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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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실록구성 다큐멘터리 정계야화
5화 - 족청계 숙청 (이범석씨의 말)
5화
족청계 숙청 (이범석씨의 말)
1970.10.09 방송
70년 10월 5일 밤 10시 5분부터 방송을 시작한 ‘정계야화’는 동명의 대담프로그램을 드라마 타이틀로 부활시킨 20분짜리 실록구성물로 6·25이후 한국정치사의 이면에 갇혔던 뒷얘기를 캐내 대단한 청취율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73년 1월 당국의 규제조치에 따라 폐쇄되었으며, 80년 4월에 부활될 때까지 7년 동안을 동면해야 했다.
(음성 녹음)

- 철기 이범석 민족 청년단 단장이었고, 이른바 족청계의 수령으로 지목되어 1953년에 자유

당에서 거세 된 이범석씨는 다음과 같이 당시를 회고 합니다.

(음성 녹음)

(음악)

(음성 녹음)

이승만과 이범석의 대담. 이미 이승만이 족청계를 숙청해야 한다는 강경한 성명서를 발표

한 뒤에 일.

- 오래간만에 뵙겠습니다. 선생님.

- 으으음..

이승만은 불쾌했을 때 짓는 표정대로 안면 근육을 실룩 거렸습니다.

- 음.. 내가 알았어.

- 세계를 돌아 본 보고를 드리려고 오늘 찾아 뵌 것이올시다.

- 국제무대에서 활동을 대단히 했다는 것을 내가 알았어.

- 음..

(종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 & 전화기 드는 소리)

- 연락 어찌 됐어? 빨리 좀 서두르시오.

(종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 & 전화기 내려놓는 소리)

- 그만, 나가보겠습니다.

- 알았어요.

- 안녕히 계십시오.

(음악)

자유당 부장 회의. 새로 구성된 각 부장들의 회의.

- 총재께서 뜻하신 바도 그렇고, 또 우리당의 당면 과제인 족청계 제거가 오늘 의제 올시다.

하여간에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으니까.

- 흠..

- 우리당에 적을 두고 있는 인물중에서 지도자 급이라고 할까요? 1차적으로 제명 처분해야 할

인물들을 선정해야 겠어요.

(종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

- 내가 조사한 명단을 우선 공개할까요? 총재 각하와도 사전 논의가 있었습니다만 우선 이범석.

- 흠..

- 아시다시피 철기는 민족분열을 획책하는 족청계의 두목이라 할 수 있고, 그 참모장 격인 이

재형, 또 신태한, 원상남, 그리고 진원식. 한 명씩 심사하는 형식을 취할까요? 1차적으로 제

명처리 할 대상입니다.

- 저. 그런데 말씀이에요.

- 배부장 말씀하세요.

- 예. 철기 문제 올시다.

- 그런데요.

- 그런데, 철기는 우리당 뿐아니라 국가적인 지도자 급이라고 할까. 지난번엔 외국에도 다녀왔

고하니까 당장에 제명 처분을 하면 우선 외국 여론에 안 좋을거 같고요. 물론 국내에서의 여

론도 안 좋을거 같고..

국민부장 배흔희가 철기 이범석을 감싸고 나섰습니다.

- 흠..

- 제 얘기는 요. 철기만은 제 1차 제명대상에서 빼고, 다음 기회를 노리는게 어떻겠느냐..

- 무슨 말씀이십니까?

젊은 조직부장 박영만이 나섭니다.

- 이범석씨가 지도자의 한 사람이요. 애국자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을 해

보십시오. 총재 각하의 유시가 뭡니까? 민족 분열 분자인 족청계의 제거 아닙니까. 이범석

씨가 누굽니까? 족청의 단장이요. 제 1인자 아닙니까? 1인자를 빼놓고 어찌 숙청이라는 것

을 할 수 있습니까?

- 아.. 글쎄 그거야 누가 모르나. 내 얘기는 시기가 더 문제라는 거지.

- 아니, 이 시기를 빼 놓고 그럼 언제 하겠습니까?

