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야화’는 65년 1월 4일부터 방송한 15분짜리 대담프로그램으로 70년 10월 5일부터 나간 다큐멘터리 드라마 ‘정계야화’의 원조격이다. 이 프로그램은 광복 20년과 6·25전쟁 15년을 맞아 기획한 것으로, 정계의 주요 인물들로부터 자서전적인 회고담과 함께 정계의 뒷얘기를 들려줘 청취자들의 인기를 모았다.
- 오늘은 47번째 시간으로 장면 대표를 내놓으라고 호통치는 이 대통령에 대한 얘기를 보내 드리겠습니다. 대담에는 전 국무총리였던 장택상 씨와 동아일보 정치부장 신동준 씨 입니다.
- 네. 어제까지는 대개 창랑 선생님이 그 국회 부의장으로 계셨을 때 그러니까 1951년 2년에 걸쳐서 그 파리 유엔총회 때 그러니까 6회 제 6차 파리 유엔총회지요.
- 그렇지요.
- 그 때 그 국제무대에서 여러가지 얘기를 말씀 드렸습니다만 오늘 부터는 이제 그 국내 정치 얘기로 시간을 돌리겠습니다. 그래서 저 창랑 선생님이 1952년 그러니까 1·4 후퇴 다음해에 그 때 5월 6일에 총리로 임명이 되셨는데 곧 6차 파리 유엔총회에서 돌아오신게 몇 월 달이지요?
- 그게 3월 상순 될겁니다.
- 네.
- 그 시대에 이 얘기 시작하자니 어저께까지는 우리가 그 외교 관계된 얘기를 지금까지 해왔는데 난 그 만큼 하고 마는것이 좋다고 생각 했는데 미스터 신이 자꾸 우겨대니까 이 뭐 울며 겨자 먹기로 또 여기까지도 가는것 같습니다만 애초 내가 이 국내에 관한 얘기는 삼가 하려고 했어요.
- 그러나 창랑 선생님 빼놓고 국내 정치 그 때 얘기를 안 들을 수 있습니까.
- 그럴수가 있습니까. 외교 관계는 아무 다치는 사람도 없고 말하자면 우리가 그 고충 이것이 주로 참 얘기의 바탕이 됐으니까 좋지만은 국내 얘기로 옮겨진다면 이게 결국은 역사 이게 한 역산데 그 다치는 사람이 있으면 내 입장이 곤란하다 이겁니다. 자연히 얘기를 해나가자면 사실 그대로 보탬도 없고 빠짐도 없고 그대로 얘길 하자면 역시 그 안 다칠래야 안 다칠수 없는 인물이 등장하게 되기 때문에 이것이 내 고충이에요. 또 그 분들이 지금 다 살아있고 또 나하고 막역한 친구들이고 하니 이걸 또 빼자니 얘기가 안되고 또 그대로 엮어 들어가면 결국은 그 분들에게 약간씩은 조금 다치는 이런 장면이 나올 테니까 이거 어떻게 했으면 좋을까 하는 것이 이거 그 난 퍽 괴로워요 이게.
- 그러나 그 지나간 정치의 소용돌이라고 그럴까요 그런 속에서 그 묵혔던 숨은 얘기 같은거요. 이런것이 언젠가는 한번 세상에 알려지고 역사의 그 기록에 남아야만 또 훗날을 위해서도 그 여러가지 자료도 되고 참고도 되고 아마 교훈도 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적인 사명이라 생각하시고 찬찬히 말씀을 해주시면 뭐 그런 분들도 양해를 해주시겠지요.
- 아 그러니 그런 분들도 다치고 또 나도 다치는 장면이 없지않아 있으니 말이야. 피장파장이야. 서로 다치게 되니 말이지.
- 네. 아니 근데 그 때 그 개헌파동이니 뭐 여러가지가 참 많았는데 그 어떻게 돼서 그렇게 됐나 고 그때 그...
- 그렇지. 그 개헌까진 들어가기 전에 말하자면 서론으로 얘기가 그 시작돼야 될겁니다. 얘길 하자면. 근데 내가 그 3월 상순에 파리 유엔총회에서 인제 한국 와서 이 대통령께 인제 그 경과 보고를 하게 됐는데 여기서 부터 시작인데.
- 네.
