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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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정계야화
16화 - 야당 반대성명
16화
야당 반대성명
1970.10.20 방송
70년 10월 5일 밤 10시 5분부터 방송을 시작한 ‘정계야화’는 동명의 대담프로그램을 드라마 타이틀로 부활시킨 20분짜리 실록구성물로 6·25이후 한국정치사의 이면에 갇혔던 뒷얘기를 캐내 대단한 청취율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73년 1월 당국의 규제조치에 따라 폐쇄되었으며, 80년 4월에 부활될 때까지 7년 동안을 동면해야 했다.
(음악)

- 무릇, 선거운동이란 가장 평안하고 자유로와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기간 동안은

전투지구의 계엄령 조차도 해제되는 정도다.

[성명에는 성명으로 이승만의 계속적인 성명서 발표에 민주국민당도 맞섰습니다.]

-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개헌이라는 불순한 목적 달성을 위하여 조작된 민의로서 무의식

군정을 동원하여 위협과 소란을 야기하고, 불법적인 관건의 압박을 자행한다면 한국의 민주주의

는 마침내 소멸되고야 말 것이다. 이에 본 당은 정부의 일대 반성을 촉구하는 동시에, 만약 흐무

이와같은 상태가 근본적으로 시정되지 않는 한, 본 당으로서는 부득이 이 총 선거에 입후보를 다

시 고려하지 않을수 없게 되리란 것을 만천하에 선언하는 바이다.

(음악)

- 들어와. 준공을 승인해? 괘씸하게시리 미국인들을 혼이 좀 더 나야겠어.

- 누, 누군가?

- 각하, 저 옳습니다.

- 오호, 기봉이 왠일인가?

- 예, 각하의 군부대로 입후보자 공천 후보명단을 가져왔습니다.

- 공천?

- 예.

- 선거가 언제인가? 5월 20일.

- 예.

- 이것좀 봐.

- 예.

- 미국의 지도자라는 인사가 준공을 승인해야 한다는 논조를 펴고 있구만.

- 안됩니다.

- 뭐가?

- 준공을 승인하다니요? 그러나 각하께서 계시는 한 이런 여론은 누르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 내가 눌러야겠지?

- 예, 지당한 말씀 옳습니다.

- 내가 제네바 회담에 관해서 미국인들에게 할 얘기가 있어.

- 미국 국민들에게 유시를 내리셔야지요.

- 공산당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미국인들은 모른단 말이야. 내가 가르칠 셈이야.

- 아, 예 예 그러셔야지요.

- 아니, 그런데 자네 왜 땀을 흘리고 있나?

- 아아아아, 아니옳시다.

- 젊은 사람이 몸이 그렇게 약해서 어째.

- 아.. 아니옳시다. 건강합니다.

- 몸이 튼튼해야지. 입후보자 공천때문에 그러나?

- 예, 그 일도 사실은.

- 내가 알아. 그 서류 넣고 가. 국민이 지지하는 입후보자를 공천해야지.

- 예 예, 저희들도 그 점을 명심해서 후보자를 뽑았습니다.

-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있지는 않겠지?

- 아니옳시다. 저희들로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노라고 하는 것이 옳시다.

- 두고 가봐.

- 아, 예.

[이승만 대통령 앞에서는 왜 모두들 죄인처럼 땀을 흘리고 벌벌 떨어야 했는가. 전주이씨 양영

대군파에서 일찍부터 왕족을 자처해온 인물이라서 그런가. 혹은 경로사상이 투철한 정치인들이

이 늙은 대통령의 나이에 압도된 것인가. 하기야 어디 한국 정치인들 뿐인가 이승만에게 압도되

고 겁을 낸 것은 한국인 뿐이 아니었습니다. 80살이라는 비공한 나이에 이 정치가는 외국인들에

도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그 해 3월 AP통신기자 넬만 모터의 이승만 묘사를 봅시다.]

[몇 달 전 대한민국 대통령 이승만 박사는 아침 일찍이 일어나서 새로운 낚시대를 들고 조용한

물결에 진해로 내려갔다. 그 낚시대는 값이 비싼 미국 제품으로서 더글레스 국무장관이 선물로

보내온 것이었다. 모든 일에 있어서 그런 것 같이 낚시줄에 있어서도 대통령은 열정적이다. 그런

새 낚시대로 고기를 기다렸으나 한 마리도 낚지 못했다. 드디어 그의 놀라운 참을성도 다 달아나

버리고 말았다.]

