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명작극장 세계명작 주옥편 시리즈 열일곱 번째로 존 싱크 원작, 이병재 각색,
그늘진 계곡, 이병주 연출로 막을 올립니다.
(음악)
(비오는 소리)
-여보세요. 여보세요.
- 응? 아니 어떤 산골짜기 비를 맞고 웬일일까?
(문 두드리는 소리)
- 여보세요. 이 문 좀 따세요.
- 네. 나가요.
(문 여닫는 소리)
- 아~이 아우그림의 장터에서 오는 길인데 브리스타시까지.
- 비 맞지 말고 어서 들어오세요.
(발자국 소리)
- 아, 아씨. 죄송합니다. 기슭에서 불을 봤을 땐 어쩌면 따끈한 우유라도 한 잔--
- 아이고! 아이고. 어, 맙소사! 저, 저, 저거 송장 아닙니까?
- 네... 영 갔습니까?
- 갔대요. 건너편 산에는 양떼가 그대로 있고 겨울에 땔거리도 장만 안 해놓고 저렇게 가버렸단 말이에요.
- 네... 거 참, 죽은 사람치곤 이상한 얼굴을 하고 있다. 아, 왜 진작 치워버리지.
- 나... 난 무서워요. 아침에 저이가 하는 말이 만약에 내가 갑자기 죽는 일이 있더래두 내 누이 이외는 너두 누구구 내 몸에 손을 대지 말란 말야. 만약에 내 말을 어기고 손을 댔다간 당장에 큰 탈이 붙을 거라고 그랬단 말이에요.
- 예...
- 봐요. 죽은 얼굴도 이렇게 괴상하고. 좀 만져봐 주지 않을라우? 정말 죽었는지.
- 아이고, 맙소사. 왜 그러십니까? 아씨께선 나한테 탈이 붙는 걸 보실려고 그러세요?
- 흥, 하루웬종일 꼼짝 않고 누워 있더니 골짜기의 그늘이 점점 어두워질 무렵, 인제 난 가망이 없는가 보다. 그리고 해가 저 높이로 떨어지자 침대 위에서 펄쩍 뛰면서 마치 늑대처럼 큰소리를 지르더니만 고만 죽은 양처럼 쭉 뻗고 마는군요.
- ‘날더러 죽은 양처럼 쭉 뻗고 말았다구? 그저 사내놈이라면!’
- 아차, 뭐 대접하는 걸 잊었군요. 아하, 당신에게는 따끈한 우유보다도 위스키가 좋을 거예요.
- ‘잘한다. 술까지 내주면서. 아이구, 이거 목이 타서 죽겠구나.’
(위스키 따르는 소리)
- 아이고이, 고맙습니다! 아씨. 아씨의 건강을 축언하죠.
(위스키 마시는 소리)
- 크~
- 아하, 저희 담뱃대밖엔 없지만 피우세요.
- 아니, 담배까지. 이렇게 하시면 황송해서.
(담뱃대에 불 붙이는 소리)
- 전 아까 이 방에 들어설 때 이렇게 생각했죠. 이런 밤중에 나 같은 놈을 무서워하는 여인네도 많을 게다. 더욱이 이런 외딴 곳에 혼자 밤을 지키고 있었다면 말입니다. 하.
- 무서워하는 여자들도 많겠죠. 하지만 난 여지껏 어린이고 신부고 어떤 사람일지라도 무서워해본 일은 없어요. 무서운 것은 당신이 아니라--
- ‘그래, 무서운 건 하느님이다. 저러다가 벌을 받지.’
(천둥 번개 소리)
- 아이쿠, 맙소사! 하느님.
- 아하하, 몹시 겁이 많은가 봐요.
- 아씨, 기나긴 밤에 길을 가자면 작은 나무토막이 사람팔뚝처럼 보일 때도 있고 숲속에서 놀라 튀어나오는 토끼가 말처럼 보일 때도 있고 잔디 풀더미가 다브린의 교회당으로 보일 때도 있답니다. 아히히, 만약에 내가 겁이 많은 놈이라면 아마 벌써 미쳤을 겁니다. 거 누굽니까? 그 불쌍한 베치달씨처럼 말입니다.