- 근데 내가 마침 그 2월 그게 1월말경입니다. 1월말경에 총회를 제 6차 유엔총회를 마치고 장면 박사하고 거기서 내가 작별을 했어요. 장면 박사 말씀이 난 지금 본국으로 갈 수가 없다. 서서 가서 이 내가 황달병을 내가 마저 다 치료를 하고 본국까지 지금 갈 수가 없다고 해서 이제 장면 씨는 서서로 가게 하고 난 이제 거기서 런던으로 미국을 거쳐서 본국으로 오게 그렇게 됐지요.
- 네.
- 그래서 인제 난 영국을 2월 그게 초삼일인가 확실히 기억 안납니다. 내 도착을 해서 하룻밤 자고 나니까 그 이튿날 지금 영국 여왕 아버지 되신 분이 갑작 스럽게 돌아가셨단 말이에요.
- 네.
- 그러니까 공사관에서 이 대통령의 그 전보를 가져왔더군요. 나를 한국 정부에 대표해서 영국 황실에 그 조상을 하고 오라고. 그래 인제 그것도 가서 조상 치르고 인제 그 이튿날인가 뉴욕을 떠났지요.
- 네.
- 뉴욕서 한 이틀인가 자고 나 혼자지요 그니까 장면 박사는 파리에서 떨어졌으니까 서서 간다고 해서. 그래서 인제 거기서 자고서 내 딸년을 볼려고 로스앤젤레스를 갔단 말이에요.
- 네.
- 그래 우리나라 오는 길이지요 이제. 로스앤젤레스 가서 인제 하룻밤을 자고 나니까 그 총영사가 왔어요. 우리나라 총영사가 와서 장면 박사 한테서 지금 전보 연락이 왔는데 장 부의장 본국 돌아가지 마시고 지금 곧 올테니 2~3일 내에 도착 할테니 기다리라.
- 네.
- 이런 전보야. 그 내 깜짝 놀랐어요. 이 분이 파리에서 자기 뉴욕 저 이 서서로 요양하러 간다고 해서 참 쓰라린 작별을 했는데 그 어떻게 날 로스앤젤레스에서 자기가 같이 본국으로 갈테니 기다리라고 어쩐 까닭인가 하고 퍽 의아스럽게 생각했지만 좌우간 한 이틀 기다리니까 그 장면 씨가 로스앤젤레스로 왔어요.
- 아.
- 그래서 인제 거기서 하룻밤인가 자고 그 이튿날 하와이로 같이 동반해서 떠났는데.
- 그럼 병요양은 안하시게 된 모양이죠?
- 그래 내 물었지요. 이거 도데체 어떻게 된 일이오. 서서 간다 그러더니 병 고치러 간다더니 그 말은 어찌 확답이 없고 그저 그렇게 됐다고 이 정도로만 얘기 한단 말이에요.
- 네.
- 이제 이 얘길 자세히 들어야 앞의 얘기가 나오는 얘기가 그 인제 머리에 잘 들어 옵니다.
- 네.
- 그 인제 하와이를 갔단 말이에요. 가서 인제 하와이에서 인제 비행기 갈아타고 부산으로 올 줄로 나도 인제 그렇게 다 짐작 했는데 아 이분이 하룻밤 또 자서 자고 인제 그 이튿날 우리가 비행기를 탈텐데 아 난 여기서 병을 더 치료 하겠소.
- 아.
- 장 총리가.
- 네.
- 아 그것도 그럴 듯 하더군요. 서서에서 치료 할려던 걸 안하고 여기까지 왔으니까 또 하와이에서 뭐 의료기관 이라던가 우리나라 부산보다 나으니까.
- 네.
- 아 그럼 잘 치료 하시오. 그거지요. 뭐. 난 이제 참 비행기를 타고 인제 동경까지 왔단 말이에요. 와서 인제 한국을 왔습니다. 비행자가 딱 내리니까 내 욕심에 인제 그 넉넉치 않은 살림에 인제 그 참 새집에 들어있는 그 가족들이 궁금해서 재빨리 인제 집으로 갈려고 하니까 허정 씨가 그 때 국무총리 서의 했댔습니다.
- 네.
