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두번째 시간. 오늘은 외교활동과 구두에 얽힌 얘기를 역시 전 국무총리였던 장택상씨와 동아일보 정치부장 신동준씨와의 대담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이제까지 국제 외교무대에서 얽힌 여러가지 재미있는 얘길 들어왔는데요. 어저께 얘기가 나온 드레스 맨. 이라고 그럴까요? 복장 멋있게 잘 하는 얘기. 머. 외교에서는 이런 부수적인 것이 참 큰 작용을 하더군요. 외교관의 배짱이라던가. 또 기교라든가 여러가지가 있겠는데. 창랑 선생님 여기에 얽힌 얘기를 좀 해주십시요.
- 글쎄요. 1951년 파리에서 열렸던 제6차 유엔 총회에서 우리들의 얘길 상기해 보면, 비희극이 참 교집해 있니다. 구두얘기가 주제가 되가지고 있습니다만.
지난번에도 한 번 나왔었지만.
- 요전번에 그 그 전해죠. 트루먼 대통령을 회견할 때 비서관이 내게 주의주던 구두 얘기도 그 자꾸만 비쳤댔습니다만, 오늘도 구두 얘기를 좀 해볼까요? 파리에서 유엔총회가 9월부텀 시작해가지고 그 이듬해 2월... 1월 말경에 그게 끝이 났습니다. 났는데. 이제 그 끝날 무렵에 그게 이제 1월 20일경인가 됐어요. 그 이듬해 1952년이죠. 불란서 외무성에서 유엔에 참가한 외국대표들을 전부 불란서 외무부 장관이 초대해서 저녁밥을 먹이도록 인제 그렇게 되 가지고 있었어요.
리셉션이요?
- 리셉션. 아. 디너에요. 리셉션도.. 그지 칵테일 파티를 첨에 하고 이제 디너로 이렇게 들어가는데, 그 때 이제 그 장면 박사는 우리가 그 전에 9월달에 파리에 도착해가지고 즉시 그 한 1~2주일 지나고 나서 그 황달로 침대에 참 아석해서 누워서 우리가 올때까진 그 분이 기동을 잘 못하고 있었고, 그러니까 나하고 이명복 주영공사 임병직 그 셋이 주로 활동을 했는데, 이제 그 전규형 박사가 주불공사로 있을 땐데 그 분이 그래요 "자 이, 불란서 외무성 초대에 우리 갑시다". 그래 내 말이 "난 못가겠오" "그 왜 그러시오." 저 때 나가 예복이 없죠. 또 모든 것이 다 구비하지 못하니까. 이명복 박사는 주영공사로 현직으로 있으니까 좋지만, 난 빠지겠오. 사퇴를 했어요.
그 때만 해도 포말 파티니까 이젠 완전히 예장을 갖춰야죠.
- 네. 불란서에서는 지금도 그 오페라를 구경가더라도 예복 안 입으면 절대 표를 안 팝니다. 요즘엔 어떤지 모르지만, 내 갔을때 까지도 그랬어요. 그니까 전규형 공사 말이. 아 이, 세사람 왔다가 불란서 외무성 구경을 한 번 못하고서야, 그 루이 14세때 부터 그 유명한 외무성 그 화려한 외무성 못 봐야 그게 말이 됩니까? 꼭 가셔야 합니다. 이 모양으로는 못갈것 같은데. 첫째 내가 어드미션을 얻지 못할 것 아니요. 안되오.
파리의 그 무슨 궁전이죠 그게?
- 엘리시야 궁전. 그래 이제. 이한빈씨라고 서서서 유도교사로 오랫동안 활약 하고 있던 분이 그 때 우리를 찾아 왔어요.
지금 제네바 공사로 있는.
- 그런가요? 그 분이 날 보고 그래요. 내가 예복이 있는데 내 키가 장택상씨 보담 보금 적지만 한 번 입어 보실까요? 그래요. 그래 가져오시오. 그 분이 택시를 타고 자기 여관에 가서 가져 왔어요. 입어보니깐. 소매가 좀 짧아요. 하나 그대로 되겠는데. 구두가 없습니다. 이 분이 또 구두는 안 가져왔어요. 이한빈씨가. 그래 장면박사가 침대에 누웠다가 웃으면서 하는 말인 이명복 공사 발리 내 발보담 좀 적다. 그니 내 구두는 예복구두죠 그러니까. 예복구두란 리본만 달고 구두끈은 없고 그런겁니다.