- 달씨를 아우?
- 아, 알구 말구요! 달 씨가 살아 있을 때의 목소리를 이 신상에서 맨 마지막으로 들은 게 바로 전 걸요! 마치 오늘밤처럼 캄캄한 밤이었습죠. 양들은 뚝 밑에서 비와 안개 때문에 꼼짝도 못하고 그저 늙은이처럼 헉헉 거리고 있었죠. 근데 아씨, 무슨 얘기소리가 들려오지 않겠습니까.
그것도 그냥 얘기소리가 아니라 마치 정다운 애인하고 잠자리에서 같이 하는 것처럼.
전 꼭 허깨비라고 생각했죠.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단숨에 라스빠나까지 뛰었습니다.
휴, 어찌나 무서웠던지. 그저 이틀 술만 퍼마셨죠. 근데 사흘째 되던 날, 산골에서 달씨의 시체가 발견됐다더군요.
그제서야 전 달씨가 미쳐서 그런 헛소리를 했구나 하는 걸 알았죠.
- 가엾은 달씨. 달씨는 좋은 사람이었어요. 언제나 이 앞을 지나갈 때는 정답게 말을 걸어주곤 했어요.
달씨가 죽은 후로 얼마나 쓸쓸했는지. 하지만 아, 이제 고독이란 것에 습관이 돼버렸어요.
어, 참. 아우그림 쪽에서 오다가 길에서 누구 안 만났어요?
- 예. 젊은 양지기를 만났는데 양을 몰면서 이쪽으로 오고 있던데요.
- 훨씬 멀던가요?
- 아니죠~ 그리 멀지 않았는데.
- 어, 그래요?
- ‘ 헤, 저것이 아직도 달씨의 일을 못 잊으면서. 허!’
- 아, 아씨. 전 위스키만으로 됐습니다. 아, 뭐 차를 끓이시려구요.
- 아니에요.
- 아, 저, 겁쟁이가 아니시니까 잠깐 이 옆에 있어주겠어요?
- 그, 그렇게 하세요. 송장이 뭐 어쩔려구요.
- 저, 잠깐 요 위에까지 다녀오겠어요. 당신이 만났다는 그 젊은이를 불러와야겠군요.
- 아씨! 제가 갔다 오죠. 아, 이 비를 맞으면서 어떻게 가실려구요.
- 길을 몰라서 못 가실 거예요. 제가 갖다올게요.
(발자국 소리)
- 혹시 실하고 바늘 있으면 좀 주고 가십쇼. 바늘은 잡귀를 쫓는다니까
뭐, 그동안에 이 저고리 떨어진 데나 꿰매면서 저 양반 명복이나 빌고 있겠습니다.
- 그렇게 하세요. 우두커니 혼자 있는 것보다는 시체라도 옆에 있으니.
- 그럼 곧 다녀올게요.
- 예.
(문 여닫는 소리)
- 아, 어째 이렇게 으시시하냐?
(발자국 소리)
- 헤, 송장인데 어쩔려구.
- 으!
- 아, 아이구, 맙소사! 저 송장이!
(음악)
- 무서워할 거 없어. 송장이 어쩔려구?!
- 난 딴 생각이 있어서 그런 거 아닙니다. 나... 나리 영혼을 위해서 기도를 올릴 테니 제, 제발 용서해 주십쇼.
(휘파람 소리)
- 헤, 계집년. 너도 들었지? 두 손가락을 입에다 대고 저렇게 휘파람을 잘 부는 계집이 또 있을 줄 아냐? 아, 아이고, 이거 목이 말라 죽겠다. 저년이 들어오기 전에 어서 그 위스키 한 잔 따라주게.
- 아, 아니. 당신은 죽지 않았습니까?
- 죽기는! 내가 왜 죽어! 죽으면 지금 목이 타 죽겠나?
- 예, 그럼...
(잔에 위스키 따르는 소리)
- 하아.
- 저, 예 있습니다.