- 그 분이 인제 나와서 날 마중을 나왔어요. 나와서 대통령께서 임시 관저로 같이 빨리 오라고 하니 가십시다. 그 뭐 같이 갔지요. 같이 가서 허정 씨가 임시관저에 가서 허정 씨가 내 앞에 서서 인제 그 방문을 열더군요. 여니까 그 대통령이 아주 초조한 모습으로 말이야. 대뜸 난 인제 그렇지 않으니까 대통령께 인사 여쭙고 인제 그 말하자면 파리서 지내 온 이야기를 보고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식 보고를 해야 하는데 뭐 그 보고고 말고 뭐 그 여유조차 줄리 없이 대뜸 손을 팔을 이렇게 내밀더니 내 턱 밑에다 삿대질을 이렇게 하시면서 장면이 어쨌어. 장면이. 장면이 왜 안데려오고 혼자 와. 장면이가 어서 와야 대통령질 하지. 아 이러구선 세 번은 내 턱 밑에다 대고 삿대지를 합니다 그려. 하! 이 기가 막혀서. 장면이가 어서와야 대통령질 하지 하는 소리는 청천벽력이에요. 무슨 소린지 한참 까지는 그 이 박사 그 정신을 내가 의심했습니다.
- 아니 악수도 안하시구요?
- 악수가 뭐에요. 글쎄 허정 씨가 내 앞에 서서 문을 척 열고 내가 인제 문 안에 척 들어서는데 대뜸 귀환 보고고 말고 인사조차 없고 삿대질이 먼저 나온단 말이야. 장면이 어쨌느냐고.
- 왠 까닭일까요.
- 장면이 빨리와야 대통령 될텐데 왜 장면이 두고 왔느냐고.
- 무슨 곡절이 있군요.
- 그 내가 그랬지요. 각하 듣기가 좀 섭섭 합니다. 내가 그랬지. 제가 아무리 불총 하나마 반년 가까이 국사에 부조하다 온 제게다 수고 했느냐 말씀은 한 마디 안 계시고 대뜸 장면이 어쩌고 혼자 오느냐고 호통을 치시니 내가 장면이 비섭니까 장면이 측극잡니까. 이거 어디에다 하는 말씀 입니까. 저는 그런 말 받아 들이기가 곤란 합니다. 저는 갑니다. 하고 내가 발걸음을 문으로 향해서 옮겼지요.
- 창랑 선생님도 화가 나셨겠지요.
- 아니 뭐 난 또 그 때 국회 부의장이니까 내가 이 박사 무슨 뭐 감투 쓴 것도 아니고 말이야. 뭐 내가 이 박사 앞에 참 뭐 이렇게 뭐 참 주저 할거 없거든.
- 네.
- 그니까 이제 이 양반이 내 말에 좀 질리셨는가 봅디다.
- 네.
- 그러더니 쫓아 오시더니만 왼쪽 손을 이렇게 내 어깨에다 얹으시며 수고 한거 내가 다 잘 알아. 국민이 고마워 할거야. 이러시면서 얼굴이 그 기색이 초연하세요. 아 그 노대통령이 얼굴빛이 그 초연하시고 수고한거 잘 알아 국민이 고마워 할거야 이러는데 아 나도 감격 했습니다 그려. 감격 했어요 좌우간 그 분이 그러시는데.
- 네.
- 그래 인제 제가 그랬지요. 그렇게 하시면 선생님 안되십니다. 장면이가 대통령 운동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저는 믿도 끝도 모르는 일이지만은 가정하고 했다고 하더라도 각하께서 지금 이렇게 하시면 장면이 선거 운동 밖에 안됩니다.
- 네.
- 각하는 모른 척 하시고 덮어 주셔야지 이렇게 하시면 선생님 안됩니다.
- 네.
- 그 내가 선생님 이라고 그랬지요. 각하는 좀 의식적 아니에요? 그래 좀 정다운 말로 선생님 그렇게 하시면 안됩니다. 네. 덮어 두시고 선생님께서는 모른 체 하십시오. 이러고 이제 우리 둘이 나왔지요.
- 네. 나오시면 그때 뭐.
- 그래 나오면서 허정 씨 보고 대뜸 내가 그랬지요. 아 여보오 이 대통령 운동이라는거 도데체 이거 무슨 얘기오 도데체. 이러니까 허정 씨가 내 손을 꽉 쥐더니 사무실로 갑시다. 네. 자세한 얘기는 여기서 할 수 없습니다. 뭐 그래요 허정 씨. 그리고 난 허정 씨 따라 갔지요.
- 아 그러면 그 저 허정 씨 하고 그 말씀 들은거 그건 이제 내일 밤 또 계속해서 들어 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