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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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명작극장
세계문학주옥편시리즈 - (1) 오해 (까뮤 작, 박서림 편극)
세계문학주옥편시리즈
(1) 오해 (까뮤 작, 박서림 편극)
1967.06.18 방송
‘명작극장’은 목적극 개척에 의욕을 보였던 동아방송이 수준 높은 문학작품을 극화해서 멜로드라마가 판을 치던 라디오드라마의 풍토를 쇄신해보자는 의도로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일요일밤 10시 15분에 방송되는 45분짜리로 국내외의 우수작품들이 소개되었으며, 63년 5월 5일에서 70년 10월 4일까지 모두 340편의 작품이 방송되었다.
(음악)

세계 명작을 방송극으로 엮어보는 세계문학 조편 시리즈. 그 첫번째 시간으로 불란서가 낳은 실존주의 문학의 거성, 고 까뮈 작 오해를 박서림 편극, 이희복 연출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음악)

- 그 사람 다시오겠다더라.

- 그렇게 얘기해요?

- 어.

- 혼자에요?

- 글쎄.

- 외양으론 가난한 사람같진 않던데요.

- 관광같은 건 문제 삼지 않더라.

- 그래요, 모처럼 잘 됐군요. 그동안 우리 여인숙은 공치는 날 뿐이었는데. 안그래요?

- 그대신, 힘드는 일이야 그 일은.

- 어머니, 어머니는 요즘 좀 달라진거 같아요.

- 난 피곤하다 마르타야. 좀 피곤한 것 뿐이야. 하지만 꼭 해야 할 일이라면 뒷걸음 치지는 않는다. 그것보다 마르타, 난 네 웃음짓는 모습을 보고 싶구나.

- 저도 웃은 적은 있어요.

- 난 본 적 없다.

- 그야, 방안에 혼자 있을 때만 웃으니까요.

- 말타야, 어쩌면 넌 그렇게도 무표정 얼굴이냐.

- 그러니까, 이 얼굴이 보고 싫어졌단 말이죠?

- 싫어지긴 왜.

- 어머니, 언제 우린 많은 돈을 모아서 지평선이 없는 이 땅을 떠날 수가 있을까요. 언제 우린 이 여인숙과 항상 비만 내리는 이 마을을 등질 수 있을까요. 꿈 속에서나마 그리는 바다가 보이는 곳에 가게 되는 날이 온다면 어머니, 그 날에는 어머니는 제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을거에요. 하지만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자리를 살려면 많은 돈이 필요해요. 그러니까 무엇보다 우린 그 사람에 관한 일만 생각해야 돼요. 그 사람은 돈이 많은 거 같아요. 내 자유는 꼭 그 사람한테서 얻어질꺼 같아요.

- 그 사람이 부자고 독신이라면야 혼자라면 좋겠는데. 우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람은 독신이 하나니까.

- 어머니. 그 사람하고 오래 얘기 하셨나요?

- 아니, 단 두마디 뿐이다.

- 그 사람이 어머니에게 방을 부탁했을 때, 어떻게 했어요?

- 잘 모르겠다. 난 눈이 어둡고 해서 잘 못봤다. 경험으로 바, 손님들의 얼굴을 그리 자세하게 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난 생각하니까. 흠. 기왕 죽일 사람이면 모르는 사람이 편할 거 아니냐.

- 어머니, 왜 그렇게 맥 없는 소리 하는 거죠?

- 난 정말 피곤하다. 그래서 난 이번일이 마지막이 됐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지. 바다가 보이는 곳이나, 광야거나, 그 까짓거는 아무래도 좋지만 이번만은 진심으로 너와 함께 이 고장을 뜨고 싶구나.

- 네. 이번만은 같이 가는 거에요. 아, 그 때는 얼마나 좋을까. 어머니, 별로 큰 일도 아니에요. 용기를 내세요. 못 죽일 정도가 아니잖아요.

- 그 사람은 차를 마시고 그리고 잠이 든다.

