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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노변야화
김두한 편 - 제77화 3대국회 원내활동
김두한 편
제77화 3대국회 원내활동
1970.01.21 방송
1969년 10월 14일부터 1970년 1월 26일까지 방송된 ‘노변야화’ 김두한편에는 김두한의 출생부터 종로 주먹, 국회의원으로 활약하기까지의 인생역정이 담겨있다.
- 지난번에 3대 국회때 있었던 7.27 의원대모 이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3대국회하면 또 여러가지 기억나는 활동이 있겠는데 그 중에서도 김의원하고 안맞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대처승 비구승 싸움때 한 역할 한걸로 알려지고 했는데 그얘기좀 하시죠.

▲ 나는 무종교인데요. 사실 종교를 믿으면 사람이 마음이 약해져요. 왜냐면 불법, 성서를 지켜야 되니까요. 우리가 정치투쟁을 전개해 나가고 남북통일을 해나갈려면 마음이 약해지면 안되거든요. 그래서 내가 종교를 피하는데요. 그때 상황이 어땟냐면 대처승하고 비구승하고 막대한 불교사찰을 놓고 불교재화가 일어나는데 이승만 대통령이 골치가 아프시니까 `국민한테 물어봐라` 이렇게 얘기했단 말이예요. 국민한테 물어본다는 것은 국회의원한테 물어보라는 거라서 국회로 넘어왔어요.
그때 자유당 원내총무가 김법민입니다. 그 양반이 대처승이예요. 그 밑에 부총무가 최갑선이라고 하는 사람이 이 사람도 대처승이예요. 이런데 기독교에서는 불교를 파괴시켜야 될테니까 대처승편에 동조를 하는거예요. 그때 민주당에서는 대부분 기독교 신자가 많았습니다. 정치적으로 실제 영향을 끼친다 그런것은 대처승이 정치적 영향이 있어요. 또 재산도 많이 있고.
그래 내가 가만히 보니 참 공기가 이상하게 돌아요. 앞으로 보름만 있으면 표결에 붙이는데요. 그래서 내가 민주당이나 야당에 있는 사람을 불렀어요. "당신네들이 기독교를 존경한다 그러면 남의 종교인 불교도 존경해야된다. 내가 형무소에 있을 때 불법책도 보고 성서도 봤지만 진리는 하나야. 진리가 얼마의 차이가 없이 똑같다. 그런데 왜 당신네들 남의 불교를 파괴하려 그러냐. 내가 형무소에서 불법책을 봤을때는 비구니가 수도승이 정당한 불법으로서 부처님을 대리해서 모든 신교를 지도하는 것이 참다운 진리라고 생각해. 가톨릭교를 보더라도 수녀가 있고 신부가 있는 것처럼. 우리가 5천년 역사를 볼때 우리나라의 불교는 정당한 국교로서의 불교야. 예수교라는 건 불과 2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정당하게 옳은건 옳다고 해야지 당신 어째서 남의 종교를 파괴하려 하느냐." 이래가지고 국회에서 아옹다옹하는거예요.
하룻저녁은 집에 일찍 갔더니 내 친구가 와 있는거예요. 내 선거운동도 과거에 해준 사람이고 하니까 낙원동 술집에 가서 술한잔 하는데, 이 양반이 주지스님이라 그래요. 스님이면 머리를 다 깍아야 될텐데 안그러냐구, 나야 무식하니까 잘 모른다면서 이런얘기 저런얘기 하다가 비구대처 얘기가 나왔어요. 내가 "선생, 술자리에서는 부처님 얘기 안하는거다. 선생도 불법을 많이 배운분인데(주지스님쯤 되면 불교대학을 나온분이야) 이런 얘기는 술자리에서 하는게 아니야." 그러니 얼굴이 반색이 되서 "알겠습니다." 그래요. 나중에 나올라 하는데 "잠깐 뵙겠습니다. 약소하지만 성의니까 받아주십시요. 돈 오천 만원 정도 됩니다." 그때 달러가 130대 할때예요. 요새 돈으로는 3천만원 된단 말이예요. 그래 내가 하는 말이 "당신 이런거 어디서 배웠냐? 날더러 부처님을 팔아먹으라고 돈을 줘? 그런거 못받어. 그런거 아니라도 나 돈 있어." 그런데 꾸역꾸역 주머니에 넣어 준단 말이예요. 그래서 팍 들이밀쳤어요. 그때 내가 30대인데다 술먹고 주먹으로 쳤으니까 정통으로 맞아서 대청 밑으로 굴러떨어져 버렸어요.
대처승이 그때 국회에 돈을 8억 단위를 뿌렸단 말이예요. 한사람이 오백만원 일천만원 들어온단 말이예요. 그러니 내가 볼때 큰일났단 말이예요. 여러가지로 고민을 하고 있는데 그날 국회마치고 집에 초저녁에 일찍 갔는데 세분 스님이 또 왔어요.
뿌린 돈을 돌려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하고, 불경을 돌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면서요. 그래 내가 가만히 생각하니 도저히 이길 도리가 없거든요. 기독교에서는 불교를 파괴하려고 하고, 자유당에서 원내총무가 돈을 막 뿌리고 하니 이것이 국회에서 표결로 과반수만 넘어가면 대처비구에 대한 판가름이 거기서 결정된단 말이예요. 그러니 만약 대처승을 재산관리를 시켰다가는 비구승이 다 동냥 거지가 되요. 사찰을 다 잊어버리면 어디에 가서 신도를 정화시키냐 이거예요.
그때부터 고민에 빠지는 거예요. 세분중에 조동스님이 얼굴에 광채가 나요. 그래서 "조동 대사님, 대사님하고 저하고 단둘이서 뵐수가 없을까요?" 해서 나머지 스님 두분은 두고, 조동스님을 제 안방으로 모시고 갔어요. "이거는 절대 이길 도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조동스님께서 제가 드리는 말씀을 들으시면 이기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을 절대 비밀로 해야합니다. 전국의 비구승 대표되시는 분을 조계사 법당에 집어 넣시고, 일체 보름동안 음식을 금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이기는 방안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걸 할 때 일체 외부와의 접촉을 없애야 합니다. 바깥에다 좌물쇠를 채우고 안에다 좌물쇠를 채우고 일체 몸을 움직이면 안됩니다."

- 농성을 시켜버린거군요.

▲ 그렇죠. 농성을 시킨거죠.

(입력일 : 200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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