- 아, 고맙다.
(위스키 마시는 소리)
- 하아. 아.
- 혹시 아씨가 냄새를 맡으면...
- 걱정 마. 그년은 이제 내 곁으론 안 올 게야. 게다가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순 없단 말야. 등뼈는 당기고 허리는 쑤시고 게다가 파리란 놈이 콧잔등에서 간지럽히는 바람에 흐, 재, 재채기가-- 에, 에취! 아이고. 그, 그리고 뭐 어째? 젊은 여자가 송장 옆에 혼자 있음 어떡한다? 뭐, 달씨가 어쨌다구? 망할 자식!
- 저, 영감님. 들으셨어요?
- 이놈아, 살아있는 놈이 귀가 뚫렸는데 안 들려?!
- 요, 요, 용서하십쇼, 나리.
- 이거 봐. 잔소리 말구 저쪽에 가서 내 지팽이 가져와.
- 예.
(발자국 소리)
- 저.
- 됐다. 내 오랫동안 이 지팽일 간직해두었지. 집안에 고약한 계집이 있어서 말이다.
- 아씬 얘기도 잘하시구 좋은 분이시던데요?
- 좋은 분? 하, 하지만 늙은이에게 못된 계집이란 말야! 아이고, 오는구나. 이거 봐. 날 아까처럼 덮어주고 넌 모른 척하고 있으란 말야. 재밌는 구경을 할 테니까. 그렇지 않으면 넌 이 지팽이로--
- 나으리, 전 아무것도 모릅니다.
- 자, 어서!
(발자국 소리)
(음악)
(발자국 소리)
-아무 일 없었죠?
- 네, 아무 일 없었습니다.
- 아, 마이켈. 이쪽으로, 불 옆으로 와요.
(발자국 소리)
- 하아, 마이켈. 송장이 어떡하고 있나 한번 들여다 볼라우?
- 싫어. 송장은 질색이니까.
- 저, 당신은 여기서 우리 셋이서 차를 마시겠수? 아니면 저쪽 작은 방에서 한잠 주무시겠수?
- 아... 아닙니다. 아씨가 밤샘을 하시는데 어떻게... 여기 그냥 있겠습니다. 이 저고리나 꿰매고...
- 헤, 저고리도 형편없지만 바느질 솜씨는 더 말이 아니군. 줘봐. 옷은 안 꿰매고 손가락을 꿰매나?
- 흥! 내 바느질 솜씨나 임자 양치는 솜씨나 피장파장이죠.
- 마이켈, 이 사람은 상관하지 말아요. 술을 마셨으니까 조금 있으면 잘 거예요.
- 그만 꿰매고 눈이나 좀 붙여볼까? 아이구. 아.
- 헤, 저놈이 잠을 자는 척하면 곧 일이 벌어질 거란 말야.
- 노라. 오늘 들은 얘기지만 달씨는 늘 이 길을 지나다니면서 아침이건 저녁이건 당신하고 말을 건네지 않은 날은 없었다면서? 당신은 여러 남자를 사겼을 테지? 이런 쓸쓸한 곳에 살고 있었으니까.
- 이런 데 살고 있으면 누구하고 얘기를 하고 싶어지는 거예요. 저녁때가 되면 누가 오기를 기다리게 돼요. 누가 와주었으면 해요. 하지만 어렸을 땐 안 그랬어요. 웬만한 남자는 눈에 차지도 않았고 얼굴을 들지도 않았어요.
- 저 늙은이?
- 내가 어떻게 먹고 살아갈 수 있는지 아세요? 나이를 먹고 결국 밭이며 양이며 산을 가진 사람하고 결혼을 해야만 했어요.
- 노라. 아마 당신은 현명했을지도 몰라. 저 유산.
- 저쪽 양말 속에 몽땅 들어있어요.
(발자국 소리)
- ‘헤, 아, 아, 아니. 저놈이 내 돈을.’
