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음성 녹음)
[이재학씨 증언대로 국회에서의 정당정치는 오히려 이때 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부정선거, 폭력선거로 악명 높았던 5.20 선거지만, 형식적으로나마 정당정치의 실현을 3대 국회때 부터 우리는 보게 되는 것입니다. 자유당 114명, 민국당 15명, 무소속 67명, 국민당 3명, 국민회 기타 당선자가 4명. 114명이라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자유당이지만은 그들은 또한 수의 부족을 느꼈습니다.]
- 흠. 114명이라. 114명.
- 부족하구만요. 선생님.
- 아, 부족해.
[이기붕과 장경근. 의석 과반수를 넘은 승리를 기뻐하는 눈치가 안보입니다. 203석 자리를 다 차지하길 바랬는가. 그건 아닙니다. 그들의 목표선은 2/3, 136명. 즉 개헌선]
- 입당 인원이.
- 흠.
- 22명이 모자라는 군요.
- 음. 그렇군.
- 무소속 포섭합시다.
- 어떻겠습니까?
- 무소속.
- 공천 못 받아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당선자들을 포섭해야지요. 어떻겠습니까? 그런 사람들도 우리당에 들어오고 싶어할 겁니다. 못 이기는 척 받아들이면 되지 않겠어요?
- 그런 사람 몇명이나 되나 조사해 보시오.
- 아, 예예. 그거야 간단하지요.
(음악)
[5.20 선거 득표 결과를 좀 더 분석해 봐야 겠습니다. 전국 총 유효 득표수는 749만 3008표. 그 중 자유당의 득표수는 275만6061표로 전체의 36.7%, 나머지 63.21%의 표가 비 자유당에 투표했습니다. 당선자 수로는 과반수를 넘었지만은 득표수로는 36.7%니까 야당 후보의 난립때문에 자유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은 경우가 많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득표 비율은 전국적으로 비슷하고, 유독 강원도만 자유당이 55.5%을 얻어 득표수로 승리했을 뿐입니다. 제주도 까지도 자유당의 총 득표수는 30.39%에 불과하고, 비 자유당이 69.61%라는 더블 스코어를 기록했습니다. 비 자유당계가 얻은 63.21%를 다시 소속별로 따져보면은 무소속이 359만1617표로 47.93%, 자유당의 36.7% 보다도 무소속의 득표수가 10% 이상 많았습니다. 무소속 입후보자들의 위력이 아직도 굉장합니다.
제1 야당인 민국당은 겨우 59만 3499표, 전체 표수에 7.9% 입니다. 민주 국민당은 1954년대의 전 국민의 8%에 지지도 못 받고 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결과를 해석해 볼때, 자유당의 선거 전략이 그대로 성공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애초부터 공천 후보자를 내고, 만일 비 공천자가 입후보를 하면은 가차없이 제명처분을 하고 탄압하므로서 난립을 최소한도로 막은 전략. 그리고 공천 입후보자에 대한 관권의 집중적인 지원이 성공한 것입니다.
총 득표수 36.7%를 가지고 114명. 즉 과반수를 훨씬 상회하는 당선자를 낸 것입니다. 최초로 시도됐던 정당공천제가 성공했습니다. 서울에서는 자유당이 26.2%의 득표로서 이기붕, 남성학, 황성수, 김재황, 김 일, 김두한 등 7명의 당선자를 냈습니다. 16개의 선거중에서 7명이 당선. 총 득표율은 26% 이지만은 당선률은 44%나 되는 것입니다.]
(음악)
- 이 국회는 하늘아래 처음 보는 국회야. 다음 국회에는 새로운 인물이 많이 뽑히기를 희망하는 것이며, 이번 공천에서 현 의원은 모두 제외할 것을 나는 희망하는 바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제 2대 국회의원들을 비 애국적이라고 단정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새로운 인물, 진실로 민중이 지지하는 사람을 뽑아야 된다고 역설했는데, 그의 의도가 성공 했습니다. 2대 국회의원으로서 3대에 계속 당선된 의원은 불과 42명 뿐입니다.
203명 중에서 42명. 자유당 당선자 114명 중에서 2대 의원 출신은 25명. 2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사람으로서 161명이 3대 국회의원에 진출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승만의 의도대로 새로운 인물로서 제 3대 국회는 구성됐습니다.]
(음악)
- (5.20 선거에서 민의원 의원으로 당선이 된 나는. 민국당의 중책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병옥의 회고록 입니다.]