검정으로요.
- 네. 그니까 내 구두를 신고. 장부장 발은 이명복 공사 발보담 좀 적으니 서로 바꿔서 신고 한 번 가보시오. 그래 이제 장면 총리의 구두를 이 공사가 신더군. 신는데. 조금 크지. 그러지만 ..지 않아요. 근데 이명복 공사의 구두를 내가 신어보니까 엄지손가락 하나가 들어간다 이 말이야. 뒤로. 곤란하지만 구경하는 욕심에 가자고. 그 놈을 신고 옷을 차려입고 전공사 앞장서서 갔단 말이에요. 가니깐 불란서 외무성 올라가는 계단이 대리석으로 되가지고 있는데 굉장히 높더군요.
그러니까 엘리제 궁인가요?
- 그렇죠.
그 유명한 나폴레옹 이래 그 궁전 아닙니까. 화려한.
- 그 뭐. 화려한 건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그 양쪽 가에 용비병들이 고대군인 복장을 입고 용비병들이 전부 호위하고 섰더군요. 아 이 발을 버쩍 들면 구두가 벗겨진다 이 말이야. 계단을 올라가자니까. 그 이게 간신히 이제 전규형공사가 내 이제 팔을 이렇게 끼어서 주고 질질 끌고서 간신히 계단 위 ..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려. 가서 인제 그 참 그 연회석상 현장을 들어가니까 한 천명 가까운 그 신사 숙녀가 들어섰는데 뭐 ..처럼 들어섰어요.
그렇겠죠.
- 일이 안 되느라고 우리나라 오래왔있던 토이비 대표 이들이라고 있습니다. 이들이라고. 이 사람이 나 들어 오는걸 보더니만, 아 자긴 반가워서 쫒아 오면서 내 왼쪽 손을 척 붙들더니 "헬로우, 미스터 장" 하고 자기앞으로 잡아 나꾼다 이 말이야. 아 끌려갈 밖에 더 있나요. 그러니 왼쪽 구도 한쪽이 쑥 빠졌다 이 말이야. 그러니 사람이나 적으면 머리를 굽혀서 그 구두를 찾지만은, ...처럼 섰으니까 그 구두가 어디가서 잃어 버렸는지, 알 길이 있나요? 아. 한 쪽 발은 구두를 신고 한 쪽 발은 구두 없이 이 사람하고 얘기를 주고받고 할라니 맘이 편해지나요. 그래 이제 대강 그저 어름 어름 어름 하고서 아이 발을 그냥 장님 막대기 내흔들듯이 이쪽 발 저쪽 발 이리 저리 흔드니 구두가... 전규형 공사는 그걸 보고 자기도 구두 찾느라고 발을 이렇게 내 흔드니 그 사람 많은데 도저히 찾을 수 있나 얼마나 해맸던지 좌우간 내가 찾아서 신었단 말이야. 그래 전규형 공사가 장부장 여기 더 있다간 이 이상 망신 당하겠오. 요것만 한 것도 다행이요. 갑시다. 그래 이제 나왔습니다. 나와서 장총리하고 그 얘기를 하는데 장총리는 침대에 누웠다가 우수워서 죽겠다고 말이야. 없는것도 참 슬픔이라고 한탄하고. 그래서 얘길 했어요. 오는 길에 뉴욕을 들러서. 지금 그 분이 반도 호텔에 와있더군요. 이원순씨라고. 그 분이 한테 이런 얘기를 우리가 주고 받고 했더니 그 분이 눈물을 흘려요. 그래서 그 이튿날 내외분이 날 나가자 하더니 구두 한 컬레를 사줘요. 그 구두 내 지금도 가지고 있습니다만. 이원순씨가 그 얘기듣고 사준 구두에요.
그 때 재미교포였죠?
- 재미교포에요. 지금 사업하느라고 반도호텔에 나와있어요.
그 결국 디너에도 참석을 못하셨군요.