- 그러면 살아 있는 채 저 강에다 집어 넣으면 그것으로 그만 아니에요? 얼마를 지나고 보면 그 사람은 스스로 물에 빠져 죽어간 사람처럼 발견될 거 아니에요. 자, 어머니 용기를 내세요. 이래야 어머니는 휴식을, 그리고 전 오래전 부터 동경하던 그 고장에 갈 수 있을거 아니에요.

- 그래, 용기를 내지.

(음악)

(문 두드리는 소리 및 여닫는 소리)

- 아무도 없나요? 아, 거기 영감님이 계시는 군.

(발소리)

- 영감님, 왜 말도 없이 말끔이 쳐다보고만 계십니까?

- 흠흠.

(발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아니, 저런. 그냥 가버려? 하아, 하인 치곤 괴상하군.

(문 여닫는 소리)

- 여보.

- 아니, 여보. 뒤를 따랐군.

- 미안해요. 아무래도 참을 수가 없었어요. 저 못 돌아가겠어요. 당신이 묵을 방을 보고 싶어서 왔어요.

- 그러다가 누구한테 들키면 어떻게 하려고. 내가 계획 했던 일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잖아.

- 들키면 더 좋죠 뭐. 그 땐 솔직히 제 입으로 당신의 정체를 밝히면 그만 아니에요.

- 그건 싫어.

- 당신도 참. 여보. 이 방이에요?

- 아, 이 방이지. 난 20년 전 이 집에서 뛰쳐나왔어. 그 때 내 누이동생은 아직도 꼬마였지. 그 애는 곧잘 저 쪽 구석에서 놀고 있었어. 어머니는 내 이마에 입맞춰 주지도 않았지.

- 어떻게 대해요?

- 말 한마디 없이 접대했고, 내가 주문한 맥주를 갖다 주더군. 둘이서 나를 쳐다보는 듯 했지만 정말 나를 보지 않았어.

- 장, 전 어쩐지 불안해요. 이제라도 말하세요. 전 당신의 아들 장이에요. 이게 제 처 마리아고. 전 이사람과 같이 그렇게 좋아했던 바다가 보이고 햇볕이 내려 쬐이는 곳에서 살고 있었어요. 그래도 전 마음 깊이 행복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어머니와 마르타를 데리러 온거에요. 이렇게 말이에요.

- 마리아, 서둘 필요 없지 않을까? 난 그들 자신이 나를 알아보길 바래. 그리고 난 이 기회에 그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싶은거야. 그러면 어떻게 하면 그들을 더욱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 미안해요. 이 이상 당신의 계획을 말릴 생각은 없어요.

- 고마워.

- 장, 우리둘이 결혼한 지가 5년이 되죠?

- 얼마 있으면 그렇게 되지.

- 둘이서 서로 떨어지는 건 오늘 밤이 처음이군요.

- 마리아.

- 맘껏 고민해보세요. 전 괜찮아요. 당신이 사랑만 해주신다면.

- 마리아.

(음악)

- 아이고, 어서오세요. 방은 다 준비됐습니다.

- 아, 네. 고맙습니다. 주인 아주머니.

- 숙박계 기입 다 됐나.

- 네. 이름은 핫세 칼레 씨. 38세. 부인은 고향에 계시고, 혼자라고요.

- 그래? 칼레 씨. 유람 여행인가요?

- 흐흠. 그렇게 알아두시죠.

- 수도원이 있어서 오셨겠죠. 이 곳의 수도원은 여러분이 퍽 칭찬을 하죠.

- 네. 그 얘긴 저도 듣고 있습니다. 그 보다도 전 이 부근을 잘 알고 있죠.

- 오.

- 그래서 다시 한번 와보려고 온 겁니다.

- 그럼, 전에 살고 계셨나요?

- 아, 아닙니다. 그런건 아니고, 아주 오래전에 이 곳을 지나간 적이 있죠.

- 아.

- 잊을 수가 없었어요.

