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음악 소리와 사람들 웅얼소리)
(시간 알림 소리) - 음악 꺼! 볼륨 크게.
(그동안 발표가 지연해오던 자유당 입 후보자 공천결과가 이 총재의 재가를 얻어 오늘 하오
발표됐습니다. 전국 203개 선거구 중에서 45개구를 제외한 158명의 자유당 공천자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서울 중구 갑 임철호, 중구 을 김을길, 동대문 김호엽, 성동 갑 김
재황, 서대문 을 이기붕, 마포 갑 오성환, 용산 갑 남송학.)
(음악)
(사람들 환호와 함성소리)
[4월 13일 오후 천진동 자유당 당사 근방은 그야말로 함성과 비탄으로 물들었습니다]
- 아, 참 모를 일이야 모를 일. 그 사람이 떨어질 줄이야.
- 이 사람아, 현역 의원중에서 그 꼭 한사람 확실하다는 박승하가 다 떨어졌어.
- 아, 그러니 모를 일이지.
[아닌게 아니라 모를 일이 여러 건 있었습니다. 먼저 박용만이 공천에서 떨어졌습니다.
족청계 제거와 더불어 개편된 자유당의 조직부장을 맡았고, 이어서 선전부장을 지내면서
공천작업의 이기붕을 도와 일한 박용만 당사자가 떨어진것입니다. 지난 번에 소개한 일이
있지만은 일부에서 이 박사 종신개헌이 추진되어 민심이 소란해지자 자유당 간부들은 개헌
을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로 결정했고, 선전부장인 박용만은]
- 자유당으로서는 현재 개헌안을 구성한 바도 없을 뿐 아니라 생각조차 안하고 있는것입니
다.
[이런 발표를 했고 그 기사를 읽은 이승만은 새벽녘에 이기붕을 불러]
- 개헌을 반대해? 자유당 간부중에서 현행 헌법을 그대로 두자하는 자가 누구 누구야?
- 각하? 그런 사람이 있을리가 없습니다.
- 그런데, 이게 뭐야.
(종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 [그리하여 박용만은 그 발표의 책임을 혼자 짊어지게되고, 그 때부터 이승만은 개헌 반대
론자로 몰아 부쳤던것입니다. 그를 심복으로 부렸던 이기붕이 난처했습니다.]
- 박형, 박형.
- 음.
- 각하께 난 말씀 드렸어.
- 그 끝끝내 진언 했어.
- 그런데 각하께선.
- 무슨 소리야? 기붕이. 여러 사람들이 모두 박용만은 개헌을 반대하는 나쁜 사람이라고 말
하는데. 왜 자네 혼자서 박용만이를 좋은 사람이라고 주장하는거야 개헌 반대하는 사람은
안돼. 못써.
- 박형, 박형. 난 애썼는데 어떤 놈들이 모략을 했어요. 내 곁에서 박형을 떼 놓을려고 기
를 쓴 거야.
- 알겠습니다. 당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 아니야, 너무 성급하게 결정을 내리지는 말아요.
- 박형 선거구에 다른 사람을 공천한거는 아니니까 내가 다시한번 힘을 써 볼께.
-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 박형, 설사 공천이 안되더라도 포기할 필요는 없어요. 출마는 꼭 해.
- 당 공천도 못 받고 무슨 면목으로 출마를 합니까? 빈대도 낯짝이 있는 놈인데 전 고향에
내려갈 면목도 없습니다.
- 박형, 나쁜 사람들이 각하께 모략을 해서 이렇게 됐다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봐 조금만.
(음악)
[배은희도 공천을 못 받았습니다. 배은희라면은 자유당 개편때 이승만이 임명한 중앙인물.
한때는 이기붕보다도 세력이 더 큰 인물로 알려진 일까지 있었습니다. 현역 위원은 다 떨
어지고 꼭 한사람만 공천 받으리라는 소문이 나있던 박승하도 떨어졌습니다. 또 이승만에
게 더 없이 충성을 바쳐서 일부에서는 아첨배로 알려졌던 신용욱이 공천을 보류당했습니
다. 신용욱이라면은 KNA 사장]
- 다가오는 3월 26일은 이 대통령의 각하의 80해인데 우리 국회로서는 감사장과 간단한 기념
품을 올리자는 이러한 긴급동의이올시다. 간단히 말씀을 드려서 다 아시겠지만은 이 대통
령 각하의 위대하신 업적은 이제 새삼스럽게 말씀드릴것도 없습니다만은 전 민족과 전 세
계가.
