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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한 편 - 제56화 좌익 척결을 위해 거짓 서류를 만들다
김두한 편
제56화 좌익 척결을 위해 거짓 서류를 만들다
1969.12.21 방송
1969년 10월 14일부터 1970년 1월 26일까지 방송된 ‘노변야화’ 김두한편에는 김두한의 출생부터 종로 주먹, 국회의원으로 활약하기까지의 인생역정이 담겨있다.
─ 전평 사무실을 습격해서 전평의 산하 조직의 뿌리를 다 캐냈다는 것은 물론이고, 거기서 나온 서류를 가지고 가령 농민동맹의 비밀조직까지도 들춰낼 수 있었다, 그리고 주로 북한하고 내왕하는 루트에 관련이 있는 지점, 이러한 것을 미리 잡아 가지고 봉쇄하는 데 힘을 썼다, 이런 이야기를 지금까지 해왔어요. 오늘은 그때 뺏은 서류 속에, 북한에 있던 당시의 소련군 사령부에서 여기 학생들의 좌익 조직에게 하달하는 지령 같은 기록이 있었다고 그러던데, 그 이야기를 좀 하시죠.

▲ 우리 우익 진영과 달라서 좌익 진영은 단일 전선이에요. 민주주의민족전선이라고 하는 것이 인민항쟁전선인데 그때는 그걸 민주주의민족전선이라고 했어요. 걔네들도 민주주의라고 그러지 공산당 한다고는 안 하니까 말이에요. 그래서 내가 우리는 대한민국 수립한 후에도 반공대한민국이라는 걸 붙이라고 했어요. 내가 반공민주공화국이라고 딱 붙이라고 그랬더니 너무 강하다고 그래서 붙이지 말라고 했지요.

그 전평 본부에서 가져온 원본은 없고 사본에 게재되어 있는데, 북한 주둔군 사령본부에 교육국장으로 있는 니콜라이 소장이라고 하는 사람이 허헌한테 지령을 내렸어요. 학통, 말하자면 조선학생총동맹이라고 하는 것을 가칭해서 학통이라고 그러는데, 학통에다 문제를 일으키라는 지령을 내렸어요. 그때 박헌영은 벌써 도망을 갔으니까.그런데 원본이 없단 말이죠.

그래서 누구에게 이야기를 했냐면, CIC에 김모라는 동지가 있었어요. CIC문관으로 있는데 그 사람은 평양에서 재산 다 뺏기고 부모 다 죽고 해서 반공사상이 철저하거든요. 그래서 마음 놓고 얘기했죠. 문서가 이렇게 되어 있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구요. 그랬더니 ‘우리 한 번 생각해 보자. 둘이 가짜를 하나 만들자.’ 이래요. ‘그거 대단히 좋은 얘기다. 그런데 우리가 소련 말을 아는 사람이 없는데 소련 말을 누가 아냐’ 했더니 조민당에 있는 분이 과거에 소련에 많이 있었다 왔기 때문에 소련말을 안다고 해요. 이름은 잊어버렸습니다. 그 이가 강모씨인데 둘이서 그 사람을 찾아갔어요.그래서 셋이서 여관방에 들어가서, 꼭대기에 소련 마크하고 잎사귀로 배 잎사귀를 그리고, 소련 말을 쓰고 밑에다가 국문으로 썼어요. 그러나 똑같은 국문인데 이북에서 쓰는 국문과 이남에서 쓰는 국문이 달라요. 그래서 북한에서 쓰는 것을 사용해 가지고 만들었어요.

그런 다음 북한 주둔군 사령부 교육국장 니콜라이라고 새로 만든 도장을 갖다가 찍고 빨간 것을 붙이고 풀을 붙여서 밀봉을 해서 똑같이 만들었단 말이에요. 이것을 가지고서 진짜로 행세를 해야 되는데, 그때 한국학생위원장으로 누가 있었냐면 박용만이라고 있었습니다. 지금 신민당 경상북도 지구당위원장으로 있는데 영주 출신입니다. 그 사람을 불렀어요.그 사람들한테 이거 진짜라고 했지요. 전평 사무실에 가서 습격을 했더니 이게 나왔다구요. 그러니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가 전체 학생대회를 열어서 규탄 대회를 해야 한다고 얘기했죠.