- 박 부장 얘기가 옳습니다.

- 만사가 젊은 혈기로 밀고 나간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 총재의 유시가 안 그렇습니까.

- 족청계를 제거 하자는 거지 이범석 개인을 죽이라는 유지는 아니지 않나.

- 장군 하는 것은 궁에다 하는 것이지 마나 포에다 대고 하는 겁니까?

- 아.. 세상을 모르는 구만.

- 모르고 알고가 아니라..

- 음.. 아. 조용해 주세요. 토론이 길어질 것 같습니다. 무기명 비밀 투표로 결정을 내려야

겠습니다. 이의 있습니까?

- 이의 없습니다.

- 이의 없습니다.

- 그럼. 무기명 투표를 하기로 하겠습니다.

무기명 비밀 투표로 결정된 족청계 제명. 투표 결과는 어땠을까. 철기 이범석에 대해서는

8대 1. 제명은 결정 되었습니다.

(음악)

제명 처분을 당한데 대한 철기 이범석씨의 코멘트를 들어 보십시다.

(음성 녹음)

(음악)

- 제기랄, 뭐야?.. 에? 흐흐흐흐.

- 아니, 여보.

- 흐흐흐흐흐.

- 여보! 여보.

- 하하하하하하.

- 여보. 뭐가 우스워요. 뭐가. 여보. 여보.

야당인 민국당을 이끌어 나가야 할 일꾼인 조병옥의 이런 모습. 완전 폐인처럼 된 모습.

- 하하하하하.

(음악)

- 외국에서의 이박사의 평, 아주 안좋습디다.

- 왜요?

- 반공포로 석방이며, 휴전 반대며, 너무 고집불통이라는 얘기죠.

- 아, 그야. 그 양반의 장점일 수도 있겠죠.

계동. 인촌 김성수의 사랑방. 해공 신익희가 찾아왔다.

- 해공.

- 예.

- 우리당은 어쩌지요?

- 아, 글쎄 올시다.

- 당이 빈사지경 아니오?

- 글쎄요.

- 해공. 대책을 세워 보시구랴.

- 세워야죠. 그런데 저는 아무래도 당사에 전념할 수 만은 없는 몸이 아닙니까.

- 그야 그렇죠. 유석이 나서야 할 텐데. 유석 어떻답니까?

- 말이 아닙디다. 정계 은퇴 선언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 그야, 그 사람 성격에 일시적으로 그럴만도 하죠. 건강만 회복되면 다시 나서겠죠.

- 그럴까요?

- 오는 선거는 어떻게 치르지요? 자유당은 굉장한 모양 입디다.

- 네. 유석도 그렇지만은 인촌이 어서 일어나셔야죠.

- 내야.. 틀렸죠. 흠...

시원한 대책이 좀 처럼 안나온다. 민국당을 이끌어 나가야 할 두 지도자의 회담에서 지능책이

안나오면은 그럼 유일한 야당인 민국당은 이대로 주저 앉게 되는가.

- 으아.. 가봐야 겠소이다. 일간 또 들리리다.

- 해 보십시다. 어떻게..

- 네. 아.. 일어나시지 마시고...

(음악)

- 하하.

- 하하하. 외유내강 아닌가요? 각하.

- 마리아 말이 옳아요. 만송은 문자 그대로 외유내강이야.

- 하하. 각하께서 계속 이끌어 주셔야죠.

- 암.. 이끌어 주고 말고.

- 하하..

- 나더러 히틀러 맨이라고 모두들 그러는데, 만송이 내 곁에 있으므로 해서 내가 부드러워

지게 되는 구먼. 하하.

- 아하하하하.

(음악)

철기 이범석은 외친다. 내가 제명당할 사람인가.

(음성 녹음)

자유당의 신세력이 감히 족청계를 제명한데 대한 분노. 그러나 하여간에 족청계란 이름으로 자유

당은 제명을 단행했다고 역사는 기록 되어 있습니다.

(입력일 : 2009.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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