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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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정계야화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 뉴델리 사건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뉴델리 사건
1970.12.18 방송
70년 10월 5일 밤 10시 5분부터 방송을 시작한 ‘정계야화’는 동명의 대담프로그램을 드라마 타이틀로 부활시킨 20분짜리 실록구성물로 6·25이후 한국정치사의 이면에 갇혔던 뒷얘기를 캐내 대단한 청취율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73년 1월 당국의 규제조치에 따라 폐쇄되었으며, 80년 4월에 부활될 때까지 7년 동안을 동면해야 했다.
(음악)

뉴델리 사건의 발설자 함상훈은 신익희와 조소앙이 밀회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기라도 했는가.

아니면 적어도 목격자의 얘기를 들었는가. 물론 이것도 저것도 아닙니다.

그러면 함상훈은 어떻게 해서 그 밀회설을 발설하게 되었는가.

지금도 생존해있는 함상훈 씨 자신의 증언을 들어보십시다.

(음성 녹음)

김지웅. 지혜 지자, 수컷 웅자를 쓰는 김지웅.

낭산 김준연 씨의 증언.

(음성 녹음)

역시 김지웅에게서 들었다고 증언합니다.

정치인 이상돈 씨의 증언.

(음성 녹음)

김지웅. 공산권 문제에 밝고 야당인사 근처에 얼씬거리던 인물.

그 정체는 정보원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인물.

(음악)

국회에서 뉴델리 사건이 연일 문제가 되고 있을 때 민국당의 조재천 의원은 법조계, 특히 사상검사 출신답게 내무장관에게 따지고 들었습니다.

- (마이크 음성 소리)함상훈 씨의 성명서를 보면 그는 모씨를 통해서 정보를 들었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중요한 정보를 함상훈 씨는 들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입니다. 중공에 부주석으로 있는 구강이라는 사람과 같이 다니는 김일환이라는 사람과 선이 닿을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것이이 성명서에 의해서 스스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함상훈 씨는 어떻게 해서 보통 사람이 알 수 없는 적색권 내의 사정을 이토록 잘 알고 있으며 중공의 부주석과 같이 다니는 사람과 연락이 닿았느냐 하는 점에서 일말의 의아를 자연히 느끼게 되는 것이올시다. 따라서 이러한 점에 대해서 내무장관께서는 관심이 계시는가 안 계시는가-.

‘함상훈의 정체가 의심스럽다. 혹시 공산당과 줄이 닿아 있는 인물이 아닌가.’

내무장관에게 따지고 든 것입니다. 거기에 대한 내무장관 백한성의 답변.

- (마이크 음성 소리)함상훈 씨에 대해 조사를 했느냐 안 했느냐 이런 질문이 계셨는데 현재 동정을 살피고 있는 중입니다. 이 성명서가 나온 뒤에 즉시 본인을 소환해서 심문할려고 했으나 최근 소재가 불명되어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적극적으로 소재를 탐지하고 있는 중에 있습니다.

그러면 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나서 함상훈은 행방불명이 되었단 말인가.

그 날짜 동아일보 단상단하에는

-『백한성 내무장관은 함상훈 군을 즉시 심문하려 했으나 소재가 불명하여 지금까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을 했는데 함상훈 군의 소재는 바로 2층 방청석.』

뉴델리 사건을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는 현장을 함상훈은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함상훈의 소재가 불명해서 심문 못했다는 내무장관의 답변은 너무 지나친 거짓말이었습니다.

그 다음 날 국회. 조재천은 다시 등단.

- (마이크 음성 소리)내무장관께서는 함상훈 씨의 소재가 불명해서 조사를 못했다고 하셨는데 본 의원이 아는 바에 의하면 이달 24일경에 송필만이라는 민국당 간부올시다. 그 사람이 함상훈 씨를 찾아가서 왜 그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다니느냐고 따졌더니 함씨가 대답하기를, 이후에 선풍이 불 것이다. 아무개 아무개가 구속이 될 것이다. 그런 예언을 했다고 합니다.

25일에는 역시 당 간부인 이석주 씨가 함씨와 잘 아는 사이라 함씨의 자택을 찾아가서 자네가 왜 그런 허무맹랑한 짓을 하고 다니느냐고 얘기를 나누면서 그 집에서 함께 잤다고 합니다.

