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사람들의 소란스런 소리)
- (마이크 음성) 흠흠. 피 선거자의 득표수를 보고 하겠습니다.
[11시 20분. 제 3대 민의원 의장의 선거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 (마이크 음성) 아, 이기붕 의원 124표.
- 야!
- 맞소.
(박수소리)
- (마이크 음성) 신익희 의원 52표, 윤치영 의원 7표, 장택상 의원 15표, 이은 의원 1표. 이상이올시다. 이기붕 의원은 투표수의 과반수를 얻었으므로 의장에 당선되었습니다.
(박수소리)
[12시 35분. 부의장 두명에 대한 투표도 끝나 최순주, 곽상훈 두 부의장의 탄생.]
- (마이크 음성) 이제는 의장, 부의장 세분이 이 자리에 나와주시기를 바라는 바이올시다.
(박수소리)
- (마이크 음성) 의장, 부의장에 인사가 있겠습니다.
(박수소리)
- (마이크 음성) 간단히 두어마디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이기붕. 제 3대 민의원 의장. 허약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인물.]
- (마이크 음성) 본인이 천학비재한 또 덕도 많지 못한 이 사람을 민의원 의원 동지 여러분께서 의장의 중책을 맡겨주신 대해서는 감사한 생각뿐, 무슨 말로 표시를 할지 알수 없습니다.
동시에 이 사람 자신이 여러가지 부족한 것을 압니다.
[1896년 생. 한국나이로는 벌써 쉰 아홉살인 만송 이기붕. 서울 보성학교를 거쳐, 연희전문학교를 중퇴하고 일찍이 미국유학을 하여 고학으로 아이오하주에 있다는 메이버 대학이라는 곳, 문과를 졸업한 이기붕.]
- (마이크 음성) 과거 국회의원분들이 걸어나온 길이 파란 중첩에 뜬 가시덤불이었습니다.
과거에도 이런 어려운 때가 많았지만은 국내 정세를 살펴볼 때에 현화와 같이 오래 역사상에 일체 보지 못한 중대한 시기가 없습니다.
[미국 유학시기에 사귄 박마리아라는 여자와 귀국 뒤에 결혼한 것이 1935년. 이기붕이 마흔 살, 박마리아는 서른 살. 일제 말기 요리집 카운터를 하면서 또 때로는 콩나물 장수를 하면서 살아온 이 부부는 슬하에 2남 1녀를 두었다가 장녀가 죽고, 현재 2남이 부모.]
- (마이크 음성) 국가 총 비상시를 당해서 국회의원 되시는 여러분들도 당을 초월하고, 모든 사감정을 버리고 여야당이 서로 합심 협력해서 나아가는 때에 비로소 우리에게 살 길이 열리고, 우리를 도와주려는 국민제위에 대한 우리가 공약한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줄로 압니다.
이 사람이 때로는 여러분의 뒤를 따라가기도 하고, 때로는 여러분께서 나를 따라주실 때도 있을 것입니다.
[쉰 두살 나던해에 해방을 맞았습니다. 해방, 미국 유학생이 득세하는 기회. 이기붕은 미군정 재판장에 통역으로 발탁됐습니다. 그리고 이승만의 비서.]
- 기붕이.
- 예.
[전주 이씨 항렬이 하나 위고, 나이가 21년 위인 이승만에게 기붕이 소리를 들으면서 충성스런 보좌를 해 온 사람.]
- (마이크 음성) 여러분께서 이 사람을 의장으로 뽑아주신 이상, 앞으로 의장으로서 나의 맡은 직책을 해 나갈때, 때로는 나를 동정도 해주십시오.
[1949년에는 서울특별시장이 됐고, 6.25 사변중인 1951년에는 국방부 장관에 임명되어 저 유명한 국민 방위군 사건을 해결했습니다. 그때에야 비로서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한 이기붕. 그러나 국방장관을 곧 사임하고 또다시 부산에서 가난한 피난살이를 하던 이기붕.]