그때 우익 진영의 학생 단체가 통일 학생, 한국 학생 전부 해서 약 일곱 단체가 있었어요. 우익 진영 학생들이 대회를 열어서 북한을 규탄하는 거죠.내가 박용만 동지한테 긴급 동의를 요청했거든요. 박용만 동지가 하는 말이 뭐냐면, ‘북한 주둔군 사령부 교육국장 니콜라이가 남한의 허헌한테 명령을 내려서 전국에 있는 학생 단체를 총동원해 가지고 폭동을 선동하라는 지시를 했다. 이것은 중대한 문제다.’ 이거죠.

모든 남로당은 총체 단결해 가지고 학생 단체와 들고일어나 폭동을 일으키라는 지시가 있었다. 그때 좌익에 들어 있는 신문 기자는 못 들어오게 하고 우익에 들어 있는 신문 기자만 전부 들어오게 되어 있었죠. 그러니 신문사에서 모두 기록을 하고 이 문제가 대두됐어요.

그때 왜 그런 일을 꾸몄는가 하면 그 당시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서 여러 군데에서 항의를 하기 시작했어요. 미국 사람들이나 CIC나 우리가 학생들을 자꾸만 잡아놓고 가두니까 실질적으로 이 학생 문제를 다루고 싶어도 손을 댈 수가 없었지요. 그리고 미국 사람만 우리를 미워한 게 아니라 종교 단체 같은 데서도 아주 나를 싫어했어요. 왜 싫어하냐면, 박애주의라는 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모토로 해서 있는 거니까요. 내가 매일 불지르고 잡아가고 죽이고 싸우고 납치하고 살상을 하니까. 그러니까 자꾸 종교 단체에서 김두한 부대가 어디서 사람을 죽이고 난동을 일으켰다고 진정서를 내는 거죠.

우리가 봤을 때는 부녀 동맹, 인민위원회, 전평 노동조합, 농민 조직, 학통 조직 이런 단체들이 공산당 세포 조직으로서 일을 하지만, 저 사람들이 볼 때는 선량한 국민이란 말이죠. 그 가운데는 예수 믿는 사람들이나 불교 믿는 사람도 공산당에 가입한 사람이 많으니 교회 신자들을 막 그냥 들어가서 치고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미국 사람한테 항의한다 이 말이죠.그래서 싸우면서 제일 곤란한 것이 이 종교 단체입니다.

그 사람들은 이북 동포가 나와서 공산당한테 재산을 뺏기고 학살되고 했다 해도 자기가 실제로 맞고 재산을 뺏기지 않았으니까 그걸 그대로 듣지 않아요. 그러니까 곤란하다 이거죠. 이러니 우리가 덮어놓고 할 수는 없으니 이런 물적 증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 그러니까 폭력을 쓰지 말라고 주장하는 종교인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에게 공산당은 나쁘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기 위해서 이 지령문을 가짜로 만들었다는 거죠.

▲ 그렇죠. 위에다 소련 마크 찍고 소련 말로 해서 새 도장을 탁 찍으면 툭 튀어나오고 빨갛게 해서 촛농을 떼는 게 있어요. 밤새도록 만든 게 있거든요. 소련 도장이 탁 튀어나와야 한단 말이에요. 이렇게 해가지고는 우익 진영에다가 신문에 대박으로 터뜨린 거죠. 당시에 27, 28년 전 <동아일보>를 뽑아 보면 있습니다.그때 학통 본부, 서울 본부하고 경기도 본부가 어디 있었냐면 파고다 공원 바로 뒤에 있었어요. 그 빨간 벽돌집. 3층은 경기도 전평 본부와 서울 본부가 쓰고 학통은 2층을 썼어요.

─ 지난번에 습격했다고 하던……

▲ 바로 아래층이죠. 그때 내가 깜빡 잊어버렸습니다마는 학통의 서울하고 경기도 본부 것이 나왔단 말이죠. 이걸 가지고 조져야 결국은 미군이 들고 일어날 테니. ─ 학통 학생들을 다스리고 종교계나 다른 사람들의 동정을 얻기 위해서 가짜 지령문을 만들어서 이것을 신문에 발표했다는 이런 얘기였습니다.

(입력일 : 2007.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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