(돈 세는 소리)
- 때때로 기나긴 밤에 혼자 앉아서 생각을 하면 나도 무척 어리석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암소가 몇 마리가 되고 뒷산에 양이 있으면 무슨 소용이 있으리요. 이 문지방 옆에 앉아서 연못 위에 칭칭 덮이는 안개만 바라보면서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고 가는 소리, 비에 냇물이 으르렁 거리며 흘러가는 소리만을 들으며 살아왔으니. 처녀 시절에 그렇게 곱다던 페기가보나는 이빨을 죄 빠져 합죽이가 되고 머리는 불 지르고 난 언덕 모양, 그리고 그 꼴을 하고 길거리에서 빌어먹고 다닌다던데 나도 언제 그 꼴이 될지 알아?
- 당신도 젊은 사람과 부부가 됐으면 그런 소린 안 했을 게지. 참, 노라. 오늘 장에서들 내 양이 아주 좋다고 칭찬을 하던데.
- 저이 유산이 얼마나 돼요?
- 모두 20파운드.
- 노라. 우리 저 영감쟁이 시체를 교회당에 운반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라스빠나의 성당에 가서 결혼합시다. 그리고 내 양을 당신 산에다 놔서 기르고. 그렇게 되면야 안개비가 내리던 어찌 되건 당신은 손끝만치도 고생할 일은 없게 된다니까.
- 아, 내가 어떻게 당신하고 결혼할 수 있단 말이에요. 당신은 나이를 먹고, 나 역시 나이가 들어버리고 말 텐데 얼마 있으면 당신도 침대 위에 앉아서 저이처럼 얼굴은 덜덜 떨리고 이빨은 빠지고 머리는 마른 풀 덤불 모양 되고.
- 노라!
- 마이켈!
- 아하하, 하지만 우습기도 해요. 이빨 하나 없는 늙은이가 침대 위에 앉아서 참나무 껍질 같은 턱을 고이고 합죽이가 된 입을 우물우물하고.
- 노라! 노라, 노라는 아직 젊어. 오랫동안 늙은이하고 같이 살아와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야. 이제부턴 젊은 남자와 함께 재미나는 생활을 보낼 수 있는 거야. 응? 꼭!
- 마이켈.
- 노라.
- ‘아, 아, 아니! 저놈이! 저런 화냥년이! 저것들이 서로 껴안고! 아이고, 요놈의 파리가. 아이고. 헤, 헤, 에, 엣취!
- 어!
- 송장이!
- 이놈! 송장이 뭐 어쨌다구?!
- 사람 살려! 제, 제, 제발, 제발!
- 내가 교회당에서 썩을 때쯤 넌 이년하고 결혼을 해? 바람이 샌 날, 뒷산에만 나가도 혼이 빠질 만큼 경을 쳐줄까?
- 노, 노라! 어서 이 늙은이를 좀 붙들어줘요. 응? 노라!
- 이봐요! 자지만 말고 좀 일어나요! 송장이 일어났어요!
- 예? 아, 드디어 일이 벌어졌구나.
- 노라! 넌 내가 죽던 살던 상관이 없을 게다. 그러나 이것으로 네 즐거운 날도 끝장을 낸 것이다.
젊은 사내놈이 어떻고 늙은이가 어떻고 이젠 끝이란 말야! 이 문으로 나가. 네년이 살아있는 동안 언제고 다시는 이 문턱을 넘어오지 말란 말야!
- 영감님. 너무하시군요. 아씰 쫓아내면 아씬 어떻게 됩니까?
- 페기가보나처럼 길가를 헤매다가 구걸을 하든 노래를 부르고 사내에게 돈을 받든 맘대로 하겠지. 나가!
하지만 너도 멀지 않았다. 이런 년은 적적한 산길을 헤매다가 아무도 모르게 죽어갈 게다. 죽은 양처럼 쭉 뻗고 그 위에 서리가 내리고 까치가 쫓고--
- 그렇게 되면 당신은 어떻게 되고. 무덤 속에 누워서 어떻게 될 줄이나 알아요? 당신은 살아서도 못된 짓을 많이 했으니까 죽어서도 눈으로는 볼 수 없게 될 거예요!
