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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야화
창랑 장택상 편 - 제38회 팽개쳐진 보리쌀 이야기
창랑 장택상 편
제38회 팽개쳐진 보리쌀 이야기
1965.03.25 방송
‘정계야화’는 65년 1월 4일부터 방송한 15분짜리 대담프로그램으로 70년 10월 5일부터 나간 다큐멘터리 드라마 ‘정계야화’의 원조격이다. 이 프로그램은 광복 20년과 6·25전쟁 15년을 맞아 기획한 것으로, 정계의 주요 인물들로부터 자서전적인 회고담과 함께 정계의 뒷얘기를 들려줘 청취자들의 인기를 모았다.
- 오늘은 그 60번째 시간. 국무회의 책상 위에 흐트러진 보리쌀에 대해서 역시 전 국무총리였던 장택상 씨와 동아일보 정치부장 신동준 씨 와의 대담으로 들으시겠습니다.

- 어제는 그 김호 씨가 창랑 선생님께 미국으로 떠나면서 언젠가는 이 박사의 결함에 대해서 생각 날 때가 올거다 이런 예언을 하고 떠나신 얘기를 듣고 창랑 선생님이 그 얘기를 언제 과연 그 이 박사의 결함을 깨닫게 되셨는지를 말씀 안하신다고 그러는걸 제가 꼭 오늘 밤엔 얘길 해주시도록 간청을 드렸었습니다만 언제예요? 그 얘길 좀 털어 노십시오.

- 아니 마침 뭐 그 얘길 털어놓으라는 것 보다도 내 어젯밤에 한참 생각해 봤습니다.

- 네.

- 우리가 지금까지 이게 수심차례 해왔는데 세평에 의하면 이걸 퍽 진지하게 듣는 청취자가 많이 있는것 같아요. 말하자면 산 역사로.

- 그렇지요.

- 우리가 공은 공이요 사는 사로 말하자면 역사는 역다대로 그대로 알려주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어서 내 한가지 그 분에게 지금까지도 참 석연치 않은 점 말하자면 두가지예요. 먼저번에 내가 얘기한 그 국회의원 석방문제에 대해서 내가 무릎을 꿇고 그 분에게 호소를 했는데 그 분이 나한테 대한 그 태도 거기에 대해서 내가 참 납득이 잘 안갔고.

- 아 책상을 걷어 차시고 나간.

- 네. 이번 일은 이거에요. 내가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은 얘기만 내가 합니다. 뭐 그 동안 좋은 일도 있고 궂은 일도 많이 있었지만. 그게 1952년 8월 이에요.

- 아 창랑 선생님 총리로 계시던.

- 그렇지요. 그 정치파동 겪고 참 잠시 소강상태를 유지해 나가고 내가 재빨리 하루에도 수명을 인제 참 자를 그 모두 모의와 운동이 모두 일어날 때 그 땝니다 좌우간. 그게 8월 중순경인데 전라북도 김제군에 방파제가 있습니다.

- 네.

- 그게 일제시대 때 구축한 것인데 굉장한 공사예요. 이것이 그 폭풍우로 말미암아 해일까지 겹쳐가지고 이것이 전부 무너졌단 말이야.

- 네. 그 때...

- 네. 그래서 좌우간 6,7천명의 그 피해자가 이재민이 나서 그때 한창 더울 때 아닙니까? 8월인 만큼.

- 그렇지요.

- 근데 이 사람들이 참 길바닥에다 그냥 그 오뉴월 땡볕에서 집도 없고 의복도 없고 음식은 식량은 더구나 말할 것 없어요. 모두 길바닥에 나자빠졌다고 이런 보고를 듣고 즉시 인제 김제군을 내가 쫓아가지 않았어요?

- 네.

- 가니까 그 참 광경이라는게 처참 했습니다. 더구나 그 김제군청에서 갖다 준 그 식량이라는거는 그 전부 그 비에 젖은 보리쌀 이것이 썩어서 김이 무럭무럭 나고 벌레가 모두 생기고 이걸 그냥 삶아서 먹이고 하니 그 어른들은 모르겠지만 애들이야 형편 없잖아요. 이질이 걸려가지고 수백명의 어린애들이 아주 빈사 상태야.