그날 경찰관이 함상훈 씨 댁에 있었다고 합니다. 또 전화가 오고 가고 하는데 그 전화는 경찰과 오고 가고 하는 것으로 자기는 판단을 했다고 합니다.

어, 29일에는 물론 국회 방청석에 있었다는 신문보도를 장관께서도 보셨을 줄 믿습니다.

그렇다고 하면 이 사람에 대해서 이 중대한, 참 센세이션을 일으켜서 범죄수사상으로 보더라도 중대하고 정치적으로도 중대한 인물이 대로를 활보하고 다니고 있고 자택에서 잠자고 있는데 어째서 한국의 경찰력으로는 찾을 수 없다는 것인지 내무장관께서는 답변을 해주쇼.

그 질문에 대한 내무장관의 답변.

- (마이크 음성 소리)신문 지상에 성명이 발표된 뒤에 함상훈 씨의 소재가 불분명해서 아직 조사를 못했다고 이렇게 말씀 드렸는데 아마 이것은 함 선생께서 경찰을 자꾸 피해 다니는 까닭에 아마 그렇게 된 것 같은데-.

(사람들의 고함 소리)

- (마이크 음성 소리)사실대롭니다. 함 선생께서 국회 방청석에 나오신 것도 어떻게 잘 피해서 나왔는지 그 자세한 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내무장관은 여유 만만했습니다.

(음악)

우리나라 국회에 나와서 하는 장관들의 답변 내용은 늘 불성실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관료들의 국회 경시 현상 때문인지, 하여간에 이상한 전통이 서 있어서 의회를 통한 추궁이 항상 용두사미가 되곤 합니다. 그것은 하여간, 뉴델리 사건에서의 백한성 내무장관이 답변한 내용을 살펴봅시다.

먼저 오경심이라는 여자 문제. 함상훈의 성명서에 의하면은 북괴에 가 있는 조소앙의 밀사로 오경심이라는 여자가 신익희와 접촉하다가 체포되어 유치장에서 자살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거기 대해 내무장관은 해명하기를,

- (마이크 음성 소리)그 성명서에 발표된 것은 3월에 검거됐다고 했는데 서울시경 사찰과에서는 2월에 검거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오경심이라고 나왔지마는 그것은 잘못 된 것이고 이름은 오경은, 나이는 서른여섯 살. 이 여자를 종로서에 구속해가지고 취조하는 도중에 그달 7일, 자기가 스스로 월경대를 가지고 목을 매고 자살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오경은에 대한 범죄의 개요는 6.25동란 시에 북괴의 침공에 호응해가지고 소위 정치보위부의 공작원으로 활약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괴뢰군이 패주하는 당시에 모모 정치인에 대한 포섭공작을 하라는 지령을 받아가지고 서울에 남아서 암약했다는 사실을 우리가 파악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포섭공작의 대상자는 과연 어떤 사람을 말하는가.

이것은 지금 수사진에서 계속해서 엄비에 붙이고 내사 중에 있는 까닭에 이것은 수사기밀 보존상 여기서 자세한 말씀을 할 수가 없습니다.

체포되어 취조를 받는 중에 자살을 했다는 오경심. 또는 오경은이라는 여자.

정계요인 포섭 임무를 가지고 있었으나 그 포섭대상자가 누구누구였는지는 밝힐 수 없다.

함상훈의 성명서보다도 더 내용이 허술한 답변입니다.

(음악)

- 난 시켜서 했다면 멍텅구리요. 자기 스스로 했다면 소인이지.

- 오경심이라는 여자는 어찌된 거예요?

- 하하하하하하, 투기를 보이는구만. 마누라가. 하하하하.

- 질투가 아니에요. 함상훈 일파가 만든 각본이 너무 치사해서 그래요.

여자관계로 다 몰아서 영감을 곤경에 빠트릴려는 일 아닙니까?

- 아, 내가 여자는 좋아하지.

- 그래서 오경심이는 자주 만나셨구려.

- 오경심인가 오경은인가 그 이름은 예쁘구만.

- 그럼 안 만나셨다는 말씀이죠?

- 알아야 만나두 만나지. 하여간에 웃어넘기는 수밖에 없어. 하하하. 웃어요. 웃어 넘겨요! 하하하하하하하!

(음악)

(입력일 : 201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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