- 하지만, 아주 보잘 것 없는 마을인데요.

- 그렇더군요. 하지만 전 퍽 마음에 듭니다. 이 곳에 온 후론 어쩐지 자기 집에나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 그 말씀은 그리 큰 의미가 있을거 같진 않군요. 그만 둡시다. 곧 피곤해 지실테니.

- 아니, 괜찮습니다. 전 극히 단순한 마음의 소유자라서요. 어떤 기회만 있으면 즉시 인연을 맺고 맙니다. 저, 아주머니는 오래전 부터 이 여관에 살고 계시나요?

- 암요, 오래 오래전 부터죠. 하도 오래돼서 처음에 여기 이사오게됐을 때의 일은 까마듯하게 잊고만 형편이죠. 후후후.

- 그러나 자식에 관해서까지 잊지는 않으시겠죠? 예를 들어 자식이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에도 말이에요.

- 어머니, 우린 할 일이 많아요.

- 자식이라고요? 이제난 이렇게 노쇠해서요. 늙으면 자식을 귀여워하는것 까지도 잊고만답니다. 마음도 늙고요.

- 하지만 역시..

- 저, 여기 방 열쇠를 받으시죠.

- 흠.

- 가령, 자식이 이 곳에 들어온다고 해도 마찬가지에요. 우린 딴 손님들께 할 수 있는 것 외에는 할 수 없어요. 너절한 얘기는 그만두는 편이 낫지 않겠어요?

(발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달리 생각 마세요. 쟨 그런 얘니까요. 아이고, 아이고.

- 아, 제가 부축해 드리죠.

- 괜찮다 아가. 별로 환자도 아닌데. 과연, 아직도 쓸모가 있게 보이지 않아요? 아직도 남자의 다리쯤은 들 수 있어요.

- 네?

- 제가 한 소리 잘 못이라도 있나요?

- 아, 아니요. 그저 왜 절 보고 아가라고 하셨는지.

- 아이고, 실수를 했군요. 별로 딴 뜻이 있어서 그런건 아니에요. 미안합니다. 저, 저 쪽에서 할아범이 기다리고 있군요. 어서 가보세요.

- 네.

(발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어이된 일일까, 저 사람이 아주 가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 난 너무 늙었어.

- 어머니, 또 쓸때없는 생각을 하고 있군요.

- 어떨까, 오늘 밤 보류하는게.

- 뭐라고요?

(발소리)

- 그게 무슨 소리에요. 갑자기.

- 하룻밤만 참으면 그러고 우리가 구원을 받을지 누가 아니?

- 그런 말은 웃음거리 밖에 안돼요. 해치울 뿐이에요.

(음악)

(똑똑똑 - 문 두드리는 소리)

- 누구지요?

(문 여닫는 소리)

- 가져오라시는 차인데요.

- 응? 난 아무것도 주문한 적이 없는데요?

- 아, 네. 그럼 그 늙은이가 잘 못 알아들었군요. 손님의 말씀을 끝까지 듣지 않고, 눈치로만 해석을 하는 버릇이

있어서요. 아무튼 차가 준비되어 있으니, 드시죠.

- 고맙습니다.

(문 여닫는 소리)

- 아, 고향에 돌아왔다고. 환대가 계속 되는거군. 처음엔 맥주, 지금은 엽차, 마르타는 너무 싸늘해. 그래서 도무지 말을 걸 수가 없어. 이렇게 차디찬 집이었다면 차라리 지금 당장 마리아에게 가버리고 싶군. 오, 하나님. 무슨 좋은 말이 없겠습니까? 저 두 사람이 눈을 떠서 저를 얼싸 안게 할 좋은 말. 자, 어땠든 이것이 환영의 만찬이니.

(마시는 소리)

- 적어도 경의는 표하는게 좋겠지?

(마시는 소리)

(똑똑똑똑 - 문 두드리는 소리)

- 아, 누구세요?

- 미안합니다. 딸애가 차를 올렸다고요?