- 예이, 못쓰겠군. 이 낚시대. 에잇! 에헤헤.

(물 첨벙 거리는 소리)

[그는 더글레스 장관의 선물인 미국제 낚시대를 바다에 내동댕이 쳤다 그리고.]

- 이봐?

- 예, 각하.

- 저기, 저 사람 보이나?

- 예, 각하 지나가는 낚시꾼 같습니다.

- 가서 저 사람한테 낚시대 좀 빌려와.

- 예.

(뛰어가는 소리)

[한국인 어부로부터 한국제 낚시대를 빌렸다]

- 여기, 가져왔습니다.

- 음, 이리 줘봐. 음, 미낀 끼어있구만 잇!

(물고기 낚는 소리)

- 아, 걸렸습니다 각하.

- 그러면 그렇지.

[그는 제 빨리 고기 한마리를 낚아올린 것이다. 이 이야기 속에는 동양식 우화의 핵심이 들어있

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자유라는 물고기를 낚기 위해서 과거 50년 이상이나 국제 정치의 바다에

서 낚시질을 해온 것이다. 그는 미국으로부터 피와 재물의 양면에서 막대한 원조를 받았다. 오늘

날도 그는 매일매일 더 많은 원조를 받고 있다. 그러나, 황금빛 찬란한 큰 상품은 아직도 그에

손에 닿지 못하는 곳에 있다. 그는 무엇을 할 것인가? 그는 대답한다.]

- 공격과 모험.

[미국의 지원에 관해서 그의 대답은 또한 이렇다.]

-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탄약과 가솔린 뿐이다. 어찌되었든 대안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야.

[그는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그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한국인 미국인을 불문하고

대부분이 그가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지만 나는 허세를 부리는 것이 아니야.

[그는 복잡한 성격의 소유자다. 그는 강인하고 능수능대하고 또 유명하도록 실제적인 완전한 정

치가다. 그에게는 산과같은 인내심이 있지만 한번 행동을 개시하기로 결정하면 신속하고 대담 무

쌍하다. 또 지극히 감상적이어서 걸핏하면 눈물을 흘리지만 그 반면에 놀랍도록 계산적이다. 보

통 때는 어린애처럼 온순하고 부드럽다가도 지붕을 뚫을 듯 대노해서 모든 측근자들을 공포에 떨

게 한다. 그는 토의하는 문제가 아무리 심각해도 곧잘 미소한다. 그는 말 솜씨가 좋고 주장이 선

명하고 화술이 재미있고 정열에 넘쳐 흐른다. 이 대통령은 과거 45년간에 걸친 미국의 대 한국정

책에 대하여 불평이 있다해도 그 불평을 표면에 나타내는 일이 없이.]

- 한국은 미국의 가장 좋은 친구인 것이야.

[그러나 그가 직할하는 한국의 관변척 신문들은 거의 매일같이 미국정책과 그 정책을 수행하는

미국 관료들에게 면도날같이 예리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이 신문들의 비난은 단순한 의견차이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이러한 비난은 세가지 이유 밑에서 행해지고 있다. 물론, 휴전이 그 첫째

이유다. 둘째 이유는 지지부진한 재건사업과 재건물자의 구매계획에 대한 의견 차이다. 그리고

셋째번 이유는 미국의 대 일본정책에 대한 비난인 것이다.

- 현재 미국의 대 일본정책은 한국을 일본의 경제적 예속 국가로 만들것이며, 결국에는 일본의

군사적 희생물에 되게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느끼는 능력이 크므로 공산주의와 일본인에 대한 증오감도 그와 동등하게 커질 수

있다. 그가 공산주의자와 일본인 둘 중에서 어느 것을 더 미워하는지는 결정하기 곤란한 문제다.]

[미국인들로서도 도대체 건드릴수 없는 인물. 차라리 신비한 경지에 이승만은 도달해 있었다 할

것입니다. 이 인물에 통치에 우리 민족은 이끌려 갔습니다. 그 방향이 어디인지 아직 모르면서.

(음악)

(입력일 : 200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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