(음성 녹음)
[그와 같이 일했던 이재학씨의 말대로 마음만은 착했다는 이기붕. 아호는 만송. 이 인물이 대한민국 입법부의 장인 민의원 의장을 맡을 줄 예견한 사람은 누가 있을까. 풍채가 있는 것도 아니오, 언변이 뛰어난 것도 아니오, 더욱이 정치가적인 역사의식같은 것도 없는 연약한 인물.]
- 하하하하. 이기붕이는 마누라 덕에 출세한다는 구만. 박마리아가 경무대에 무상출입이래요. 하하. 마누라 덕에. 하하하하하.
- (마이크 음성) 그러나 국회의장으로서 2년동안 여러분께서 지어주신 직책을 수행할 것이고, 모든 것을 바칠것을 여러분 앞에 서약합니다. 간단히 두어마디 말씀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박수소리)
- 저는 여러분들이 가장 민주적 방식으로서 선택하여 주신 부의장 최순주 입니다.
[가장 민주적인 방식은 아니었지만은 하여간에 부의장에 당선된 최순주. 정계에는 너무나 알려지지 않은 인물. 그러나 자유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자마자 국회 부의장. 이충환씨의 말을 잠깐 들어봅시다.]
(음성 녹음)
- (마이크 음성) 이 사람은 비록 원내의 교섭단체의 하나인 자유당의 소속이지만, 모든 원내의 일을 처리하는 데에는 공평정대하고, 양심의 기초를 두어서 할 것을..
[모든 원내의 일을 처리하는데에는 공평정대하고, 양심의 기초에 두어서 할 것을.]
- (마이크 음성) 여러분께 맹세하는 바입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박수소리)
- (마이크 음성) 에, 저는 무소속의 한 사람인줄 여러분이 다 아십니다. 지금 야당계열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득표가 여야간에 많은 표를 받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동시에 감사를 드립니다.
[1.2.3 대를 계속 인천에서 당선한 인물. 그러나 정계에 두드러지게 알려진 인물은 아니었지만은 일제시대 동아일보 인천지국장을 지낼때 부터 강직한 사람으로 아는 사람은 아는 곽상훈. 당시 국회에서도 강직하고 꼬장꼬장한 인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 (마이크 음성) 여러분의 뜻에 어긋나지 않게, 우리 국회법과 헌법에 의지해서, 저의 직무를 다할 생각입니다.
[57세, 그때 까지는 계속 무소속이었고, 이승만 행정부에 대해 불만이 많았던 곽상훈.]
- (마이크 음성) 본래 인간적으로 부족한 점을 많이 깨우쳐주셔서 여러분이 의도하고 계시는 그 점을 제가 진실히 심부름 하도록 만들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박수소리)
- (마이크 음성) 오전중의 선거는 다 끝이 났고, 오후 3시에 개원식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으로서 오전 회의를 삼회합니다.
탁탁탁! (회의봉 치는 소리)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갑시다. 해공.
- 신임 의장하고 악수를 하고.
- 이기붕 의장하고? 저것봐, 흥분해서 정신이 없는데.
- 하하. 내가 가야지.
(발소리)
- 축하하오. 이 의장.
- 아, 신 의장님.
- 하하. 축하합니다.
- 앞으로 지도편달 바라겠습니다.
- 잘 해나가십시오.
- 축하해요.
- 오, 유석. 고맙소이다.
- 사회 건설 열심히 하시고.
- 앞으로 협조 부탁합니다.
- 잘 해갑시다. 갑시다 해공.
- 예. 그럼.
- 개원식에 참석하시죠?
- 아. 예.
- 아, 장경근 차관. 아니, 의원.
- 예. 하하하.
- 이리 좀.
- 예. 흠.
- 자유당, 이번엔 아주 결속을 잘했더구만.
- 하아, 뭐 그렇지요. 보통이지요.
- 장 의원 아이디어라면서?
- 예?
- 결속이 잘 된거 말이야.
- 하하하하. 잘 봐주십시오.
- 꾀 자꾸 부리지 말고 잘 해!
(어깨 두드리는 소리) 퍽퍽.
- 허어, 꾀는 요. 하하.
- 잘해.
- 흠.
(발소리)
- 하하하. 화가 났나?
- 화가 났음 어떻게 하겠소? 하하하.
(음악)
(입력일 : 2009.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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