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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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정계야화
윤보선 편 - 제4회 후진성을 탈피하기 위하여
윤보선 편
제4회 후진성을 탈피하기 위하여
1966.01.13 방송
‘정계야화’는 65년 1월 4일부터 방송한 15분짜리 대담프로그램으로 70년 10월 5일부터 나간 다큐멘터리 드라마 ‘정계야화’의 원조격이다. 이 프로그램은 광복 20년과 6·25전쟁 15년을 맞아 기획한 것으로, 정계의 주요 인물들로부터 자서전적인 회고담과 함께 정계의 뒷얘기를 들려줘 청취자들의 인기를 모았다.
(음악)

- 지난번에는 집이야기를 중심으로 해서 선생님 주변의 이야기를 좀 들어보았습니다만

오늘 다시 정치적인 이야기로 되돌려서 말씀을 들어볼까 합니다. 근데 어떻습니까?

우리나라, 이, 좀 일방적이긴 합니다만 에, 우리나라 정치가 무엇보다도 먼저 해야 할 과제...라고 한다면

무엇이라고 선생님은 생각을 하십니까?

- 예, 한마디로 대답해서 어, 나는 이 후진성의 극복이라고 이렇게 봅니다.

- 네.

- 네, 이것을 인제 얘기하기 전에, 내가 전에 경험한 일을 말하겠습니다.

- 예.

- 이탈리아란 나라가 제1차 대전 후에 그 비참한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또 도의적으로 한 그 현상은 이루 말할 수 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 가령 구라파에서 어, 이탈리아 사람을 보고서 당신 어느 나라 사람이오? 이렇게 물을 적에

내가 한 이태리사람이오, 이렇게 대답한다고 할 것 같으면 그 말대답이 나는 하등사람이오 하는 것과 같이 들렸던 것입니다.

- 네.

- 그런데 무솔리니가 정권을 잡은 후에 3년이 못 가서 영국 사람같이 그렇게 교만한 사람도 뭐라고 영국 시민이

말하느냐 하면은 이탈리아가 가장 위정 잘하는 나라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것을 봤습니다. 내가 실제로 내 자신이 체험한 걸 봐도

내가 이탈리아를 갔을 적에 이탈리아 국경에 떡 들어서 저, 그, 세관에 가니까 세관 관리가 날 보고 당신의 짐을 Rm를 테요, 안 끄를 테요?

이렇게 물읍디다. 으레 세관에 오고 그럴 것 같으면 세관 관리가 자연히 그 짐을 보는 것이 원칙일 게고 필요가 없다고

그럴 것 같으면 통관을 시키면 되지, 그 손 보고 끄를 테요? 안 끄를 테요? 묻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나는 처음에 어안이 벙벙하다가

그 사람의 눈치를 알았습니다. 또 그 사람은 계속해서 말하기를, 아, 이 짐을 Rm르고 볼 것 같으면 당신 바쁜데 시간이 갈 게고

뭐, 이 일 여러 가지 귀찮지 않으십니까? 이렇게 나오는 거예요. 이것은 무슨 소린고 하니 돈을 내라 이런 얘기야.

그래서 나는 굳이 짐을 끌리기를 주장했던 것입니다. 이런 일이 있은 후에, 3년 후에 내가 이태리를 다시 갔습니다.

다시 가서 그때 룸에서 순경을 심부름을 시키고 어... 팁을, 담뱃갑을 줬습니다. 이것은 무슨 이태리의 특이한 일이 아니고

구라파의 통속적 풍속이야. 어느 나라를 가던지 순경을 심부름을 시키는 것도, 담배심부름을 시키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순경은 개인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서 그것을 응한 것이고 또 그렇게 답례로다 담뱃값을 주는 것도

이것이 보통, 우선, 으, 이것을 중대하게 생각을 않습니다. 중대하게 생각을 않는데 그렇게 생각을 하고 돈을 줬더니 그 순경은 자기

왼팔에 붙인 견장을 가르키면서 나는 파시스트니까 돈을 안 받습니다. 이렇게 말했어요. 자, 3년 전에는 내가 돈을 안 줘도

돈을 달라고 하던 그 나라가 관리가 3년 후에 가니까 돈을 줘도 안 받는다고 하는 것을 내 눈으로 볼 적에 이 나라가 얼마나

변했느냐, 오직 집권자, 그 나라의 지도자의 힘이, 이렇게 전 국민을, 전 관리를 이렇게 변동할 수 있다 하는 것을 오늘

보여준 실례올시다.

- 하지만 그건 파시스트적인 질서를 좋다고 하시는 건 아니겠죠?

