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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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정계야화
24화 - 야당선거 탄압
24화
야당선거 탄압
1970.10.28 방송
70년 10월 5일 밤 10시 5분부터 방송을 시작한 ‘정계야화’는 동명의 대담프로그램을 드라마 타이틀로 부활시킨 20분짜리 실록구성물로 6·25이후 한국정치사의 이면에 갇혔던 뒷얘기를 캐내 대단한 청취율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73년 1월 당국의 규제조치에 따라 폐쇄되었으며, 80년 4월에 부활될 때까지 7년 동안을 동면해야 했다.
(음악)

- 5월 20일 선거날 다른 선거구에서도 모범적인 부정선거를 자행하였던 바. 나의 선거구

는 형언조차 하기 어려운 부정선거를 관권에 의해서 자행됐던 것이다.


조병옥은 그의 회고록에 쓰고 있습니다.


- 나의 상대방인 자유당 공천 손인식 후보에게는 매표의 자유, 향연의 자유, 관권 간섭

의 자유가 마음대로 허용이 됐고, 특히 폭도들이 통행금지 시간을 이용하여 개인의 주

택에다가 인조폭탄을 투척하여 고막이 찢어진 내 선거원들이 몇몇 있었으며, 또 가재와

가옥을 파괴당한 삽심 여명의 선거 운동원도 있었던 것이다.

(음악)

- 하하하하하하. 광주에는 우리집 강아지를 입후보 시켜도 당선은 문제없지. 하하하하.

경기도 광주. 경찰서장이 호언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신익희 후보의 비서

였던 신창현씨의 증언을 계속해서 들어봅시다.

(음성 녹음)

(사람들의 박수소리)

명색이 합동 정견 발표회인데, 모이는 사람은 열 명정도의 노인들 뿐. 자유당 후보 최인

규는 이 합동 정견 발표회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고, 그러나 신익희는 마이크를 쥐고 외

쳤습니다.


- 여러 유권자님들. 안나오신거 잘 하셨습니다. 진심으로 여러분들의 처지를 나는 압니

다. 잘 하셨어요. 나오지 못하게 탄압하는데, 굳이 나오실 필요 없습니다. 공연히 잘못

나오셨다가 피해보시면은 안되는 거에요. 허기야 맨 처음에 오포면에서 처럼 수많은 유

권자들 앞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저의 포부를 연설하고 여러분들의 박수를 듣고 싶은 마

음은 있습니다. 그런데 사정이 어디 그렇습니까? 민주주의가 우리 고향에서 짓밣히고 있

습니다. 그려. 이 나라의 앞날을 위해 저는 통단해 마지 않는 것이옳시다. 그러나 유권자

여러분. 낙심은 금물이에요. 이정도의 탄압을 받았다고 우리가 민주주의를 포기할 수는

없는 거에요. 여러분.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고 있으면 죽지 않는 법입

니다.

- 옳은 말 했소. (몇몇 사람의 박수소리)

- 합동 정견 발표회에 한 사람만 나와도 좋습니다. 그러나 투표! 투표가 다가오는 5월

20일. 투표에만 정신 바짝 차리세요. 그것이 이기는 길입니다.

(박수소리)

- 여러분, 민주주의가 오늘날 몇몇 사람들에 의해서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

민전체는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광주에서 민주주의가 이기면은 이 소식이 전국 방방곡곡에 알려지고 그러면 우리 전 국

토는 다시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겠어요. 신익희가 의장지낸 사람이라 해서 찍어줍시사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주주의 가는 길 밖엔 우리가 살아갈 방도가 없는 거에요. 호랑이 한테 물려가도 정신

은 차려야 합니다. 정신을 요!

- 옳소! 옳소! (박수소리)

(음악)

- 흠.. 허억.

- 흠.. 험..

- 좀 쉬었다가 가실까요.

- 나 괜찮아.

- 길이 험한데.

- 길? 이정도가 험하긴.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 이정도 험하다면 문제 없지. 흠..

(새소리 및 걷는 소리)

- 아이고야. 의장님.

- 오.

- 저희들은 저 아랫동네 사는 사람 옳습니다.

- 오.

- 의장님. 이런 법 있습니까. 연설장에 가면 잡아간다니, 그래서 산 속에 숨어서 의장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래 이런 법 있습니까.

- 하하하. 민주주의 하는데, 힘이 그렇게 드는 거에요.

- 의장님. 저희 아버님께선 의장님 좋다는 말씀 한 번 했다고 경찰서에 끌려 갔습니다.