- 만일 널 쫓아내는 날, 내가 죽으면 넌 속이 시원할 게다. 하지만 그렇게는 안 될 걸. 자, 어서 나가란 말야! 저 문 밖으로 나가 꺼져 없어지란 말야!
- 저 사람이 아씨를 책임지겠죠.
- 이제 와서 마이켈이--
- 따뜻한 잠자리라도--
- 하아! 그렇게는 안 될 걸. 저놈이 알거지가 된 이 여자를 데리고 갈 줄 알아? 이 천치 같은 놈아!
아... 옳지. 그게 좋다. 니가 같이 가거라! 어지간히 비도 그쳤으니 이 여자를 따라가는 게 좋을 게다.
(발자국 소리 및 비바람 소리)
- 아씨. 가십시다. 아직 날을 덜 샜지만 내일은 좋은 날씨일 겁니다.
- 좋은 날씨면 무슨 소용 있어요. 갈 데도 없는 몸.
- 아씨. 저와 함께 가시면 설마 죽기야 하겠어요? 뭣을 하든 입에 풀칠은 하겠죠. 여기선 하루하루 세월이 흘러가는 것을 보면서 늙어가는 것만을 생각하지만
이제부턴 추위가 오건 서리가 내리건 비가 쏟아지건 해가 뜨건 이슬에 젖은 뚝 길에 앉아서 그런 생각은 안 해도 좋을 겁니다. 그저 오늘도 하느님의 은혜로 무사히 지나게 해달라고--
- 잔소리 말구 어서 나가! 지절대는 것은 밖에 나가서 하라구!
- 저, 나와 같이 떠납시다. 밖에 나가면 호수 위를 지나가는 백로의 울음소리도 들릴 것이고 따스한 봄날, 종달새의 노랫소리도 들리겠죠. 그런 새들에게서 노라 당신이 듣는 얘긴 페기가보나가 늙어서 이가 빠졌다는 그런 얘기는 아닐 겁니다. 병든 양처럼 겔겔 거리는 늙은이 대신 해 뜰 무렵에는 즐거운 새들의 노래가 있습니다.
- 나야말로 겔겔 거리는 늙은이가 될 거예요. 그렇지만 당신은 얘기를 잘하시는군요. 가십시다.
하지만 탄, 당신은 죽은 시늉을 해서도 아주 속 시원히 날 내쫓았다고 생각할 테지만 당신은 오늘부터 시중드는 사람도 없이 어떻게 살아나가죠? 이제부터 당신의 일생은 캄캄해요.
이번에는 정말로 죽어서 저 포장 밑에 누울 날도 멀지 않을 거예요. 옆에서 밤샘을 해주는 사람도 없이--
- 빨리 없어지라구!
- 없어지구 말구요! 지긋지긋한 이 골짜기에서 없어질 테니까요!
(발자국 소리)
- 마이켈.
- 예? 전... 그, 그, 그만...
- 넌 가만있어. 널, 널 이걸로 후려갈길려고 했지만 넌 불쌍할 정도로 순한 놈이니까 내 그냥 뒀다구.
(지팡이 놓는 소리)
-이놈아, 일루 와. 일루 와서 위스키를 좀 따라라. 목이, 목이 말라 죽겠다.
- 예.
(잔에 위스키 따르는 소리)
- 헤헤, 너도 한 잔 하구. 아직 초저녁이다.
- 예.
(잔에 위스키 따르는 소리)
- 영감님, 그저, 그저 오래 사십쇼.
(위스키 잔 부딪치는 소리)
- 음.
(위스키 마시는 소리)
(음악)
노라 전윤희, 탄 홍계일, 방랑자 조명남, 마이켈 양진웅, 음악 오순정, 효과 심재훈, 이형종, 김주하, 기술 이해근이었습니다.
(광고)
(음악)
영진약품이 보내드리는 명작극장 세계명작 주옥편 시리즈 열일곱 번째로 존 싱크 원작, 이병재 각색,
그늘진 계곡, 이병주 연출로 막을 내립니다.
(음악)
(입력일 : 201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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