- 물론 내가 파시스트를 찬양하는 사람이 아니올시다. 다만 한 사람의 힘이 말이지. 한 사람의 힘이 그런 정치풍토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내가 지금 말하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가령 민주주의 영도자라도 훌륭한 사람이 나오고

볼 것 같으면 오늘 대한민국 같은, 이런 혼란한 입장에 있어서도 이걸 완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점을 내가... 지금 이태리를 예를 들어서 말씀 드리는 겁니다. 근데 지금 다시 말해서 어... 이 후진성을 면하자면은

우선 정치의 안정을 가져와야 되고 정치의 안정을 가져옴으로 해서, 가져옴으로 해서, 어, 경제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상식이 아닙니까? 그런데 이것을 다시 말해서, 인제 이 두 가지를 다 가져오는 것을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이 나라에 질서가 확립이 돼야 된다, 그것이 이 나라가 참, 정상적으로 발족을 해서 나가는 나라다 이렇게 에... 말씀을 드릴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질서를 건립하자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면은 먼저 올바른 정치를 해야 할 것입니다. 올바른 정치를 하는 것은

어떻게 하느냐면은 첫째, 법을 지켜야 될 것입니다. 근데 오늘 이 나라에는 이 지도적 입장에 있는 이들은 법을 어기는 것을

자기 특권으로 알고, 공사에 서로 그것이 혼돈이 됐을 적에는 사를 위해서 공을 죽이는 것이, 자기의 권력으로, 자기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로, 이렇게 보유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니까 이 나라의 정치의 질서가, 정치의 안정이, 어, 있을 수가 없는 것이고

따라서 경제의 안정일 올 수가 없는 경우, 질서가 설 수가 없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보통, 어떻게 돼 있느냐 하면은

만일 법을 완전히 지키는 사람이 있다고 볼 것 같으면은 그 사람은 아마 입에 풀칠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이 나라에는 법을 어기는 사람만이

기부도 해서 큰 부자가 될 수 있고 고관대작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사람의 뒤를 파보면은 아마 예의가 별로 드물 것입니다.

남의 나라에선 말할 것도 없이, 이것이, 에, 참, 법을 지키는 사람이 국가의 보호를 받는 것이고 법을 어기는 사람이 법의 처단을

받는 것이고 또 이 나라에서는 지금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우리는 다 옳은 일을 해야 되겠다, 이렇게 보통 이 사회에는 맞지 않는 말같이

들릴 것입니다. 어떤 사람 말로는 저이가 애당초에 에, 정신없는 소리를 하느니. 그러니까 이 나라에서 옳은 일만 하고 살 수가 있나.

이 시대에 낙오된 에, 말이라고 이렇게 할 것입니다. 누구는 얘기하기를, 자, 이게, 나라가 이렇게, 국민이 살기가 어렵고, 국민은

정부를 불신하고. 오, 이러니 우리는 어떻게든지 이것을 극복하겠다고 하는, 이런 훌륭한 사람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어떤 한 개인이나, 어떤 한 단체가 이것을 극복한다는 것은 이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은 정치라는 것은,

이 삼 천만 어떤 사람에게도 영향이 다 미치는 것이에요. 이 삼천리 방방곡곡에 또 어디든지 정치세력이 아니 들어가는 데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은 이 나라, 이 정치는 부패해서 악취에 코를 누를 수가 없고 삼천리에 이 악취가 가득 찬

이 마당에 있어서, 어느 한구석에, 어느 한 단체에, 어디 한 사람한테만 향기가 돋아나가지고 이것이 결국 이 나라를 전환한다는 것을

이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고 거의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그러면은 정치를 먼저 훌륭하게, 훌륭한 정치가 돼야 이 나라가 발전한다는 하는 것은,

이것은 내외신뿐만 아니라 이것이 상식적일 겁니다. 지금과 같이 이렇게 국민이 불신하고 정부는 이 악정을 지금 이렇게 순환시킨다고

그럴 것 같으면 어, 이 나라는 어, 언제 참, 질서 정연한 정상적 국가가 될 런지 모릅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봅니다.

이 나라에 만일 정당한 올바른 지도자, 공사를 분간하고 또 복리민복을 그, 목표로 하는 지도자가 있다고 할 것 같으면

이 나라 못지않게 이, 여러 가지 오늘 지금, 오늘 이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무엇이냐면 우리는 무엇보다 큰

소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소질은 뭐냐, 대한민국 국민은 교육수준이 굉장히 높은 국민이올시다. 아마 아시아에 있어서

일본을 빼면은 대한민국보다도 교육수준이 높은 국민이 나는 없겠다고 이렇게 봅니다. 그러면 자, 이런 교육 높은 수준을

정부가 웬만큼은 이걸 바른 길로 인도하고 정부가 웬만큼만 올바른 행동을 한다고 볼 것 같으면 나는 큰 시간을 요하지 않고

이 나라 여러 가지 악조건을 극복할 수 있다고 그렇게 봅니다. 그러면은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불행한 일은 올바른 지도자를 갖지

못했다는 것이, 이것이 대한민국에 가장 불행한 일이고, 대한민국을 자꾸 후퇴로, 후진으로 지금 모는 일이 그리 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하루속히 이 나라에 참, 훌륭한 지도자가 아... 아... 이... 국정을 바로잡아가기를 바라는 바이올시다.

- 예, 지도자 빈곤이라는 것에 원인이 있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다음에 또.

(입력일 : 201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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