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번에 6.25 사변전에 꿈에 아버님이 나오셔서 어떻게 했다. 이런 요행이 많이 겹치면서 강을 그래도 건널 수 있었다. 하는데서 그쳤습니다. 강을 건너자 어떻게 됐습니까? 가족들 같이 갔습니까?
▲ 가족들 같이 가는게 어딨어요? 나 혼자 가는것도 급한데요. 강을 건너가고 나니까 소련군 탱크가 30명 모인곳에 대포쏘고 하니까 막 갈라져요. 그게 불과 10분 차인데요. 악의 지옥이예요. 그래서 한숨을 쉬는데 옷을 줏어 입고서 언덕 제방둑에 가니까 "손들어!" 이래요. 그래서 손을 들고 기어올라 갔더니 "누구냐?"그래요. "나 김두한이다" 그러니까 "아, 그러십니까. 이리오십쇼." 그래요. 제방둑에 전쟁준비하느라 홈을 파놔서 군인들이 있어요. 그래 저쪽편 언덕에 있는게 누구냐? 했더니 이종찬씨 육군대장 수도방위 사령관이라 그래요. 이종찬씨 민주당쪽에 국방장관하고 국방대학에 총장으로 있었고, 이박사한테 바람맞은 이종찬씨 그 사람이 육군대령으로 수도방위 사령관으로 있어요. "이대령 오래간만입니다"했더니 어쩐일로 왔냐 그래요. 그래서 지금 여기 구사일생으로 왔다고 그랬죠. 보니까 계급장 다 떼고 있어요. 그때가 혼란이거든요. 나 수원으로 가야겠다고 그래서 트럭타고 수원이 좋다고 수원으로 가서 가만히 있다보니까 이게 기가 막히잖아요. 하루아침에 이렇게 됐으니까요. 이래서 지나가는 군인한테 나하고 좀 바꿔입자니까 얼른 바꿔입어요. 그래서 군복 바꿔입고 군화신고 그 친구 기관관총을 들고 수원으로 다시 왔더니 탄환을 좀 날라달래요. 그래서 포탄을 날라가면서 하는데 해가 저물었어요. 해가 저무니까 뗏목을 새끼줄로 묶어서 올라오는데 조명탄 올려서 보면 새까만게 제방뚝으로 올라오는거예요. 그래서 비는오니까 진흙밭이고 앞은 지뢰밭인데, 그리고 수레탄이랑 기관총 하니까 둘째 손가락이 물집생기고 아프니까 와이셔츠를 찢어서 잡아 매고서는 수류탄이랑 기관총 쏘면서 밤새도록 싸우는 거예요. 밤새도록 며칠째 싸우니까는 몸이 피곤한데 그때는 몰랐죠. 나중에 보니까 아랫도리가 축축한거예요. 그래서 보니까 놀래가지고 오줌을 어떻게 쌌는지 말이예요. 그냥 막 쏘고 집어 던지고 수류탄 빼주고 기관총 쏘고 밤새도록 싸웠으니까 오줌을 찔끔찔끔 싼거예요. 급하니까 오줌 싼것도 모르거든요. 똥이 새까만 똥이 똑 떨어졌어요. 나중에 후퇴하면서 보니까 똥이 확 싼게 아니라 놀래가지고 동그란 똥이 두개가 떨어졌어요. 나도 놀래긴해요. 왜냐면 내가 그전에 공산당할때는 습격을 해서 죽이고 했는데 정면전쟁은 처음해봤단 말이예요. 나같이 간댕이 큰놈이나 드립다 싸웠지, 그게 미련해서 그런거라구요. 그래서 엿새를 싸웠습니다. 거기를 사수했는데요. 서울극장 김경문 중령한테 "여보게, 이왕 죽는데 우리 크라운 가서 맥주좀 먹자고." (낮엔 안들어오거든요) 그래서 크라운 맥주가 바로 거기 뒤거든요. 우리 취해가지고 비틀비틀하는데 대는데, 또 전투가 시작됐어요. 이래서 지뢰밭에서 싸우는데, 뚝섬이 무너져서 적군이 과천 관악산으로 들어온다는 거예요. 이거 큰일 났거든요. 이래가지고 우리가 수원으로 철수를 해서 수원에서 싸우는데, 탱크차가 그렇게 빨리 올줄 몰랐거든요. 시골에 가서 장에 구더기가 있어요. 배고프니까 다 맛있잖아요. 그렇게 아무거나 막 먹고 폭포 떨어지는 개천옆에 가서 목욕을 했어요. 아 그런데 보니까 탱크차가 들어오는거예요. 그래서 내 부하가 그냥 막 도망가는거예요. 인민군 탱크차가 들어온다고요. 그래서 저도 칼만 들고 막 도망갔죠. 아주 혼났습니다, 그때. 크크크.
