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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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정계야화
윤보선 편 - 제6회 5.16당시의 비화
윤보선 편
제6회 5.16당시의 비화
1966.01.15 방송
‘정계야화’는 65년 1월 4일부터 방송한 15분짜리 대담프로그램으로 70년 10월 5일부터 나간 다큐멘터리 드라마 ‘정계야화’의 원조격이다. 이 프로그램은 광복 20년과 6·25전쟁 15년을 맞아 기획한 것으로, 정계의 주요 인물들로부터 자서전적인 회고담과 함께 정계의 뒷얘기를 들려줘 청취자들의 인기를 모았다.
(음악)

- 저, 선생님, 이때까지도 좋은 말씀인데요. 오늘은 어떻게, 저... 5.16 당시의 이야기를 좀... 해주십사 이렇게 여쭤보려고 합니다.

당시에 총리로 계시던 장면 씨가 어떻게, 행방이 어떻게 되고, 그렇게 돼서 혁명군하고 직접 이렇게 대화를 하신

분이시기도 하고. 또, 그 후의 여러 가지의 관련이라든가... 아... 이런 걸로 봐서 박정희 현 대통령과도 그때부터 이제

상면을 하셨던 처지이고. 그러고 마, 일반에 있는 그거로는 에... 혁명. 5.16이 비교적 이렇게 큰 혼란 없이 넘어가게,

넘어가서 이렇게 정착이 된 것이 해위선생님도 어느 정도의 그걸... 마... 이력을 하셨다 이렇게 일반에서 생각하는 측면도 있고.

이런데 거기에 관해서는 여태까지 쭉, 선생님께서는 별 말씀을 안 하시고 쭉 지내오신 걸로 아는데 지금 이제 벌써 5년째가 되지 않습니까?

혁명이 나서. 그때 이야기를 좀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 네. 그 5.16 얘기는 내가 해달라는 부탁을 여러 군데서 여러 번 받았습니다.

- 저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 네. 그런데 그걸 내가 고의로 안 했어요.

- 네. 또 안 했기 때문에 거기서 다 각각 자기네 생각대로, 또 자기네에게 이롭게 말이지.

- 네.

- 이 얘기를 이렇게 저렇게 해석한 것을 내가 듣고 있습니다마는 언젠지 내가 한 번 얘기를 할 날이 있을 테고.

또 사실이 있어서 사실이 그대로 폭로가 될 거다. 그렇게 늘 봤기 때문에 급히 서두르질 않았습니다.

- 네.

- 그랬다가 요전에 신동아에서도 그때 새로 참 발간을 하면서 날 보고 그 5.16 얘기를 해달라는 걸 내가 거부를 했어요.

- 네.

- 거부를 했더니, 에... 몇 달 후에 에... 어떤 사람이 5.16에 관해서 내 얘기를 썼습디다. 그런데 그 쓴 걸 보니까 아...

자기 아는 대로, 자기 초상으로 썼어.

- 아...

- 나한테 한 번 물어본 일도 없고 어... 누가 썼는지 내 이름도 아직 기억 못하겠습니다만. 그러다가 요 얼마 전에 신동아에서

와서... 어...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다가 그 얘기가 나왔어요. 그런데 신동아에 간담이 실렸습니다 이랬는데 에... 이것은

난 그저, 말하자면은 당시에 국가의 원수로 있던 나로 볼 것 같으면 어... 역사적으로 큰 비극을 그때 겪었다고 아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오늘까정 이렇게 내가 공개를 지연한 것은 사실이 사실대로 나올 테고 어느 날에는 내 행동이 이... 과히 잘못한 일이

아니라고 이렇게 판단하는 날이 있을 줄 믿었고 감춰왔는데 이왕 웃기도 하고 시일도 상당히 지났고 하니까 이, 저, 얘기를 하는 것도 괜찮을까 생각합니다.

- 네, 우리 청취자도 이걸 상당히 궁금하게 생각합니다.

- 근데 어떤 이는 날 보고 그럽디다. 5.16에 대해서 나한테 대한 오해는 그동안에 인저, 내가 말 한 마디도 안 했고

일방적으로 모두 해왔기 때문에 그것을 풀 수 없을 정도로 이것이 되고 있소, 이런 얘길 합디다. 그러나 그걸 풀 수를 있을 런지, 없을 런지 몰라도

좌우간 언젠지 내 이 사실을 얘기할라고 그러는데 에, 좀 길게 하자면은 지금 이 시간에 다 못할 테고

또 뭐 짧게 하자면은 다만 몇 분이라도 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대강 생각나는 대로 얘길 하면은 아마 5.16나던 그날 새벽부터

얘기하는 것이 조금 역사적으로 의의가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네.

- 그것이 에... 5.16 나던 날, 아마 4시 좀 전이라고 이렇게 봅니다. 당시에, 에, 육군참모총장으로 있는 장도영 씨가 인제

전화를 청와대로 했습니다.

- 네.

- 그 전화는 바깥하고 일반적으로 통화하지 않는 전화야. 근데 그 전화로다가 꼭 날 보고 친히 전화를 받아달라고 비서가 올라와서 말합디다.

