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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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정계야화
6화 - 민국당 대의원 대회
6화
민국당 대의원 대회
1970.10.11 방송
70년 10월 5일 밤 10시 5분부터 방송을 시작한 ‘정계야화’는 동명의 대담프로그램을 드라마 타이틀로 부활시킨 20분짜리 실록구성물로 6·25이후 한국정치사의 이면에 갇혔던 뒷얘기를 캐내 대단한 청취율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73년 1월 당국의 규제조치에 따라 폐쇄되었으며, 80년 4월에 부활될 때까지 7년 동안을 동면해야 했다.
- 에, 다음은 당헌 개정에 관한 심의로 들어가겠는데, 우선 최두선씨의 제안설명이 있겠

습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

1953년 11월 22일. 중앙 중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민주 국민당 제 4회 전국 대의원 대회.

이번 대회에 관심과 주목을 끌어 온 당헌 개정은 무엇인가. 최두선이 등단했습니다.


- 에. 이번 당헌 개정안에 심의함에 있어서 어떤 원칙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는가를 말씀드

리겠습니다. 아, 첫째, 종래의 최고위원제와 소위원제를 폐지하고, 위원장 제도로 하자는

것이올시다. 동시에, 전 최고위원과 당의 공로자는 고문으로 추대하여 중요한 결정에 있어

서는 위원장은 고문의 동의를 구하게 되는것 올시다. 또한 중앙집행 위원회와 상무집행위원회

의 명칭을 중앙위원회, 상무위원회로 수정하는 것 및 당적부를 1년에 1회씩 정리하여, 당

비 징수를 위한 당의 운영을...

(음악)

민국당의 개편. 갈수록 쇠퇴해 가는 유일한 야당 민국당으로서는 하나의 몸부림이었습니다.

한 때는 당 해체 즉, 자폭을 하자는 의견이 당 내부에서 나오는 민국당. 민국당은 김성수,

신익희, 이청천 등 최고위원들에 운영되는 이른바 집단 지도 체제 였습니다. 자유당이 이승

만이라는 총재를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뭉쳐진 당이라면은 민국당은 그 일사분란한 단결이

없었던 당이었습니다. 거기에는 미묘한 파벌 의식이 잠재해 있었습니다. 김성수, 조병옥,

김도연, 백남훈 등 한민당 계열의 인물과 해공 신익희라는 대한 국민당 출신의 인물. 민국

당은 한국 민주당과 대한 국민당의 합작이라 하지만, 실제 안을 들여다 보면은 한민당 계열

이 주도권을 잡은 것에 신익희라는 인물하나가 끼어 있는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문제는 여기 있었습니다. 11월 전당대회가 열리기 한 달 전쯤. 인촌 김성수의 사랑방.


- 그럴리가 있소? 하하하하하.

- 아닙니다. 그냥 웃어 넘길 일이 아니에요.

- 인촌. 해공이 신당 운동을 한다는 것은 이제 비밀도 아닙니다.

- 해공. 그 분이 그럴리가 없어요. 신당 운동을 하다니. 귀를 씻어야 겠소이다.

- 인촌! 사실이 그런데 귀를 씻는다고 해공이 신당 안합니까?

- 모를소리. 믿어지지 않는 얘기야.

- 하아.. 믿어지지 않지요. 그러나 사실인 걸 어쩝니까. 사실이에요.


해공 신익희가 신당 운동을 한다. 찌들어 가는 민국당을 버리고 해공은 새로운 야당을 만들

고 있다. 병석에 누워있는 인촌으로서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얘기. 그러나 사실이 그렇다면

어쩌련가.

(음악)

그 몇일 뒤.


- 아, 병세가 어떻소이까? 인촌.

- 으으음..흠..


병석에 든 일에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 인촌은 해공의 방문을 받고, 온화한 인사를 못한다.

얼굴이 확 달아오르며 들어서는 해공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 아니, 인촌. 왜그러시요?

- 흐..흠.. 해공.

- 예.

- 첫 인사가 안됐소만, 해공 신당설 사실이오?

- 예?

- 해공이 우리당 버리고 신당을 한다면서?

- 아..

- 왜 대답을 안하오? 민국당에서 당신 대통령 후보 안시킵답니까? 대통령 후보가 그렇게도

중요하오?

- 으으흠.. 난 가오.

- 해공! 왜 가! 왜!

(문 여닫는 소리)

- 이.. 비열한 사람. 왜 가! 왜 가! 하암..

- 여보..

- 왜 가! 왜.

- 진정하세요. 제발..

- 이... 나쁜 사람.

- 제발 좀..

- 나라가 큰일이야.

(음악)

(차 소리)

- 흐음..

- 어디로 모실까요?

- 어딘 어디야. 아무대나 가. 에이~ 미쳤구만, 미쳤어. 그 사람. 유석. 유석은..

(음악)

- 말씀을 하실 일이 있으시면 차근차근히 따지실 일이죠.

- 으음.. 밖에서 들었소?

- 네.. 문병 온 양반한테 다짜고짜 하고 싸움하겠다 드니..

- 내가 너무했지?

- 신경이 그렇게 날카로워서 어떻게 합니까.