- 디너가 뭐에요. 불과 그저 10분 내지 15분 이내에 퇴장 참. 자진 퇴장을 했지.
그러면 그 수백명이 다 디너에 참석을 합니까?
- 다 가죠.
야. 그러면...
- 좌우간 3천명을 앉을 좌석이 마련되 가지고 있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아닙니까. 전 해공이요 불란서 가서 의장관사를 한번 보고왔다더군요. 나도 봤습니다만. 놀래더만요. 그 의장 관사가 보면 으리 으리 합니다.
어째튼 외교의 중심지는 파리에 있지 않았습니까?
- 물론, 나폴레옹때 뿐 아니라 루이 14세 15세 16세 17세 18세 까지 그 참 화려한 그 궁전이라든지 설비라든지 뭐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아닙니까?
결국 그렇게 해서 구두때문에 마 거기서 큰 외교 성과라는건 기대할 수 없었던 거죠?
- 에. 또하나 그 창피라고나 할까요? 장면박사가.. 요다음에 얘기가 나옵니다만, 거두절미하고 이 이박사 지시에 의해서 이제 그 ..재판소 제소하기 위해서 외국대표들의 서명을 받기 위해서. 장면박사가 룩셈부르크 공사관에가서 룩셈부르크 공사의 서명을 받아 달라고 자꾸 날 보고 괴롭혀. 그 식전에 쫒아 갔습니다. 그려. 갔더니 공사를 만났단 말이야. 만났는데 흔연히 대접하고 또 참 서명해주더구만. 그 나와가지고 난 그 사람이 날 현관에서만 작별하고 말 줄 알았더니 아 이 승강기를 타고 같이 내려와. 아 여보. 내려올것 없습니다 말야. 아 여기서 작별. 아~ 그럴수가 있냐고. 아 아래층까지 내려온단 말이야. 나는 왜 그 사람을 자꾸 말리는고니, 난 또 그런 또 이유가 있으니까. 곡절이 있었어요?
- 아래층에 떡 내려와서 이 분이 "어데 네 자동차가 있느냐"말이야. 아 이 자동차는 아마 휘발류 넣으러 간 거 갔소. 하여튼 내 기달려야지. 아니 올라가셔도 좋습니다. 아니 안될말 당신 차 타는걸 봐야 한다고. 아 뿌득 뿌득 기다린다고 한단 말이야. 아 무슨 차야. 내가 택시타고 온 사람인데. 그래 이제 이 사람이 한참 기다리는데 차가 옵니까. 아 나 그럼 걸어가겠다고 그러니까. 안될말이라고 그 즉시 자기 자동차를 불러 가지고 와서 타라고. 그런 창피를 당했습니다. 그 때 까지도요 주미 대사관 외에는 기타 외국공관에 자동차라곤 한 대가 없었습니다. 이박사가 달러를 아끼시는 까닭에 한 대를 자동차를 사라고 돈을 주나요?
지금 들으면 격세지감이 있는 얘깁니다.
- 격세지감이라니. 그렇게 다 외국공관에 자동차 하나도 못 사도록 하는 그렇게 아끼던 달러를 말이야. 지금 현 정부에서 물 쓰듯 하고서 그저 국회의원, 장관, 차관은 그만두고 심지어 과장 계장까지 외국에 1년에 수백명씩 해외여행 시킨다는 것은 곤란한 얘깁니다.
일장일단이 있겠죠.
- 일장일단이 아니라. 난 그 옳다는 것을 나는 보질 않고 있어요.
요즘은 그 영국대사관 같은데서는요. 대사부인이 찰 보석까지도 마련이 돼 있답니다. 그 귀금속이라든가 보석. 파티에 부인들이...
- 그 소련이 그렇습니다. 그 말릭이라는 사람이요. 위원회 나올때 마다 큰 보석을 가지고 나와요. 나중에 내가 알아봤더니요. 전부 각 대공사관에 외국 소련 정부 돈으로 보석을 다 준비해 놓고 있다가 .. 갈 땐 그걸 다 두고 가고 이렇게 마련이 되가지고 그 때.
알겠습니다. 또 내일 계속해서 듣기로 하죠.
(입력일 : 200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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