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신문 펼치는 소리)
- 으응?
- 왜 그래? 개헌 통과 됐어?
-이, 이런!
- 신문에 뭐 났어?
(신문 펼치는 소리)
- 이거 봐!
- 어?!
1954년 가을은 확실히 드라마틱한 계절.
- 아니, 신익희 의장이 조소앙을 만났어? 뉴델리에서.
- 조소앙은 지금 이북에 있잖아. 그럼 신 의장이 이북에 있는 사람을?
10월 20일자 국도신문. 고민하는 민국당. 한국통일 방안 위용. 주류 혁신파 대립 극미묘 등의 대문짝 같은 제목. 혁신파로 알려진 신익희가 북괴 사회 안전성 계통의 남북협상 총선거 추진 위원장인 조소앙과 만났다는 것. 영국 에리자벳 여왕의 대관식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길에 신익희가 뉴델리에 들려서 밀담을 나누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계속 조소앙의 밀사와 연락을 취하는 흔적이 있다.
그 가을, 이승만의 종신집권을 위한 개헌안이 나타나 이 나라 정국을 들끓게 만들어 놓고 있을 때.
당시 유일한 야당인 민주국민당은 그 개헌 반대를 성명하였고-.
- 『(마이크 음성 소리) 헌법 98조에 개헌은 양원 각각 3분지 2이상의 찬성을 받도록 돼있으니 개헌은 부당할 뿐만 아니라 국민투표제는 관제의 민의의 조작이 우려되고 총리제 철폐는 책임정치제를 더욱 말살하는 것이며 초대대통령 무제한 중임제를 국민평등을 역행하여 일종의 특권을 설정하는 것이므로 이를 반대한다.』
이런 민국당의 성명서가 나오기 전에도 국민 대다수는 개헌을 반대하고 있었습니다.
9월 6일, 이 개헌안은 국회의원 136명이 서명날인해서 국회에 정식 제안.
8일 저녁 7시, 이승만은 이 헌법 개정안을 공고했습니다.
공고기일 30일이 지나며는 상정해서 표결을 할 수 있습니다.
- 『전 민중은 국회에 대하여 개헌하는 문제에 많은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 그러니 보통사람들이 믿고 희망하는 것은 정부에서 주장하는 개헌을 충분히 해결시켜서 국가가 위험한 이 시기에 국가에 중요한 대다수 의원들 결심으로 개헌 문제가 공정하게 민의를 따라서 결정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승만은 민중의 뜻이 개헌을 찬성하고 있으니 국회의원들은 알아서 하라는 식의 담화문을 계속 발표. 이 대통령의 충복인 이기붕과 그 막료들은 그 뜻을 따라 개헌안 통과를 추진해 나갔습니다.
- 의원들이 돈을 요구해요?
- 그런 거 같습니다.
- 내 집이래도 팔아서 돈을 써요. 아, 이... 이렇게도 모두들 날 괴롭히니.
이기붕은 그 허약한 심신을 가지고 개헌, 개헌의 길만을 생각했고 제국대학 출신이요 고등문관시험 합격자인 내로라하는 수재들이 그 밑에 모여서 갖가지 궁리.
- 야당의원들은 격파해야 합네다. 우리 자유당 표만 가지고는 안 되갔시오.
- 우리 표가 136푠데.
- 김두한이만 빼도 벌써 1표 모자랍니다. 근데 김두한이뿐이 아니야요. 비밀투표하면 배반할 의원들이 많아요.
- 윤재욱인가 야당의원은 우리에게 가담했다며?
- 아, 예. 그 사람이야 약점이 있으네까니.
- 그럼 약점을 찌르면 되겠구만.
- 되지요. 그러나-.
- 그러나 뭐야?
- 윤재욱이 같은 약점.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 기러면 아... 피곤해. 이러다가 내 몸이...
(음악)
이기붕과 그 일행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고 돈을 뿌려도 개헌안 표결에서 통과될 자신은 없었습니다.
- 만일 대통령 취임 선사 때 국헌을 준수하고,
틀림없이 국헌을 준수하겠다고 선서까지 했어! 근데
그 헌법을 대통령이 짓밟는 법이 어딨어? 난 못 찍어!
내 입으로 개헌 통과 반대야!