- 아 구호양곡으로 나눠준게 말이죠.

- 그렇지요.

- 네.

- 그래서 내가 보다못해서 김제군청을 쫓아가서 그래도 그 때 그 미군용전화를 그 때 다 두고했던 전지철 시대니까 근데 그 부산에 있는그 저 이 콜트 중장에게도 전화를 걸고 그 실경을 얘기 한거죠. 이런 형편이 되니 도와다오. 무엇보다도 식량과 모포가 제일 필요하다. 식량은 좌우간 당신네들 그 군용 빵이 있으니까 그걸 빨리 좀 보내다오. 이랬더니 덜컥 그 분이 승낙을 하고 빨리 오늘내로 다 참 현지에 배달되도록 하겠다. 이러더니 불과 수시간 못돼서 그 헬리콥터 두 대가 모포에 건빵에 우유가루를 참 실어 왔어요.

- 빠르군요.

- 그야 빠르구 말구요. 그거 참 임시 그 참 변통 됐지요. 그래서 인제 내가 그 날 저녁에 떠나서 부산으로 올텐데 그 썩은 보리쌀 한 움큼을 내가 손수건에다 싸서 호주머니에 넣어가지고 왔다 이말이야. 와서 인제 부산와서 내리니까 아침 8시가 조금 지났더군요. 그 날이 마침 금요일이야. 그래서 그 임시관 그 때 국무회의라는게 화요일 있고 금요일 있고 일주일에 두번씩인데 금요일은 대통령이 주재를 합니다. 국무회의를.

- 네.

- 근데 대통령이 임시관저를 쫓아 갔더니 방금 그 저 말하자면 국무회의가 진행 중인데 대통령이 그 임석해 계시더군요. 대통령에게 현지 보고를 다 하고 그 내 호주머니에 넣었던 보리쌀 내놓고 대통령 앞에 내놨지요. 이런 실정입니다. 근데 이걸 이재민들이 먹고 특히 그 여자와 애들은 이질에 걸려서 수백명이 지금 수백명의 환자가 지금 나자빠져서 있는데 이걸 빨리 정부미를 현지로 보내줘야 이거 사람이 살지 그렇지 않고는 큰일 났습니다. 이러구서 내가 농림부 장관보고 그랬지요. 빨리 이 정부미를 발급 하시오.

- 네.

- 시간이 급하오. 그 내 정식으로 지시를 했지요. 농림부 장관에게. 그 때 신윤복 씨가 농림부 장관 입니다. 그 말 떨어지자 마자 이 양반이 그 자기 앞에 놓여있던 썩은 보리쌀 그 손수건에 쌓인걸 번쩍 들더니만 그냥 그 테이블 위에다 팽개친단말이야.

- 아 이 박사가요.

- 암. 동댕이를 쳐요. 그러면서 이런거 가지고 다니는 국무총리야? 아 이러면서 이 양반이 뒷문을 열고 퇴장을 했습니다 그려.

- 그 어째 그럴까요?

- 어째 그런게 내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러니까 당시 그때 외무부 장관이 변영태씬데 말이야.

- 네.

- 근데 그 9월달이면 우리가 유엔에 가지 않아요. 이제 그 분이 유엔에 가기로 작정을 했는데 그 분이 일어나시더니만 그 보리쌀 흩어진 보리쌀 손으로 두 손으로 전부 이걸 끌어 모아요. 나 이거 유엔에 가져가서 한국 식량사정이나 호소할 밖에 없다고. 그 분이 기어이 다 끌어 모으더니만 자기 호주머니에 다 집어 넣는단 말이야. 그 난 하도 어이가 없어서 뭐 국무회의고 뭐고 더이상 진행 될수가 있나요. 그 뭐 장관들도 다 아연하고 나는 더구나 더 무안해서 말이야. 할 말도 없고. 가만히 내가 집에 돌아와서 생각하니까 말이야. 두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양반이 성격적으로 잔인성이 있거나 말이야 그렇지 않으면 내게 개인에 대한 무슨 감정이 있거나 허나 위정자로 말이야 당연히 할 일은 이럴수가 있냐 이 농림부 장관 빨리 그 정부미나 모든 그 군량미 까지라도 빨리 발급을 해라. 그렇지 않고 이거 큰일이다. 이재민을 어떻게 빨리 구해야겠다는 이것이 참 원칙인데 말이야.

