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 아니, 뭐 뭣이?
- 왜, 뭐 났어? 신문에.
- 개, 개헌안?
- 뭐, 개헌?
[54년 3월 20일 신문을 받아든 시민들은 아찔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또 하나의 개헌은 초대 대통령 종신집권 등. 돌연 극비리의
급속 추진중. 개헌 또 하나의 개헌 제 3대 국회의원 선거를 꼭 2달앞둔 3월 20일.]
- 하하하하하하.
- 에, 가만있거라, 너희들 잠깐 바람 좀 쐬고 올래?
- 아이, 좋지요. 흐흐.
- 한 30분간 나갔다 와. 응?
- 예, 알았습니다.
- 자 나가자 초월아.
- 저 그럼.
- 하하하.
- 왜 밀담있소?
- 음, 밀담은 흠흠.
- 김 의원?
- 예?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뭐, 뭘?
- 이거.
(종이 부스럭거리는 소리)
- 그게 뭐여?
- 김 의원께서 날인좀 해주셔야 겠습니다.
- 뭔데? 민중이 요망하는 개헌요식.
- 쉬잇! 조용히.
- 개헌?
- 조용히 읽어보십시오.
- 음, 일 초대 대통령의 종신집정을 주장한다 음.
- 다음을 또 읽으세요.
- 여기 서명, 날인 하란말이요?
- 어떡합니까? 김 의원 우리당 소속 의원중에 그래도 차기 국회에 당선될 가능성이 있는 분들만 골라서 날인을 받고 있는거에요.
김 의원? 여기 서명 날인 안하시면 결과가 어떻게 되겠어요? 아시지요?
- 이번 선거에 공천 안해준다는 뜻이로군.
- 김 의원? 날인만 하시면 이번 선거에는 무 투표 당선을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 그래요. 종신집정.
- 어떡하시겠습니까?
- 술이 확 깨는걸.
- 찍으시지요.
- 음, 이건 높은데서 시키신 거에요?
- 그런건 왜 물으시오? 그냥 그 공란에 서명하시고 도장만 찍어주세요.
[개헌 초대 대통령의 종신집정 이승만의 종신집정]
- 너무 일러.
- 예?
- 선거도 안 치뤘는데 벌써부터 왜들 이러시지?
- 모험은 그만 던지시고 찍으시지요?
(음악)
(종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
-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셈이요? 네? 선전부장은 뭐하고 있었어?
[자유당 부 차장 회의 정무부장 이갑성이 신문지를 들고 펄펄 뛰고 있었습니다.]
- 아니 우리 당이 언제 개헌을 한다고 했오? 선전부장?
- 그 기사가 어디서 나왔는지 저도 모르는 일입니다.
- 모르나 마나 이런 기사가 났으면은 당장에 부인 성명을 해야 할 게 아냐. 국민들이 우리 자유당을 어떡해 보겠오? 응?
- 저도 부인 성명을 낼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중대한 문제를 선전부장 단독으로 가부 발표할 수는 없는일 아닙니까?
당에서 개헌할 의사가 없다고 정식으로 의결해주십시오 그럼 발표 제가 하겠습니다.
- 음음.
- 아닌게 아니라 저도 신문에서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 당의 인기에 타격이 클거에요.
- 도대체 선전부장이라는 사람이.
- 아니 어떡해 이 일을 저 혼자 책임으로 돌리십니까? 제가 개헌한다는 의사를 발표했습니까?
- 아아, 박 부장. 지금 단계에서 우리 당으로서는 개헌을 생각해본 일도 없으니까 당으로서 공식적인 담화를 발표합시다.
- 음. 빨리 해야지요 음음.
- 그럼 박 부장. 그 기사를 부인하는 성명서를 작성하세요.
- 네.
