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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정계야화
창랑 장택상 편 - 제10회 인촌 선생의 생애
창랑 장택상 편
제10회 인촌 선생의 생애
1965.02.20 방송
‘정계야화’는 65년 1월 4일부터 방송한 15분짜리 대담프로그램으로 70년 10월 5일부터 나간 다큐멘터리 드라마 ‘정계야화’의 원조격이다. 이 프로그램은 광복 20년과 6·25전쟁 15년을 맞아 기획한 것으로, 정계의 주요 인물들로부터 자서전적인 회고담과 함께 정계의 뒷얘기를 들려줘 청취자들의 인기를 모았다.
- 해방 후 20년, 흘러 간 역사의 물결에서 새 좌표를 찾아보는 정계야화 시리즈. 오늘은 그 서른 한 번째 시간으로 어제에 이어서 인촌 김성수 선생 10주기를 맞아 지난 날 인촌 선생의 인품을 그리는 이 얘기 저 얘기를 장택상 씨와 신동준 동아일보 정치부장의 대담으로 들으시겠습니다.

- 인촌 김성수 선생 하면 그 고매한 인격 이라던가 그 높으신 덕성으로 우리나라 일반의 지표가 될만한 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그 분의 그러한 그 인격이라 그럴까요 성품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사생활 이런 면에서 좀 숨겨졌던 말씀을 좀 들려 주십시오.

- 어저께 우리가 잠깐 이야기 하다가 그쳤습니다만 그 분의 교육사업 이라던지 정치생활 이라던지 그런건 우리가 다 잘 알고 있으니까 그 분의 그 사생활 또 기가하는 그 법도 이것을 우리가 좀 한 번 엮어보면 어떨까 하는 이런 생각 입니다.

- 그 분이 일상 생활에서 매우 아주 검소하고 그러시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 검소 한건 뭐 참 두말 할 것 없이 보통 그 분이 입으시는 옷이 고운 무명, 뭐 모직 두루마기 같은거 입는걸 우리가 잘 못봤으니까. 대개 그 무명옷 그저 그런 옷, 한껏 호사 한다는게 우리나라의 명주옷, 그것 이지요 그 분이.

- 아. 늘 한복을 많이 입으셨겠군요.

- 양복 입는걸 내가 못 봤습니다 별로.

- 그 저 소위 그때 일본시대 때 임반... 이라고 있지요? 그 분이 그거 두르고.

- 그런 면에서 그 말하자면 인도의 그 간디 용 이라고 그럴까요? 민족주의적인 그런...

- 근데 그 분이 국수주의로 그런 것도 아니고 그 성격이 말하자면 단박해요. 뭐 사치스럽고 형식 뭐 그런걸 잘 안보는 친구야.

- 그 분이 뭐 간혹 그 얘기를 들으면 댁에서 늘 노끈 같은거 꼬시고 그래서 그...

- 그 노끈은 네. 그 인촌 노끈 꼬는건 그 참 그 때 당시에 한국의 일화로 우리가 다 알고 있었는데 그게 이제 화풀입니다.

- 아...

- 네. 그 분이 외유내강 한 때문에요 그 울분을 못 참아요. 그 분 그 술 잡수는 것도 그 분이 그 술이 한 잔만 들어가면 술주정이 나옵니다. 그건 뭐 유석 술주정 이상 입니다. 유석을 술만 취하면 잤는데 인촌은 술 취하면 그날 밤 누구든지 붙들리는 사람은 꼼짝달삭 그날 밤 새웁니다. 좌우간 내 집에 와서 술 그러니까 일제히 금주지. 자꾸 술 가져오라고 하지만 내오기만 하면 밤 새우니까. 절대 아침 5시 6시 까지는 안 떠납니다.

- 네.

- 해가 훤하고 자꾸 붙들어서 집으로 보내야 가지 뭐 그전에 밤에 술만 시작하면 그날 저녁에 다른 볼 일은 다 못봐.

- 그러니까 노끈 꼬시면서 화를 진정 하시는구만.

- 인제 그거지. 그게 말하면 속연법이지. 옛날 문자로 쓰면 속연법인데 그 분이 한가지 우리가 지금 참 기억해 둘 것은 기가하는 법도가 미스터 신도 아시지만 그 분이 10대 때에 일본 유학을 했고 그 뒤에 구미여행도 하고 하지 않았어요? 또 사고방식이 그 분이 가장 진보적 입니다.

- 아...

- 네. 그런데 제가 해서는 그 ...대해서든지 그 봉제사 가는데 아주 구식 입니다.

- 네.

- 그래서 언제든지 인촌 댁에 낮에라도 가서 인촌이 그 우리나라 옛날 갓 쓰고 도포 입고 앉아 계시는거 보면 아 그날 인촌 댁에 제사 드리는가 보다 누구든지 그 짐작 할 수 있는 거에요.