- 그렇지요.

- 아 이 양반이 그 썩은 보리쌀 냄새를 맡아가면서 천리길을 가져온것을 그냥 책상위에다 동댕이를 치고서 이런것 가지고 다니면 국무총리냐고 이러니 말이야. 그 양반의 그 참 그 마음가지는 방향을 내가 지금까지 가누기가 어렵습니다. 여기에 대한 삽화가 하나가 있어.

- 네.

- 수일전에 어느 친구가 아마 음식점에 저녁을 먹자고 갔더니 마침 그때 철기도 와있었고 또 그 이윤영씨 그때 국무총리 서리로서 내게 사무인계한 그전 사회부 장관인데 그 분이 있어요. 그래서 내가 인제 이 박사 얘기가 자연히 나와가지고 이 얘기 저 얘기 하다가 그 얘기를 꺼내니까 그 이윤영 씨가 있다가 그 내가 그때 현장에서 목도하지 않았소? 이윤영 씨가 그래요. 그래 내가 그랬지. 그 분의 그 성격상 결함이라는게 대개 그런 종류 아닙니까. 그러니까 글쎄 나도 그때 아연 했습니다. 그게 이윤영 씨가 술회 입니다.

- 근데 그걸 보면 이 박사가 그 연로하고 그 노인이라 그러신지 모르겠지만 그 가끔 보면 상상못할 그러한 그 신경질적이라고 할까요? 그 이해못할 행동으로 팍 나오실 때가 많은 모양이에요.

- 글쎄 내가요.

- 네.

- 프레스코트라고 그 분이 지금 죽은지가 한 80년 조금 될겁니다 미국의 저명한 역사가 입니다. 정치 평론가요 역사가요 그 미국서만 유명할 뿐 아니라 구라파 전체에 프레스코트 그 비루 정복사라는건 세계적으로 아주 고전으로 클래식으로 되가진 그런 참 저명한 저작간데 그 분의 책에 보면 그 위인에 대한 그 구별을 해논게 있어. 세계위인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위인은 위인인데 위대한 사람인데 하나는 그레이트 그레이트 맨이고, 큰 위인이고 또 한가지 위인은 리틀 그레이트 맨, 그레이트 맨은 큰 사람은 큰 사람인데 조금 적다. 그 적은 위인은 대개 고집이 많고 용사성이 적고 성격상으로 다소간 결함이 있다. 이런 그 구절을 내가 그 책에서 읽은 일이 있는데 역시 이승만 박사도 그 리틀 그레이트 맨에 그 해당하는 그런 위인이 아닐까 이런...

- 아닌게 아니라 그 일국의 연거자인 사람이 말이지요. 어떠한 성격적인 결함 때문에 그 국가적인 중요한 시책을 까딱 잘못해서 좌지우지 한다면 이건 큰 문제일 겁니다.

- 그렇지. 그렇지만 우리가 말이지요. 이 박사 그 참 평화선 설정이라던지 반공포로석방 같은거야 우리 역사에 둘도 없는 업적을 남긴거야 참 그 공로를 우리 국민으로서 잊을 수 없는 일 아닙니까?

- 네. 평화선 문제가 지금 한창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근데 그 반공포로석방 때 그 창랑 선생님이 직접 그 목도하신 일이 뭐 있을텐데 그때 얘기를 내일 좀 들려 주시지 않겠어요?

- 네. 그 반공포로에 관한 얘길 내가 조금 하지요.

- 네.

(입력일 : 200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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