김두한 의원 같은 사람은 자유당 내에서도 공공연히 개헌을 반대하고 일어선 사람이지만 그런 용기는 없어도 반대의 뜻을 가진 사람은 국회 자유당 의원들 중에서도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물론 신익희, 조병옥 등 야당의원들의 개헌안 반대는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당시 민국당은 겨우 15석의 의석만 확보하고 있어서 그 힘이 허약했으나 무소속의원들을 포섭해서 개헌반대운동을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미장그릴에서의 세 번째에 걸친 회합도 그것이었습니다.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 어, 우리가 뭉치지 않으면은 개헌안은 통과됩니다.
역사에 큰 오점을 찍게 되는 진실로 중차대한 계기올습니다.
- 아... 내 생각에는 자유당 의원들 중에서도 반대표 찍은 사람 반도 넘을 거예요.
우리 야당이 뭉쳐서 반대를 표명하는 것이 그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길입니다.
우리 민국당에 들어오시라 이런 뜻이 아니에요. 민국당이 반대를 하니까 협조해 주십사 하는 것도 아니에요. 이것은 당리당약을 초월해서 추진할 일이라 하는 것을 내 새삼 강조를 합니다!
- 가을이 오면은 조수가 타를 받듯이 우리 야당도 구각을 탈피하고 일치단결해야 합니다.
- 창낭도 개헌 반대야?
- 무슨 소리야?
- 창낭 만세! 박수! 박수! 아하하하하하하!
(박수 소리)
야당의 결속도 이루어져가고 있었습니다. 개헌안 반대에는 의견일 일치되고 있었습니다.
(음악)
이런 상황. 야당 의원들이 결속되어가는 상황. 이 결속이 두려운 자는 물론 개헌추진세력. 국도신문은 여당계의 신문이었습니다. 10월 20일. 신익희, 조서항의 뉴델리회담설을 퍼트리기 전부터 야당 분열 작전에 매우 적극적이었던 신문입니다. 그 며칠간에도-.
- 『격하되는 민국당의 내분, 지난 10일 민국당 최고 지도 인물 10여 명. 시내 모처에서 회합한 자리에서 신익희, 조병옥 양 씨는 대 공산주의 정책에 관한 견해 차이로 반당분자니 매국노니 하는 욕설을 퍼부으며 일대 언쟁이 벌어졌다.』
민국당의 신익희, 조병옥이 욕설을 하면서 싸웠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10월 20일.
- 『민국당 내 혁신파로 알려진 전 국회의장 신익희 씨는 북괴의 사회안정성 계통 남북협상 총선거 추진 위원장 조소앙과 인도 뉴델리에서 비밀회담을 했으며 귀국 후에도 조소앙의 밀사와 계속 연락을 취한 흔적이 있다고 전해진다.』
신익희와 조소앙의 비밀회담. 세상 사람들이 깜짝 놀라기에 충분한 기사가 난 것입니다.
신익희와 조소앙의 회담.
(음악)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그 며칠 뒤, 길거리에는 삐라와 벽보가 나돌았습니다.
- 『(마이크 음성 소리) 전 민국당원 동지에게 고함. 함상훈.』
함상훈. 당시 민국당 전체 의원의 부위원장이며 중앙상무의원.
민국당의 주류계 간부로 알려진 정치인 함상훈의 이름으로 뿌려진 성명서.
-『(마이크 음성 소리) 친애하는 전 민국당 동지 여러분. 본당은 창당 이후 원세훈, 김약수 등의 탈당사건이 있었고 노일환, 김옥주 등의 국회 프락치 사건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도 더 중대한 사건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제3세력의 본당 침투입니다.』
(음악)
제3세력의 민국당 침투. 신익희를 제3세력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성명서가 다른 사람 아닌 민국당 간부의 이름으로 공표된 것입니다.
(음악)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 도대체 이, 어찌된 일이야. 이게?
- 거짓말이야. 이건 모략이라구.
- 그렇겠지. 자유당 놈들이 만들어낸 짓일 거야.
그러면 이런 성명서가 나오게 된 과정이 어떤가.
내일 이 시간부터 우리는 뉴델리사건의 내막을 파헤쳐 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내막. 당시 관계되었던 여러 증인들의 녹음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 파동의 하수인이었던 함상훈 씨의 목소리도 여러분은 들으시게 됩니다.
정치세계의 복잡한 면모를 이 뉴델리사건을 통해서 우리는 엿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 내일 이 시간에.
(음악)
(입력일 : 2010.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