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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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정계야화
34화 - 3대국회의원선거 야당탄압
34화
3대국회의원선거 야당탄압
1970.11.07 방송
70년 10월 5일 밤 10시 5분부터 방송을 시작한 ‘정계야화’는 동명의 대담프로그램을 드라마 타이틀로 부활시킨 20분짜리 실록구성물로 6·25이후 한국정치사의 이면에 갇혔던 뒷얘기를 캐내 대단한 청취율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73년 1월 당국의 규제조치에 따라 폐쇄되었으며, 80년 4월에 부활될 때까지 7년 동안을 동면해야 했다.
(음악)

[5월 20일. 제 3대 국회의원 선거일. 전국 8백 44만 6천 6백 30명의 유권자가 그 주권을 행사하는 날. 아침 7시. 6천 8개소의 투표장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 하하하하.

- 호호호호.

(발소리)

[서울 세종로 투표소에 이승만 대통령 내외가 제 1착으로 입장. 투표를 했습니다.]

(발소리)

- 누구를 찍었습니까.

- 호호, 비밀이에요.

- 흐흐흐흐.

- 투표하신 소감을 좀.

- 오, 이번에는 애국, 애족하는 옳은 사람들이 많이 선출되서 앞서의 국회보다 훨씬 좋아졌으면 좋겠소. 하하.

- 하하하하.

(음악)

- 먼저, 서울 특별시. 종로 갑구 윤보선, 민국당. 종로 을구 김두한, 자유당. 중구 갑구 윤치영, 국민당. 중구 을구 정의형, 무소속. 동대문구 민관식, 무소속. 성동 갑구 임흥순 무소속. 성동 을구 김재황, 자유당. 서대문 갑구 김도현, 민국당. 서대문 을구 이기붕, 자유당. 마포 갑구 김상돈, 민국당. 마포 을구 함수영, 자유당..

(사람들의 환호소리와 울음소리)

[희비쌍곡선이란 속어대로 곳곳에서 웃음과 울음이 교차됐습니다.]

(음악)

- 아니, 이기붕씨가 정신병자가 아닌 다음에야 그런 얘기를 어디 감히 하는 겁니까?

차라리 나를 공산당으로 몰으란 말이야.

(박수소리)

(음성 녹음)

[서대문 을구. 표면적인 인기도는 이기붕을 압도했다고 자신한 김산이 낙선 됐습니다.]

- 아하하하하. 여보, 당신. 당신이. 아하하하하.

- 모두, 당신 덕분이오.

- 어머나, 내가 뭘 했길래요.

- 하하하.

- 하하. 여보, 여보. 아하하하.

[이기붕의 출세에 발판이 되는 이 당선. 표면적인 인기와 관계없이 유권자들의 심청을 파고들어 승리한 이기붕. 그리고 서울에서의 또 하나의 이변은 성북구. 2대 국회 때, 원내에서 맹활약을 했던 민국당의 서범석이 낙선하고, 동해장 출신의 무명 인사였던 자유당의 김 일이 당선된 것입니다. 선거 운동기간에는 서범석의 인기가 단연 우세했고, 그의 적수는 대학교수 출신 신기석이라고 예상 했었으나, 다크호스격의 김 일이 당선 된 것입니다.]

(음악)

[자기집 강아지를 내세워도 문제 없다고 호언한 경찰서장이 있는 경기도 광주. 모의 투표에서는 99%를 얻었던 자유당 최인규는 어찌 됐는가. 선거운동원에 모두 발이 묶였고, 연설 회장에는 한 명도 없거나, 대 여섯명 밖에 안 모인 신익희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 했습니다.]

(음성 녹음)

- 하하하하하.

- 하하하.

- 민주주의는 살아 있었구만. 응? 창현아.

- 예.

- 하하하.

- 살아 있습니다. 살아 있어요. 전 사실 말씀은 못 드리면서도 혼자 걱정을 어떻게 했는지.

- 하하하하. 이렇게 이겼지 않은가. 응? 하하하하.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를 신봉하고 있어요. 민주주의를.

(음악)

[그러나 가장 흥미있는 결과는 역시 대구 일원에서 나타났습니다.]