[이 인물, 그리고 3월 26일 이승만의 생일에는]
(음악)
- 촛불을 끄세요.
- 어.
(사람들 박수소리)
(기계 웅성거리는 소리)
- 이게 무슨 소리야?
- 아, 각하 신용욱 의원이 각하의 탄신일을 축하드리기 위하여 몸소 헬리콥터를 모셔 왔습
니다.
- 신용욱이 항공사 사장?
- 예, 각하.
- 오, 헬리콥터에서 화환을 떨어뜨린답니다.
- 오, 그래 하하.
[헬리콥터를 타고 꽃다발을 경무대에 떨어뜨린 사나이. 신용욱은 이승만에게 절대적인 충성
을 늘 표시했고 이승만 또한 후진 항공발전에 노력하는 신용욱을 기특하게 생각하고 있던
게 사실입니다. 3월 26일이 이승만의 생신 그리고 그 열 여드레 밖에 안 지난 4월 13일의
공천에서 신용욱이 떨어진 것입니다. 생신날 화환을 떨어뜨리고 대통령과 악수까지한 그는
이제 공천쯤이야 문제없겠지 하고 미국으로 비행기 수입차 떠났다가 돌아와보니 낙방된 것.
- 어떤 놈이 몰약을 했어. 어? 내가 없는 틈에 누가 각하께 날 모략했어. 어느 놈이 이간질했
어 응?
[그리고 공천에 협작이 있다해서 이 대통령이 재 조사를 명령할때 그 조사위원 4명중에 끼어
들었던 최면수가 또한 공천 보류당했습니다. 재조사한 결과 자신의 공천에 부정이 있었다고
보고했습니다. 부차장에 있었던 회의에서 부결되었던 이재학은 경무대에서는 공천 결정이
났습니다. 결국 자유당의 공천은 누구누구해도 이승만 한사람의 손에서 결정된 것입니다.
정치한다는 사람들의 세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13일의 공천 발표회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튿
날 공천자 추가 발표가 또 있었습니다. 이 추가 발표에서 배은희, 신용욱, 조경두, 정헌조
등은 구제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유당 공천자 수는 총 166개구. 그러나 이기붕의 심복이었던
박용만은 끝내 구제되지 못했습니다.]
- 박형 미안하오.
- 흠.
- 아 글쎄 늙은이들 공작이 보통이어야지. 안동 군수하는 이정이라는 사람을 입당시켜서 공천
을 받게 하려는 걸 그건 내가 막았어요. 영주는 무공천 지구로 해 놨어요. 박형 무소속으로
출마하시오. 경찰 간부중에 잘 아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영주서장으로 데리고 가요.
그건 내가 책임질께. 공천 받으나마나 마찬가지 아니요? 경찰서장 누가 좋겠소? 누구 아는
사람 있겠지.
(음악)
[15일 오후 자유당 공천 후보자 166명은 회의실에 모여 희희낙낙한 가운데 공인증명서 수여
가 있었습니다. 이승만은 이를 축복받은 이들에게 메시지를 보내어]
- 기왕에는 선거때가 되면은 한 정당에 많은 후보자가 나와서 이를 막을수가 없었는데, 이번
에는 공인자가 발표됨에 낙방자들이 아무 말 없이 복종하는것을 보니 예의지방 백성들의 애
국지심에 탄복하는 바입니다.
(사람들 박수소리)
[공천 후보자에게가 아니라 낙방자들에게 보내야 할 메시지를 보냈고]
- 이제부터 공인증을 나눠 드리겠는데 그 전에 서약서 서명을 해야겠습니다. 나눠 드릴테니
읽어보시고.
(종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
(사람들 웅얼소리)
[서약서의 인쇄된 내용을 보면은
1. 본당 총재 각하의 지시와 당 전체계의 절대로 복종하라.
1. 민원의원이 된 후에는 민의한 당 결정에 개헌을 절대로 지지함.
그 서약서와 당 총무부에서 발행된 공인증을 바꿔든 공천 후보자들은 만세를 부르며 헤어졌
습니다. 공천은 받았고, 이제서야 선거전이 시작되는 것. 한편 자유당의 흉내라도 내듯 민국
당에서는 15일부로 67개구에 대한 공인 후보자를 발표했습니다. 애초부터 흥분되지도 못한
상태의 민국당이었습니다. 이제 선거전은 시작됩니다. 5월 20일 까지는 두달 남짓. 열띤 선
거전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음악)
(입력일 : 200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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