- 에?

- 산림용 위반이라나요. 유치장 살고 계십니다.

- 이이이익..

- 산림용 위반이 별거 인가요. 집안에 들어와서 서류가지 하나만 있어도 잡아가니, 나무

안떼고 사는 집이 어딨습니까.

- 에에이.

- 의장님. 이번 꼭 되십니다. 되시거든 이런 억울한 일 다신 없도록 해주십시오.

- 세상에 왜정시대도 이런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독립됐다는 나라 입

니까.

- 아, 나도 30년간 해외를 떠돌면서 조국의 독립을 바라면서 살았소. 이런 독립국가가 되

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않았지. 그러나 동지들 실망하는게 아니오. 뭘 이정도 가지고 나라

가 망했다고 생각 하시오. 일부 나쁜 사람들의 짓이요. 일부. 어느나라에나 나쁜 사람들

이 몇은 다 있는 법이야. 그러니까 내가 호랑이 한테 물려가도 정신차리자는 게지.

- 호랑이 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 정신만..

- 암암, 정신만 차리면 되는 거에요. 나 때문에 여러분들이 이렇게 고초를 겪으시니.

- 아, 아니옳시다. 어디 의장님 때문입니까.

- 의장님 원망을 하다니요.

- 저, 나쁜 놈들. 그 놈들을 때려 부수자는 거죠.

- 의장님, 꼭 당선 되십시오.

- 네. 마음속으론 우리 모두 의장님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음악)

(여자 아이들의 노랫소리)

전라북도 전주시. 멍청하다 이우식, 먹고보자 박정근, 불쌍하다 이철승. 이런 노래가 아

이들의 입에까지 오르내렸습니다. 그런데 박정근이 자유당 공천을 포기하고 완주 갑구로

선거구를 옮기자 이우식과 이철승의 두 무소속의 대결장.


- 야, 임마.

- 윽.

- 너 누구 운동 하는거야?

- 으응? 아니, 누구 운동하긴 경찰이 어찌 간섭한다요. 어? 자랑아니요. 나는 이철승씨

운동하고 있소. 어째요.

- 이봐, 다 자넬 위해서 하는 얘기야. 이철승이가 당선될꺼 같애?

-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알 것 아니오?

- 이거, 꽉 막혔구만.

- 아니, 그럼 누가 당선 될꺼라고.

- 임마, 그런걸 물어보니까 네가 촌놈이지.

- 쳇, 도대체 모르겠고마이. 아 모두 무소속 게임인데, 우리만 탄압한다요.

- 이거 진짜 촌놈이로구만. 야, 가서 농사나 지어.

- 나 좋아서 하는 일인디요.

- 이봐, 이철승이는 당선이 되도 필요 없어.

- 예?

- 이철승이는 선거사범이야.

- 선거사범이라요?

- 선거사범은 당선이 돼도 그 당선이 무효란 말이야. 알았어? 어차피 떨어질 바에는 꼭

될 사람 운동하란 말이야.

- 으응. 그럴리가 없는디. 뭐 표 많이 얻으면 그만이지 되고 안되고가 뭐다요.

- 그걸 모르니까 네가 촌놈이지.

(음악)

- 무소속에도 여당이 있고, 야당이 있습니까. 그럼 그렇다고 합시다. 나 이철승이는 야당

입니다. 야당이 뭐 어떻단 말씀입니까. 영광이죠. 난 이 현재 불법적인 민주주의 파괴를

그냥 보고 있으면서 여당에 붙어 먹고 살 사람 아니에요.

(박수소리)

- 야당입니다. 이철승이는. 민주주의 파괴를 지키고 나갈 기둥노릇을 할 작정입니다.

이 대한민국은 여당의 나라도 아니오, 야당의 나라도 아닙니다. 하물며 여당계 무소속,

야당계 무소속이라니. 젊은 피가 끓어 오릅니다. 이 이철승이는.

(박수소리)

(음악)

- 그 고장에 연고가 없는 자나, 민의를 배반한 일이 있는 국회의원, 그리고 친일파는 물

론 사대주의자, 또 파당을 조장하는 자, 정당 소속의 변동이 심한 자, 및 재력을 배경으

로 하는 자등이 입후보자들에게는 국민여러분이 신중 고려해서 투표를 해야 할 것이다.


과열된 선거 분위기 속에서 대통령 이승만은 선거를 지도하는 대 가족제도의 가장인 노인

처럼 누구누구를 찍으면 안된다는 식의 담화문까지 발표 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09.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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