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6월 23일 각 상임위원 분과 위원장 선거.
- 그러면 이제부터 호명에 의해서 투표에 들어가겠습니다.
곽상훈 부의장의 사회. 선거 결과는 자유당이 전 위원장을 독점. 모두가 압도적인 표수로 전원 위원장 정문호,
법제사법 위원장 윤만섭, 내무 위원장 조경규, 외무 위원장 황성수 등 자유당 일색으로 뽑았습니다. 2/3를 초과한 자유당의 숫자. 숫자의 위력은 과시된 것입니다.
[6월 28일 국무원 신임 결의에 대한 표결이 있기로 된 날. 세번째로 연기되어 맞이한 날.]
- 다음은, 보고 사항으로 들어가서 지금은 보고가 있겠습니다.
- 대통령께서 국무총리 임명에 대한 승인요청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요청서가 왔습니다. 단기 4287년 6월 27일.
대통령 이승만. 민의원 의장 이기붕 귀하. 국무총리 임명에 대한 승인요청의 건. 국무위원 변영태를 국무총리로 임명코자 헌법 제 69조의 규정에 의해서 승인을 요청합니다.
[백두진 총리의 사표는 수리되고, 이제 변영태를 총리로 임명해서 국회의 승인을 받자.]
(사람들의 소란스런소리)
- 이 영감, 또 한번 술수를 부리는 구만.
- 한번 떠들어 댈까요?
- 글쎄.
- 26일자로 국무위원 전원이 사표를 내답니다.
- 나도 신문을 보고 알았지.
- 헤헤헤. 불신임 당할까 겁들은 되게 나는 모양이죠.
- 국회의 신임투표를 기피해보자 하는 수작이지. 이 박사고 자유당이고, 도대체 하는 짓들이 되먹지 않았어. 연기 시켜놓고는 사표제출이라. 어차피 맞을 매라면 빨리 맞아야지.
[자유당이 하는 일은 확실히 이상했습니다. 국무원 신임 표결은 헌법에 의해서 개원 초에 해야 하는 것. 그런데 20일이 넘도록 연기에 연기를 거듭해서 이제는 또 온통 사표를 낸 것. 그러나 내용을 알고 보면은 자유당은 그 나름대로 고민을 안고 있었습니다. 즉 완전 결석이 되어 인해전술을 쓴다고 공격받는 자유당 의원들이지만은 그들은 정부에 대해 야당이 갖는 비슷한 불만들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즉, 우선 이재학씨의 증언을 듣겠습니다.]
(음성 녹음)
(음악)
- 의사 일정에 따라서 국무원 승인에 관한 건이 나왔습니다. 이것은 전 국민이 주시하는 바가 되어서, 이 문제를 가지고 우리 원내에서 누차에 걸쳐서 많은 의논이 있었고, 전번 22일에 오는 28일, 즉 오늘 표결하기로 결정이 된것이옳시다. 그런데 지난 26일자로 우리가 문제로 삼았던 국무위원 전체가 사표를 이미 제출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와서는 우리가 이미 심의할 신임 결의의 대상이 없게 된 사정이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된 처지에 이를 어떻게 하면 좋을련지 이 안 제안자이신 이인 의원께서 나와서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인 의원은 이미 흥미마저 없다는 듯 등단해서.]
- 벌써 국무위원이 총 사직 했다면 법률상 해석 문제로 볼거 같으면 다른 법률안이라던지 결의안과 달라서 이것은 발의안 자체가 소기의 목적을 달했고 그런 까닭에 다시 논의할 필요도 없고, 효력자체가 벌써 소멸되고 말았다는 이런 해석이 됩니다. 그래서 총 사직으로 말미암아 자연 소멸되었다는 것을 간단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상입니다.
(발소리)
- 의장. 의장.
