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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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정계야화
경무대 비화 - 제21회 이승만박사 한시
경무대 비화
제21회 이승만박사 한시
1965.02.08 방송
‘정계야화’는 65년 1월 4일부터 방송한 15분짜리 대담프로그램으로 70년 10월 5일부터 나간 다큐멘터리 드라마 ‘정계야화’의 원조격이다. 이 프로그램은 광복 20년과 6·25전쟁 15년을 맞아 기획한 것으로, 정계의 주요 인물들로부터 자서전적인 회고담과 함께 정계의 뒷얘기를 들려줘 청취자들의 인기를 모았다.
경무대 주변의 여러 얘기 그 스물 한번째. 오늘은 이 대통령과 한시에 관해 들어보겠습니다. 오늘도 경무대 비서였던 박영만 씨와 동아일보 정치부장 신동준 씨 두 분의 말씀이 있겠습니다.

- 이 박사 하면 한시를 잊을 수 없는데 요전에 한시 얘기를 오늘은 하기로 했었는데 책도 가져 오셨구만.

- 근데 저 이 박사가 우리 말은 좀 서툴어도 영어하고 한시만은 이제 유별나게 뛰어났던. 한시하면 그 양반의 어떤 것이 좀 유별날까. 생각나는데로 좀.

- 근데 그 이 참 제가 직접 당한 얘긴데 하루는 이제 그 중앙청에 출근을 퇴근 할 적에 이 박사님을 이제 모시고 경무대로 이제 들어가던 참이랬는데 마침 이제 중앙청을 나와서 경무대로 이렇게 돌아가는데 그 가을에. 그래서 이제 그 그 뭐야 은행나무. 은행나무 잎이 이제 바람에 가을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것이 창밖으로 자동차 창밖으로 이제 보였단 말이야. 그러니까 이제 하하 이 저 이 박사 말씀이 말이야. 하하 이 나뭇잎이 떨어지는군. 그러면서 이제 저를 이렇게 돌아보면서 박 비서 그 뭐 한 수 읊으라는거야. 그러니 그 때 뭐 참 저 한시 같은거 내 읊을 그런 뭐 주제도 아니려니와 또 알지도 못하고 그래서 참 얼굴을 붉히고 참 이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그런 심경에 한번 이르렀던 일이 있는데. 그래 인제 그 때 생각에 참 이런 이 박사를 모시는 사람은 이 한시도 척척 한 구절씩 말이야 읊을 줄 아는 사람이 비서가 됐었으면 좋겠다 하는 걸 그 때 느꼈었지.

- 그 이 박사가 아마 젊었을 때 과거보고 그 때 한시를 했겠지?

- 그렇지. 그러니까 이 박사가 스물 세살 때 말이야. 그 때 과거를 볼 만한 참 실력이 됐으니까 그러니까 이 박사의 그 한시는 참 굉장한 실력이었다고 보고. 그래 인제 뭐 우선 이 박사의 한시집을 말이지. 4·19 혁명 후에 그러니까 이 박사가 하와이로 이번에 다시 가신 후에 이제 그 측근자인 그 오랫동안 그 대통령의 그 비서로 있던 황기면 씨와 이제 몇몇분의 특지가들이 이렇게 노력을 해가지고 이 박사의 그 시를 한시를 모아가지고 시집을 발간한게 있어.

- 이거로구만.

- 응. 체역집 이라고.

- 체역집.

- 이게 이제 권권으로 해가지고 이제 두 권으로 돼 있지.

- 이 뭐 상당히 많은데.

- 많지.

- 120편의 작품이 들어있다고 돼 있구만.

- 근데 이게 이제 그 발행된게 1921년 발행자가 황기면 씨고, 또 이 시를 갖다가 번역 한 분, 번역 한 분이 여기에 인제 신호열 씨라고 이 분이 인제 그 번역을 했는데 이 중에 참 좋은 시가 있지.

- 근데 뒤를 보니까 여기 이 박사의 그 젊었을 때 옥중에서 지은 120편이라고 돼 있구만.

- 옥중과 젊었을 적에.

- 청년시절 작품인 모양이지.

- 그렇지. 한참 이제 혁명운동을 하고 할 적에 그 때 작품인데. 거기에 보면 이제 참 퍽 좋은 것들이 많아.

- 몇 편 봅시다.

- 우선 이제 여기 하나를 소개하면 우음이라.

- 우연히 부른 노래.

- 초상지기 검구하네. 검구하네. 일사비는 사절난이라.

- 해설을 좀 읽어 볼까? 서리같은 기운에 싸늘한 칼날, 절개에 죽기란 한결 어려워. 이런 뜻 이군.

- 옳지. 차세지종 상식배면 유수이담 장부가니라.

- 오늘날 편한 길 쫓아만 가면 뉘라서 장부라 이르오리까.

- 그 이 참 이 박사의 그 기획이라 할까. 이런거 참 잘 나타난.

- 우연히 부른 노래다. 그 젊었을 때인 모양인데. 이 조금 지금 이 박사 현황하고 좀 뭔가 이렇게 미묘한 시사를 주는 글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겠어?

- 그래. 어. 일평생 오늘날 편한길 쫓아만 가면 뉘라서 장부라 이르오리까. 그러니 결국 이제 평생을 참 이렇게 독립운동과 말이야 혁명운동에다가 참 일심을 받쳤고, 여러가지 참 이 박사의 그 오늘날과 생각하면은 참 이 만감이 착찹한 그런 참 이 우연히 부른 그 시지만은 우음인데.

- 여기보면 그 죽음을 얘기 했는데 서리같은 기운에 싸늘한 칼날에 절개를 참 지키면서 죽기란 한결 어렵다. 그러니까 보통사람 죽는 것 보담 이렇게 특별나게 평생을 마치는건 더 어렵다.

