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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한 편 - 제44화 남노당 대회장 습격
김두한 편
제44화 남노당 대회장 습격
1969.12.08 방송
1969년 10월 14일부터 1970년 1월 26일까지 방송된 ‘노변야화’ 김두한편에는 김두한의 출생부터 종로 주먹, 국회의원으로 활약하기까지의 인생역정이 담겨있다.
─ 지금까지 좌우 합작과 관련하여 좌우합작을 하던 사람, 반대하는 이박사, 그에 곁들여서 김구 선생, 이런 분들의 이야기를 쭉 들어봤는데 거기에 대응하는 극좌 세력, 그러니까 그때 이미 남로당입니까?

▲ 남로당이죠. 공산당이죠. 조선공산당이 남로당으로 된 거죠. 북한은 북로당이고 남쪽은 남로당이죠.

─ 그 남로당과 관련된 이야기 좀 주세요. 무슨 대회를 습격했다든가 하는 내용을 책에서 본 게 있습니다마는.

▲ 그 장소가 어디냐 하면 천도교당이란 말이에요. 천도교당 아시죠?

─ 낙원동 위에 있는 거요.

▲ 그렇죠. 천도교당이 저기라면 약 70m 더 들어가야 되거든요. 지금은 그곳을 예식장으로 쓰고 있지만 거기를 MP가 삼중으로 삥 둘러선단 말이에요. 그러면 들어갈 데가 없게 돼요. 걸어 들어가면서 사격전을 할 수도 없는 거고…… 공산당 집회가 습격을 당할까 봐 하지 중장이 보호해 준다는 차원에서 CIC 등 미군들이 이걸 하는 거예요. 미군이 월남전쟁 때처럼 그때 깨달았으면 그렇게 안 할 텐데…… 중국에서 국공 합작을 하는 바람에 그놈의 동방정책이 한국에 와서도 극우 극좌를 제외하고서 중간 노선이라는 애매한 정책을 해서 혼란이 일어난 겁니다. 하나는 극좌, 하나는 극우로 서로 싸우면 가운데에서는 연막전을 하는 거죠. 그래서 공산당을 한꺼번에 다 죽여야 되는데……. 안 죽일 수 없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습격을 부탁했어요. 그때 내가 무기 구입을 했는데 채 구입을 다 못했어요. 총과 기관단총은 있는데 수류탄을 못 구했단 말이에요.

─ 1946년인가요?

▲ 1946년이죠. 해방 후 그 이듬해니까. 천도교당이 백 여 평 정도 됩니다. 그런데 헌병들의 감시가 심해 들어갈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어디로 들어가기로 결정을 했느냐 하면 관훈동, 관훈동 아시죠? 관훈동을 쭉 올라가면 신민당 채 못 가서 첫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우측으로 중국 요리집 하나 있고, 쑥 들어가면 천도교당이 보여요. 천도교당이 있는 거기에 한 60, 70평짜리 큰 기와집이 담을 끼고 있단 말이에요. 이 기와집에 들어가야 담이 나와요. 담 위에 딱 서 보면 천도교당 유리창과 몇 발자국밖에 안 된단 말이에요. 그래서 거기다가 사다리를 놓고 수류탄을 던지려고 땄는데……

▲ 수류탄은 내가 알아보니까 건국청년회 오모씨라고 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더군요. 그래서 내가 오씨를 만났어요. 이 사람을 내가 거느리던 특별감찰단에서 납치한 적이 있어요. 이 놈을 묶어 가지고 칼을 쑥 대고 목을 치려고 했어요. ‘너, 오○○ 듣거라 너 일정 때 친일했지. 너 임마! 지금 우익과 공산당이 싸우지. 넌 공산당이, 좌익이 될 수 없는 놈인데, 왜 이 자식아, 공산당에도 붙었다 좌우 합작에도 붙었다 하느냐 이 말이야. 나하고 선서를 같이 하고 연합 전선을 해서 공산당을 부수자.’ 내가 죽인다니까 도리 있어요? 알았다고 하지…… 그래서 ‘오 위원장, 내가 뭘 좀 해야 되겠는데 수류탄 4방만 주시오. 내가 당신이 가지고 있는 거 아니까.’ 그러니까 오씨가 ‘아니 그걸 어떻게……’하고 놀라요. 내가 조동지라는 사람한테 물어보았단 말이에요. 그러니 안 된다고 할 수 있어요? 조동지는 오씨하고 같이 지내니까 수류탄 있는 거 안단 말이죠. 그는 애국 청년이고 반공 투쟁에 앞장 선 사람이에요. 아무튼 오씨가 ‘수류탄 4개를 드리겠습니다’ 하기에 ‘몇 시요?’ 했더니 ‘몇 시 몇 분에 오십시오’해요. 그래서 오씨와 나하고 모 술집에서 만났어요. 가방을 달라고 해서 열어 보니 일제 수류탄이에요. 미제 같은 것은 꼬리 쑥 빼서 훽 던지면 되지만 일제는 뚜껑 같은 것을 쏙 빼고 콱콱 때려서 하나, 둘, 셋, 넷 세고 던져야 해요. ‘아무튼 고맙소, 오형’ 하고 시간이 급해 수류탄을 가방에 넣고 왔어요.그런데 그 기와집을 거쳐야 되는데 그 부잣집에는 최소한 식구가 식모, 어멈, 아범, 숨겨놓은 계집애, 아들 등 한 20명이 있거든요.그때는 할 수 없어요. 들어가서 안방에 모조리 잡아놓고 이불 뒤집어 씌워 놓는 수밖에. 그런데 제일 질색은 어린애들이에요. 어린애들 얼굴만 보면 난 딱 질색이거든요. 그거 죽일 수도 없고 살릴 수도 없고…… 신동지와 김동지, 조동지, 대구의 홍동지와 김동지, 그리고 그때 검찰청에 있던 사람과 나하고 해서 8명인가 들어갔어요. 왜냐하면 방에다가 사람을 몰아서 안방을 지키고 문간을 지키고 사다리를 갖다 놓고 수류탄을 던지려면 8명은 들어가야 되거든요. 아무튼 공산당대회가 11시부터 시작되는데 미리 앞에 가서 보니까 박헌영, 허헌, 이강국, 이주하 등 공산당 간부들과 전평 간부인 허백 등이 전부 있어요. 지나가면서 ‘이제 수류탄 4발이면 다 날아가니까 오늘 제삿밥 먹는 줄 알아라’ 속으로 말하면서 봤단 말이죠.

공산당 간부들은 연단의 앞에 서 있거든요. 며칠 전에 사람을 시켜 천도교당에 미리 들어가서 보니까 천도교당 유리 창문이 들어가기 어렵게 되어 있어요. 옛날 예배당 문 같지가 않아서 들어가기 힘들게 되어 있는 거예요. 폭이 한 뼘 반씩 반듯반듯하니까 기술자라야 되지 안 된다는 거예요. 사다리 4개는 바깥에 가져다 놓았어요.

(입력일 : 2007.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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