- 네.

- 드셨나요?

- 네. 왜 그러시죠?

- 아, 아니에요. 다 마시셨음은 찻종을 내가야 하죠.

- 뭐 잘 못 됐나요?

- 아니에요. 실은 이 차는 딴 분이 부탁한 걸 모르고.

- 하하하. 그러세요? 그럼 이걸.

- 괜찮아요. 이왕 드신 걸 어쩝니까. 드셨거나 말거나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에요.

- 아주머니.

- 네?

- 지금 막 결심했는데요. 암만해도 좀 이따가 떠날 작정입니다. 물론 내일 아침까지 방 값은 지불하겠어요.

- 그러세요. 마음대로 하세요. 선생님은 전혀 자유로운 몸이니까요.

- 그러나, 아주머니.

- 네?

- 얼마 후엔 꼭 돌아오겠습니다. 그땐 잘 되어 갈꺼에요. 그땐 좀 더 솔직한 사람이 되있을 거에요. 아, 저 아주머니.

- 네.

- 사실, 전.

- 왜 그러죠?

- 미안합니다. 피곤해서 좀 눕겠습니다.

- 쉬세요.

(문 여닫는 소리)

- 그래, 이 다음엔 간단히 말해야지. 저의 어머니, 장이에요. 당신 아들이에요.

(음악)

(천둥 번개와 비 오는 소리)

- 됐어요. 보세요.

- 알고 있어. 억지로 남의 손을 걸지마.

- 하지만 서둘러야죠.

- 서둘거 없다. 난 이런 일에 안 맞아.

- 서둘거 없다니요? 내일을 생각해 보세요. 빨리 해치웁시다. 이 밤만 지나면 우린 자유를 찾잖아요. 보세요. 여기 돈. 거액이에요.

- 잘도 찾는구나.

- 자, 어서 어서 일합시다.

- 서둘것 없대도.

- 어머니, 밤이 그렇게 긴 건 아니래두요.

- 자, 여기 좀 앉아.

- 앉다니요?

- 이렇게 잠자고 있는게, 말하고 있을 때 보다도 천진해 보이지.

- 순진한 사람은 잠자는 것도 곱군요. 적어도 이 사람만큼은 전 미워할 이유는 없었어요. 아까까지만 해도 전 이 사람이 그냥 돌아가줬으면 했어요. 근데, 저녁때 이 사람이 고향의 얘기를 하겠죠. 바다가 보이는 태양이 작렬하는 황홀한 그 고장의 얘기를. 그래서 제 마음은 다시 굳어졌어요. 이 사람에게 차를 권하기로요. 자요, 어머니. 어서 가요. 어서 가요. 이 사람을 들고.

- 오냐, 하지만 어쩐지 다가올 새벽은 영 올거 같지가 않구나.

(음악)

- 아, 보세요. 어김없이 새벽은 찾아오지 않았어요? 네, 어머니.

- 흠.

- 사람을 죽이고도 이렇게,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가 있을까요?

(새소리)

- 보세요. 벌써 부터 바다의 물결 치는 소리가 들려요. 들리죠? 네? 네. 들리죠! 아, 기뻐서, 기뻐서 소리라도 치고 싶어요. 아하하하하하. 어머니, 어때요? 아직도 예뻐요? 네? 예뻐요? 네? 아유, 대답 좀 해보세요.

- 그래, 예뻐 보이는구나.

- 됐어요. 그럼 됐어요. 떠나요. 이제, 떠나는 거에요. 저, 할아범. 우리 그 사람의 증명서를 도중에서 떨어뜨리고 왔는데, 그것 좀 줏어와요. 어서요.

(발소리)

- 어, 벌써 줏어왔구려. 그럼 됐어요. 태워 버리세요. 소용 없으니까. 아니, 아니 왜 자꾸만 내밀어요? 나한텐 소용 없는거래도. 응? 왜 자꾸 내밀어요? 어, 여권을 보라고? 어디.