때도 때고 새벽 4시고 또 이, 저, 육군 내의 우리 국군의 책임을 지고 있는 장도영 씨가 나한테 친히 꼭 전화를 받으라 할 적에는

내가 어떻게 무슨 불길한 예감이 났었어.

- 네.

- 아... 이래서 전화를 받는데 에... 장도영 씨 말이 ‘지금 쿠데타가 났소이다. 그런데 이 쿠데타를 우리가 한강교에서

제지를 할려다가, 아... 제지를 못하고 이... 혁명군이 지금 시내를 들어와서 거의, 이, 지금 시내가 점령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 지금 그때, 장 총장의 에... 말을 고대로 하나하나 표현은 못하겠어도 내가 그때 듣는 인상으로

말할 것 같으면은 어... 이... 중대한 사태에 에... 어떻게 신변을 정리해주시오 하는 어디 참, 말하자면 도피라도 하시면,

그런 뜻같이 들려요.

- 음.

- 전화를 끊고서 나는 몇 분간 혼자 머리를 숙이고 어, 이 사태에 대해서 내 갈 길을 생각을 해봤습니다. 자, 이 나라의

실권 없는 사람이란 데도 소위 원수로 있어서 지금 쿠데타가 났다는데 내가 은신을 해야 옳으냐. 이, 적어도 이것을

국군이 이 쿠데타를 막아낼 수 있을 런지도 모르지만 내가 지금 300만의 시민을 두고서 어... 내가 서울서 도피를 해야

옳으냐? 이런 생각이 납디다.

- 아.

- 그런데 그때 내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은 이게 만일 공산군이 들어왔다고 그럴 것 같으면 내가 피해야 옳다. 그것은 좌우간

내가 이 나라의 원수로 있어서 공산군한테 포로가 돼가지고서는, 돼가지고서는.

- 네.

- 이것을 앞에 이 나라 일이 잘 풀리더라도 어... 내가 공산군의 포로가 되고 해서 우리한테 불리하겠다 하는 생각이 나는데

이것이 공산군이 아니라니까 그렇다면은 내가 저이 손의 가령, 포로가 되던지 죽더래도 공산군한테 당한 거와는 다르니까

아... 이 사람들을 대해가지고 해결할 일이 있으면 해결하고 또 내가 참 그 사람한테 당한 일이 있으면은 당하는 것이 옳컸다 해서

청와대에 앉아서 이걸 듣기로 이렇게 결심을 하고 곧, 비서들한테 연락을 해서 외출한 비서라든지, 다 불러들이라고 그러고 바깥의 소식을, 정보를 수집하는 데 신경을 썼습니다.

- 네.

- 그랬더니 총소리는 점점 다가오고 먼저 위험신호가 자꾸 이, 오는 걸로 이렇게 보고 있었는데 에... 얼마 동안은

청와대에서 별 정보를 못 들어오더니 차차 인제 들리는 얘기가 서울은 다 완전히 이... 혁명군으로 점령이 됐다고 이렇게 들었습니다.

- 예, 아침이겠습니다.

- 아침이죠. 아침은 그것이 아마 아침 11시 전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10시 후고 그 사이에 비서가 나한테 연락을 하기를,

박정희 씨와 유원식. 또 그 외에 삼군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 또 현석호 국방부장관이 들어와서, 나를 만나자구요.

그러니까 이게 나는 참 에, 그, 내 일생에 처음 당하는 거고. 또 내 위치가 위치니만큼 이렇게 쿠데타를

당해가지고 있는 이 시간에 나 역시 초초하고 바깥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고 싶은 생각이 많던 그때에

혁명을 일으켰다는 박정희, 유원식이 들어왔다니까 나는 곧 만나고 싶어서, 그 사람들 얘기를 들어야 되겠어서

그래, 내 그 길로 내려서 그들을 만났던 것입니다. 근데 인저, 그런 주관적인데

삼군참모총장하고 현석호 국방장관은 그 사람들하고 같이 온 것이 아니고.

- 네.

- 그들이 온다고 오는 것이, 청와대 문간에서 서로 만났단 말이야.

- 아...

- 그래서 같이 들어오니까. 같이 들어와서 또 말들이 우리는 따로 왔소 얘기를 아니 하고 같이들, 인제, 기다리는 방안에 앉아 있으니까

비서들도 그 사람들이 같이 한 그룹으로 의논하고 들어온 걸로 이렇게 알았거든요.

- 아, 네.

- 그런데 나도 처음엔 그렇게 알았어요. 근데 같이 만났는데. 에... 지금도 그... 삼군창모총장이라든가

국방부장관이 나한테 온 것은 꼭 무슨 의미로 그때 들어왔는지 그건 아직도 내 잘 해석을 못하고 있습니다. 근데 당시 일했던

비서들 말에는 그들이 인저, 이, 계엄령을 선포를 했는데 그거를 날 보고 주인을 하라는 그런 뜻으로 그들이 들어온 게 아닌가 그렇게

얘기를 합디다.

- 또 아깝습니다만. 시간인 것 같습니다. 예, 혁명군과 따로따로 왔지만 한꺼번에 만나시고, 아주 역사적인 순간인 것 같은데

그 이야기는 월요일 날 듣기로 하겠습니다.

(입력일 : 201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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