(음악)
(사람들 중얼거리는 소리)
- 어 그 기사가 어떻게 해서 나타났는지 우리 당으로서는 전혀 모르는 일입니다. 현재로서는 명백하게 얘기할 것은 우리 자유당
으로서는 개헌안을 구상한 바도 없을 뿐 아니라 개헌을 생각해본 일도 없습니다. 어, 방금 배부한 유인물 그대로 발표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신문에는 자유당으로서 개헌안 구상한 바 없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음악)
[그런데 경무대]
- 에이.
(종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
- 각하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요?
- 기. 기붕이?
- 예.
- 개헌안 반대하는 당 간부가 누구 누구야?
- 예?
- 누구야?
- 저희 당 간부로서 어찌 개헌안을 반대하겠습니까?
- 그러면 여기 이.. 기사는 이게 뭐야?
- 글쎄 옳습니다 어디서 그런 기사가 났는지 조사해보겠습니다.
- 현행 헌법을 그냥 두겠다 하는 말인가.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국민의 뜻을 따르지 않고, 제 멋대로 놀아도 소환을 못하게
돼있는데 이 헌법을 그대로 두어.
- 각하.
- 역적배들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을때 다수의 힘으로 나라를 왜곡에 팔아먹는 의결을 국회에서 했을때에 국민은 꼼짝을 못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 말인가? 이완용이가 내각 수반일 때에 나라를 일본에 팔아먹었어. 내각 회의를 거쳤다는 말이야 한일합방.
- 예, 각하.
- 국민 투표제가 만일 그 때의 이 나라에 있었더라면은 한일 합방은 이루어지지 않았을거야.
- 기붕이?
- 예?
- 앞으로 이완용이 같은자가 또 나타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는가?
- 예, 잘 알겠습니다.
- 똑바로 들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요.
- 예예.
- 국회의원들이 나라의 주인은 아니다 그런말이야.
- 국민 절대 다수의 의사가 국정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은 나의 정치 철학인 것이야.
- 예.
- 그런데, 자유당 그러니깐 간부들이 개헌안을 절대 반대를 한다고?
- 절대적인것은 아니고?
(종이 부스럭거리는 소리)
- 그럼 이거 이 신문기사는 이게 뭐야?
- 예예 뭐가 잘못된 모양 옳습니다 모두가 제 불밀한 탓 옳습니다. 각하, 조사해서 엄중히 조처하겠습니다.
(음악)
- 박 부장 큰일났오.
- 예?
- 오늘 새벽에 어르신내께 불려갔댔어.
- 그런데요?
- 어제 신문.
- 예?
- 어르신네께서 이만저만 노하시는게 아니에요. 개헌안에 반대하는 당 간부가 누구 누구냐?
- 이런 공식적인 발표를 한 자들이 누구냐?
- 당장에 그 자들을 쫓아내라고 하시는거에요 음, 이 이걸 어쩌지? 노장파들이 어느새 무력을 했나봐.
- 할 수 없지요.
- 할 수 없다니.
- 선전부장인 제가 책임져야지요.
- 뭐, 뭐야?
- 다른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 저 혼자 책임지고 물러나야지, 잘못하다간 여러사람이 다칠거 아닙니까? 괜찮습니다. 각하께 가서 말씀드리십시오. 선전부장
단독으로 개헌안 반대성명을 했다고요. 지금 사표 쓰겠습니다.
- 박 평?
- 괜찮습니다.
- 박 평.. 박 평.
(음악)
- 각하, 선전부장 박용만이는 원래 적임자가 아니었습니다.
- 박용만이 내각?
- 네.
- 잘 아시다시피 젊은 사람이라 좀 경솔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성명서를 발표했더고만요.
- 아뿔싸.
- 그래서, 각하 여기 선전부장의 사표를 받아가지고 왔습니다.
- 음. 또 개헌을 반대하는 당 간부 있으면 얘기를 해봐.
- 그런 사람이 있을리가 있습니까? - 이제는 없다는 말이지 한 사람도.
- 아, 예예.
- 알았어 그러면 잘 해봐.
(음악)
(입력일 : 200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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