(사람들의 소리지름)
[애초에 제안자인 이인 의원은 철회할 뜻을 표시를 한 것입니다. 내각 국무위원 전원이 사표를 냈으니, 사실 신임투표를 할 대상이 없어진 것. 그리고 더욱이 이상한 것은 전원이 사표를 제출한 마당에서 국무총리는 또 변영태로 임명해서 승인을 요청한 것입니다. 변영태가 국무총리가 되면은 내각을 다시 구성하겠다는 뜻인가.
그러나 실제로 국무총리라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부산에서의 저 악명높은 발췌 개헌안의 결과 였습니다. 내각 책임제의 개헌안을 깔아뭉개고 대통령의 권한은 막중한데, 국무총리나 사실 있으나 마나한 존재인 것입니다. 국무원의 신임 결의 제도도 따지고 보면은 당시 헌법의 결함이었습니다. 실제적으로 대통령 중심제인 헌법에서 국무원 신임 제도를 둔 것은 앞뒤가 안 맞는것. 하여간에 28일의 국회에서도 국무원 신임 투표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국무총리 변영태의 임명에 대한 승인 투표가 있었습니다. 그 결과.]
- 투표한 결과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투표 총 수가 190표. 가 에 157표, 부 에 17표. 기권이 8, 무표가 8 입니다.
따라서 변영태 씨 국무총리 임명 건은 승인했습니다.
(의사봉 치는 소리)
[157표의 찬성표, 그것은 국무총리 인준 기록으로는 최고의 득표였습니다. 예상 이상의 표수 였습니다. 변영태 국무총리가 그런 압도적 표수로 인준된 원인은 두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변영태는 그 때 외무장관으로서, 제네바 회담에 참석하고 귀국하는 중이었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총리에 지명됐다는 소식도 못 듣고 있어서, 운동을 전혀 안했습니다. 그리고 변영태라면은 당시 청렴하고 강직한 인물로 알려져서 야당 의원들에게도 인기가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이승만은 변영태의 이 인기를 노리고 총리에 지명했을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이번 국무총리는 아마 이 나라의 마지막 총리가 될 것이라는 생각.]
- 이제, 대통령 각하께서 개헌을 하신다 하던데.
- 그렇지요. 변영태 씨는 아마 마지막 국무총리 일거에요. 변영태 씨 괜찮은 인물 아닙니까. 여당에서도
생각해 보세요. 누굴 시키겠습니까. 그저 변영태 씨 정도가 무난하지요.
- 그렇구만.
[하여간에 변영태 국무총리가 등장.]
(음악)
- 저는 동경에서 소식을 들었습니다.
- 국회에서 절대 다수로 인준되었다니 기쁜 일이야.
- 감사합니다.
- 국회의원들이란 이상한 사람들이라서 내가 하는 일에 반대를 해야 인기를 얻는 줄 알고 있단 이런 말이야.
- 그런 면이 없지 않을 겁니다.
- 초대 국회때 부터 총리 인준은 항상 말썽이 났더랬어. 이번엔 다행히 좋은 사람들만 국회의원에 뽑힌 모양이야.
- 자유당이 2/3 석을 차지 했다더군요.
- 응. 저마다 잘났다고 떠들면서 뒤로는 이권운동이나 하는 사람들이 아니야. 나라에 일이 있을때, 일치 단결할 줄 아는 국회의원들 같애.
- 다행 옳습니다.
- 그러니, 미스터 변도 국무총리로서 일을 해나가기가 수월할 줄 알아.
- 한동안 외국에 다녀와서 국내정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공부를 더 하겠습니다.
- 잘 해봐.
(음악)
(박수소리)
- 첫째, 여러 국회의원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해야겠습니다. 본인으로써 고맙다는 말씀의 내용은 이 사람이 일을 해나가는데 따라서 될 것입니다.
(박수소리)
[변영태 국무총리가 국회에 나가서 인사겸 제네바 회담에 대한 보고를 할 때, 여야 의원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여간에 대통령 이승만, 국무총리 변영태. 그리고 내각의 모든 장관들이 사표를 낸 상태. 1954년 6월 말경의 정국입니다.]
(음악)
(입력일 : 200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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