(종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

- 아니! 장..

- 왜 그러냐?

- 이 것 보세요. 이름.

- 얘, 난 눈이 어두워서.

- 그래도 자세히 보세요.

- 어디. 아니!

(음악)

- 언제나 한번은 이렇게 되고야 말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날이 오면 모두 끝판이라는 것을.

- 어머니.

- 그대로 둬둬. 난 살만큼 살았다. 난 내 자식보다 훨씬 많이 살았어.

- 어머니, 날 홀로 남겨 놓고 갈 생각은 아니겠죠?

- 에미라는 게 자기가 낳은 자식을 못 알아보다니. 흑흑, 20년 동안이나 가슴깊이 간직해 온 말없는 사랑이었다.

- 네?

- 이 사람은 나에겐 큰 것이었지. 그를 생각하지 않고는 난 더 살아갈 수가 없으니.

- 안돼요. 어머니. 날 두고 갈 수는 없어요. 저는 집에 남아 있었어요. 아무데도 못하고 집에 남아 있었어요. 그는, 그는 집을 버리고 간 사람이에요. 댓가는 있어야 해요. 댓가는.

- 그건 그래. 마르타. 그러나, 난 그를 죽였어.

- 그 때문에 내가 어머니를 보내야 하나요? 이 마르타가요! 내가 왜, 내가 왜 희생이 돼야 해요?

- 미안하다.

- 흑흑.

- 내가 널 사랑하는 것 만은 분명하다. 지금도 그러나 난 가야 해. 그의 곁으로.

- 흑흑. 어머니.

(문 여닫는 소리)

- 흑흑. 이럴수가 있을까, 난 치방당한 사람처럼 잠자리를 잃었다. 어머니 마저 날 버리고 갔어. 이건 내 결백에 대한 부당한 보복이야. 밉다. 오빠가 미워. 그렇게 바라고 그리던 파도소리마저 그리워하지 못하게 됐구나.

(음악)

- 뭐라고요? 장이 어떻게 됐다고요?

- 그는 죽었어요. 우리가 죽였어요.

- 뭣이라고요?

- 그건 오해였습니다. 이 세상 물정을 조금이라도 당신이 알고 계시다면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니에요.

- 오, 하느님. 이 연극이 결국은 피비린내나는 결과를 가져오다니. 흐흐흐.

- 당신의 눈물은 내 비위를 심히 거슬리게 하는 군요.

- 뭐라고요? 흑흑흑.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겠어요. 당신의 남편을 죽인 사람이니까, 꼭 한마디 하겠어요.

- 흑흑.

- 당신이 비는 하느님께 말씀드려서 돌 같이 찬 사람이 되세요. 그것이 신 자신이 지니고 있는 행복, 단 하나의 참된 행복이에요. 하느님을 본 따세요. 그 어떤 부르짖음에도 귀를 기울이지 마시고, 시기를 놓치지 말고, 목석 같은 사람이 되버려요. 만약에 이러한 암담한 평화에 발을 들여놓을 용기가 부족하거든 그때, 그땐 우리집으로 오세요.

그럼 언니, 난 갑니다.

(문 여닫는 소리)

- 오, 하느님. 전 이 황망한 땅에서는 못 살겠어요. 저에게 구원의 손길을 주세요.

(문 여닫는 소리)

- 아, 좀 도와주세요. 할아버지. 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에요. 할아버지.

- 안됩니다.

(음악)

나온 사람들 어머니의 이종선, 마르타의 김수희, 장에 이완호, 마리아에 장미자, 늙은 하인에 이치우.

그리고 음악에 오순정, 효과에 심재훈, 이형종, 김평주. 기술에 손 철. 이상 여러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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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영진약품이 보내드리는 명작극장 세계 명작을 방송극으로 엮어보는 세계문학 조편 시리즈. 그 첫번째 시간으로 까뮈 작 오해를 박서림 편극, 이희복 연출로 보내드렸습니다.

(입력일 : 200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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