- 아 최근 까지도 그러셨군요.

- 아 그건 뭐 꼭 그렇죠. 그 뭐 부인이 참 잘하죠. 네. 그래서 내가 한번 그런 일이 있습니다. ... 올라갔더니 인촌이 진지를 잡수고 앉았어요. 내가 들어 가니까 창랑 밥 같이 먹어. 아 나 저녁 먹었다고. 마침 그 인촌 옆에 왠 젊은 친구가 하나 서 있어요.

- 네.

- 그 인촌이 진지를 잡수다가 이렇게 그 젊은 사람 쳐다보니 너 이 어른 전에 못 뵈었니? 이래요. 그러니까 그 사람이 누구신지는 알지만 뵈온 일은 없습니다 하고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해요.

- 네.

- 아 인촌이 인촌 그 저 사랑방에 우리나라 그 기임 그 작지 꼽던 옛날 그 이조기, 이조기를 그 인촌이 좋아 하시잖아요? 또 많이 수집도 했고. 거기에 이제 담뱃대를 우리나라 구식 긴 담뱃대를 인촌이 많이 모았어요. 수십개를 모아놓고.

- 아 장죽이요?

- 그렇죠. 장죽을 그냥 한움큼 빼서 들더니 그 젊은 사람을 그대로 칩니다. 이놈! 부형 친구를 절을 안하고 처음 뵈옵습니다 고개를 끄덕? 죽일놈 같으니라고. 하하. 아니 그러니까 부인도 쫓아 나오시고 나도 아 이거 무슨 회거냐고 이게 될 말 이냐고 아 그 젊은 친구는 그만 그 뒷문으로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습니다 사랑방에. 그리로 그만 달아나 버리고. 아 그러니까 인촌 얘기가 아 그놈이 아무개 쓰나 이런 죽일놈이 자네를 보고선 처음 뵈옵습니다 하고 고개를 꺼떡하고 인사를 하니 죽일놈 이라고. 그리고 지금 젊은 사람들 왜 난 그런거 안돼. 안돼. 애비 친구한테 고개 끄덕하고 인사 하는 놈 난 용서 못해. 이런 일이 있어요. 그것 보면 인촌은 그것 참 기가하는 그 법도라든지 말이야. 한겹 두겹이 아니에요. 인촌은 누구 말따나 이중 삼중 이라던데 십중 이십중이야. 그 분의 그 참 인격 이라든지 그 마음 가지는 그 법도가 좌우간 보통 상인 하고는 떠납니다.

- 그 분...

- 네. 미스터 신, 실례 합니다. 내가 이런걸 봤어요. 옛날에 그 저 진서라고 있어요. 진나라 서라고 이제...

- 한문.

- 네. 진하 고전 입니다. 진나라 때 역산데 그걸 진서 진하에선 역사를 서라고 그래요. 당서, 진서. 그래 제갈량이 때에 그 졸병으로 제갈량이 믿에 있던 자가 제갈량이가 죽으니까 집이 가난하고 이러니까 어떤 부잣집에 가서 고용을 하고 있었는데 주인이 하루는 물었단 말이에요. 그 제갈량 이라는 사람이 도데체 어떤 사람 이더냐 물으니까 한참 생각 하더니 글쎄요 살아 계실 땐 별다른 걸 알지 못했는데 돌아가시고 나니까 그런 분을 다시 보기가 어려워요. 그게 그 유명한 얘깁니다. 진서에. 예? 그 말과 한가지는 오늘 그 어젭니다만은 추도회에서 참 잠깐 추억도 해봤습니다만 인촌이 가신 뒤에는 참 그 인촌 같으신 분이 모르겠습니다. 100년 200년 안에 다시 만날까 못 만날까 걱정 입니다. 하하.

- 그 분이 일상 생활에서 뭐 다른 말씀 또.

- 그 분이 해방 전 고 한 2년 3년 대당 말에 갈 때 대개 한 달에 30일의 20일은 아마 우리집에 저녁만 잡수시면 내려 옵니다.

- 네.

- 우리집에. 그 때 유익겸 고 유익겸 씨, 설산 이북 납치 당해 간 조인보 씨 저녁만 먹으면 우리집에 살았죠. 그 분이 그 밤참을 좋아해요.

- 네.

- 인촌이. 그래 인촌만 오시면 우리집 안에서 쏘가리를 사다가 국을 끓이고 이제 경상도에 헛 제삿밥 이라고 있습니다. 제사 지낸 밥 같이 비빔밥을 해서 인촌만 내려서면 그거 안 내오면 벼락이 나니까 그 날 헛 제삿밥만 준비 안하면 안방으로 쫓아 들어가 내 며느리 니가 그 시애비가 왔는데 시애비 좋아하는 것도 몰라? 이러고 야단이 나니 안장만 할 도리가 없으니까. 그래 인제 헛 제삿밥을 장만해서 열 한점 반 내지 열 두점 정도에 그걸 내오면 인촌이 그걸 달게 잡수세요.

