에 제3세력이 침투했습니다. 이게 뭐꼬?!

누가 시킨 거꼬? 지금 세상이 발칵 뒤집혔데이. 유석, 인자 수습을 어찌 하노. 하여튼 간에 함상훈이는

유석과 가까운 사람 아이가? 성명서 뿌리면서 의논도 없었는겨?

- 여러분, 사태는 이미 악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우리당으로서는 수습을 위하여 이제부터라도

총력을 기울여야겠습니다.

- 어찌 수습을 하노.

- 우선 명백히 해둘 것은 이 뉴델리 사건이 우리당의 내분에서 야기된 것이 아니다 하는 것을

만천하에 공표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선 함상훈 씨를 우리당으로서 처벌을 해야 합니다.

- 처벌이라카믄...

- 강력히 처벌을 해야 합니다. 우리 당에서 함상훈을 제명처분할 것을 제의하는 바입니다.

- 아...

함상훈의 제명처분은 조병옥이 제의했습니다. 당 간부들은 놀랐습니다. 조병옥은 자신의 결백을

이로서 증명하자는 것인가. 아니면 눈물을 머금고 마석의 머리를 자르듯 함상훈을 희생시킨 것인가.

하여간 함상훈은 민주국민당에서 제명처분을 당했고 그 주인공 함상훈 씨가 16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조병옥의 태도를 원망하듯 얘기합니다.

(음성 녹음)

(음악)

조병옥이 뉴델리 사건에 관계됐다는 사실은 오늘까지 일반에 전혀 안 알려진 사실입니다.

16년이 지난 오늘날 몇몇 당사자들에게 밝혀진 이 진상은 우리를 놀라게 해주기에 충분합니다.

적어도 정계에서 맨 처음 뉴델리 사건, 즉 신익희와 조소앙이 뉴델리에서 만났다고 얘기를

시작한 사람은 조병옥이라는 사실이 이제 나타나, 그리고 공개적인 발설자 함상훈이라는

인물을 당에서 제명처분하는 데 앞장을 섰거나, 적어도 제명처분하는 데 동조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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