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정계야화
창랑 장택상 편 - 제19회 ‘애치슨’ 미국무장관과 마라톤 경기 이야기
창랑 장택상 편
제19회 ‘애치슨’ 미국무장관과 마라톤 경기 이야기
1965.03.03 방송
‘정계야화’는 65년 1월 4일부터 방송한 15분짜리 대담프로그램으로 70년 10월 5일부터 나간 다큐멘터리 드라마 ‘정계야화’의 원조격이다. 이 프로그램은 광복 20년과 6·25전쟁 15년을 맞아 기획한 것으로, 정계의 주요 인물들로부터 자서전적인 회고담과 함께 정계의 뒷얘기를 들려줘 청취자들의 인기를 모았다.
마흔 한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애치슨 미국무장관과 마라톤 얘기를 역시 전 국무총리였던 장택상씨와 동아일보 정치부장 신동준씨와의 대담으로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제까지 미국에서 트루먼 대통령 만났던 얘기. 또 마샬 국무장관 만났던 얘기 여러 그 미국의 저명인사들을 만난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오늘은 머 딴 분 얘기. 애치슨 미 국무장관 만나신 얘기 해주시기로 했죠.

- 그렇죠.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한 얘기는 1950년 그게 6·25동란이 나던 바로 그 때고. 그리고 애치슨 얘기는 아마 1951년 제6차 총회가 파리에서 열렸을 때 그 때 얘기로 아마 넘어가게 되겠습니다.

네.

- 1951년 그게 9월달인가 나하고 그 때 당시 국무총리로 계셨던 장면박사하고 둘이 ...비행장에서 파리로 떠났습니다. 그래서 이제 파리에 9월 19일인가 우리가 도착을 했어요. 도착을 해서 즉시 미국 수석대표 애치슨 국무장관이 유숙하는 호텔이름을 알아가지고 거기다 연락을 해서 우리를 만나달라고 했더니 그 이튿날 20일 밤인가 내 지금 기억이 그렇게 나요. 20일밤에 나하고 그 때 주영공사로 우릴 도우라고 이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파리에 와있던 이명복 공사. 나. 장면 부총리. 셋이 그 애치슨 장관을 호텔로 찾아갔죠.

저. 그러니까 외교전략 작전짜기 위해서 우선..

- 그 때 지시가. 이대통령 지시가 바로 그겁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 행사 소련의 거부권행사로서 우리가 유엔에 가입 못하니 그 조항을 삭제해 달라는 소송을 해야 국제재판소에 제소 하기 위해서 외국대표들의 서명을 받아라. 이 것이 우리 대통령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 였어요. 우리는 거기에 따라서 미국 수석대표 동의를 얻고, 동시에 그 분의 협력을 얻기 위해서 그 분을 먼저 만나야 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었죠.

곧 만나게 되셨던가요?

- 아 그러니까. 그 이튿날 20일 밤으로 내가 9월 20일 밤으로 생각이 나는데 7시에 오라고 해서 그 호텔을 갔죠. 그 호텔이 아마 바로 그 불란서 외무성 앞에 있는 그랜드 호텔인가 아마 그랬죠. 그 호텔이름이 제가 자세히 기억이 안납니다. 가니까. 2층 3층을 전부 대절해서 쓰고 있었어요. 그리고 여자비서가 애치슨 장관 방문 밖에 바로 기다리고 섰어요. 그 안내 받아서 들어갔죠. 들어가니까 참 통례적으로 말하면 우리나라 대표든지 어느나라 대표를 막론하고 들어가면 그 주인이 자리에 앉았다 일어서서 잘 왔느냐고 인사하는게 원칙 아닙니까?

그렇겠죠.

- 근데 애치슨 장관이 의자에 이렇게 비스듬히 누웠어요. 골통 담뱃대를 딱 물고선 그 장면 수석 대표를 척 쳐다보더니만 "hello, john" 이런단 말이에요. 그래 내가 벌써. 내 기분이 벌써...

확 상하셨겠구요.

- 좋지 못해요. 그러더니 대뜸 하는 말이 너의 나라 군대는 마라톤 경주에 아주 익숙하더구나. 이것이 그 사람 첫 발언 이에요.

그게 또 무슨 말입니까?

- 그. 들어 보세요. 그러니까 장면박사는 멍해서 이 양반이...

어리둥절했겠죠.

- 그냥 서서 있다가. 우리보고 앉으라고 자리까정 주지 않아요. 우린 서있고 자긴 앉았지.

그 굉장한 외교적으로 비례가 .....

- 그러니깐 경주자라는 사람은 뭐 이런자리가 필요치 않을껄? 이렇게 떡 나간단 말이에요. 근데 장면 박사가 멍해서 이 양반이 참 청천벽력이니까 뭐라고 해야할지 어리둥절해서 가만히 섰어요 그냥.

누구라고 그랬겠습니다.

- 그 장면박사 입장도 있고 또 우리 체면도 있고 해서 내가 대뜸 미스터 애치슨 이랬죠. 쓱 보더니 내 알거든요. 그 전에 유엔서 늘 만나서 자주. 또 그 분한테 그 참 유엔 한위 멤버 바꾸는데도 그 분의 협력을 받았고 해서 잘 아는 사인데.

지난번 얘기 나왔죠.

- 네. 지금 마라톤 경주 얘기를 미스터 애치슨이 말씀하시는데, 거기에 대해선 내가 해명을 좀 해야겠오. 이랬죠. 그 때 마라톤 경주 얘기는 딴 게 아니고 지금 생각하니까 임진강에 고랑포란 전지가 있잖아요? 거기서 그 때 아군이 아마 후퇴해가지고 유엔군이 다소간 피해도 입고 그 때 그 영국의 그래스터 레지먼트가 참 고전해서 다수한 사상자를 낸 그런일이 아마 그런 등등의 그걸 가지고 말한것 같애 아마.

