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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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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한 편 - 제35화 정치자금 조달
김두한 편
제35화 정치자금 조달
1969.11.23 방송
1969년 10월 14일부터 1970년 1월 26일까지 방송된 ‘노변야화’ 김두한편에는 김두한의 출생부터 종로 주먹, 국회의원으로 활약하기까지의 인생역정이 담겨있다.
─ 전에 잠깐 광목을 받아 자금으로 썼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계속 활동을 하려면 상당한 돈이 필요했을 텐데요. 부하도 많고 있던 일도 많았으니 말입니다. 공작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요.

▲ 그러니까 제가 반탁투쟁위원회 경비부장을 하지 않았습니까. 민주의원의 동산 윤치영 선생이 사람을 보내 가지고 들어오라고 그래요. 가 뵈었더니 잠깐 있어 보라 그러더니 잠깐 나갔다 들어와서는 쪽지를 하나 가지고 왔단 말이에요.

내가 글을 모르니까 동산 윤치영 선생이 하는 말이 이게 이번 반탁 운동의 우익 진영 정당 사회단체에 대한 지령서라고 해요. 그리고는 쭉 낭독해주는 거예요. 김동지가 반탁 투쟁의 경비부장인 만큼 좌익이 습격을 할 때 방비도 해야 되지만 우익진영의 정당 자체도 방어를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3·1 독립운동 이상으로 일거에 들고 일어날 수 있다 이겁니다. 그래야 UN을 비롯한 전세계에 우리의 의지를 알릴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돈이 필요하다고 했죠. 자금이 있어야 하는 거니까…… 정당 사회단체 한 군데에 수천만 원이 드니까 40개면 수억이 드는데 큰 일 아닙니까. 윤치영 선생이 이박사를 만나고 나오시더니 절 데리고 들어가요. 이박사에게 공손히 인사를 하니까 ‘아, 자네가 애 쓰는구만’ 하시면서 등을 한 번 툭 두드려 준단 말입니다. 그러면서 윤치영 선생이 한참 비행기를 태우는 거예요.

아버님한테 지지 않을 만큼 용맹도 있고 지금까지 실패 없이 임무를 잘 완수했다고 말입니다. ‘지금 동산이 말하는데, 돈을 달라고 한다면서?’ 하시길래 ‘네, 주셔야죠’ 했죠. 그랬더니 ‘아, 이 사람아. 내가 대한 임시정부나 하와이서 독립 운동할 때 돈 가지고 했어? 자네가 수단껏 장만해 봐. 내가 돈이 어디 있나! 돈이 있다면 몇 만 원은 있지만 그런 커다란 돈은 없으니 자네가 수단껏 해 보게.’ 이러시는 거예요. 노인에게 돈 달라고 계속 부탁할 수도 없고 해서 일단 ‘알았습니다’ 하고 나왔죠.

동산 선생이 고민을 하시길래 내가 구할 테니 협조를 해달라고 했죠. 제가 몇 군데 다녀볼 테니 혹시 전화가 오면 동산 선생이 잘 부탁한다고만 해달라고 했죠.

그리고는 곧바로 조병옥 박사에게 가서 돈을 달라고 했죠. 조박사도 돈이 없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저어요. 몇 만 원은 가능하지만 7천만 원은 불가능하다고. 그게 지금 돈으로 70억이나 하는 큰 돈입니다. 그래서 조박사한테도 제가 돈을 구할 테니 눈 딱 감고 가만히 계시라고 부탁했죠. 그랬더니 조박사께서 ‘두한이, 사람 죽이는 건 아니지?’ 이렇게 물어요. 걱정하지 말라고, 그런 짓은 안 한다고 약속하고는 장택상 씨를 비롯, 검찰총장 이인 씨한테도 가서 똑같이 얘기했지요.

대청방직이라고 있어요. 한국 사람으로서는 최고의 비단 공장을 가지고 있는데, 동대문의 몇 대 부자입니다. 농지도 한 5만 석 되고 대대손손 부자죠. 그 사람 이름이 백모씨예요. 이 백씨가 패망하고 돌아가는 일본 사람들 중 친분이 있는 부자들로부터 2억 원 정도 받았다고 해요. 그중에서 3천만 원을 제가 받은 적이 있습니다. 건준에 속해 있을 때 여운형 씨를 통해서요. 이 백씨에게 돈이 많이 남아 있을 거라 판단했죠.

그래서 백씨 집을 털어야겠다고 계획한 겁니다. 동지 6명을 데리고 백씨 집에 갔는데 아주 곤란한 일이 발생했어요. 장충단 개 훈련소에서 훈련받은 셰퍼드가 한 8마리쯤 있는 거예요.

─ 아, 집에 웬 개가 그렇게 많아요?

▲ 아무래도 부잣집이고 현금이 많으니까 보호 차원에서 그랬겠지요. 이런 셰퍼드에게 목을 물리게 되면 사람이 죽거든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일본도를 가지고 들어갔지요.

(입력일 : 2007.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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