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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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정계야화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 종신집권 개헌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종신집권 개헌
1970.12.12 방송
70년 10월 5일 밤 10시 5분부터 방송을 시작한 ‘정계야화’는 동명의 대담프로그램을 드라마 타이틀로 부활시킨 20분짜리 실록구성물로 6·25이후 한국정치사의 이면에 갇혔던 뒷얘기를 캐내 대단한 청취율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73년 1월 당국의 규제조치에 따라 폐쇄되었으며, 80년 4월에 부활될 때까지 7년 동안을 동면해야 했다.
(음악)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 (마이크 음성소리) 김상돈 의원, 발언 요청이 있었는데 무신 말씀인지 나와서 말씀하세요.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 (마이크 음성소리) 아, 아아, 음, 아.

- 아, 뭐해! 빨리해! 빨리해! 빨리하라구!

- (마이크 음성소리) 만장하신 의원 제시에게 양해를 구하고 싶은 것은 현안 실정에 비추어서 이러한 말을 안 하고 싶고 말을 할려고 하니 눈물이 샘솟을 듯한 감회가 일어나고---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 (마이크 음성소리) 아, 우리 웃어가면서 얘기합시다. 재무장관께서는 우리 국회의원들을 무한히 동정하셔서 채권자들에게 시달리는 국회의원 위신을 봐주셔서 만사를 제쳐놓고 무조건 오십만 환씩 빌려주신다는 그 점에 대해서는 의원의 일원으로서 충심, 또 충심 그 재무장관에게 감사에 마지않는 바이올시다.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9월 10일의 국회. 국회의원들에 대한 오십만 환 대부 문제는 드디어 의정단상에서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야당의 김상돈 의원으로부터.

- (마이크 음성소리) 김상돈이 개인이 통탄하는 것이 아니라 이목구비가 달린 사람들은 이래서야 살 수가 있나! 대한민국에서는 권세가 있거나 벼슬을 하거나 하다못해 국회의원이라도 해야 살지 평민으로는 살 수가 없다는 소리가 이구동성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은 잘 아실 줄 믿습니다.

국회의장, 부의장이 보증을 서고 재위를 담보로 해서 오십만 환씩 융자받았다는 신문보도를 읽을 때 나도 국회의원의 한 사람인즉, 차마 도둑질은 못해서 그 돈 받아쓴 국회의원들이 있었으리라 생각하고 눈물을 흘린 바 있습니다. 이 신문기사가 오보이기를 바라마지 않으며 만일에 참이라고 하면은 정 부의장, 사무총장을 책임을 지고서--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마이크 음성소리) 아니, 무엇이 어쩌고 어째?!

- (마이크 음성소리) 가만히 좀 있어! 가만히!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마이크 음성소리) 나는 이 정도에서 그치거니와 사회하시는 곽 부의장은 이 점에 대해서 현명한 답변과 아울러 이제라도 늦지 않으니 근본적인 면에서 시정해주는 용단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 (마이크 음성소리) 국회의 행사라는 것은 적어도 국회의 결의가 아니면은 국회의 행사라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김상돈 의원의 질문에 대해 본인은 답변할 의무가 없는 것입니다. 즉, 오십만 환 대부에 관해서는 본 회의의 결의가 없었다는 것을 여러분은 잘 아십니다. 물론 나도 이목구비가 있어서 신문지상을 통해 잘 듣고 있습니다.

국회 부의장인 곽상훈도 내용을 모르는 눈치. 개헌안 상정을 앞두고 자유당 의원들에게 무마조로 나간 돈이라 야당 부의장이 알 수가 있겠는가. 신문에는 전 국회의원이 다 오십만 환씩 받아가게 되어 있고 또 실제로 받아간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신익희 의원이 나섰습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마이크 음성소리) 여보시오. 십만선량이라고 해서 유권자, 우리 국민들이 우리를 국회에 보낼 적에 이런 짓을 해서 혼란을 일으키라고 했습니까? 침통한 일이올시다. 기이 이런 형편이니 어떻게 해야 되느냐. 곽 부의장께서 명백히 얘기를 했어요. 국회에서 결의된 것이 아니다.