- 모르겠어. 내가 왜 그랬는지. 해공 얼굴이 보이자, 가슴이 떨리더구만. 지금이 어떤 때

인데 분당을 해.

- 분당을 하는지 안하는지 확실하지도 않은데..

- 안하면 안한다고 왜 대답을 못하나.

- 대답하실 틈이나 있었어요. 어디.

- 내가 너무 했지. 내 덕이 부족한 탓이지.

(음악)

(문 여닫는 소리)

- 아..

- 아, 해공. 어서와요.

- 다 나았구만, 유석.

- 낫지.

- 유석.

- 에?

- 대통령 해 보겠나?

- 뭐야?

- 자네도 날 대통령이나 꿈꾸는 정상배로 보나?

- 아유~ 정치얘기 하지 말어. 누가 정치한대? 출에 불사출인데..

- 이 사람아. 가을일세 지금은.

- 가을? 지금 무슨 날인데?

- 10월.

- 10월? 3월이 아니고? 가만있자.. 달력이..

- 에이.. 한 잔 마시고 툭 터 놓고 싶었는데..

- 뭐라고?

- 아닐세. 우리가 이중에서 내부까지 치뤄야 하나? 인촌 혼자 생각이 아니지 않느냐 말이야.

- 뭘 자꾸. 혼자 중얼대?

- 아니야.

- 흐흐흐흐흐. 가을이로구만, 천고마비의 계절이로구만. 하하하하.

- 하아..

(음악)

전 국회 부의장 나영균씨가 해공의 신당설에 관해서 증언합니다.

(음성 녹음)

민국당 전당대회를 사흘 앞 둔 날에 계동.


- 해공. 전 번엔 내가 잘 못 했소.

- 하하. 무슨 말씀을.. 내 아량이 부족했던 탓이올시다. 하하.

- 해공. 난 이제 폐인이오. 신경까지 그 모양이 됐소. 그랴.

- 어서 재기 하셔야죠. 나라를 위해서..

- 해공. 내 그동안 여러사람 만나서 의논을 했어요. 11월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열어야겠죠.

- 그렇게 의논들이 돌아가는 모양이더군요.

- 당을 개편해야 겠어요. 내년 선거에 임하려면 우리도 전열을 가다듬어 야지요. 이 박사는

끝내 3선 개헌해서 영구집권 하려드는 모양입니다.

- 모두가 추측하는 대로 겠죠.

- 우리당. 집단 지도 체제를 고쳐야 겠습니다. 우리도 위원장 제도로 고치십시다.

- 아..

- 해공. 당신 중심으로 당을 개편합시다.

- 나...날 중심으로..

- 여당이 일사분란하게 나간다면 우리도 대비를 해야죠. 해공 중심으로 당을 개편합시다.

간부들 접촉해서 동의를 구했습니다. 당 위원장 맡아주세요.

- 으음..

- 3년 뒤에 있을 대통령 선거 까지 대비해서..

- 아니, 대통령 선거까지는 인촌이 일어나셔야죠.

- 아.. 난 글렀어요. 해공. 앞으로는 나에 대해서 신경쓰지 마시오. 추후 중인이 될 간부

앞에서 정식으로 얘기 하겠소만 나는 대통령 후보 생각 안하겠소.

- 그러나. 국민의 여망이..

- 해공. 그 문제는 나한테 맡기시오. 오는 전당대회 얘기나 하십시다. 위원장 맡으시는 거

에요.

(음악)

- 개표 결과를 보고해 드리겠습니다. 재석 374인 중에서 가가 358. 부가 1표. 기권 15표로

당헌 개정안은 통과되었습니다.

(박수)

- 우리의 당헌이 새로 개정되었습니다.

- 에, 다음은 개정된 당헌에 의해 당 위원장 선출이 있겠습니다.


11월 22일에 열린 민국당 제 4차 전국 대위원 대회는 당 간부들의 계획대로 진행 되어 갔

습니다. 당헌이 위원장 제도로 고쳐졌고 위원장에는 신익희가 당선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 위

원장에 김도연, 최두선 또한 김성수, 백남훈, 서상일, 조병옥이 당 고문으로 추대되었습니다.

이승만의 독재정치에 정면으로 대결 할 야당으로서의 전열을 민국당은 일단 가담듬은 것입

니다. 자유당은 족청계의 거세로 제정비. 민국당은 당헌 개정과 신익희 중심으로 개편. 그

리고 1953년은 저물어 갔습니다.

1954년.

(음악)

민의원 선거라는 하나의 결전이 있는 1954년.


- 언론 자유는 민주국가의 기본입니다. 공정한 언론을 압박하는 경찰이나 군인이나, 기타

취재기관, 또는 세력을 가진 자들이 있으면은 여러분들이 즉시 보고해 주기 바랍니다. 나는

평생을 언론 자유를 위해서 싸워왔는데, 이 민주 법치국가에서 공정한 언론에 간섭할 일이

있다면 철저히 단속할 방침인 것입니다.


새해 16일에 이승만은 기자회견을 열고 여유만만하고 건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언론 자

유를 보장한다. 기자회견은 계속 됩니다.

(음악)

(입력일 : 2009.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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