그 전투때 얘기로군요?

- 그렇죠. 그래서 이제 그건 해명을 해야겠오. 뭐냐고 하니 우리가 해방이후에 군대 훈련을 받을 적에 전부 미국식 훈련을 받았고 역시 마라톤 경주에 우리가 익숙하다면 역시 그 미국군의 받은 훈련일겁니다. 그건 왜냐면 공주 전투에 있어서도 말이야. 인민군이 기습을 받아가지고 미군이 후퇴할 때 미군이 전부 그 유기하고 간 신식무기가 하도 안타까워서 아군이 그걸 가지고 나가려고 이걸 모두 트럭에다 싣고 할 때, 아무 예고도 없이 아군에게다가 기관총 인제 서사 한것이 바로 당신네 군대요. 이말이야. 또 옥천 전투에 있어서도 말이야. 인민군이 덮치기만 하면 미군 트럭은 전부 남쪽으로 머리를 두고 약간 총질하다가 ..그저 그냥 트럭을 밀고 남하한 그 군대가 바로 미군 아니요 말이야. 근데 왜 마라톤 경주는 우리군대가 잘한다고 하니 난 만일 우리군대가 마라톤 경주를 잘하는지 못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일 잘 한다면은 그것도 역시 미국군대서 배운것이지 우리 창작은 아니요.

...반격을 하셨군요.

- 그 것 밖에 도리가 있나요. 그러면서 내가 그랬죠. 어차피 간에 얘기가 이쯤된다면 당신네들이 우리한테 호감 안 가진건 벌써 틀림없는 사실이야. 허니. 우리가 여지꺼정 없는 돈에 말이야. 이렇게 참 구차히 여기 와서 일하겠다는건 당신네들 바래 온건데 벌써 당신네가 이렇게 우리를 푸대접할 적에는 우리는 가야하오. 가는데 왜 대통령한테 봉명도 해야겠고 체면도 세워야 겠는데 그냥 무성무취로 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내일 아침에 유엔에 들어가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어째서 우리가 간다는걸 좀 밝히겠습니다.

얘기를 하시겠다 이거죠.

- 그 얘기의 요점은 미국무장관 애치슨 수석대표를 만났더니 우리를 마라톤 경주를 잘한다고 그러고선 마라톤경주 잘 하는 사람이 이런 자리엔 필요없다는 얘기를 들어서 부득히 해서 우리는 울며 겨자먹기로 본국으로 간다하고 그래 가겠습니다. "굿바이. 미스터 애치슨" 하고 내가 이명복박사보고 "Let`s go" 이랬단 말이야. 그러니까 이 양반이 그만 태도가 돌변해요.

그거 뭐. 그렇겠죠.

- 그 긴장하고 그 포악스런 표정이 갑작스럽게 변하더니 벌떡 일어나더니 "미스터 장, 내가 좀 흥분했오. 앉으시오" 그제서야 앉으라고 그래요. 그 때가 우리는 서서 얘기합니다. 그러니 또 남자 비서가 하나 들어오더군요. 여비서하고 둘이 들어오더니 시가 가져오너라.여송연 가져오너라. 뭐 위스키 가져오너라 하더니
"내가 좀 흥분했어. 흥분했어. 허니까 참아라" 말이야. 그러니까 이명복박사가 내 귀에다 대고 그래요. "여보, 약한놈이 별 수 있오. 앉읍시다." 그래 앉아서 좌우간 애치슨한테 너무 과히 한 것도 것고 해서. 좀 말을 늘였지요. 그 즉시 그 분이 후퇴한데 대해서 자기네들이 유엔 각국 대표들에게 무색했다는 이제 그런 해명을 자기가 하더군요. 그래서 앞으로 우린 당신들 협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지시가 여사여사 합니다. 그러니까 극력 봐주겠다고. 그래서 뭐 선선히 우리에게 협력을 맹세하다 싶히 하더군요. 그래서 4개월동안 있는 동안 그 분의 협조를 많이 받았습니다.

역시 외교관이니까 사태수습하는데도 일가..

- 거만해요. 그 사람이 유명한 별호가 있는 사람입니다. 애치슨이 베스트 드레스드 맨이라는 말이 있어요.

아. 옷 잘입는 군요.

- 네. 양복상들이 투표를 해서 그 사람들이 투표한 결과 애치슨이 베스트 드레스드맨이라고 그러고. 그 사람이요. 수염이 났어요. 미국 사람이 수염을 잘 안 기르는데 영국식으로 수염을 기르고 옷도 꼭 영국식으로 입고, 오만불손합니다.

옷 잘입는 걸로 말하자면 창랑 선생님도 우리나라에서 아마 두째가라면 서러워 하실껄요.

- 난 뭐 그거에 대라 하면, 소양지차가 있고 얘기가 잘 안됩니다.

수염도 기르신것도. 영국 스타일인것도 마찬가지고. 그 저 기왕 옷 얘기가 나오고 외교관 풍모 얘기가 나왔으니 말이죠 여담에는 창랑선생님 뭐 외교할동 하시는 중에서 그런 드레스 얘기라든가 이런거에 관한 재밌는 얘기가 있으시면 좀 해주실까요?

(입력일 : 2007.11.15)
프로그램 리스트보기

(주)동아닷컴의 모든 콘텐츠를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무단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by donga.com. email : newsro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