- 더 어렵다 그 얘기지.

- 보통 편한 길만 쫒아가던 사람이 뉘라서 그 장부라 할 수 있느냐 하는걸 보면 그 기구한 이 박사의 지금 여생, 이런 걸 그 때 젊었을 때 라도 좀 뭐 뜻이 달라진건지도 모르지.

- 그러니까 장부로서 어디까지나 참 죽고싶다 하는 그거지. 그리고 이제 그 이박사가 경무대에 계실적에 특히 그 부인이 이박사도 그랬지만은 그 왜 삽살개들 쪼그만 그..

- 발발이

- 발발이. 피스니 그러한 개들 있지 않았어? 그런 개들도 굉장이 참 이 좋아 했었지

- 여기 개에 관해서 지은 시가 있구만.

- 삽삽개라고 또 지은 그 있는데. 편생선변용하니 봉구이편농이라.

- 사람의 얼굴을 잘도 구별해. 아는 이를 만나면 하냥 반기네.

- 녹하축영엽에 학기야패송이라

- 사슴이 내려오다 문득 놀래고 두루미 날랐거만 그저 짓누나.

- 이생집이주하니 이상불여농이라

- 주인만 위한다는 말도 있거니 이성가진 재상은 너만 못하군

- 객도자문설하니 성성월일봉이라

- 눈 쌓인 사립밖을 손이 지나니 달아래 멍멍소리 산을 울리네. 이런 거로 구만.

- 근데 요기 이제 이상불여농이라. 이상.

- 여기 주해가 있구만. 이게..

- 이상이라는게 이제 진나라 재상 이사를 이제 그 지적한 것인. 이사가 함양 저자에서 사형을 당하게 되자 누른 개를 바라 보고 탄식해서 하는 말이 말이야 너를 다리고 사냥이나 다녔더라면 오늘날 이 형별을 없었을 것이다 라고 한데서 이제 인용한 말인데 이거 보믄.

- 이것부터 이박사는 늘 참 발발이 뭐야 그 이름이..

- 피스

- 해피. 스마트 이런걸로 내 가끔 기자회견 했을때 가보믄 따라다니더구만.

- 따라다니지.

- 근데 여기보면 이렇게 되있네 또 저 기생지주라 하는 뜻은 그 괴철이 한고저를 대하여 도탁의 개가 요임금을 뵙고서 짖은 것은 제주인이 아니기때문입니다 했다. 이게 사기 한고저 태기에 나왔있다 그러는데 결국 임금을 봐도 제주인이 아니면 짖는게 개다. 그러니 아까 얘기한 이상. 재상보다도 충직하기게 더 개가 더 낫다 이러는데. 이박사가 아닌게 아니라 6·25때 내려가고 하와이에 가고 이런떄 보면 충실하게
뒤를 따른 사람 드물꺼야. 개를 보고 그런 말이 나오는 것도 또 당연하겠지.

- 그래가지고 사람보고도 개만도 못한 사람이라고 말이야 그러지 않어

- 근데 하여튼 이박사의 한시 이중에서 그 좀 유별난것 하면 `옥중수뢰`

- 감옥에서 이제 읊은 시지. 이런 것을 보면 이박사의 참 넓은 기백이랄까 이런게 참 나타나있어.

- 유명한 걸꺼야 아마.

- 한번 읽어 볼까.

- 일생흉에 불평명이요. 우타풍번낭역정이라.

- 덧 없이 가슴 속에 피가 끓는데. 더구나 비 뿌리고 바람치다니.

- 농학요에 우만리하니 임금고몽 월삼경이라.

- 농안의 두루미 생각은 만리 숲속에 깃든 새다 꿈이 외로워

- 서서위반 행장중이요 갑검지심 성명경이라.

- 조촐한 보따리라 책밖에 없고 목숨을 아끼오리 칼만이 알아.

- 새사황금 수처유하니 빈한아덕 오경영이라.

- 여보소 돈 없다 마소. 한탄을 마소. 가난에 얽메여 일 못할텐가.

- 이것.. 허허허. 젊었을 때 읊은 신데 지금 어쩌면 바로 고 상황을 읊었다 해도 누가 아마 곧이 들을수 있을 꺼야.

- 그렇지 이거 한 편을 보면은 결국 이박사가 옥중에서 말이지 넓은 도량으로 참 이렇게 나라구구 신념에 참 불타있던 그런한 심경이 말이야 그대로 나와있제.

- 여기서 그 뭐 농안의 두루미 생각은 만리. 그랬는데 하와이라는게 조그만 섬이니 농속의 새 그런 감이 없지 않아 있었을꺼야. 최근에 뭐 한시같은거 안 지었나 모르지. 그런거...

- 최근의 한시로 말이지. 그 옛날이 아니라 그러니까 귀국후 이박사가 1946년도에 지었던 한시 하나 있어. 낙엽이라 이러는데. 반벽에 파사영하니 인가 사부촉이라. 반벽에 말이야 파사영하니 그림자가 얼렁얼렁 하니 파사영하니 이시요월생이라. 새벽녘 달이 떴는가 의심했도다 말이지. 인가사부촉하니 옆집 아낙네가 생각하는 아낙네가 켜 놓은 촛불이 말이지 엽락입철명이라. 잎 떨어진 후에 창문으로 세어 든 불빛이 있더라. 참 이 낙엽을 읊은 좋은 시라고 생각을 해.

- 낙옆이고 인생이고 하여튼 성시가 있으면 또 쇄시가 있는 거고. 어쩔수 없는 거겠지.

- 인생무상을 말할 수가 없지.

- 오늘은 그럼 이만 합시다.

(입력일 : 200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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