(폭탄 터지는 소리)

[사제 폭탄까지 난무했고]

- 경찰, 경찰 없소! 경찰! 경찰.

[합동 정견 발표회에서 이우출 후보가 테러를 당하고 피를 흘린 곳. 대구 갑구는 민국당의 서동진이 당선됐고, 을구는 자유당의 손인식을 누르고 조병옥이 압승. 문제의 병구는 자유당의 거물급 이갑성을 누르고 무소속의 이우출이 당선. 대구의 선거구 셋은 모두 야당의 승리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달성구에서 또한 자유당의 거물급 배은희가 낙선되고, 민국당의 조재천이 승리했습니다. 대구 일원을 야당 탄압이 가장 심했었습니다. 지난 번에 여러번 방송 됐지만은 조병옥은 대구 사수대 인기를 가지고 대구 일원을 좌충우돌.]

- 오늘은 이우출씨 대신 내가 나왔어. 자, 이제 때려봐. 다들 어디갔나? 어서 나를 때려봐! 아, 깡패 없어? 없나? 이러는게 아니에요. 뭐야! 이게 선거야? 대구가 어떤 도시인지 알기나 하고 이러는 거야? 6.25때, 괴뢰군이 탱크를 몰고 와도 사수를 했던 도시에요.

(박수소리)

[탄압과 폭력을 오히려 역 이용한 조병옥과 다른 야당 후보들의 전략이 성공한 것입니다. 물론 여당측으로서는 탄압이 역 효과를 냈다고 통탄했을 것입니다. 하여간에 자유당의 두 강자. 배은희, 이갑성이 낙선되고, 따라서 이기붕이란 인물이 이승만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아 출세길을 달린 계기가 된 선거 였습니다.]

(음악)

- 제 운동원은 모두 발이 묶였습니다. 그러나 신념은 굽힐 수 없습니다. 서른 세살 난 이철승이는 삼 세번째로 나선 이번 선거에 기호는 3번. 이철승이는 그 어떠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싸우고 있습니다.

[청년 이철승은 명망있는 법관출신 이우식을 누르고 첫 당선의 영광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유진산이 표 한 장 나오면은 이 부락에 빨갱이 한 명 있다는 증거요, 열 표가 나오면 열 명이 있다는 증거라고 경찰 서장이 직접 돌아다니면서 위협한 금산. 현 민의원인 여류정객 이명신과 자유당 후보 셋을 누르고 유진산이 당선 했습니다.]

(음악)

[경기도 광주나, 대구, 전주, 금산 등은 탄압을 극복하고 야당이 이긴 특수한 예들 입니다.]

- 자유당 총재가 누구냐? 이승만 박사여, 이승만 박사. 그러면 나는 누구냐. 대통령 이승만 박사께서 자네 쓸만하니, 나가보게. 추천해 준 사람이라 이거요. 대통령께서 밀어주는 사람이오. 나는.

[이승만 대통령의 뒷받침을 강력히 내세운 자유당 공천 후보자들이 대거 당선된 것입니다. 114명의 당선자를 냈습니다. 그리고 당시로서는 제 2당인 민주국민당은 겨우 15명. 정계의 거물급. 신익희, 조병옥, 윤보선, 김준현, 유진산 등 15명 만이 당선되고, 나머지 민국당 후보들은 다 떨어진 것입니다.]

(박수소리)

- 지나가는 길에 잠시 열차를 세우고, 내려서 여러 정읍 동포들에게 한 마디 하겠습니다. 듣자하니, 여기 야당 입후보자가 마치 내각책임제 개헌을 부르짖는다던데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러한 주장을 해서 혼란을 일으킬 이유가 없으니, 이러한 사람을 찍어서는 아니되는 것이며.

- 자, 박수 박수.

(박수소리)

[이승만이 열차에 내려 한 즉석 연설로 정읍 갑구 나용근은 고배를 마셨고, 자유당 김창수가 당선 됐습니다. 하여간에 5.20 선거는 자유당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하나의정당이 114석의 당선자를 낸 것은 기록적인 성과였습니다. 그것은 곧 독재의 길을 걷고 있는 이승만의 승리였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09.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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