- 군인도 아니면서 군인행세를 했군요.
▲ 나라를 위해 싸우는데 군인이고 아니고가 있나요. 정규군인들은 벌써 다 도망갔고요. 우린 오기로 싸우는 거란 말이예요. 이래가지고 그게 평택으로 밀려서 평택에서 싸우는데 평택에서 죽을뻔 했어요. 왜냐면 호주비행기 잠자리 있지 않습니까? 금강을 한강인줄 알고 (한강 이북을 떼내는데, 우리뒤가 다 금강이거든요) 쌕쌕이가 들어오더니 그냥 내 앞에다 기관총을 쏘는거예요. 그래 어떻게 급했는지 하수도 구멍에 머리만 집어넣고 발만내놓고 숨은거예요. 위에서 기관총알이 막 떨어지는데 아주 식은 땀을 흘렸습니다. 이래가지고는 천안으로 후퇴해서 싸우는데 제일 급한게 뭐냐면, 대구 방위선 있지 않습니까? 거기 강물이 얕아요. 거기가 떨어지면 대구가 떨어진단 말이예요. 그러니 진을 쳐갔고 있는데 18일동안 싸우는거예요. 그런데 냄새가 이상한거예요. 새벽녘에 동트면서 보니까 어떤녀석이 똥을 싸논거예요. 그래서 화가 뻗쳐서 그걸로 볼살을 비볐단 말이예요. 그 사람이 "나 김종운이요. 나 대구 헌병대인데 넌 누구냐?" 그러는 거예요. 그때는 서로 계급장을 떼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내가 "너 나 몰라? 나 대한청년회 건설국장 김두한이요." 그랬더니 "아 그러십니까." 그렇게 됐는데, 이 사람(백두산 호랑이)하고 나하고는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어요. 처음이 아니예요. 그래 내가 베트남 호랑이를 그렇게 했으니 `에이 맞아죽겠다.` 생각했죠. 나한테 "왜이래? 김두한!"그러니까 섬뜩할 거 아니예요. 그래서 "잘못했습니다."했단 말이예요. 이래서 대구방위선을 지키느라 싸우는데, 비행기가 약 100대가 들어오더니 낙동강 저쪽에 인민군이 한 15만 죽었을 거예요. 그때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포항쪽으로 집결을 한다고 해요. 그래서 내가 부산에 가서 대한청년단, 청년단체 해 가지고는 육군장교 이종찬씨한테 무기공급을 했더니 인민들이 총을 전부 지녔는데, 그때 13500명이예요. 포항을 누가 맡았냐면은 육군대령으로 김석원씨가 맡았어요. 그런데 참 사람이 숙명적이라는게 이상하단 말이예요. 저쪽편에 문경장군이라고, 김석원씨하고 연안에서 전쟁하는 문경장군이 6.25때 또 거길 맞딱드렸단 말이예요. 그러니 여기는 (독립이 된지 얼마 안 됐으니까) 온 군이 잡탕에 13500명밖에 안됐고, 저쪽은 4개 사단이란 말이예요. 포항이 떨어지면 대구는 그냥 떨어진단 말이예요. 그래서 부산으로 가서 조직을 해서 포항을 막는데, 그 포항 전투가 치열했습니다. 총을 쏘는 걸 옆에 놈이 가르쳐 주고, 집어넣고 해서 막 들어가서 맞아 죽고해서, 이게 우리가 열흘을 싸웠어요.
- 6.25 전쟁터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얘기를 다는 듣지 못하고 끝나겠습니다.
(입력일 : 200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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