그러니만치 국회 전체의 이름을 쓰지 말라는 것이에요. 왜 국회의원 전체가 오십만 환을 융자 받았다고 발표를 하게 하느냐 그 말이에요. 발표할 때는 국회의원 모씨 모씨라고 발표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보아하니 아무 아무가 돈을 썼다는 것을 절대 비밀로 한다. 비밀로 해야 할 필요가 무엇이오! 무엇을 꺼려서 무슨 이유로 절대 비밀로 하느냔 말야! 그러므로 개인이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이올시다.

(음악)

- 선생님, 야당에선 구경만 하고 계시겠습니까?

- 아, 그럼 어떡하나?

- 아이, 아이 답답해! 이러다간 개헌 통과됩니다. 이거!

- 김두한 의원이 있는데 어찌 통과가 되겠나. 자유당이 백서른여섯 석이지?

- 예, 저까지 쳐서 그렇습니다.

- 김 의원은 반대지?

- 물론입니다! 지금 당 내에서 동지들을 규합하고 있습니다.

- 아... 당 내 얘긴 필요 없고 하여간에 백서른다섯 표로구만. 어, 그러면 3분지 2에서 한 표가 모자르지 않나.

- 거, 윤재욱이란 사람 누굽니까.

- 같은 의원 아닌가?

- 어떻게 생긴 놈인지요? 야당의원으로는 그 놈 하나가 찬성도장을 찍었답니다.

- 음... 그러면은 다시 3분지 2가 됐구만.

- 농담하실 때가 아닙니다. 진짜 통과됩니다. 이거.

- 김 의원.

- 예.

- 야당이 가만히 있다고 그러지만 가만히 있는 게 아니야. 김 의원이 신념으로 개헌을 반대한다면 당 내에서 동지자를 얻는 게--

- 전 이 박사한테 가서 까놓고 말씀 드렸습니다.

- 여당 안에도 이번 개헌안이 부당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 몇 명 빼놓곤 다 반대죠, 뭐.

- 음, 지금 역사적인 순간이라는 것을 알아야 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봉착했어.

- 그렇습니다! 저도 대통령 뵙고 역사적으로 말씀 드렸습니다.

(음악)

자유당 내에서도 종신집권개헌이 부당하다는 것을 느끼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먼저 김두한 의원의 이승만 대통령 회견담을 들어봅시다.

(음성녹음)

(음악)

- 무지막지한 놈, 당장 이런 놈을 혼을 내줘야지.

- 음. 놔두시라요.

- 왜? 김두한, 그놈이 뭐야? 뭐가 무서워?

- 이런 범죄는 문제 아닙니다. 개헌통과가 당면과제올습니다.

- 기러네.

- 의장 각하. 음, 이거 보시라요.

- 음... 뭔데?

(종이 만지작거리는 소리)

- 반란예정자... 최종명단, 새로 또 작성했소?

- 예. 이 상태론 도저히 통과가 어렵겠쇼.

- 그러면--

- 자유당 의원들 가지고는 안 됩네다. 야당 의원들을 포섭해야디요.

- 야당 의원들을...

- 거, 무소속이란 치떨리지 않습니까.

- 기러면... 임흥순 의원.

- 그렇디요. 어, 이번 개헌안 통과는 임흥순 의원을 잡느냐 못 잡느냐, 임흥순이가 협조하느냐 안 하느냐가 키포인트올습니다. 절대 비밀리에 움직이셔야 합니다. 양동작전을 쓰는 기야요. 자유당 소속 의원들한테 신경 쓰는 척하면서 내용적으로는 야당 의원 격파하는 거디요.

- 알았어.

- 그러니까니--

- 아, 입이 아플 테니 그만...

- 아, 안 아파요. 이까짓 입술 터진 거, 이빨 빠진 거 전 괜찮아요. 목숨을 걸고 내래 개헌안을 통과시킬 기야요. 개헌은 곧 제 목숨이올시다.

(음악)

(입력일 : 201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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