- 아 그동안 말씀도 많고 그러니까 출출 하신 모양 이네요.

- 그렇지. 그럼 이제 그 때 하는 일은 뭔고 하니 저 이조기 모두 모아다 놓고 인제 그 품평회지. 근데 정인보 선생은 그걸 좋아 안하거든. 밤낮 그저 그 분 불평이지. 근데 인촌은 그게 아주 전문 이니까. 그런 일화도 있었어요.

- 네. 인촌 선생이 그 때만 하더라도 여러분 하고 참 늘 어울려서 이렇게 자리도 마련하시고 또 약주 같은것도 늘 드시고 그랬는데.

- 근데 그 아까 얘기 했지만 헛 제삿밥이라고 비빔밥에 인제 11시 반 12시에 내오지 않습니까? 근데 술을 내오라 그럽니다. 술을 내오라면 우리집 그 내자가 죽어도 안 내오니까. 왜냐. 술만 내오면 그 분 그 날 저녁에 안 가시니까. 새벽이 돼야 떠나시고. 그러다 인제 어느 날 호되게 야단이 나면 그 분 그 목소리가 좀 커요? 온 집안에 떠나 갑니다. 그래서 부득이 해서 내오면 이제 오늘밤은 세운다. 집안 식구가 그건 각오하고 있으니까.

- 뭐 저 창랑 선생님 댁 뿐만 아니라 또 인촌 선생 댁에서도 늘...

- 네. 인촌 집에 가면요. 지금 부인이 들으시면 아마 웃으실 겁니다만 내가 그 젓갈을 좋아 합니다.

- 네.

- 근데 그 젓갈이 인촌 댁에 많이 오잖아요.

- 네.

- 벌써 내가 봤다 그랬으면 인촌이 저녁을 올라가면 인촌이 진지를 잡수세요. 밥 한그릇 내오라고 해가지고 여보 마누라 창랑 왔어 젓갈 있는대로 다 내와 이러면 젓갈이 그저 7가지 10가지 그 뭐 굉장히 많아요 여러가지. 그래서 내다가 그걸 먹고 그런 일이 많았지요. 그리고 그 인촌 생활의 한가지 우리가 배울점은 그 분이 그 취흥이 도도하고 그 분이 그 공식 연회가 많았습니다 그 때.

- 네.

- 그래서 그 그 분이 또 그 술 따르는 기생 이라든지 퍽 그 참 애모하고 퍽 그 좋아 했었어요. 허나 그 뭐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니까. 나 혼자만 아는 일도 아니고. 그렇게 그 참 연회 석상 이라든지 혹여 이런데서도 그 뭐 술만 잡수시면 곱사춤을 그 어른이 잘 추십니다.

- 아 네.

- 그 저 인촌 곱사춤 이라는건 아주 유명하고, 또 뺑덕어멈 노래 라는건 아주 그 뭐 다 우리가 알고 있지요. 그런 그 참 취중에도 그 호탕한 이랬는데 여색에 대해서는 일평생을 통해 가지고 부인의 손목 쥔 이상 여자 손목 이라곤 쥐어 본 일이 없으십니다.

- 한계를 그으시는 군요.

- 아니 한계 딱 한번 그으면 그만 이에요. 뭐 남 보면 금방 외도를 하실 것 같지요.

- 하하.

- 네. 한데 인촌의 일생에 아마 그 내 지인으로서도 누구든지 와서 반증을 못 낼 겁니다.

- 네.

- 일생에 외도 라는건 없습니다 인촌.

- 저는 그 그 분이 다른 모든 매사에서도 마찬가지로 그 절도 지키시는데는...

- 네. 근데 내가 한 번 그리고 우스운 일이 있습니다. 정인보 군 하고 돌아간 변영로 군 하고. 아 인촌 자네 그 이름은 내가 말 안할랜다. 그 기생 그 하나 있었어요. 근데 그 아무개 그냥 둬 이러면 그 인촌이 그 때 자기 그 심경을 한 번 얘기 해요. 왜, 나는 뭐 그 모르는 줄 아니? 허나 내가 교육자 아니냐? 안 돼. 그 사람은 한 번 안된다면 그만 이니까 이제 왜놈 싫다하면 그만이고. 네. 외도 못 한다면 그만이고. 한 번 금한거는 천병만마가 왔다 그래도 그 분은 도저히 동심을 못 시켜요.

- 알겠습니다. 그러면 저 이 다음에 또 계속해서 말씀을 듣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하지요.

- 네.

(입력일 : 2007.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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