- (당시 현실적인 의미에서 우리 민국당을 솔직히 비판할 것 같으면은 애국, 우국지사의 집결체는 됐을 망정 공당적인 정당의 사명을 담당하지 못했다는 것은 속일 수 없는 자아비판의 결론이었던 것이다.)
- 아, 안녕하시오. 이촌
- 당선 축하하오.
- 하하. 원.
- 유석.
- 축하는 15석이에요. 원내 교섭단체도 못 만들게 됐어요.
- 아. 흠.
[인촌 김성수를 찾아간 신익희와 조병옥.]
- 참패올시다. 참패.
- 참패지요.
- 서울서 까지 자유당에게 진 셈이구만.
- 아, 글쎄. 이 서범석이가 다 나가 떨어졌습니다. 그려.
- 유석이 물려준 선거구인데.
- 거기는 부정투표가 있었답니다. 자유당 후보가 무더기 표를 넣었대요.
- 저런.
- 아, 그까짓 무더기 표 몇 백장 때문에 져요? 압승을 못했으니까 진거지.
- 그러나, 부정투표는 엄하게 따지고 넘어가야지요. 선거운동 기간중에 갖은 탄압 다 하고, 투표까지 협작을 하면은 야당 후보가 어찌 당선이 되겠소.
- 하하. 유석처럼 압승하면 간단하죠. 유석 표가 2만 9천여 표인데, 나머지 6명의 득표는 다 합쳐서 8천 여 표에 불과했다는 거에요. 하하하.
- 해공은 뭐 선거연설 한번 못하시고 86% 얻었다면서. 우린 그렇다 치고, 의석이 도대체 뭐에요. 15석. 창피해서 원. 위원장이 책임을 져요.
- 하아, 책임 져야지요.
- 하하하하. 책임을 물으려거든 이 박사께 물어야죠. 그런 부정선거를 내버려뒀으니.
- 말단 경찰들이 잘못이죠.
- 아니, 경찰이 무슨 죄 있소. 위에서 시키니까 목아지 안 떨어지려고 한 짓이지. 경찰 불쌍해요.
- 아, 그러나 이 박사가 시키셨겠소?
- 시키거나 매한가지지. 꾸벅꾸벅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는 그 놈의 늙은이 내 그 숨은 뜻을.
- 하여간에 그 양반 마음대로 나라가 주물러 지는대야 어떻하겠습니까.
- 우리당도 생각을 달리 해야 겠어요.
- 위원장, 의견 그렇지?
- 개편합시다.
- 우선, 당선된 무소속 의원들을 포섭해야 되겠군요.
- 아니, 누가 들어온답니까?
- 그럼요.
- 유석 말이 옳아요. 아, 들어올 사람이 없을거에요.
- 신당을 해야 합니다.
- 신당.
- 아.
- 지금 자유당에서 포섭 공작이 대단해요. 2/3는 벌써 확보한 모양입디다.
- 자유당은 이기붕씨가 중심이라고요.
- 으허허허. 이기붕이. 하하하하.
- 그 사람이 그런 능력이 있는가요?
- 막료가 강하답니다. 관료출신들이 모두가 가 붙은 모양이에요.
- 그렇다고 이기붕이가? 하하하하하. 국회의장 하겠다면서?
- 하겠죠. 하하하.
- 마리아인가 뭔가, 마누라 덕에 그 사람 출세 하는 구만. 하하하하.
- 하하하하.
- 웃고만 있을 일이 아니에요.
(음악)
- 민주국회를 만들어 봐. 기붕이.
- 예. 각하의 영도 밑에 하나로 뭉치겠습니다.
- 배은희, 이갑성 두 사람 모두 낙선이 되서, 이제는 기붕이 자네가 자유당을 이끌어 가야해.
- 황송합니다. 각하.
- 흐흐. 그런데.
- 예.
- 자네, 몸이 그게 뭔가.
- 예?
- 왜 그리 약한가 이 말이야. 한 나라의 국회를 이끌어 나가려면 몸이 튼튼해야 됩니다.
- 앞으론 각별히 유념하여 건강에 배전 노력하겠습니다.
- 운동을 해.
- 예. 그래서 승마를 시작했습니다. 각하.
- 승마?
- 건강에 좋다는 의사의 권고를 받았습니다.
- 건강한 몸으로 힘 있게 나가는 거야.
(음악)
(입력일 : 2009.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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